춘천지방법원 강릉지원판결

춘천지방법원 강릉지원 2025. 5. 27. 선고 2024나31765 판결

주문

1.

원고(선정당사자)와 피고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2.

항소비용은 각자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당사자들의 지위

1)

피고는 해양과학기술의 창의적 원천기초연구, 응용 및 실용화연구와 해양분야 우수 전문인력의 교육·훈련을 통하여 국내·외적으로 해양과학기술의 연구개발을 선도하고 그 성과를 확산함을 목적으로 한국해양과학기술원법에 의하여 설립된 법인으로서 해양수산부 산하의 공공기관이고, 그 부설기관으로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이하 '이 사건 연구소'라고 한다)를 두고 있다.

2)

원고(선정당사자, 이하 '원고'라고만 한다)와 선정자 B(이하 '선정자'라고 하고, 원고와 선정자를 함께 지칭할 때에는 '원고들'이라 한다)는 부부로서 캐나다 국적자이고, 2016. 3. 2.부터 이 사건 연구소의 C사업단(이하 'C'이라 한다)에서 근무하였다.

나.

이 사건 사업의 경과

1)

산업통상자원부는 2014. 5.경 해양플랜트 설계엔지니어링의 자립화를 위한 기반구축과 고급 기술인력 양성 등을 목적으로 하는 해양플랜트 고급기술 연구기반구축사업(이하 '이 사건 사업)을 2015년도 국비지원 대상사업으로 선정하였다. 이에 따라 2015. 8.경 이 사건 연구소가 주관기관이 되어 사업기간을 2015. 8. 1.부터 2020. 4.30.까지로 하고, 사업비 대부분을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지원받으며, 해양플랜트 산업의 엔지니어링 연구기반을 설립하고, 대형 EPC 프로젝트를 수주하여 국내 기업 등을 참여시키며, 고급기술인력을 양성할 교육 및 훈련 통합체계를 구축하는 것 등을 구체적인 추진 목표로 하는 이 사건 사업계획이 수립되었다.

2)

피고는 이 사건 사업을 수행하기 위하여 2015. 12. 29. 이 사건 연구소에 C을 설치하였다. C 설치 및 운영지침, C 세부운영기준에 의하면, C은 이 사건 사업과 해양 플랜트 역량강화 협력사업 및 이와 관련된 사업 등을 그 업무범위로 하고, 위 업무가 종료되고 그 성과를 사업화하기 위하여 설립하는 '사업화 기업'이 설립되면 자동 폐지(해단)되는 한시적 조직이며, 이 사건 연구소와 별도의 인사체계를 가지고 있다.

3)

그런데 이 사건 연구소의 D본부장은 2019. 2. 8. C 고유업무의 조기 완수 및 예산 추가증액 요구 불수용에 따른 인건비 부족을 이유로 C의 해단을 요청하였고,2019. 3. 8. 위 연구소 기획총괄위원회에서 이를 의결하였다. 이에 따라 C은 2019. 5.15. 자로 해단되었고, 이 사건 사업은 D본부에서 수행하게 되었다.

다.

이 사건 근로계약의 체결 등

1)

원고들은 2015. 12. 31.자 이 사건 연구소의 채용 공고에 따라 2016. 1.경 위 연구소에 지원서를 제출하였고, 위 연구소는 2016. 2. 18. 선정자를 책임엔지니어 직급, 연봉 113,800,000원의 계약직 직원으로 신규 채용한다는 내용을, 2016. 2. 22. 원고를 리드 엔지니어 직급, 연봉 284,000,000원으로 신규 임용한다는 내용을 각 C에 통보하였다(이에 따라 체결된 원고들과 피고 사이의 근로계약을 이하 '이 사건 근로계약'이라 한다).

2)

원고들은 이 사건 근로계약에 따라 2016. 3. 2.부터 C에서 원고는 엔지니어링 전반에 걸친 업무와 기술의 관리 및 팀원 통솔 업무를 담당하는 Chief TechnicalEngineering Manager(CTO)로, 선정자는 프로젝트 개발팀에서 Senior Engineer로 각 근무하였으나,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는 않았다.

3)

한편, 이 사건 연구소 직원으로서 C의 CEO 직책을 가지고 이 사건 사업을 총괄하는 지위에 있던 E은 2016. 2. 3. 원고에게 아래와 같은 내용의 이메일을 보냈다(이하 '이 사건 이메일'이라 한다).

라.

원고들에 대한 종전 해고 및 이 사건 해고

1)

피고는 2016. 7. 26. 인사위원회를 개최하여 원고들에 대하여 '원고의 이중 취업 및 이에 대한 선정자의 가담 등'을 사유로 각 파면을 결정하였다. 원고들은 2016. 8. 16. 피고에 재심을 청구하였으나 피고는 같은 달 22. 재심의 후 각 파면 결정을 확정하고 2016. 8. 25. 원고들에게 서면으로 해고(해고확정일 2016. 9. 25.)를 통지하였다(이하 '종전 해고'라고 한다).

2)

원고들은 2016. 10. 12. 부산지방노동위원회에 종전 해고가 부당하다고 주장하면서 구제신청을 하였고, 부산지방노동위원회는 2016. 12. 7. 징계사유가 인정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원고들의 구제신청을 인용하였다. 피고는 이에 불복하여 2017. 1. 13.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고, 중앙노동위원회는 2017. 3. 23. 피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을 하였다(이하 통틀어 '선행 행정심판'이라 한다). 피고는 2017. 5. 8. 서울행정법원 2017구합63832호로 재심판정의 취소를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고, 원고들은 위 소송에서 중앙노동위원회위원장에 대하여 보조참가하였는데, 위 법원은 2019. 4.4. 피고의 청구를 기각하는 판결을 선고하였고, 위 판결은 2019. 4. 25. 그대로 확정되었다(이하 '선행 행정소송'이라 한다).

3)

피고는 2019. 4. 19. 원고들에게 위 확정판결에 따라 2019. 4. 25.자로 복직을 통보하면서, 'C은 2019. 5. 15. 해단되므로 2019. 4. 25.부터 2019. 5. 15.까지를 근로계약기간으로 하는 근로계약서에 서명날인할 것을 요구한다.'는 내용의 이메일을 보냈다. 원고들은 이에 대해 2019. 4. 24. 자신들은 정년 70세까지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이므로 위 근로계약기간에 동의할 수 없다는 취지로 답변하였고, 원고는 2019. 5. 4. 다시 같은 취지로 답변하였다.

4)

한편, 원고들은 복직에 따라 2019. 5. 16. 사무실에 출근하려 하였으나, 원고들의 출입증이 작동하지 않아 더 이상 출근하지 못하였다(이하 '이 사건 해고'라고 한다).

마.

선행 해고무효소송의 경과

1)

원고들은 2020. 2. 15. 피고를 상대로 이 사건 해고의 무효확인 및 해고예고수당 등의 지급을 구하는 본소를 제기하였고, 위 소송절차에서 피고는 원고들에게 초과 지급한 연차휴가수당의 반환을 구하는 반소를 제기하였다[춘천지방법원 강릉지원 2020가합30234호(본소), 2020가합31350호(병합), 2020가합31237호(반소)].

2)

위 법원은 2021. 4. 6. 원고들의 근로계약은 2020. 4. 30. 기간만료로 종료되었으므로 원고들은 해고무효확인을 구할 확인의 이익이 없다는 이유로 본소 중 이 사건 해고의 무효확인청구 부분을 각하하고, 나머지 본소 청구를 일부 인용하며, 피고의 반소 청구를 기각하는 판결을 선고하였다. 원고들과 피고는 모두 이에 불복하여 항소하였는데[서울고등법원 (춘천)2021나775호(본소), 2021나782호(병합), 2021나799호(반소)], 항소심 법원은 2021. 8. 13. 원고들의 항소를 기각하고 피고의 항소를 일부 인용하는 취지로 제1심판결을 변경하는 판결을 선고하였다. 원고들과 피고는 각 이에 불복하여 상고하였는데[대법원 2021다270074호(본소), 2021다270081호(병합), 2021다270098호(반소)], 2021. 12. 16. 심리불속행으로 원고들과 피고의 상고가 모두 기각되었다(이하 통틀어 '선행 해고무효소송'이라 한다).

바.

피고의 임금 지급 등

1)

피고는 2019. 5. 21. 종전 해고시점부터 2019. 5. 15.까지의 임금과 그 지연손해금, 2017년부터 2019년까지의 연차휴가수당 및 이 사건 해고로 인한 퇴직금의 명목으로 원고에게 756,365,735원(= 임금 565,387,883원 + 지연손해금 43,665,220원 + 연차휴가수당 79,811,746원 + 퇴직금 67,500,886원), 선정자에게 301,609,467원(= 임금238,120,308원 + 지연손해금 17,496,848원 + 연차휴가수당 17,263,330원 + 퇴직금 28,728,981원)을 각 지급하였다. 다만 원고들은 위 돈 중 퇴직금 명목으로 지급된67,500,866원 및 28,728,981원은 퇴직금으로 단정할 수 없다고 주장하면서 2022. 8. 3. 위 돈을 피고에게 반환하였다.

2)

피고는 선행 해고무효소송의 상고심 계속 중이던 2021. 8. 27. 그 항소심판결의 취지에 따라 원고에게 해고예고수당 46,748,940원과 지연손해금 6,616,576원을, 선정자에게 해고예고수당 18,732,480원과 지연손해금 2,651,287원을 각 지급하였다.

3)

한편, 원고들은 2021. 12. 29. 피고에 대하여 2019. 5. 16.부터 2021년 12월분까지의 임금, 2020년도의 연차휴가수당 및 각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으로 원고에게 합계830,666,540원을, 선정자에게 327,966,908원을 지급할 것을 요청하였다.

사.

선행 임금소송의 경과

1)

원고들은 2022. 1. 20. 피고를 상대로 이 사건 해고가 부당해고임을 전제로 미 지급 임금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 등의 지급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다(춘천지방법원 강릉지원 2022가합30115호).

2)

위 법원은 2022. 10. 18. 이 사건 해고가 부당해고로 판단된다는 전제하에 원고들의 청구를 일부 인용하는 판결을 선고하였다. 원고들과 피고는 모두 이에 불복하여 항소하였는데[서울고등법원 (춘천)2022나2273호], 항소심 법원은 2023. 4. 14. 원고들과 피고의 항소를 모두 기각하는 판결을 선고하였다. 원고들과 피고는 각 이에 불복하여 상고하였는데(대법원 2023다234997호), 2023. 7. 27. 심리불속행으로 원고들과 피고의 상고가 모두 기각되었다(이하 통틀어 '선행 임금소송'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4, 9 내지 11호증, 을 제10호증(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 주장의 요지

원고들에 대한 이 사건 해고는 부당해고에 그친 것이 아니라 명백한 불법해고에 해당하므로, 그 불법행위로 인한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로 청구취지 기재와 같은 돈의 지급을 구한다.

3.

손해배상책임의 발생

가.

관련법리

일반적으로 사용자가 근로자를 징계해고한 것이 정당하지 못하여 무효로 판단되는 경우 그 해고가 무효로 되었다는 사유만에 의하여 곧바로 그 해고가 불법행위를 구성하게 된다고 할 수 없음은 당연하다고 하겠으나(대법원 1993. 10. 12. 선고 92다43586 판결 등 참조), 사용자가 근로자를 해고할 만한 사유가 전혀 없는데도 오로지 근로자를 사업장에서 몰아내려는 의도하에 고의로 어떤 명목상의 해고사유를 만들거나 내세워 해고한 경우나 해고의 이유로 된 어느 사실이 취업규칙 등 소정의 해고사유에 해당되지 아니하거나 해고사유로 삼을 수 없는 것임이 객관적으로 명백하고 또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면 이와 같은 사정을 쉽게 알아볼 수 있는데도 그것을 이유로 해고에 나아간 경우 등 해고권의 남용이 우리의 건전한 사회통념이나 사회상규상 용인될 수 없음이 분명한 경우에 있어서는 그 해고가 구 근로기준법(2007. 4. 11. 법률 제837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0조 제1항에서 말하는 정당성을 갖지 못하여 효력이 부정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위법하게 상대방에게 정신적 고통을 가하는 것이 되어 근로자에 대한 관계에서 불법행위를 구성한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2006. 7. 28. 선고 2006다17355 판결 등 참조).

나.

판단

갑 제3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선행 임금소송 항소심법원은 다음과 같은 사정을 들면서, 이 사건 해고를 부당해고로 판단한 사실이 인정된다.

①

피고는 2019. 4. 19. 원고들에게 2019. 4. 25.자로 복직을 통보하면서 '2019. 4.25.부터 2019. 5. 15.까지를 근로계약기간으로 하는 근로계약서에 서명날인할 것을 요구한다.', 'C은 2019. 5. 15.자로 폐지되며, C 소속 직원 전체에 대하여 2019. 5. 15.자로 근로계약 종료를 통지하였다.'는 취지의 내용이 기재된 복직안내서, '근로계약기간을2019년 4월 25일부터 2019년 5월 15일까지로 정하며, C이 해체되는 경우, 근로계약이 종료된다.'는 내용이 포함된 근로계약서 등의 서류들이 첨부된 이메일을 보냈는데, 위 복직안내서, 근로계약서에 기재된 내용만으로 피고가 원고들을 해고하겠다는 것인지, 해고사유가 무엇인지를 구체적으로 알기 어려우며, 달리 해당 이메일 및 첨부서류에서 원고들을 경영상 이유로 해고한다는 내용은 찾아볼 수 없다.

②

원고들이 위 이메일 및 첨부서류를 받고 2019. 4. 24. 피고 측에게 보낸 답변에서는 근로계약기간에 대해서 다투고 있을 뿐, 해고의 효력을 다투거나 피고에게 해고 할 만한 긴박한 경영상 필요가 있었는지에 관해서 전혀 다투고 있지 않은바, 원고들 역시 위 이메일 및 첨부서류가 경영상 이유를 해고사유로 하는 해고통지에 해당한다고 인식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③

종전 해고 당시에는 피고가 원고들에 대하여 해고사유를 비정규직 취업요령 제14조(준수의무), 인사규정 제29조(타업행위 금지) 등 위반으로 명확하게 기재하고 해고예고일자, 해고 확정일자를 특정하여 '해고 예고 및 해고 통지'라는 제목의 서면으로 해고하였던 것과 비교해보더라도, 피고가 원고들에게 위 이메일 및 첨부서류를 송부한 것을 해고통지라고 볼 수 없다.

④

원고들이 복직에 따라 2019. 5. 16. 사무실에 출근하려 하였으나, 원고들의 출입증이 작동하지 않아 더 이상 출근하지 못하였는데, 그 당시에도 피고가 원고들에게 별도의 해고통지를 하지는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위 인정사실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피건대, 앞서 든 증거들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원고들에 대한 이 사건 해고는 근로기준법 제27조가 정한 '해고사유 등의 서면통지' 등 기본적인 절차조차 준수하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 점, ② 사용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근로자와 근로계약의 체결을 통하여 자신의 업무지휘권·업무명령권의 행사와 조화를 이루는 범위 내에서 근로자가 근로제공을 통하여 참다운 인격의 발전을 도모함으로써 자신의 인격을 실현할 수 있도록 배려하여야 할 신의칙상의 의무를 부담하므로, 사용자가 근로자의 의사에 반하여 정당한 이유 없이 근로자의 근로제공을 계속적으로 거부하는 것은 이와 같은 근로자의 인격적 법익을 침해하는 것이 되어 사용자는 이로 인하여 근로자가 입게 되는 정신적 고통에 대하여 배상할 의무가 있는데(대법원 2012. 5. 9. 선고 2010다88880 판결 등 참조), 피고가 일방적으로 원고들의 출입증이 작동하지 않도록 함으로써 근로제공을 계속적으로 거부한 것은 정당한 이유 없이 원고들의 인격적 법익을 침해하는 것으로 볼 여지가 큰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원고들에 대한 해고는 건전한 사회통념이나 사회상규상 용인될 수 없는 해고권의 남용으로서 원고들에게 정신적 고통을 가한 불법행위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4.

손해배상책임의 범위

가.

위자료의 명목 아래 재산상 손해의 전보를 꾀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고, 손해의 공평한 분담이라는 이념과 형평의 원칙에 현저히 반하는 위자료를 산정하는 것도 사실심법원이 갖는 재량의 한계를 벗어난 것이나(대법원 2017. 11. 9. 선고 2013다26708,26715, 26722, 26739 판결 참조), 그러한 한계를 넘어서지 않는 이상 사실심법원은 변론에 나타난 여러 사정을 참작하여 그 직권에 속하는 재량에 의하여 위자료 액수를 확정할 수 있고, 여기에서의 '여러 사정'에는 불법행위 성립 당시의 사정뿐만 아니라 이후 가해자 측의 태도, 불법행위에 대한 제재와 예방의 필요성 등 불법행위 성립 이후에 발생한 사정들도 포함된다(대법원 2009. 12. 24. 선고 2008다3640 판결 등 참조).

위 법리에 따라 원고들과 피고의 관계, 원고들의 나이, 피고가 불법행위에 이른 동기및 경위, 그로 인하여 원고들이 받았을 정신적 고통의 크기, 불법행위 이후의 정황 등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여러 사정을 참작하여 피고의 불법행위에 따른 위자료 액수는 원고들에 대하여 각 300만 원으로 정함이 타당하다.

나.

이에 대하여 원고들은 2016년도 단체협약(갑 제15호증) 제37조 제4항을 보면, 해고가 불가피한 경우 사용자는 해고수당으로 '3개월분 이상의 평균임금'을 지급하여야 하므로 이 사건의 위자료가 위 금액보다 많아야 한다고 주장하는바, 이러한 원고들의 주장은 단체협약이 정한 해고수당이 '위로금'(정신적 손해)임을 전제로 한다.

그러나 위 해고수당은 근로기준법 제26조 본문이 정한 해고예고수당(재산적 손해)의 특별규정으로 보이고, 원고들의 주장은 단체협약 문언의 해석을 넘어 새로운 의미를 주장하는 것으로 받아들일 수 없다(게다가 원고들은 기초사실 바.항에서 본 바와 같이 이미 피고들로부터 해고예고수당을 지급받기도 했는바, 그럼에도 해고수당을 기준으로 위자료를 지급하여 달라는 원고들의 주장은 원고들의 선행행위에 반하는 것으로 보이기도 한다).

5.

피고들의 소멸시효 주장에 대한 판단

피고들은 불법행위일인 2019. 5. 16.로부터 3년의 소멸시효가 완성되었으니 원고들의 청구가 기각되어야 한다고 항변한다.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의 단기소멸시효의 기산점이 되는 민법 제766조 제1항 소정의 '손해 및 가해자를 안 날'이라 함은 손해의 발생, 위법한 가해행위의 존재, 가해행위와 손해의 발생과의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는 사실 등 불법행위의 요건 사실에 대하여 현실적이고도 구체적으로 인식하였을 때를 의미하고, 피해자 등이 언제불법행위의 요건사실을 현실적이고도 구체적으로 인식한 것으로 볼 것인지는 개별적 사건에 있어서의 여러 객관적 사정을 참작하고 손해배상청구가 사실상 가능하게 된 상황을 고려하여 합리적으로 인정하여야 할 것이다(대법원 2008. 4. 24. 선고 2006다30440 판결 등 참조).

이 사건 해고의 적법성 여부는 주로 해고의 요건 충족 및 절차 준수 여부와 관련된 것으로서 일반인을 기준으로 하여 볼 때 불법행위 당시 그 법적 평가의 귀추가 불확실하다고 볼 여지가 있는 점, 실제로 선행 임금소송에서 원고들은 자신들에 대한 이 사건 해고가 부당하다고 다툰 데 대하여 피고는 오히려 이 사건 해고가 적법하게 이루어졌다고 주장하였으며, 제1심법원이 이 사건 해고는 해고 사유 없는 부당한 해고라고 판단하였음에도, 피고는 항소, 상고하면서 여전히 이 사건 해고의 적법성을 주장하였을 뿐만 아니라, 원고들에 대한 이 사건 해고의 적법성 여부는 미지급 임금 등의 청구를 판단하기 위한 전제로서 항소심에도 주된 쟁점으로 다루어진 사실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위와 같은 특수한 사정 아래에서 이 사건 해고의 위법성을 다투는 원고로서는 선행 임금소송에서의 민사판결이 확정된 때(대법원의 심리불속행 상고기각 판결정본이 원고에게 송달된 2023. 8. 4.<1>)에 비로소 그로 인한 손해 등을 현실적·구체적으로 인식하였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이 사건 소는 소멸시효의 기산점이 되는 2023. 8. 4.로부터 3년 내인 2023. 9. 15. 제기되었으므로, 피고들의 항변은 이유 없다.

6.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각 인용하고, 각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모두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이에 대한 원고들과 피고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판사 박상준(재판장) 최경은 임세영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