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을 징역 6월에 처한다.
다만, 이 판결 확정일로부터 2년간 위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사건정보
춘천지방법원
판결
사건
2016고단411
판결선고
2016. 9. 28.
춘천지방법원
판결
범죄사실
피고인은 강원 양구군 C에 있는 의료법인 D 대표자로서, 상시근로자 30명을 사용하여 E병원이라는 이름으로 의료업을 한 사용자이다.
사용자는 근로자가 사망 또는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 사유가 발생한 때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보상금, 그 밖에 일체의 금품을 지급하여야 하고, 근로자가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날부터 14일 이내에 퇴직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2013. 10. 21.경부터 2015. 3. 31.경까지 위 병원에서 근무한 F의 퇴직금 3,941,670원을 당사자간 지급기일 연장에 대한 합의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내에 지급하지 않은 것을 비롯하여, 같은 방법으로 별지 범죄일람표 기재와 같이 근로자 4명의 임금 및 퇴직금 합계 43,098,921원을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증거의 요지
피고인에 대한 경찰피의자신문조서
G, H, I에 대한 각 경찰진술조서
F 작성의 진술서
고소장, 진정서
법령의 적용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1항 제36조 본문(임금 미지급의 점),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제44조 제1호, 제9조 본문(퇴직금 미지급의 점), 징역형 선택
경합범가중
형법 제37조 전단, 제38조 제1항 제2호, 제50조
집행유예
형법 제62조 제1항(아래 양형의 이유 중 유리한 정상 참작)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에 대한 판단
주장의 요지
비록 피고인이 이 사건 의료재단의 대표자인 이사로 등기되어 있었지만, 이는 J이 이른바 '사무장 병원'이라는 탈법적 목적을 위하여 형식적으로만 피고인을 대표자로 등기한 것으로서 피고인을 근로기준법상의 사용자로 볼 수 없고, ② 피고인은 근로자들의 임금 지급을 위하여 최선의 노력을 다하였으나, 불가피하게 임금이 체불되었던 것으로서, 책임이 조각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판단
피고인이 이 사건 의료법인의 명목상의 이사인지 여부
⑴ 이 사건 각 범행의 주체는 사용자인바, 근로기준법 제2조는 '사용자'라 함은 사업주 또는 사업 경영 담당자, 그 밖에 근로자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를 위하여 행위하는 자를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다(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제2조 제2호는 '사용자'에 대하여 위 근로기준법을 준용하고 있다). 여기에서 '사업주'란 사업경영의 주체를 말한다. 대표이사는 대외적으로는 법인을 대표하고 대내적으로는 법인의 업무를 집행할 권한을 가지는 것이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근로기준법 제15조 소정의 사업경영담당자로서 사용자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나, 탈법적인 목적을 위하여 특정인을 명목상으로만 대표이사로 등기하여 두고 그를 법인의 모든 업무집행에서 배제하여 실질적으로 아무런 업무를 집행하지 아니하는 경우에 그 대표이사는 사업주로부터 사업경영의 전부 또는 일부에 대하여 포괄적인 위임을 받고 대외적으로 사업주를 대표하거나 대리하는 자라고 할 수 없으므로 사업경영담당자인 사용자라고 볼 수 없다(대법원 2015. 6. 11. 선고 2014도15915 판결, 대법원 2000. 1. 18. 선고 99도2910 판결 등 참조).
⑵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는 다음의 사정들 즉, ① 피고인은 2004년부터 여러 병원에서 행정사무를 처리하다가 2014. 1. 1. 이 사건 의료재단의 행정원장으로 취임하여 이 사건 병원의 행정을 총괄하던 중, 2014. 11. 28. 이 사건 의료재단의 대표자인 이사로 취임하였는바, 위와 같은 이사 취임 과정에 비추어 피고인으로서는 대표자로 취임할 당시 이 사건 의료재단의 운영실태 등을 인지한 상태에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② 피고인은 이 사건 의료재단에 이사로 취임하면서 전 이사장인 K와 사이에 K가 병원 내부운영을 하고, J이 회계 등의 업무를 처리하며, 피고인은 병원 외적인 부분(분원) 등의 업무를 처리하기로 각 업무를 분장하였고, 이에 따라 피고인은 추가적인 병원인수를 위하여 노력한 점, ③ 피고인이 이 사건 병원의 운영을 위하여 투자한 금액이 7억 원을 훨씬 초과하는바, 피고인이 단지 이 사건 의료재단의 형식상의 이사에 불과하였다면 그와 같은 거금을 투자하였을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은 이 사건 의료재단의 명목상의 대표자인 이사가 아니라 근로기준법 제2조가 규정하는 '사용자' 즉, 사업주 또는 사업 경영 담당자, 그 밖에 근로자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를 위하여 행위하는 자로 봄이 상당하므로, 피고인 및 변호인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책임조각 여부
⑴ 단순히 기업이 불황이라는 사유만으로는 사용자가 근로자에 대한 임금 등을 체불하는 것이 허용되지 않으나, 최선의 노력을 다하였음에도 경영부진으로 인한 자금사정 등으로 임금의 체불이나 미불이 불가피하였다는 것이 사회통념상 용인할 수 있는 정도가 되어 사용자에게 더 이상의 적법행위를 기대할 수 없음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그러한 사유는 근로기준법상 임금 및 퇴직금 등의 지급기일 내 지급의무 위반죄의 책임조각사유로 된다. 그리고 그와 같이 임금이나 퇴직금 등을 기일 내에 지급할 수 없었던 불가피한 사정이 있었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사용자가 퇴직 근로자 등의 생활안정을 도모하기 위하여 임금이나 퇴직금 등을 조기에 청산하기 위해 최대한 변제노력을 기울이거나 장래의 변제계획을 분명하게 제시하고 이에 관하여 근로자측과 성실한 협의를 하는 등 퇴직 근로자 등의 입장에서도 상당한 정도 수긍할 만한 수준이라고 객관적으로 평가 받을 수 있는 조치들이 행하여졌는지 여부도 그 구체적 징표의 하나가 될 수 있을 것이다(대법원 2012. 6. 14. 선고 2012도3143 판결 등 참조).
⑵ 이 사건 기록과 피고인 제출의 모든 증거에 의하더라도, 사용자인 피고인이 최선의 노력을 다하였음에도 경영부진으로 인한 자금사정 등으로 임금의 체불이나 미불이 불가피하였다는 것이 사회통념상 용인할 수 있는 정도가 되는 것으로는 단정할 수 없으므로(피고인이 퇴직 근로자 등의 생활안정을 도모하기 위하여 임금이나 퇴직금 등을 조기에 청산하기 위해 최대한 변제노력을 기울이거나 장래의 변제계획을 분명하게 제시하고 이에 관하여 근로자측과 성실한 협의를 하는 등 퇴직 근로자 등의 입장에서도 상당한 정도 수긍할 만한 수준의 어떠한 행동도 없었다), 피고인 및 변호인의 위 주장도 이유 없다.
양형의 이유
양형기준이 적용되지 아니하는 사안이다.
범죄사실 기재 미지급 임금 및 퇴직금의 합계액이 거액인 점 등의 불리한 정상이 있으나, 피고인은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전혀 없는 점, 피고인이 대표자인 이사로 취임한 과정, 피고인이 출연하거나 부담한 채무 등에 비추어 이 사건 각 범행의 경위에 일부 참작할 만한 정상이 있는 점, 기타 피고인의 연령, 성행, 환경, 이 사건 각 범행에 이르게 된 동기,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이 사건 기록 및 변론에 나타난 양형의 조건이 되는 모든 사정을 고려하여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
판사 안종화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