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가 2019. 12. 10. 원고에 대하여 한 전보처분을 취소한다.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각자 부담한다.
이유
처분의 경위
원고는 1995. 10. 13. 임용된 우정직 공무원으로서, 2014. 1. 6.부터 B우체국 우편물류과에서 우정주사보(집배)로 근무하여 왔다.
피고는 아래와 같은 징계의결요구사유로, 강원지방우정청 보통징계위원회에 원고에 대한 경징계 의결을 요구하였다. 위 징계위원회는 2018. 11. 22. 원고에 대하여 '감봉 3월' 의결을 하였다.
피고는 2018. 11. 30. 원고에 대하여 위 나.항의 징계의결이유를 인용하여 감봉 3월 처분을 하였다.
피고는 2018. 12. 10. 원고에 대하여 속초우체국으로 전보명령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전보처분'이라 한다).
원고는 위 다.항 기재 처분 및 이 사건 전보처분에 대한 소청심사를 청구하였다. 인사혁신처 소청심사위원회는 2019. 1. 4.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한 감봉 3월 처분은 감봉 2월 처분으로 변경한다. 전보처분 취소 청구는 기각한다.'는 결정을 하였다(이하, 위 결정에 따라 변경된 감봉 2월 처분을 '이 사건 감봉처분'이라 한다).
한편, 피고는 2018. 9. 13. 이 사건 출근등록행위에 대하여 원고를 공전자기록등 위작 혐의로 수사의뢰하였다. 춘천지방검찰청 원주지청 검사는 2018. 10. 24. '이 사건 출근등록행위가 이루어진 전후 사정에 비추어 볼 때 원고가 사무처리를 그르치게 할 목적으로 전자기록 등을 위작한 것으로 볼 수 없다'는 취지로 판단하여, 원고에 대하여 혐의없음(증거불충분) 결정을 하였다.
청구취지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2019. 11. 30. 한 감봉 2월 처분 및 2019. 12. 10. 한 전보처분을 각 취소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4, 24호증(가지번호가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의 주장
이 사건 감봉처분에 대하여
이 사건 당일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한 휴일근무명령(이하 '이 사건 휴일근무명령'이라 한다)은 아래와 같은 점에서 위법·무효이므로, 원고가 무효인 명령을 위반하였더라도 성실의무나 복종의무 위반에 해당하지 않는다.
원고는 이 사건 당일 휴일근무에 동의하지 않았다. 원고는 팀장과 집배실장에게 '2018. 7. 28. 토요일에는 근무하기 어려우니 그 전의 토요일에 근무를 배정하여 달라'는 취지로 약 1개월 전부터 여러 차례 말하였다. 그럼에도 팀장 및 집배실장은 위와 같은 요청을 계속 무시하다가, 원고의 의사에 어긋나고 통상적인 휴일근무순번에 맞지도 않게 이 사건 휴일근무명령을 하였다. 따라서 위와 같이 원고의 동의 없이 이루어진 이 사건 휴일근무명령은, 우정단체협약 제111조 및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동조합법'이라 한다) 제92조 제2호 위반으로서 무효이다.
이 사건 휴일근무명령은, 원고가 E노조 B우체국지부장으로서 하였던 정당한 노동조합 활동(초과근무시간 조작 사건에 대한 문제 제기 등)에 대해 보복하려는 목적에서 이루어진 것이거나, 이 사건 전날인 2018. 7. 27. 예정되어 있던 정당한 노동조합 활동(E노조 F우체국지부 설립총회 참석)을 방해하려는 목적에서 이루어진 것이므로, 노동조합법 제81조 제1호 또는 제4호에 따른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여 위법·무효이다.
설령 이 사건 당일 원고에게 출근의무가 있었다고 가정하더라도, 아래와 같은 점에서 징계사유가 인정되지 않는다.
1회의 무단지각은 징계사유가 될 수 없다. 구 「우정사업본부 소속공무원 징계업무 세칙」 (2019. 9. 11. 우정사업본부훈령 제70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징계업무세칙'이라 한다)에서는 '월 3회 이상 무단지각·무단조퇴를 한 경우'를 징계대상으로 정하고 있을 뿐이고, 실제로도 월 1회 지각을 하였다는 이유로 징계를 한 사례가 없다.
'음주출근'이나 '음주감지'는 징계사유가 될 수 없다. 징계업무세칙에는 '음주출근'이나 '음주감지'에 대한 규정이 전혀 없고, 위와 같은 사유로 징계가 이루어진 적도 없다.
원고는 허위로 문서를 작성하거나 허위복명을 하지 않았다. 원고가 이 사건 출근등록을 하였던 'e-사람시스템'은 문서가 아니므로 원고의 행위는 허위공문서 작성에 해당하지 않는다. 원고는 다소 늦게 출근하였을 뿐이지 아예 출근하지 않은 것이 아니었으므로, 원고의 행위는 허위복명에 해당하지 않는다. 또한 원고는 단순한 호기심으로 다른 우체국에서 출근등록을 하였다가 이를 취소할 방법이 없어 취소하지 못한 상태로 지각출근을 하였을 뿐이지, 지각 사실을 숨기기 위하여 의도적으로 출근등록을 한 것이 아니다. 위와 같은 사정을 고려하여 검찰에서도 이 사건 출근등록행위에 대해 불기소처분을 하였다.
원고는 이 사건 당일 다소 지각하기는 하였으나 시간을 최대한 맞추고자 노력하였고, 출근 도중 동료에게 소포우편물 정리작업을 부탁하는 등의 조치를 취함으로써 배달 지연, 고객 민원 발생 등의 업무상 지장을 초래하지 않았다.
설령 처분사유가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위와 같은 사정들을 고려하면 이 사건 감봉처분은 비례의 원칙, 평등의 원칙을 위반한 것으로서 재량권 일탈·남용에 해당한다.
이 사건 전보처분에 대하여
이 사건 전보처분의 근거인 구 「우정사업본부 소속공무원 인사관리세칙」 (2019. 6. 20. 우정사업본부훈령 제69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인사관리세칙'이라 한다) 제26조 제1항에서는 징계처분을 받은 공무원을 필요적으로 전보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위와 같은 필요적 전보 규정은, ① 우정직 공무원을 제외한 다른 공무원들의 경우에는 위와 같은 규정이 없는 점, ② 전보처분은 징계가 아니므로, 업무상의 필요에 의하여 이루어져야 하는 것이지 징계에 부수하여 필요적으로 이루어져야 하는 성질이 아닌 점, ③ 필요적 전보처분으로 인하여 해당 공무원에게 지나친 불이익이 초래되는 점, ④ 인사관리세칙에서 위와 같은 필요적 전보규정을 둘 수 있도록 위임한 상위 법령상의 근거도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평등원칙, 과잉금지원칙, 법률유보원칙에 반하여 위헌·무효이고, 무효인 규정을 근거로 이루어진 이 사건 전보처분도 위법·무효이다.
관계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판단
이 사건 감봉 처분에 대하여
관련 법리
국가공무원법 제56조는 "모든 공무원은 법령을 준수하며 성실히 직무를 수행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성실의무는 공무원의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의무로서, 최대한으로 공공의 이익을 도모하고 그 불이익을 방지하기 위하여 전인격과 양심을 바쳐서 성실히 직무를 수행하여야 하는 것을 내용으로 한다(대법원 2017. 11. 9. 선고 2017두47472 판결 등 참조).
사용자의 행위가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사용자의 부당노동행위의사의 존재 여부를 추정할 수 있는 모든 사정을 전체적으로 심리 검토하여 종합적으로 판단하여야 하고, 부당노동행위에 대한 증명책임은 이를 주장하는 근로자 또는 노동조합에게 있으므로, 필요한 심리를 다하였어도 사용자에게 부당노동행위 의사가 존재하였는지 여부가 분명하지 아니하여 그 존재 여부를 확정할 수 없는 경우에는 그로 인한 위험이나 불이익은 그것을 주장한 근로자 또는 노동조합이 부담할 수밖에 없다(대법원 2014. 2. 13. 선고 2011다78804 판결 등 참조).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징계나 해고 등 불이익한 처분을 하였지만 그에 관하여 심리한 결과 그 처분을 할 만한 정당한 사유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면, 비록 사용자가 근로자의 조합활동을 못마땅하게 여긴 흔적이 있다고 하더라도 해당 징계사유 등이 단순히 표면상의 구실에 불과하다고 할 수는 없어 그와 같은 불이익한 처분이 부당노동행위 의사에 기인하여 이루어진 것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대법원 2007. 11. 15. 선고 2005두4120 판결 등 참조).
공무원인 피징계자에게 징계사유가 있어 징계처분을 하는 경우 어떠한 처분을 할 것인지는 징계권자의 재량에 맡겨진 것이고, 다만 징계권자가 그 재량권의 행사로서 한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한 것이라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그 처분을 위법한 것이라 할 것이고, 공무원에 대한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었다고 하려면 구체적인 사례에 따라 징계의 원인이 된 비위사실의 내용과 성질, 징계에 의하여 달성하려고 하는 행정목적, 징계 양정의 기준 등 여러 요소를 종합하여 판단할 때에 그 징계 내용이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다고 인정할 수 있는 경우라야 한다(대법원 2002. 9. 24. 선고 2002두6620 판결 등 참조). 그리고 징계권자가 내부적인 징계양정기준을 정하고 그에 따라 징계처분을 하였을 경우 정해진 징계양정기준이 합리성이 없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해당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었다고 할 수 없다(대법원 2011. 11. 10. 선고 2011두13767 판결 등 참조).
이 사건 휴일근무명령이 무효라는 주장에 대한 판단
살피건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2, 4, 25 내지 27, 30호증, 을 제2 내지 9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이 사건 휴일근무명령이 무효임을 전제로 하는 원고의 주장은 모두 이유 없다. 가) 먼저, '원고가 이 사건 당일 휴일근무에 동의하지 않았으므로 이 사건 휴일근무명령은 우정단체협약 제111조 및 노동조합법 제92조 제2호에 반하여 무효'라는 주장에 대하여 본다.
우정단체협약 제111조는, I노동조합 소속 조합원들의 연장·야간·휴일근무에 대하여 '사용자는 연장·야간·휴일근무를 시키고자 할 때에는 조합원 동의 및 교섭대표노동조합을 통한 사전협의를 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I노동조합은 2015. 9. 1. 우정사업본부와 'J 협정'을 체결함으로써 「2015. 9. 12.부터 토요일 택배배달 업무를 실시한다. 토요일 택배배달업무는 토요일 근무 희망자를 우선적으로 근무토록 하되, 토요일 근무 희망자가 부족한 관서는 순번제 근무조를 편성·운영한다.」고 합의하였으므로, 우정단체협약 제111조에서 정한 휴일근무의 요건 중 '교섭대표노동조합과의 사전협의'는 이미 충족되어 있다고 판단된다.
따라서 이 사건에서는 조합원인 원고가 휴일근무에 동의하였는지 여부만 문제되므로, 이에 대하여 본다.
원고는, '이 사건 당일 출근할 수 없다고 팀장 및 집배실장에게 사전에 수차례 말하였음에도, 팀장이 원고의 의사를 무시하고 통상적인 순번에도 어긋나게 휴일근무배치표를 작성하였다'고 주장한다.
갑 제27, 31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원고가 2018. 7. 28. 이전에 팀장 H에게 '2018. 7. 28.에는 출근하기 어렵다'는 취지로 말했던 사실, 그럼에도 H은 원고가 이 사건 당일 근무하는 것으로 집배원복무배치표를 작성하였고, 이에 따라 피고가 이 사건 휴일근무명령을 한 사실이 인정되기는 한다.
그러나 한편, 갑 제2, 4, 30호증, 을 제3 내지 9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원고는 2018. 7. 27. 미리 '이 사건 당일 초과근무를 하겠다'는 취지의 초과근무신청을 한 사실, 원고는 이 사건 당일 아침 출근시간이 임박하였을 시점에 동료직원 G에게 대직을 부탁하고, 이 사건 출근등록행위를 하였다가 결국 지각출근을 한 사실, 원고는 위 (1)항의 'J 협정' 및 그에 따라 피고 측에서 작성하는 복무배치표에 따라 이 사건 이전부터 지속적으로 휴일근무를 해온 사실이 인정된다.
이러한 사실관계를 종합하여 보면, 원고는 복무배치표 작성과정에서 H에게 휴일근무순번에 대한 의견을 개진한 바는 있으나 결국에는 이 사건 당일의 휴일근무에 동의하였다고 봄이 상당하고, 원고 스스로도 이 사건 당일 이 사건 휴일근무명령이 유효하다고 인식하고 있었다고 판단된다. 원고가 드는 사정들 및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가 복무배치표 작성과정에서 팀장 H에게 '이 사건 당일에는 근무하기 어렵다. 다른 토요일에 근무하기 원한다.'는 취지로 말한 것이 휴일근무순번에 대한 단순한 의견·희망 개진을 넘어 이 사건 당일의 휴일근무에 대한 직접적인 부동의 표시라고 보기는 어렵다. 또한 원고가 드는 사정들 및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가 주장하는 바와 같은 토요일 근무순번의 규칙성을 인정하기 어려우므로, 피고가 '통상적인 순번에 어긋나게' 이 사건 휴일근무명령을 하였다고 볼 수도 없다.
따라서 이 사건 휴일근무명령이 우정단체협약 제111조 등에 반하여 무효라는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다음으로, '이 사건 휴일근무명령은 노동조합법 제81조 제1호 또는 제4호에 따른 부당노동행위로서 위법·무효'라는 주장에 대하여 본다.
원고가 드는 사정들 및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가 '원고의 그동안의 노조활동에 대한 보복적 차원에서' 이 사건 휴일근무명령을 하였거나, '2018. 7. 27. 19:00 예정되어 있던 E노조 F우체국지부 설립총회에 원고가 참석하는 것을 방해하기 위하여' 그 다음날인 2018. 7. 28. 이 사건 휴일근무명령을 하였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원고의 전체적인 주장 취지를 참작하여 '이 사건 감봉처분'이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대하여 살펴보더라도, ① 이 사건 감봉처분은 원고의 노동조합활동 자체 혹은 그와 밀접한 관련성을 갖는 행위를 문제 삼아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노동조합활동과는 별다른 관련성이 없는 별개의 비위행위(허위출근등록, 주취상태에서의 지각출근 등)에 대하여 이루어진 점, ② 원고가 주장하는 바와 같이 설령 그동안 피고가 원고의 조합활동을 못마땅하게 여겼다고 볼 만한 사정들이 있다고 하더라도, 위와 같이 조합활동과는 별개인 비위행위가 정당화될 수 있는 것은 아닌 점 등을 종합하면, 이 사건 감봉처분이 부당노동행위라고 볼 수도 없다.
따라서 부당노동행위에 관한 원고의 주장도 이유 없다.
징계사유의 부존재에 관한 나머지 주장에 대한 판단
원고는, '징계업무세칙에서 "월 3회 이상의 무단지각·조퇴"만을 징계대상행위로 규정하고 있으므로, 1회의 무단지각은 징계사유가 될 수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앞서 든 증거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징계업무세칙 [별표2] 및 [별표5]에서 '월 3회 이상의 무단지각·조퇴'를 징계대상행위로 규정하고 있는 것은 징계사유가 "직장이탈금지의무 위반'인 경우인데, 이 사건 감봉 처분은 원고가 "성실의무" 및 "복종의 의무"를 위반하였다는 이유로 이루어진 점, ② 징계업무세칙은 우정직 공무원의 경우에 주로 문제될 수 있는 일부 징계사유 등에 대해 특별히 규정하고 있는 내부적인 사무처리기준에 불과하고, 원고에게는 국가공무원법, 공무원 징계령, 공무원 징계령 시행규칙 등의 징계관련 조항도 당연히 적용되는데, 위 각 법령에서는 성실의무나 복종의 의무 위반에 해당할 수 있는 비위행위의 유형을 특별히 한정하고 있지 않은 점, 3 이 사건 감봉 처분은 단순히 원고가 1회 무단지각을 하였다는 이유가 아니라, 다른 우체국에서 허위의 출근등록을 하고, 혈중알코올농도 0.07%의 술에 취한 상태로 지각출근을 하였으며, 그로 인해 업무에 지장을 초래한 일련의 행위를 징계사유로 하여 이루어진 것인 점, ④ 위 ③항과 같은 행위는 공무원으로서 직무를 성실히 수행하지 않은 행위임과 동시에 소속 상관의 직무상 명령에 따르지 않은 행위라고 판단되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볼 때, 위 주장은 이유 없다.
원고는 '징계업무세칙에는 "음주출근"이나 "음주감지"에 대한 규정이 없으므로, 위와 같은 행위는 징계사유가 될 수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위 가)항에서 본 바와 같이, 징계업무세칙에 명시적으로 열거된 유형의 비위행위만 징계사유에 해당한다고 해석할 이유가 없다. 또한 차량을 운전하여 배달업무를 수행하여야 할 지위에 있는 원고가 혈중알코올농도 0.07%의 술에 취한 상태로 지각출근을 하고, 그로 인해 다른 직원으로 하여금 원고의 업무를 대신하도록 하여 정상적인 업무수행에 지연 및 혼란을 초래한 행위는, 직무를 성실히 수행하지 않은 행위임과 동시에 소속 상관의 직무상 명령에 따르지 않은 행위에 해당한다. 따라서 원고의 위 주장도 이유 없다.
원고는, '이 사건 출근등록행위는 행위의 성격 및 전후사정에 비추어 볼 때 허위복명이 아니고, 형사상 허위공문서작성에 해당하지도 않는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앞서 든 증거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이 사건 출근등록행위는 '정시에 출근하지 아니하였음에도 정시에 출근한 것과 같은 외관을 형성하는 행위'이므로 허위복명에 해당하는 점, ② 원고는 '지각 사실을 숨기려는 의도는 전혀 없었다. 단순한 호기심에서 이 사건 출근등록행위를 하였고, 시스템상 출근등록을 취소할 방법이 없어 이를 취소하지 못했을 뿐이다.'라는 취지로 주장하나, 위와 같은 주장은 원고가 이 사건 출근등록행위에 이른 경위 및 그 후 위 행위에 대하여 집배실장 등에게 스스로 먼저 밝히지 않았던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믿기 어려운 점, ③ 원고의 행위로 인하여 다른 직원이 원고의 업무를 대신하는 등의 직무 지연 및 혼선이 초래된 점, ④ 이 사건 출근등록행위가 형사상 범죄를 구성하는지 여부와 징계사유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별개이므로, 위 행위가 반드시 허위공문서작성죄의 구성요건을 충족하여야만 '허위문서 작성 및 행사(허위복명 등)'라는 징계사유에 해당하는 것은 아닌 점 등을 종합하여 볼 때, 원고의 위 주장도 받아들일 수 없다.
원고는 '배달 지연, 고객 민원 등의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으므로 원고의 행위는 징계사유가 아니다'라는 취지로도 주장한다.
그러나 성실의무, 복종의 의무 위반은 공무원으로서 법령을 준수하지 않고 상관의 명령에 따르지 않는 등의 행위가 있으면 성립하고, 그로 인하여 현실적인 업무방해나 손해 발생 등의 결과가 초래되어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또한 이 사건의 경우, 원고의 지각 출근으로 인하여 동료 직원이 상당한 시간 동안 원고의 업무를 대신 수행하였고, 원고가 혈중알코올농도 0.07%의 상태로 출근하는 바람에 예정된 이 사건 당일 근무를 하지도 못하였으므로, 원고의 비위행위로 인하여 현실적인 업무 지연, 혼란이 발생하였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일 수 없다.
비례의 원칙·평등의 원칙 위반 주장에 대한 판단
「공무원 징계령 시행규칙」 [별표1] '징계기준'에서는, 비위의 유형이 '성실의무위반(기타)' 또는 '복종의무위반(기타)'이고 '비위의 정도가 심하고 경과실이거나, 비위의 정도가 약하고 중과실인 경우'를 '감봉' 대상으로, '비위의 정도가 약하고 경과실인 경우'를 '견책' 대상으로 각 규정하고 있다. 또한 징계업무세칙 [별표5] '징계의결기준'에서는 비위의 유형이 '허위문서 작성 및 행사(허위복명 등)'이고 '비위의 정도가 심하고 경과실이거나, 비위의 정도가 약하고 중과실인 경우'는 '감봉' 대상으로, '비위의 정도가 약하고 경과실인 경우'는 '견책' 대상으로 각 규정하고 있다.
앞서 본 법리 및 위와 같은 규정 내용에 비추어 살피건대, ① 이 사건 각 비위행위는, 비위행위의 경위, 내용, 횟수 등에 비추어 볼 때 적어도 '비위의 정도가 약하고 중과실인 경우'로서 위 각 규정에 따를 경우 '감봉' 대상에 해당하는 점, ② 설령 가장경한 징계인 '견책' 대상에 해당한다고 보더라도, 「공무원 징계령 시행규칙」 제5조에 따르면 둘 이상의 비위가 경합될 경우에는 그 중 책임이 무거운 비위에 해당하는 징계보다 1단계 위의 징계로 의결할 수 있으므로, 이 점에서도 '감봉' 처분을 할 수 있는 점, ③ 위와 같은 징계기준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었다고 보이지도 않는 점, ④ 원고는 '이 사건 감봉처분이 평등의 원칙에 반한다'고도 주장하나, 원고가 드는 사정들과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이 사건 감봉처분이 합리적 근거 없는 차별취급이라고 인정할 수도 없는 점 등을 종합하면, 이 사건 감봉처분이 비례의 원칙이나 평등의 원칙에 반하여 위법하다고 할 수 없다.
소결
따라서 이 사건 감봉처분에 대한 처분사유 부존재, 재량권 일탈·남용 주장은 모두 이유 없다.
이 사건 전보처분에 대하여
관련 법리
근로자에 대한 전보나 전직은 원칙적으로 인사권자인 사용자의 권한에 속하므로 업무상 필요한 범위 내에서는 상당한 재량을 인정하여야 할 것이지만, 그것이 근로기준법 등에 위반하거나 권리남용에 해당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허용되지 않는다. 전보처분이 정당한 인사권의 범위 내에 속하는지 여부는 전보처분의 업무상의 필요성과 전보에 따른 근로자의 생활상의 불이익을 비교·교량하고, 근로자 본인과의 협의 등 전보명령을 하는 과정에서 신의칙상 요구되는 절차를 거쳤는지의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1997. 12. 12. 선고 97다36316 판결 등 참조).
행정처분이 법규성이 없는 내부지침 등의 규정에 위배된다고 하더라도 그 이유만으로 처분이 위법하게 되는 것은 아니고, 또 내부지침 등에서 정한 요건에 부합한다고 하여 반드시 그 처분이 적법하다고 할 수도 없다. 처분의 적법 여부는 그러한 내부지침 등에서 정한 요건에 합치하는지 여부가 아니라 일반 국민에 대하여 구속력을 가지는 법률 등 법규성이 있는 관계 법령의 규정을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8. 6. 15. 선고 2015두40248 판결 등 참조).
판단
위와 같은 법리에 비추어 살피건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3, 4, 35호증, 을 제1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을 종합하면, 원고를 전보하여야 할 업무상의 필요성이 그로 인하여 원고가 입게 될 불이익을 능가한다고 보기 어렵고, 피고가 이 사건 전보처분을 함에 있어 근로자 본인과의 협의 등 신의칙상 요구되는 절차를 거쳤다고 할 수도 없으므로, 이 사건 전보처분은 정당한 인사권의 범위 내에 이루어졌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이 사건 전보처분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하므로, 이를 지적하는 원고의 주장은 이유 있다.<1>
인사관리세칙 제26조 제1항은 "징계처분을 받은 공무원은 현재 근무하고 있는 소속 기관(직할기관, 지방청 및 총괄국)을 달리하여 전보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국가공무원법, 공무원 징계령, 공무원 징계령 시행규칙 등 인사관리세칙 제1조(목적)에 열거된 관계법령 중 어디에도 '징계처분에 부수하여 필요적으로 이루어지는 전보'에 관련된 규정이 없고, 인사관리세칙에서 전보사유를 정할 수 있도록 위임한 바도 없다. 따라서 필요적 전보에 관한 인사관리세칙 제26조 제1항은, 상위법령의 위임 없이 마련된 행정부의 내부지침에 불과하여 대외적인 구속력이 없으므로, 피고가 내부적인 행정규칙에 불과한 인사관리세칙 제26조 제1항을 따랐다는 이유만으로는 이 사건 전보처분이 적법하다고 할 수 없다.
이 사건 전보처분이 이루어진 경위에 비추어 볼 때, 피고는 원고를 속초우체국으로 전보하여야 할 업무상의 필요성이 있는지, 그러한 전보가 원고에게 통상적으로 감수할 범위를 넘는 지나친 불이익을 초래하는 것은 아닌지 등에 대한 구체적인 검토를 하지 않은 채, 인사관리세칙 제26조 제1항에 필요적 전보 규정이 있다는 점만으로 이 사건 전보처분을 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피고는 이 사건 소송에 이르러서도 원고를 속초우체국으로 전보하여야 할 업무상의 필요성 등 이 사건 전보처분의 적법성을 뒷받침할 만한 구체적인 사정에 대하여 아무런 주장·증명을 하지 아니하였다.
원주시와 속초시가 모두 강원도에 속해있기는 하나, 원주시는 강원도 남서부에, 속초시는 강원도 북동부에 위치하고 있어 지리적으로 상당히 멀리 떨어져 있다.<2> 따라서 원고는 근무지 변경으로 인하여 교통, 주거지, 가정생활 등 생활 전반에서 상당한 불편을 겪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우편·택배 업무의 특성상, 이 사건과 같은 갑작스러운 근무지 변경은 원고에게 단순한 생활상의 불이익이 되는 것을 넘어 업무적으로도 상당한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이고,<3> 나아가 원고 개인의 차원을 넘어 우체국 차원에서도 업무 수행의 비효율이나 혼란을 초래할 우려가 있다고 보인다.
피고가 이 사건 전보처분에 앞서 전보 여부, 전보 시기, 변경될 근무지 등에 대하여 원고와 사전 협의를 하거나, 원고에게 최소한의 의견 제출의 기회를 주는 등, 위 처분으로 인하여 초래될 원고의 생활상·업무상의 불이익을 경감하기 위한 절차적 조치를 취하였다는 사정도 전혀 보이지 않는다.
원고가 징계사유에 해당하는 행위를 하였다는 이유만으로 곧바로 원고를 기존의 업무에서 배제하고 속초우체국으로 전보하여야 할 업무상의 필요성이 있다고 볼 수 없다. 특히, 원고가 오랜 기간 반복적으로 비위행위를 하여 징계처분을 받게 된 것이 아니라 2018. 7. 28. 오전 중 한 차례 이루어진 일련의 비위행위로 인하여 징계처분을 받았다는 점, 원고의 비위행위는 경징계인 '감봉' 대상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더욱 그러하다.
국가공무원법은 제27조에서 전보를 '결원 보충 방법' 중 하나로 규정하고 있을 뿐, 징계나 그에 준하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지 않고, 공무원임용령 제44조는 '공무원의 전보는 해당 공무원이 맡은 직무에 대하여 전문성과 능률을 높이고, 창의적이며 안정적인 직무수행이 가능하도록 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한 인사관리세칙 제26조 제2항은 '특별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는 전보하지 않을 수 있다'는 취지로 규정함으로써, 같은 조 제1항에도 불구하고 전보를 하지 아니할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위와 같은 규정들에 비추어 보더라도, 원고가 징계처분을 받았다는 사정만으로 원고에게 앞서 본 바와 같은 여러 불이익을 초래하는 이 사건 전보처분을 하는 것이 정당한 인사권의 행사라고 볼 수 없다.
결론
이 사건 전보처분에 대한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어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한다.
판사 성지호(재판장) 이주일 오에스더
사건정보
춘천지방법원
판결
사건
2019구합51046
판결선고
2019. 12. 3.
별지
각주1) 원고는 이 사건 전보처분 자체의 위법성에 대한 주장에 앞서 '인사관리세칙 제26조 제1항은 평등원칙 등에 반하여 위헌·무효'라고도 주장한다. 그러나 앞서 본 바와 같이 위 규정은 내부적인 행정규칙에 불과하여 대외적인 법규성이 없고, 이 사건에서는 위 규정이 아니라 이 사건 전보처분 자체의 위법성이 판단대상이 되는 것이므로, 위 규정이 평등원칙 등에 반하여 위헌·무효인지 여부에 대해서는 따로 판단하지 않는다.
각주2)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원고의 실제 근무지는 속초우체국 산하 K우체국인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속초시보다도 멀리 떨어진 강원 고성군에 위치하고 있다.
각주3) 원고는 '새롭게 배정된 담당구역의 지리, 주소 등을 익히느라 매우 힘들었고, 그런 상태에서 배달업무를 하기 위해 익숙하지 않은 도로를 주행하다가 오토바이가 전복되는 교통사고를 당하여 중상을 입었다'고 주장하면서 진단서를 제출하였다(갑 제35호증).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