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을 벌금 300만 원에 처한다.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만 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위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사건정보
춘천지방법원
판결
사건
2020고단1234
판결선고
2021. 1. 27.
범죄사실
피고인은 ‘B 노동조합 강원지부’ 소속 교육실장이고, ‘C 등 15명’(이하 ‘이 사건 공범들’이라 한다)은 강원 지역 학교 소속 D 청소근로자이다.
피고인과 이 사건 공범들은 2019. 8. 7. 11:00경 춘천시 사농동에 있는 피해자 강원도교육감이 관리하는 강원도교육청 건물 4층 브리핑실에서 ‘D 사전심사제 반대’ 등에 대한 기자회견을 실시한 후, 당일 11:40경 일방적으로 교육감실 등이 위치해 있는 건물 2층으로 이동하여 교육감 면담을 요구하면서 복도를 점거하고 항의 시위를 하면서 구호를 제창하는 등 소란을 피우기 시작하였다.
그에 따라, 피해자의 지시를 받은 E과 소속 F은 즉시 현장에서 피고인과 이 사건 공범들에게 퇴거를 요청하였고, 그 후에도 2019. 8. 8. 07:40경, 2019. 8. 9. 09:10경, 2019. 8. 12. 08:30경, 2019. 8. 21. 14:30경 등 수차례에 걸쳐 현장에서 구두 또는 문서로 피고인과 이 사건 공범들에게 퇴거를 요청하였음에도, 피고인과 이 사건 공범들은 이에 불응하면서 2019. 8. 8. 07:40경부터 2019. 8. 29. 09:10경까지 건물 2층 복도에서 숙식을 하면서 점거․시위를 계속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이 사건 공범들과 공동하여, 피해자 강원도교육감이 관리하는 건조물인 강원도교육청 건물에서 퇴거요구를 받고도 이에 불응하였다.
증거의 요지
피고인의 일부 법정진술
G에 대한 검찰 진술조서
F에 대한 경찰 진술조서
G의 진술서
B노조(청소원) 2층 점거 현황 보고 등, 청소원 명단, 근로계약서, 퇴거 요청 공문, 근무상황부 등
현장 사진 등, 현장 사진
법령의 적용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제2조 제2항 제1호, 형법 제319조 제2항, 제1항(벌금형 선택)
노역장유치
형법 제70조 제1항, 제69조 제2항
가납명령
형사소송법 제334조 제1항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에 대한 판단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
피고인이 교육청 건물 2층 복도를 점거한 후 퇴거요청에 불응한 것은 적법한 쟁의행위 내지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아니하는 행위에 해당하므로, 정당행위로서 위법성이 조각된다.
판단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동조합법'이라 한다) 제1조는 ‘이 법은 헌법에 의한 근로자의 단결권․단체교섭권 및 단체행동권을 보장하여 근로조건의 유지․개선과 근로자의 경제적․사회적 지위의 향상을 도모하고, 근로관계를 공정하게 조정하여 노동쟁의를 예방․해결함으로써 산업평화의 유지와 국민경제의 발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고 규정하고, 노동조합법 제4조는 ‘형법 제20조의 규정은 노동조합이 단체교섭․쟁의행위 기타의 행위로서 제1조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한 정당한 행위에 대하여 적용된다’고 규정하며, 노동조합법 제37조 제1항은 ‘쟁의행위는 그 목적․방법 및 절차에 있어서 법령 기타 사회질서에 위반되어서는 아니된다’고 규정하고, 제2항은 ‘조합원은 노동조합에 의하여 주도되지 아니한 쟁의행위를 하여서는 아니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근로자의 쟁의행위가 형법상 정당행위가 되기 위하여는 첫째 그 주체가 단체교섭의 주체로 될 수 있는 자이어야 하고, 둘째 그 목적이 근로조건의 향상을 위한 노사간의 자치적 교섭을 조성하는 데에 있어야 하며, 셋째 사용자가 근로자의 근로조건 개선에 관한 구체적인 요구에 대하여 단체교섭을 거부하였을 때 개시하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조합원의 찬성결정 등 법령이 규정한 절차를 거쳐야 하고, 넷째 그 수단과 방법이 사용자의 재산권과 조화를 이루어야 함은 물론 폭력의 행사에 해당되지 아니하여야 한다는 여러 조건을 모두 구비하여야 한다(2001. 10. 25. 선고 99도4837 전원합의체 판결, 대법원 2003. 11. 13. 선고 2003도687 판결, 대법원 2005. 2. 25. 선고 2004도8530 판결 참조).
또한, 쟁의행위 중 사용자의 의사에 반하여 직장에 체류하는 쟁의수단인 직장점거는 사용자측의 점유를 완전히 배제하지 아니하고 그 조업도 방해하지 않는 부분적, 병존적 점거일 경우에 한하여 정당성이 인정되고, 이를 넘어 사용자의 기업시설을 장기간에 걸쳐 전면적, 배타적으로 점유하는 것은 사용자의 시설관리권능에 대한 침해로서 정당화될 수 없다(대법원 1990. 10. 12. 선고 90도1431 판결, 대법원 2006. 8. 24. 선고 2006도3552 판결 참조).
한편, 어떠한 행위가 형법 제20조에 정한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아니하는 정당행위로 인정되려면, 그 행위의 동기나 목적의 정당성, 행위의 수단이나 방법의 상당성, 보호이익과 침해이익의 법익 균형성, 긴급성, 그 행위 이외의 다른 수단이나 방법이 없다는 보충성 등의 요건을 갖추어야 한다(대법원 2003. 9. 26. 선고 2003도3000 판결, 대법원 2006. 4. 27. 선고 2004도5628 판결 참조).
위 법리들에 비추어 이 사건에 대하여 보건대, 이 법원이 채택․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 및 이 사건 공범들이 강원도교육청 건물 2층 복도를 점거하여 담당 공무원으로부터 퇴거요구를 받았음에도 그 요구에 불응한 것은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공동퇴거불응)죄에 해당하고, 노동조합법 제4조의 정당행위 또는 형법 제20조의 사회상규에 반하지 아니하는 행위에 해당하여 그 위법성이 조각된다고 볼 수 없다.
피고인과 강원 지역 학교 소속 D 청소근로자들인 이 사건 공범들은 2019. 8. 7. 11:00경 강원도교육청 건물 4층에서 기자회견을 한 후, 같은 날 11:40경 위 건물 2층으로 이동하여 복도 등을 점거하며 강원도 교육감 면담을 요구하면서 교육감실로의 진입을 시도하였고, 부교육감과의 면담이 이루어진 후에도 계속하여 2층 복도에 머무르면서, 2019. 8. 8. 07:40경부터 수차례에 걸쳐 퇴거 요구를 받았음에도, 2019. 8. 29. 09:10경까지 위 건물 2층 복도에서 숙식을 하면서 점거․시위를 계속하였는바, 위 복도 점거 기간은 무려 약 22일에 이른다.
피고인은 B 노동조합 강원지부의 교육실장으로 위 노동조합의 간부일 뿐, 각 급 학교의 청소근로자의 지위에 있지 않으므로, 피고인이 청소근로자의 근로조건 유지ㆍ개선에 관한 단체교섭의 주체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피고인은 이 사건 퇴거불응 행위가 적극적 쟁의행위 중 하나인 직장점거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보이나, 직장점거는 근로자가 직장에 머물면서 파업과 같은 주된 쟁의행위의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해 사용자의 의사에 반하여 직장에 체류하는 형태의 쟁의행위를 말하는데, 교육청은 각급 학교의 청소근로자들이 근로를 제공하는 장소인 직장이라 볼 수 없고, 노동조합의 간부인 피고인에게는 더더욱 그러하며, 단지 교육감이 근무하는 시설에 불과하므로, 피고인과 이 사건 공범들이 이를 점거하는 것을 적법한 직장점거로서 정당행위라고 볼 수 없다.
피고인 및 이 사건 공범들의 이 사건 퇴거불응 행위는 앞서 본 바와 같이 심야 시간을 포함하여 약 22일 동안 교육감실 등이 있는 교육청 건물 2층의 복도 등을 점거한 것인 점, 이로 인해 교육청의 시설관리권이 침해되고 청사 방호업무 등에 상당한 지장이 초래된 것으로 보이는 점, 피고인과 이 사건 공범들은 쟁의행위의 파급력을 높이기 위하여 교육청 1층으로 내려와 수시로 시위를 하였고, 이로 인해 교육청 건물의 효용이 저해되고 교육청을 이용하는 민원인 등이 불편을 겪었던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위 행위에 수단이나 방법의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고, 그로 인한 법익침해의 정도도 가볍다고 볼 수 없으며, 피고인과 이 사건 공범들로서는 적법한 신고를 거친 옥외집회 등 교육청 건물 점거 외의 방식으로도 충분히 교육감에게 자신들의 의사를 표현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이므로, 보충성을 인정하기도 어렵다.
양형의 이유
피고인은 이 사건 공범들과 함께 자신들의 의사 관철을 위하여 관공서에서 농성을 하며 심야 시간을 포함한 장기간 동안 퇴거에 불응하였는바 그 범행의 죄질이 가볍지 아니 하고, 피고인에게는 유사 범죄로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도 있다.
다만, 피고인이 개인적 이익을 위해서가 아닌 학교 청소근로자들의 처우 개선을 위하여 이 사건 범행에 이른 것으로 보이는 점, 이 사건 범행 과정에서 폭력적인 수단과 방법이 동원되지는 아니 한 점, 피해자가 피고인에 대한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 피고인에게 벌금형을 넘는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는 점 등을 고려한다.
그 밖에 피고인의 연령, 성행, 지능과 환경, 가족 관계, 범행 당시의 정황 등 이 사건 공판과정에 나타난 여러 양형요소들을 참작하여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
판사 박진영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