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을 벌금 300만 원에 처한다.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만 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피고인에게 위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사건정보
광주지방법원 순천지원
판결
사건
2016고정487
판결선고
2018. 8. 10.
광주지방법원 순천지원
판결
범죄사실
피고인은 여수시 C에 있는 ㈜D 대표이사로서 상시 10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운수업을 경영하는 사용자이다.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
사용자는 근로자가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날로부터 14일 이내에 퇴직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당사자 간의 합의에 따라 지급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위 사업장에서 2000. 10. 18.부터 2015. 11. 30.까지 근로하고 퇴직한 E의 퇴직금 일부 77,992,210원을 당사자 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이 경과하도록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근로기준법위반
사용자는 근로자가 사망 또는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때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보상금, 그 밖에 일체의 금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을 경우에는 당사자 사이의 합의에 의하여 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위 사업장에서 2000. 10. 18.부터 2015. 11. 30.까지 근로하고 퇴직한 E의 2013년 연차유급휴가미사용수당 3,464,280원, 2014년 연차유급휴가미사용수당 3,622,750원, 2015년 연차유급휴가미사용수당 3,824,010원 도합 10,911,040원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당사자 간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이 경과하도록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증거의 요지
피고인의 일부 법정진술
증인 F, G의 각 법정진술
제2회 공판조서 중 증인 E의 일부 진술기재
피고인에 대한 검찰 피의자신문조서
수사협조의뢰에 대한 결과 송부 - F, H, I, J, K, 수사보고(참고인 F, H, G 전화진술 청취)
내사보고(연차미사용수당 및 피진정인 입건조치)
등기사항전부증명서, 사업자등록증, 사업장가입자명부
법령의 적용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44조 본문 제1호, 제9조(퇴직금 미지급의 점), 구 근로기 준법(2017. 11. 28. 법률 제1510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09조 제1항, 제36조(연차유급휴가미사용수당 미지급의 점)
상상적 경합
형법 제40조, 제50조
형의 선택
벌금형 선택
노역장유치
형법 제70조 제1항, 제69조 제2항
가납명령
형사소송법 제334조 제1항
피고인의 주장에 관한 판단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죄에 관하여
E에 대한 퇴직금 중간정산이 유효하므로 퇴직금 지급의무가 없다는 주장에 관한 판단
퇴직금 중간정산제도의 입법취지와 후불적 임금의 성격인 퇴직금제도 그리고 관련 규정의 취지를 종합하여 고려하면, 퇴직금 중간정산은 근로자의 개별성, 자의성에 근거한 것이어야 한다(대법원 2003. 12. 26. 선고 2003다48891 판결 참조).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8조 제2항에 따른 퇴직금 중간정산은 근로자가 기왕의 계속근로기간 전부 또는 일부에 대하여 퇴직금의 중간정산을 요구하고 사용자가 그 요구기간에 대한 중간정산을 승낙함으로써 성립한다(대법원 2008. 2. 1. 선고 2006다20542 판결 참조).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이 ㈜D의 근로자이던 E에게 ① 2001. 1. 1.부터 2006. 5. 31.까지의 퇴직금 명목으로 2006. 6. 20. 22,641,000원을 지급한 사실(여기서 소득세 836,202원, 주민세 83,620원을 원천징수한 다음 나머지 21,721,178원을 E의 계좌로 이체 하였다), ② 2006. 6. 1.부터 2007. 5. 31.까지의 퇴직금 명목으로 2007. 6. 20. 4,225,000원을 지급한 사실(여기서 소득세 161,900원, 주민세 16,190원을 원천징수한 다음 나머지 4,046,910원을 E의 계좌로 이체하였다)을 지급한 사실, ③ 2007. 6. 1.부터 2008. 5.31.까지의 퇴직금 명목으로 2008. 7. 3. 4,791,600원을 지급한 사실(여기서 소득세 186,830원, 주민세 18,683원을 원천징수한 다음 나머지 4,586,087원을 E의 계좌로 이체하였다), ④ 2008. 6. 1.부터 2009. 5. 31.까지의 퇴직금 명목으로 2009. 6. 1. 5,105,500원을 지급한 사실(여기서 소득세 150,480원, 주민세 15,040원을 원천징수한 다음 나머지 4,939,980원을 E의 계좌로 이체하였다), ⑤ 2009. 6. 1.부터 2010. 5. 31.까지의 퇴직금 명목으로 2010. 6. 15. 5,437,440원을 지급한 사실(여기서 소득세 161,430원, 주민세 16,140원을 원천징수한 다음 나머지 5,259,870원을 E의 계좌로 이체하였다), ⑥ 2010. 6. 1.부터 2011. 5. 31.까지의 퇴직금 명목으로 2011. 6. 15. 5,843,760원을 지급한 사실(여기서 소득세 192,370원, 주민세 19,230원을 원천징수한 다음 나머지 5,632,160원을 E의 계좌로 이체하였다), ⑦ 2011. 6. 1.부터 2012. 5. 31.까지의 퇴직금 명목으로 2012. 6. 21. 6,024,860원을 지급한 사실(여기서 소득세 198,890원, 주민세 19,880원을 원천징수한 다음 나머지 5,806,090원을 E의 계좌로 이체하였다), ⑧ E이 ㈜D에 재직하면서 위와 같이 퇴직금 명목의 돈이 지급되는 것에 대하여 피고인에게 이의를 제기하지 않은 사실은 인정할 수 있다.
그러나 기록을 통하여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 그 밖에 ㈜D에서의 E의 지위, 피고인과 E의 관계 등을 고려하면, 퇴직금 중간정산이 ㈜D의 근로자이던 E의 개별적이고 자발적인 요구에 따라 유효하게 이루어졌다고 볼 수 없고, 퇴직금 중간정산 합의가 E의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이루어졌다고 볼 수도 없다.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피고인이 먼저 ㈜D의 근로자들에게 퇴직금 중간정산을 제의하고 퇴직금 명목의 돈을 지급하였지, E 등 ㈜D의 근로자들이 퇴직금 중간정산신청서를 제출하는 등의 방법으로 먼저 피고인에게 퇴직금 중간정산을 요구한 적이 없다.
E과 ㈜D은 퇴직금 중간정산을 한다는 내용으로 근로계약서를 작성한 적도 없다.
E을 포함하여 ㈜D의 근로자들에 대한 퇴직금 중간정산은 퇴직금 중간정산이 시작된 2006년부터 ㈜D의 퇴직급여제도가 퇴직연금제도로 전환된 2012년까지 매년 6월경이나 7월경에 일률적으로 이루어졌다.
중간정산으로 퇴직금을 여러 번 수령하는 경우의 퇴직금 합계액은 퇴직 후에 일괄적으로 수령하는 경우의 퇴직금액보다 작다. 이러한 이유로 ㈜D의 근로자이던 E, F 등은 피고인이 2006년경부터 매년 퇴직금 중간정산을 이유로 퇴직금 명목의 돈을 지급하는 것에 대하여 불만을 갖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데, ㈜D에 재직한 기간에는 근로자 입장에서 이를 거절하기가 곤란하여 이의 제기를 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E은 퇴직일부터 14일이 경과한 2015. 12. 15.이 되자마자 ㈜D으로부터 퇴직금 일부를 지급받지 못했다는 내용의 진정서를 고용노동부 홈페이지에 게시하였다. ㈜D의 근로자이던 F, H도 퇴직 이후인 2016. 1. 20., G도 퇴직 이후인 2016. 1. 21. 각각 ㈜D으로부터 퇴직금을 지급받지 못했다는 내용의 진정서를 고용노동부 홈페이지에 게시하였다[G는 위 진정을 하면서 ㈜D에서 이루어진 퇴직금 중간정산이 법적으로 무효라는 취지의 주장도 하였다].
피고인이 ㈜D에 재직 중인 다른 근로자 L, M 및 ㈜D에서 근무하다가 퇴직한 N으로부터 '퇴직금 중간 정산을 함에 있어서 본인의 동의하에 퇴직금을 수령하였다'는 취지의 확인서를 작성 받아 수사기관에 제출하였으나, 이 확인서들은 E이 퇴직한 이후인 2016. 1. 8.에 작성된 것이다. 또한 피고인은 E으로부터는 위와 같은 내용의 확인서를 받지 못했다.
고의 부존재 주장에 관한 판단
퇴직금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 경우에는 사용자가 그 퇴직금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에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아야 하므로, 사용자에게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44조 본문 제1호, 제9조 위반죄의 고의가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대법원 2011. 10. 13. 선고 2009도8248 판결 등 참조). 그러나 사법상의 효력이 없는 퇴직금 중간정산을 내세워 퇴직한 근로자에 대한 퇴직금의 지급을 거절하는 경우, 이를 퇴직금지급의무의 존부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어 사용자가 퇴직금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에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라고 볼 수 없고, 이러한 사용자에게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44조 본문 제1호, 제9조 위반죄에 관한 고의가 없다고 할 수 없다(대법원 2007. 8. 23. 선고 2007도4171 판결의 취지 참조).
앞서 본 바와 같이 E에 대한 퇴직금 중간정산은 강행법규인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을 위반한 것이므로, 피고인이 E에게 중간정산 퇴직금 명목으로 54,069,160원을 지급한 것은 퇴직금 지급으로서 효력이 없다. 그렇다면 피고인이 강행법규를 위반하여 사법상 효력이 없는 퇴직금 중간정산을 내세워 E에 대한 퇴직금 지급을 거절한 것을 '퇴직금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어 사용자가 퇴직금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에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고, 피고인에게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44조 본문 제1호, 제9조 위반죄의 고의가 있었음을 인정할 수 있다.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상계 주장에 관한 판단
㈜D은 E을 상대로 무효인 중간정산을 통해 지급한 퇴직금 명목의 돈에 관하여 부당이득반환을 구하거나, E에 대한 위 부당이득반환채권을 자동채권으로 하여 E의 ㈜D에 대한 퇴직금채권의 2분의 1을 초과하는 부분에 해당하는 금액과 상계할 수 있기는 하다. 그러나 피고인이 E에게 그의 퇴직일부터 14일 이내에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았고, E의 퇴직일부터 14일 이내에 상계의 의사표시가 있었다는 점을 인정할 자료도 없으므로, 피고인은 이미 성립한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죄로 인한 형사책임을 면할 수 없다(상계의 효과가 상계적상일로 소급하여 발생한다고 하더라도 범죄의 성립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근로기준법위반죄에 관하여
고의 부존재 주장에 관한 판단
피고인은 경찰에서 '㈜D과 같은 소기업은 연차유급휴가미사용수당을 지급하지 않는 것이 현실'이라고 진술하였고(증거기록 148쪽 참조), 검찰에서 '연차유급휴가미사용 수당을 지급했어야 하는데 업체가 영세하다보니 수당을 지급하지 못하였다'고 진술하였으며(증거기록 169쪽 참조), 법원에서 '㈜D과 같은 운송회사나 소기업의 경우 연차휴가를 주거나 연차수당을 지급하는 회사가 거의 없다'고 진술하였다. 이러한 진술들을 종합하면, 피고인은 연차유급휴가미사용수당을 지급해야 하는 것을 인식하였음에도 경영상의 어려움이나 운송회사의 특수성, 업계의 관행 등을 이유로 E에게 연차유급휴가 미사용수당을 지급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피고인에게 미필적이나마 연차유급휴가미사용수당 미지급으로 인한 근로기준법위반죄의 고의가 있었음을 인정할 수 있다.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일부 공제 주장에 관한 판단
피고인은 매년 전 직원에게 3일씩 하계휴가를 부여하였으므로, 미지급한 연차유급휴가미사용수당액에서 이에 상응하는 연차유급휴가미사용수당액이 공제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판시 미지급 연차유급휴가미사용수당액인 10,911,040원은 2013년부터 2015년까지의 각 하계휴가 3일씩을 제외하고 계산한 금액이므로(증거기록 10쪽, 144쪽 등 참조),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상계 주장에 관한 판단
설령 피고인이 주장하는 바와 같이 E이 2015년 11월분 임금을 지급받은 것이 부당이득에 해당하여 ㈜D이 E에 대한 부당이득반환채권을 자동채권으로 하여 E의 연차유급휴가미사용수당채권의 일부와 상계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이 E에게 그의 퇴직일부터 14일 이내에 판시 연차유급휴가미사용수당을 지급하지 않았고, E의 퇴직일부터 14일 이내에 상계의 의사표시가 있었다는 점을 인정할 자료도 없으므로, 피고인은 이미 성립한 근로기준법위반죄로 인한 형사책임을 면할 수 없다.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는다.
판사 이민구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