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인정사실
원고는 1995. 3. 2.부터 피고가 설립하여 운영하는 C대학교 직원으로 근무하였다.
피고는 2021. 7. 5. 피고의 정관 제47조의2 및 제84조의2, C대학교 교직원 명예퇴직 규정에 의하여 2021. 8. 31. 기준으로 20년 이상 근속하고 대학발전에 공헌한 자로 정년퇴직일이 명예퇴직일 기준으로 1년 이상 남아 있는 자 중에서 자진 퇴직하는 자를 대상으로 하는 교직원 명예퇴직 시행계획을 공고하였다.
원고는 2021. 7. 9. C대학교에게 명예퇴직 신청서와 명예퇴직수당 지급신청서를 제출하였고, 피고는 2021. 8. 23. 직원인사위원회와 이사회의 심의를 거쳐 원고를 명예퇴직자로 확정하고, 명예퇴직수당을 167,605,290원으로 결정한 후 이를 원고에게 통지하였다.
원고는 2021. 9. 27. C대학교에 단체협약에 따른 3개월 유급휴가의 지급을 청구하는 내용증명을 발송하였다.
한편, 직원의 퇴직과 관련한 피고 및 C대학교의 관련규정은 아래와 같다.
피고, C대학, D 노동조합이 체결한 2010년 단체협약
제42조(퇴직전 유급휴가) 대학은 정년을 앞둔 조합원 또는 10년 이상 장기근속자가 희망 퇴직시에는 3개월간의 유급휴가를 준다. (후문 생략)
2019. 7. 2.자 교직원 복무규정
제27조(특별휴가) ④명예퇴직을 할 직원은 퇴직예정일 전 3월이 되는 날로부터 퇴직예정일 전일까지 퇴직준비 휴가를 얻을 수 있다.
제29조(휴가 기간 중의 공휴일) ③···연차, 병가, 공가 및 특별휴가는 유급휴가로 하며 통상임금을 지급한다. 다만, 휴가를 실시하지 아니할 경우 연차휴가에 한하여 통상임금으로 보상할 수 있다.
학교법인 B 정관
제84조의2(명예퇴직) ①직원으로서 20년 이상 근속한 자가 정년 전에 자진하여 퇴직하는 경우에는 예산의 범위 안에서 명예퇴직수당을 지급할 수 있다(신설 2013. 12. 20.).
제1항의 명예퇴직수당의 지급대상은 직원(일반직 · 기능직)으로 계속하여 20년 이상 근속한 자를 대상으로 한다.
명예퇴직수당 지급금액 산정은 다음과 같이 한다. 단, 산정한 금액의 지급은80%~100% 범위에서 대학의 예산 등을 고려하여 지급할 수 있다.
정년 잔여기간이 1년 이상 5년 이내인 자는 퇴직 당시(학교법인 정관 규정에 의하여 특별승진하는 자의 경우에는 특별승진 직전을 말한다. 이하 같다) 월봉급액의 반액× 정년 잔여 월수
정년 잔여기간이 5년 초과 10년 이내인 자는 퇴직 당시 월봉급액의 반액 × [60 + (정년 잔여 월수 - 60)/2]
정년 잔여기간이 10년을 초과하는 자의 정년 잔여기간에 대하여는 수당을 지급하지 아니한다.
월봉급액은 계약연봉월액(성과연봉을 제외한 금액)의 78%의 68.54%를 적용한다.
기타 필요한 사항은 직원명예퇴직 등 관련 규정에 의한다.
직원 명예퇴직 및 조기희망퇴직규정(2013. 12. 20. 제정)
제2조(적용대상) ①명예퇴직의 규정이 적용되는 직원은 사립학교교직원연금법상의 직원으로서 본 대학 재직기간이 20년 이상이고 대학 발전에 공헌한 자로 정년퇴직일이 명예퇴직일을 기준으로 1년 이상 남아 있는 자 중에서 자진 퇴직하는 자로 한다.②조기희망퇴직의 규정이 적용되는 직원은 사립학교교직원연금법상의 직원으로서 본 대학 재직기간이 10년 이상이고 정년퇴직일이 희망 퇴직일을 기준으로 1년 이상 남아있는 자 중에서 자진 퇴직하는 자로 한다.
제10조(기타) ①10년 이상 장기근속한 자에게 희망퇴직시 지급해왔던 3개월간의 유급휴가는 이 규정 적용으로 수혜를 받는 자에게는 이를 제외한다.
직원 명예퇴직 규정(2021. 7. 2. 개정)
제2조(적용대상) ①명예퇴직의 규정이 적용되는 직원은 사립학교교직원연금법상의 직원으로서 본 대학 재직기간이 20년 이상이고 대학 발전에 공헌한 자로 정년퇴직일이 명예퇴직일을 기준으로 1년 이상 남아 있는 자 중에서 자진 퇴직하는 자로 한다.②
제10조(기타) ①10년 이상 장기근속한 자에게 희망퇴직 시 지급해왔던 3개월간의 유급휴가는 이 규정 적용으로 수혜를 받는 자에게는 이를 제외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6호증, 을 제1호증, 을 제2호증의 1, 2, 을 제3호증의 1, 2, 을 제4호증, 을 제5호증의 1, 2, 3, 을 제6호증의 1, 2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의 주장
단체협약 제42조는 현재까지 유효하게 존속하고, 단체협약 제42조의 적용을 제외시킨 직원 명예퇴직 및 조기희망퇴직규정과 직원 명예퇴직 규정(이하 두 규정을 합하여'명예퇴직규정'이라고만 한다)의 각 제10조 제1항은 단체협약에 위반될 뿐 아니라, 명예퇴직과 관련하여 필요한 사항만을 위임한 정관의 위임범위를 초과하는 것으로서 그 효력이 없다. 따라서 원고는 단체협약 제42조에 따라 퇴직 전 3개월간 유급휴가를 얻을 수 있는데, 3개월간 유급휴가를 사용하지 않았으므로 3개월분의 통상임금에 해당하는 15,027,000원(3개월 × 5,009,000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판단
단체협약의 효력 및 해석 원칙
근로기준법 제96조 제1항은 '취업규칙은 법령이나 해당 사업 또는 사업장에 대하여 적용되는 단체협약과 어긋나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고 있고,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동조합법'이라 한다) 제33조 제1항은 '단체협약에 정한 근로조건 기타 근로자의 대우에 관한 기준에 위반하는 취업규칙 또는 근로계약의 부분은 무효로 한다', 제2항은 '근로계약에 규정되지 아니한 사항 또는 제1항의 규정에 의하여 무효로 된 부분은 단체협약에 정한 기준에 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단체협약 중 근로조건 기타 근로자의 대우에 관하여 정한 부분, 즉 규범적 부분은 근로자와 사용자 사이의 근로계약관계를 직접 규율하는 효력을 가진다(대법원 2016. 7. 22. 선고 2013두24396 판결 참조).
그리고 단체협약은 근로자의 경제적·사회적 지위 향상을 위하여 노동조합과 사용자가 단체교섭을 거쳐 체결하는 것이므로, 그 명문 규정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해석하여서는 안 된다(대법원 2014. 2. 13. 선고 2011다86287 판결 등 참조).
단체협약 제42조의 효력이 존속하는지
노동조합법 제33조 제3항 단서는 '단체협약에 그 유효기간이 경과한 후에도 새로운 단체협약이 체결되지 아니한 때에는 새로운 단체협약이 체결될 때까지 종전 단체협약의 효력을 존속시킨다는 취지의 별도 약정이 있는 경우에는 그에 따르되, 당사자 일방은 해지하고자 하는 날의 6월 전까지 상대방에게 통고함으로써 종전의 단체협약을 해지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갑 제3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단체협약 제70조에서 '본 협약의 유효기간은 체결일로부터 3년으로 한다. 다만, 임금에 관하여는 1년으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나, 제72조에서 '갱신체결에 관하여 대학과 조합이 특별한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을 시는 본 협약의 효력은 계속된다'고 규정하고 있고, 달리 피고나 학교 또는 조합에서 이의나 해지를 하였다고 볼 자료가 없다. 따라서 위 법리 및 위 규정에 의하면, 단체협약 제42조는 현재까지 그 효력이 존속한다고 보아야 한다.
단체협약 제42조에서 규정한 희망퇴직의 의미 및 법적 성질
법령이나 피고의 규정, 단체협약에서 희망퇴직에 대한 정의규정을 따로 마련하고 있지 않아 그 규정만으로 희망퇴직이 정확히 무엇을 의미하는지 불분명하기는 하다.그러나 3개월간의 유급휴가를 부여하는 요건을 단순히 '퇴직'이 아니라 '희망퇴직'이라고 명시하고 있는 점, 근로기준법 제24조 제2항은 경영상 이유에 의하여 근로자를 해고하는 경우에 해고를 피하기 위한 노력을 다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일반적으로 이러한 해고 회피 노력의 일환으로 희망퇴직이 널리 활용되고 있었고, 대법원 역시 다수의 판결에서 희망퇴직을 해고 회피 노력 수단의 하나로 들고 있는 점에 비추어 보면, 단체협약 제42조에서 규정한 희망퇴직이란 사용자가 근로자의 개인적인 사정에 의하여 자발적으로 퇴직하는 통상의 경우보다 더 유리한 조건으로 근로자의 퇴직을 유도하고, 근로자는 유리한 조건의 혜택을 받기 위하여 퇴직을 희망함으로써 이루어지는 퇴직제도를 포괄하는 개념이라고 해석함이 상당하다.
그리고 근로자의 사직서 제출이나 사용자의 해고와 같은 상대방 있는 단독 행위, 사망이나 정년, 근로계약 기간의 만료 등과 같은 근로관계의 자동소멸과는 달리 희망퇴직은 근로자가 희망퇴직의 신청을 하면 사용자가 그 요건을 심사한 후 이를 승인함으로써 합의에 의하여 근로관계를 종료시키는 것으로서 그 법적 성격은 근로계약의 합의해지에 해당한다.
단체협약상 희망퇴직과 명예퇴직규정상 조기희망퇴직 및 명예퇴직의 관계
피고는 단체계약을 체결한 2010년경 따로 희망퇴직의 개념이나 절차에 관한 명문의 규정을 두고 있지 않았다가, 단체협약 체결 후인 2013. 12. 20. 피고의 정관을 개정하여 직원에 대한 명예퇴직 근거규정을 마련하고, 직원 명예퇴직 및 조기희망퇴직규정을 제정한 사실은 앞서 인정한 바와 같다. 단체협약 제42조가 규정한 희망퇴직과 피고의 정관 및 명예퇴직규정에서 정한 조기희망퇴직 및 명예퇴직은 모두 피고가 통상적인 사직보다 더 유리한 조건을 제시하여 근로자의 퇴직을 유도하는 것으로서 직원의 조기희망퇴직 또는 명예퇴직의 신청, 피고 측의 요건 심사, 승인이라는 절차를 거쳐 합의에 의하여 근로관계를 종료시키는 근로계약의 합의해지라는 동일한 법적 성격을 가지고 있다. 이와 같이 단체협약과 피고의 정관, 명예퇴직규정에서 희망퇴직, 조기희망퇴직, 명예퇴직 제도를 도입한 경위와 내용, 앞서 살펴본 단체협약의 해석 원칙에 비추어 보면, 피고의 정관 및 명예퇴직규정에서 규정한 조기희망퇴직과 명예퇴직은 단체협약에서 규정하였던 희망퇴직 제도를 확대하고, 더 세밀하게 구체화한 것이라고 이해하여야 하고, 단체협약상 희망퇴직은 명예퇴직규정상 조기희망퇴직 및 명예퇴직을 포괄하는 상위 개념이라고 할 것이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명예퇴직규정상 조기희망퇴직과 명예퇴직은 단체협약상 희망퇴직과는 별도의 개념으로서 원고가 명예퇴직을 신청하였을 뿐 단체협약상 희망퇴직을 신청한 것은 아니므로 단체협약상 희망퇴직을 신청한 직원에게 부여하는 3개월간의 유급휴가를 제공할 의무가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원고가 명예퇴직규정에 따라 명예퇴직을 신청하였다고 하더라도, 명예퇴직은 그 자체로 단체협약에서 정한 희망퇴직의 범주에 포함된다고 보아야 하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단체협약 제42조 전문에 따라 3개월간의 유급휴가를 제공할 의무가 있다.
명예퇴직규정 제10조 제1항의 효력 여부
단체협약 제42조 전문은 정년을 앞둔 조합원 또는 10년 이상 장기근속자가 희망퇴직시 3개월간의 유급휴가를 주는 근로조건을 정하고 있다. 취업규칙은 사용자가 그 근로자의 복무규율이나 근로조건의 기준을 정립하기 위하여 작성하는 것인데, 명예퇴직규정은 근로기준법 제93조 제4호가 정한 퇴직에 관한 사항을 정한 것으로서 취업규칙의 성격을 가지고 있다. 명예퇴직규정 제10조 제1항은 조기희망퇴직이나 명예퇴직으로 수혜를 받는 자에 대하여 단체협약 제42조의 적용을 제외함으로써 단체협약으로 정한 근로조건을 위반하였으므로 근로기준법 제96조 제1항 및 노동조합법 제33조 제1항에 따라 무효이고, 노동조합법 제33조 제2항에 의하여 단체협약 제42조가 정한 기준에 따라야 한다.
단체협약 제42조 전문의 유급휴가 미사용시 통상임금 지급의무의 발생 유무
원고가 단체협약 제42조 전문에서 규정한 유급휴가를 사용하지 않은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으나, 단체협약 제42조 전문에서 정하고 있는 유급휴가를 사용하기 전에 퇴직하여 유급휴가를 사용하지 못하였다고 하더라도 사용하지 못한 휴가일수에 상응하는 수당을 청구할 수 있다고 볼 수는 없다. 그 이유는 아래와 같다.
단체협약 제42조 전문에서 정하고 있는 퇴직 전 3개월간 유급휴가를 사용할 권리는 정년까지 근로하거나 10년 이상 근로를 하였다는 사실만으로 곧바로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일정한 자격을 가진 근로자가 희망퇴직을 하는 경우에 비로소 발생하는 것이다. 따라서 3개월간 유급휴가는 근로의 대가로 확정적으로 취득한 것이라고 볼 수는 없다.
일반적으로 희망퇴직의 경우 사용자가 통상의 퇴직보다 더 유리한 조건을 제시하여 근로자의 퇴직을 유도하게 되는데, 단체협약 제42조 전문의 3개월간 유급휴가 역시 장기간 근로를 마친 직원들에게 일정 기간 근로의 의무를 면제시켜 휴식과 퇴직 후의 삶을 준비할 수 있는 기간으로 활용토록 하는 것으로서 퇴직을 유도하기 위한 유리한 조건 또는 인센티브에 해당한다고 봄이 상당하다. 즉 3개월간의 유급휴가는 근로의 대가라기보다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부여하는 은혜적인 조치에 해당한다.
퇴직시까지 계속하여 근로를 희망하는 근로자도 있을 수 있으므로 사용자가 유급휴가를 제공하기로 하였다 하더라도 이를 원하지 않는 근로자를 업무에서 강제로 배제하는 것은 근로의 자유 또는 권리를 침해하는 것으로 위법하다. 이러한 취지에서 단체협약 제42조 전문은 '3개월간의 유급휴가를 주어야 한다'라는 의무를 부과하는 형식이 아니라 단순히 '3개월간의 유급휴가를 준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교직원 복무규정 제27조 제4항 역시 명예퇴직을 할 직원은 ··· 퇴직준비 휴가를 얻을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에 따르면 명예퇴직할 직원의 요청이 있는 경우 피고로서는 반드시 휴가를 제공하여야 하고, 휴가 제공 여부가 피고의 재량이라고 해석할 수는 없으므로, 이는 단체협약 제42조와 사실상 동일한 내용이라고 할 것이다. 그러나 원고는 퇴직 후, 즉 유급휴가 청구권이 소멸한 후에야 비로소 유급휴가를 신청하였다.
피고가 유급휴가를 사용할 기회를 부여하고 있음에도 이를 사용하지 않은 경우 사용하지 못한 휴가일수에 상응하는 수당을 청구할 수 있다는 근거가 법령이나 단체협약, 기타 피고의 다른 규정에 마련되어 있지 않다.
유급으로 연차휴가를 사용할 권리는 근로자가 1년간 소정의 근로를 마친 대가로 확정적으로 취득하는 것이므로, 근로자가 연차유급휴가권을 취득한 후 연차유급휴가를 사용하기 전에 퇴직 등의 사유로 근로관계가 종료된 경우 근로관계 종료시까지 사용하지 못한 연차휴가일수 전부에 상응하는 연차휴가수당을 사용자에게 청구할 수 있으나(대법원 1996. 11. 22. 선고 95다36695 판결, 대법원 2005. 5. 27. 선고 2003다48549, 48556 판결 등 참조), 이와 같은 연차휴가수당은 근로의 대가로서 그 실질이 임금에 해당하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그와 같은 법리가 단체협약 제42조 전문에서 정한 유급휴가에 그대로 적용될 수는 없다.
결론
그렇다면, 단체협약 제42조 전문에서 정한 3개월간 유급휴가를 사용하지 않는 경우 이에 상응하는 수당을 청구할 수 있음을 전제로 하는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병수
각주1) ¦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