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을 벌금 300만 원에 처한다.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만 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피고인에게 위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사건정보
광주지방법원 순천지원
판결
사건
2021고정336
판결선고
2022. 5. 11.
광주지방법원순천지원
판결
범죄사실
피고인은 광양시 B, C 내 D호에 있는 E 주식회사의 대표로서 상시근로자 30명을 사용하여 선박구성품 제조업을 경영하는 사용자이다.
사용자는 근로자가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날부터 14일 이내에 퇴직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당사자 간의 합의에 따라 지급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위 사업장에서 2018. 1. 2.부터 2019. 1. 31.까지 근로하고 퇴직한 F(남, 42세)의 퇴직금 4,647,543원을 비롯하여 별지 범죄일람표 기재와 같이 근로자 5명의 퇴직금 합계 42,286,996원을 당사자 사이의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각각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증거의 요지
피고인의 일부 법정진술
증인 F, G, H, I, J의 각 법정진술
피고인에 대한 경찰 피의자신문조서의 일부 기재
F, H, G, I, J에 대한 각 경찰 진술조서(진정인)
각 진정서
진정인 자료제출(업무지시 관련)
사업장 정보집 및 일용근로 내역, 하도급계약서, 근로계약서, 급여대장 등 입증, 건강보험자격 득실확인서, 입출금내역, 근로계약서, 급여명세서
법령의 적용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각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44조 제1호, 제9조, 각 벌금형 선택
경합범가중
형법 제37조 전단, 제38조 제1항 제2호, 제50조
노역장유치
형법 제70조 제1항, 제69조 제2항
가납명령
형사소송법 제334조 제1항
피고인과 변호인 주장에 관한 판단
주장 요지
근로자 I을 제외한 나머지 근로자들(이하 ‘나머지 근로자들’이라 한다)은 3개월마다 E 주식회사(이하 ‘이 사건 회사’라 한다), 주식회사 K(이하 ‘K’라고 한다), 주식회사 L(변경 후 M주식회사, 이하 변경 전후를 통틀어 ‘L’라고 한다) 등으로 소속 회사를 변경하여 이 사건 회사에서의 계속근로기간이 1년 미만이므로, 이 사건 회사는 나머지 근로자들에게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
근로자 I(이하 ‘I’이라 한다)은 2018년 8월부터 이 사건 회사의 상용직으로 근무하였으나, 이 사건 회사는 퇴직금사전지급 약정에 따라 I에게 매월 퇴직금 중 일부를 지급하였고, 위 퇴직금사전지급 약정이 무효라고 하더라도 이 사건 회사의 I에 대한 부당이득금 채권과 I의 퇴직금 채권을 상계하면 그 잔액이 크지 아니하므로, 피고인에게는 퇴직금 미지급에 대한 고의가 없었다.
판단
나머지 근로자들에 대하여
회사의 운영상 편의를 위하여 형식적으로 사직서를 제출하고 별도의 법인체에 입사하는 등 형식을 취하면서 실질적으로는 조직변경 전후에 걸쳐 동일한 업무에 종사하여 왔다면 그와 같은 중간퇴직은 통정허위표시로서 무효이고, 실질적 근로관계는 위 퇴직날짜를 전후하여 단절됨이 없이 계속되었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1991. 3. 22. 선고 90다6545 판결 등 참조).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나머지 근로자들과 이 사건 회사의 근로관계는 형식적인 소속 회사 변경과 관계없이 계속되었고, 이 사건 회사의 대표이사인 피고인은 이를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므로, 피고인이 나머지 근로자들에게 퇴직금을 지급하지 아니하였다는 공소사실을 충분히 유죄로 인정할 수 있다.
N 주식회사(이하 ‘N’이라고 한다)는 C 주식회사로부터 LNG 선박에 들어가는 기자재인 VENT MATST, PUMP MAST, PRS 제작 업무를 도급받았고, 이 사건 회사는 N으로부터 위 제작 업무를 하도급받아 수행하여 왔다. K나 L는 N이나 C 주식회사의 하도급업체가 아니고, 이 사건 회사와의 사이에 위 하도급업무에 필요한 인력을 공급하기로 하는 별도의 계약을 체결한 회사이다.
나머지 근로자들은 2018년 1월 또는 2월경 이 사건 회사 소속 근로자로 근무하기 시작하였으나, 2018년 5월 전원이 K로 소속 회사를 변경하였고, 2018년 8월 전원이 재차 L로 소속 회사를 변경하는 등 3개월마다 전원이 K, L와 근로계약을 체결하여 소속 회사를 변경하였다. 나머지 근로자들은 소속변경을 전후로 하여 동일한 작업장 내에서 동일한 업무를 수행하였고, 임금 또한 이 사건 회사의 원청인 N으로부터 지급받아 왔다.
나머지 근로자들은 업무를 수행하면서 총괄적으로는 이 사건 회사 소속인 O의 업무지시를, 개별적으로는 그 업무지시를 전달받은 반장들로부터 업무지시를 받았다. 반장들 또한 나머지 근로자들과 동종의 업무를 수행하는 근로자들로서 나머지 근로자들과 마찬가지로 3개월마다 소속 회사가 변경되었으나, 총괄적인 지시를 하는 O은 이 사건 기간 동안 계속하여 이 사건 회사에 근무하였다.
나머지 근로자들은 소속 회사를 변경할 때마다 K, L 직원이 아니라 이 사건 회사 직원인 P과 K, L 명의로 된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였다. 또한 나머지 근로자들은 K, L로 소속 회사를 변경할 때에도 이 사건 회사에 대한 사직서를 별도로 제출하지 아니하였다.
I에 대하여
피고인과 변호인은 I이 2018년 8월부터 이 사건 회사에 계속 근로하였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I 역시 나머지 근로자들과 마찬가지로 2018년 1월 이 사건 회사에 처음 근무하기 시작하여 2018년 5월 K로 소속 회사가 변경되었다가 2018년 8월 이 사건 회사로 소속 회사가 재차 변경되었고, 위와 같은 소속 회사 변경은 나머지 근로자들과 마찬가지로 형식적인 것에 불과한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I이 이 사건 회사에 근로하기 시작한 시점은 2018년 1월이 되어야 하고, 이를 기준으로 퇴직금을 산정하여야 한다.
퇴직금지급청구권은 퇴직이라는 근로관계의 종료를 요건으로 하여 비로소 발생하는 것으로 근로계약이 존속하는 한 퇴직금지급의무는 발생할 여지가 없으므로 매월 지급받은 월급이나 매일 지급받는 일당 속에 퇴직금이란 명목으로 일정한 금원을 지급하였다고 하여도 그것은 근로기준법 제34조에서 정하는 퇴직금의 지급으로서의 효력은 없을 뿐만 아니라, 그와 같이 매월의 월급이나 매일의 일당 속에 퇴직금을 포함시켜 지급받기로 하는 약정은 최종 퇴직시 발생하는 퇴직금청구권을 사전에 포기하는 것으로서 강행법규인 근로기준법 제34조에 위반되어 무효이다(대법원 2002. 7. 12. 선고 2002도2211 판결, 2002. 7. 26. 선고 2000다27671 판결 등 참조). 따라서 사용자가 사법상의 효력이 없는 ‘매월의 월급이나 매일의 일당 속에 퇴직금을 포함시켜 지급한다’는 내용의 약정을 내세워 퇴직한 근로자에 대한 퇴직금의 지급을 거절하는 경우, 이를 퇴직금지급의무의 존부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어 사용자가 퇴직금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에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라고 볼 수 없고, 이러한 사용자에게 근로기준법 제112조, 제36조 소정의 임금 등의 기일 내 지급의무 위반죄에 관한 고의가 없다고 할 수는 없는 것이다(대법원 2007. 8. 23. 선고 2007도4171 판결).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설령 이 사건 회사와 I 사이에 퇴직금 사전지급 약정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회사가 I에 대하여 퇴직금 명목으로 지급한 금원에 대한 민사상 부당이득금 채권을 가지고 있음은 별론으로 하고, 위 약정의 존재만으로 피고인에게 퇴직금 미지급에 대한 고의가 없었다고 보기 어렵다.
결론
피고인과 변호인의 주장은 모두 받아들이지 않는다.
양형의 이유
피고인이 퇴직금 지급의무를 면하기 위하여 근로자들 소속 회사의 형식적 변경을 지시한 것으로는 보이지 아니하는 점, 피고인의 나이, 경력, 환경 등 여러 양형조건을 종합하여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
판사 김은솔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