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지방법원 해남지원판결

광주지방법원 해남지원 2022. 12. 21. 선고 2022가합3091 판결

주문

1.

피고가 2021. 9. 28. 원고에 대하여 한 해고는 무효임을 확인한다.

2.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 사실

가.

피고는 사단법인 B 전라남도지부 산하 지회로서, 이동에 상당한 제약이 있는 장애인에게 차량운행을 통한 이동 서비스를 제공하여 장애인의 사회활동 기회 확대를 목적으로 하는 C센터(이하 '이 사건 센터'라 한다)를 운영하고 있다.

나.

이 사건 센터는 진도군의 보조금을 지원받아 운영되고 있고, 센터장 1명, 운전원 2명, 사무원 1명이 근무하고 있으며, 이 사건 센터 내부적으로 사무원을 '사무국장'으로 호칭하면서 사무원이 이 사건 센터의 사무 전반에 대하여 포괄적인 업무를 수행하여 왔다.

다.

원고는 2015. 12. 9.경부터 이 사건 센터의 장(이하 '이 사건 센터장'이라 한다)과 근로계약 기간을 2016. 3. 8.까지로 정하여 근로계약(이하 '이 사건 근로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한 후 기간을 정하지 않고 갱신하였고, 이후 원고는 운전원으로 재직하다가 사무원이던 D이 퇴사하자 2018. 2. 22.경부터 사무원의 업무를 겸하였으며, D이 복귀하자 2019. 1.경 다시 운전원으로 보직이 변경되었다.

라.

원고는 2020. 1. 14.경 이 사건 센터장 E가 폭언과 욕설을 하고 정당한 이유 없이 차별대우를 한다고 주장하면서 전라남도 인권센터에 조사를 신청하였다. 전라남도 인권옴부즈맨은 2020. 5. 27. 아래와 같은 내용의 결정을 하였다.

마.

원고는 2019년경부터 D으로부터 부당 대우 및 차별대우를 받았고, D의 징계위원회 부당 소집 및 명예훼손 등 제소로 인하여 신체적·정신적 피해를 받았음을 주장하면서, 2020. 12. 15.경 전라남도 인권센터에 인권침해 및 차별행위 상담·조사 신청을 하였고, 전라남도 도민인권보호관은 2021. 3. 30. 아래와 같은 내용의 결정을 하였다.

바.

이 사건 센터는 2021. 6. 18. 원고가 불성실한 근무태도를 이유로 3차례(2021. 4. 7.자, 2021. 4. 30.자, 2021. 5. 10.자)에 걸쳐 서면경고를 받았음에도 아무런 개전의 정이 없고, 이 사건 센터장의 경위서 제출 요구 등 직무명령에 정당한 이유 없이 불응하였다는 이유로, 정직 3개월의 징계처분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정직 처분'이라 한다). 사. 이 사건 센터장은 2021. 9. 15. 원고에 대하여 이 사건 센터의 운영규정(이하 '이 사건 운영규정'이라 한다) 제31조 제2항 제1호, 제3호, 제4호, 제5호, 제6호에 해당하는 징계 사유가 존재한다는 이유로 이 사건 센터의 인사위원회(이하 '이 사건 인사위원회'라 한다)에 원고에 대한 징계의결을 요구하였다. 이 사건 인사위원회는 2021. 9. 27. 심의를 거친 후 재적 위원 4인(G, H, I, J) 전원의 찬성으로, 원고에 대하여 운영규정 제31조<1> 제2항 제1호, 제3호 내지 제7호에 해당하는 징계 사유가 존재한다는 이유로 2021. 9. 28.자 징계해고를 의결하였으며(이하 '이 사건 해고결의'라 한다), 이 사건 센터장은 그 무렵 원고에게 위 징계의결서를 통지하였다(이하 위 해고결의에 기한 피고의 원고에 대한 해고처분을 '이 사건 해고'라 한다).

아.

원고는 이 사건 센터가 전라남도 도민인권보호관의 권고에 따른 유급휴가를 부여하지 않고 있을 뿐만 아니라 원고는 아직까지도 직장 내 괴롭힘 가해자인 D으로부터 지속적인 괴롭힘을 당하고 있으며, 이 사건 센터에 대한 지도·감독 권한이 있는 피고 지회장, B 전라남도지부장, 진도군수, 전라남도지사가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제기하였고, 국가인권위원회는 2021. 10. 8. 아래와 같은 내용의 결정을 하였다.

자.

앞서 원고는 이 사건 센터에서 근무하던 중 직장 내 따돌림, 폭언, 이유 없는 업무 배제, 부당한 징계 등을 당하여 '적응장애'가 발병하였다고 주장하면서 2020. 6. 19. 근로복지공단에 요양급여를 신청하였고, 광주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는 2021. 10. 26. 원고가 요양급여를 신청한 '적응장애'를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37조 제1항 제2호에 의한 업무상 질병으로 인정하는 내용의 판정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판정'이라 한다).

차.

이 사건 운영규정은 피고가 감독관청인 진도군수의 승인을 받아 이 사건 센터 운영에 적용하여 왔는데, 인사관리 및 복무관리에 관하여 다음과 같이 규정하고 있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5, 7, 8, 10, 11, 13, 14, 23호증, 을 제11호증(가지번호가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를 포함한다.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들의 주장 요지

가.

원고

이 사건 해고처분은 다음과 같은 절차적·실체적 하자가 존재하여 무효이다.

1)

이 사건 해고처분은 근로기준법 제23조 제2항을 위반하였다.

2)

피고는 근로기준법 제27조 제1항에 따라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지 않았다.

3)

이 사건 운영규정 제8조, 제22조에서 요구하는 자격을 갖추지 못한 인사위원들이 이 사건 인사위원회에 참여하여 이 사건 해고를 의결하였다.

4)

징계 사유가 부존재하고, 설령 징계 사유가 인정된다 하더라도 이 사건 해고처분은 징계재량권을 일탈하거나 남용한 것이어서 위법하다.

나.

피고

1)

원고와 이 사건 근로계약을 체결한 사용자는 피고가 아니라 이 사건 센터이므로, 피고는 이 사건 해고의 주체가 아니다.

2)

이 사건 센터는 '상시 4인 이하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장'으로 해고 제한에 관한 근로기준법 제23조 제2항, 제27조가 적용되지 않는다.

3)

설령 이 사건 센터가 근로기준법 제23조 제2항의 적용을 받는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해고처분은 이 사건 판정이 내려지기 전에 이뤄졌으므로, 원고가 업무상 부상 또는 질병의 요양을 위하여 휴업한 기간 중에 이뤄진 해고처분으로 볼 수 없다.

4)

이 사건 인사위원회 구성에 아무런 하자가 존재하지 않는다.

5)

이 사건 해고처분은, 원고가 ① 사업비를 임의집행하여 이 사건 센터 예산 7,315,160원을 유용한 점, ② 이에 관한 이 사건 센터의 2021. 8. 18.자 소명서 제출명령에 불응하고 오히려 진도군에 관련하여 민원을 제기한 점, ③ 2017년경 동료 직원 K, D의 명예를 훼손하고 직원 간 불화를 야기한 점, ④ 2019. 1. 25., 3. 15., 3. 27. 3회에 걸쳐 정당한 사유 없이 동료 직원인 G, D의 책상을 뒤져 서류 등을 임의로 복사한 점, ⑤ 이 사건 센터의 각종 처분과 관련하여 센터 내에서 적법한 이의절차를 거치지 않고, 센터를 비방하는 언론 인터뷰를 하여 원고에 대한 직장 내 괴롭힘을 고발하는 보도가 이뤄지도록 함으로써 센터의 명예와 위신을 손상한 점(이하 위 순번을 기준으로 '○번 비위사실'과 같이 특정한다) 등의 비위사실을 토대로 적법하게 이뤄진 것이고, 징계 양정이 부당하다고 볼 수도 없다.

3.

판단

가.

이 사건 해고의 주체

근로기준법은 해고의 주체를 '사용자'로 정하고 있다. 어떤 근로자에게 누가 근로기준법상 임금 지급 의무 등을 부담하는 사용자인가를 판단할 때에는 계약의 형식이나 관련 법규의 내용에 관계없이 실질적인 근로관계를 기준으로 하여 제반 요소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야 한다(대법원 2019. 12. 12. 선고 2019다253175 판결 등 참조).

갑 제2호증(근로계약서)에 따르면 원고와 이 사건 센터장 사이에 근로계약서를 작성한 것으로 기재되어 있기는 하나, 앞서 인정한 사실, 앞서 든 각 증거, 갑 제16호증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이 사건 센터는 이동에 제약이 있는 시각장애인에게 차량운행을 통한 직장 출·퇴근 및 외출보조 기타 이동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시설로서, 이는 법인이 아님이 분명하고 비법인 사단으로서의 실체를 가지고 있다고 볼 수도 없는바(대법원 1999. 4. 23. 선고 99다4504 판결, 대법원 2018. 8. 1. 선고 2018다227865 판결의 취지 등 참조), 권리, 의무의 주체가 될 수 없어 임금 지급 의무 등을 부담하는 근로기준법상 사용자가 될 수 없는 것이 원칙인 점, ② 이 사건 센터는 피고가 운영하는 시설로서 이 사건 운영규정 제1조, 제3조 제1항에서도 피고를 이 사건 센터의 운영 주체로 명시하고 있는 점, ③ 피고는 진도군수의 승인을 받아 이 사건 운영규정을 제정·시행하여 이 사건 센터의 조직, 인사, 보수, 복무관리 방법 등을 규율하고 있고, 관련하여 이 사건 센터에서 별다른 독자적 규정을 두고 있지 않은 점, ④ 전라남도 인권옴부즈맨, 전라남도 도민인권보호관은 이 사건 센터가 아니라 위 센터가 소속된 사단법인 B 전라남도지부를 대상으로 기초 사실에 기재된 권고 결정을 하였고, 사단법인 B 전라남도지부는 2020. 6. 1. 및 2021. 4. 6. 이 사건 센터가 아닌 피고에게 전라남도 인권옴부즈맨, 전라남도 도민인권보호관의 시정 권고 사항에 대한 조치 결과를 회신할 것을 각 촉구한 점, ⑤ 진도군은 2021. 6. 1.경 피고에게 이 사건 센터 내 직장 내 괴롭힘에 관한 사실 확인 및 조치방안을 마련할 것을 촉구하는 공문을 발송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센터가 아닌 피고가 원고의 사용자로서 이 사건 해고의 주체라고 봄이 타당하다.

나.

이 사건 해고의 절차적 위법 여부

상시 4인 이하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 또는 사업장이더라도 사용자는 근로자가 업무상 부상 또는 질병의 요양을 위하여 휴업한 기간과 그 후 30일간은 해고할 수 없다(근로기준법 제11조 제2항, 제23조 제2항, 같은 법 시행령 제7조 [별표1]). 이는 근로자가 업무상 재해로 인하여 노동력을 상실하고 있는 기간과 노동력을 회복하기에 상당한 그 후의 30일간은 근로자를 실직의 위협으로부터 절대적으로 보호하고자 함이다. 따라서 근로자가 업무상 부상 등을 입고 치료 중이라 하더라도 휴업하지 아니하고 정상적으로 출근하고 있는 경우 또는 업무상 부상 등으로 휴업하고 있는 경우라도 요양을 위하여 휴업할 필요가 있다고 인정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위 규정에서 정한 해고가 제한되는 휴업기간에 해당하지 아니한다. 여기서 '정상적으로 출근하고 있는 경우'란 단순히 출근하여 근무하고 있다는 것으로는 부족하고 정상적인 노동력으로 근로를 제공하는 경우를 말하는 것이므로, 객관적으로 요양을 위한 휴업이 필요함에도 사용자의 요구 등 다른 사정으로 출근하여 근무하고 있는 것과 같은 경우는 이에 해당하지 아니한다. 이때 요양을 위하여 휴업이 필요한지는 업무상 부상 등의 정도, 부상 등의 치료과정 및 치료방법, 업무의 내용과 강도, 근로자의 용태 등 객관적인 사정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1. 11. 10. 선고 2009다63205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앞서 인정한 사실, 앞서 든 각 증거에다가 갑 제6, 17 내지 20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원고는 적응장애라는 업무상 상병을 입고 그 치료를 위하여 2021. 6. 16.부터 2022. 4. 30.까지 휴업을 하였고, 그 요양을 위하여 휴업을 할 객관적인 필요가 있었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이 사건 해고처분은 근로기준법상 해고가 제한되는 휴업기간에 이루어진 것으로서 위법하고, 비록 이 사건 판정이 내려지기 전에 이 사건 해고처분이 먼저 이뤄졌다고 하더라도 달리 볼 수 없다.

①

원고가 2019. 5. 15. 발급받은 L정신건강의학과 의사의 진단서에 의하면, 위의사는 2019. 5. 7. 원고를 '급성 스트레스 반응(Acute stress reaction)'으로 진단한 후 '현재 약물 및 상담 치료 중이고, 증상 호전시까지 지속적인 상담 및 치료를 요한다'는 소견을 기재하였다. 원고는 2019. 5. 7.부터 2021. 5. 29.까지 위 병원에서 급성 스트레스 반응으로, 2019. 10. 10. M병원에서 '두근거림' 증상으로, 2020. 6. 5. N병원에서 '공황장애(우발적 발작성 불안)'로 진료를 받아 왔다.

②

원고가 '적응장애'로 인하여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의한 요양급여를 신청하자, 광주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는 이 사건 센터 내 폭언, 차별대우, 업무량 증가, 부당징계 등으로 인한 심리적 불안감 및 정신적 스트레스와 원고의 적응장애 상병 간의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하여 적응장애를 업무상 질병으로 인정하는 이 사건 판정을 하였고, 원고는 요양기간을 2021. 6. 16.부터 2022. 4. 30.까지로 하여 휴업급여 및 요양급여를 지급받았다.

③

전라남도 인권옴부즈맨은 2020. 5. 27., 전라남도 도민인권보호관은 2021. 3. 30. 각 원고에 대한 직장 내 괴롭힘을 인정하고, 피고에게 원고의 피해 구제를 위한 유급 휴가 및 심리치료 제공 등 필요한 조치를 마련할 것을 권고하였다. 그럼에도 피고는 이에 불응하여 원고의 2021. 5. 18. 및 6. 15.자 유급휴가 신청을 반복해서 불허하였고, 오히려 2021. 6. 18. 원고에게 이 사건 정직 처분을 하였다.

④

원고에게 기왕증이 있었다거나 다른 원인으로 위 상병을 입었다는 점을 인정할 만한 사정을 찾아볼 수 없다.

근로기준법 제11조에 의하면 근로기준법은 원칙적으로 상시 5명 이상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장에 적용되고(제1항), 상시 4명 이하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장에 대하여는 대통령령이 정하는 일부 규정만 적용할 수 있다(제2항). 근로기준법 시행령 제7조 [별표1]은 법 제11조 제2항에 따라 상시 4명 이하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장에 적용되는 법 규정 중 제2장 근로계약에 관한 규정으로 제15조, 제17조, 제18조, 제19조 제1항, 제20조~제22조, 제23조 제2항, 제26조, 제35조~제42조를 들고 있다.

이처럼 근로기준법상 상시 4명 이하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 또는 사업장에 대하여는 사업자가 정당한 이유 없이 근로자를 해고하지 못한다는 같은 법 제23조 제1항과 근로자를 해고할 경우 그 사유와 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도록 정한 같은 법 제27조 제1항이 적용되지 않는다. 이 경우 근로계약이 기간의 정함이 없는 것이라면 사용자는 별도의 특약이 없는 이상 민법 제660조 제1항에 따라 사유를 불문하고 언제든지 근로계약의 해지를 통고할 수 있다(대법원 2008. 3. 14. 선고 2007다1418 판결 등 참조).

위 인정 사실에 의하면 이 사건 해고 당시 피고는 상시 근로자 4명을 둔 사업장에 해당하고 원고는 피고와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하였으며 해고사유에 관한 별도의 특약을 두지 않았으므로(갑 제2호증), 피고는 근로기준법 제27조 제1항의 제한 없이 언제든지 원고와의 근로계약의 해지를 통고할 수 있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절차적 위법에 관한 주장은 이유 없다.

3)

이 사건 인사위원회 구성의 위법 여부

이 사건 운영규정 제8조 제1항은 운영위원회는 위원장을 포함하여 5명 이상 7명 이하의 위원으로 구성하고 센터장이 위원장을 겸직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같은 조 제2항은 이 사건 센터 운영위원회의 위원을 센터이용자 및 센터후원자(제1호), 사회복지사자격을 가진 지역주민(제2호), 공익단체에서 추천한 지역주민(제3호), 진도군 장애인복지업무 담당 공무원(제4호), 그 밖에 장애인복지에 관하여 전문적인 지식과 경험이 풍부한 사람(제5호) 중에서 센터장이 임명하거나 위촉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제22조는 이 사건 인사위원회에 관하여 제8조를 준용하도록 하고 있다.

이 사건 인사위원회가 2021. 9. 27. 재적 위원 4인(G, H, I, J) 전원의 찬성으로 이 사건 해고를 결의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고, 이에 관하여 원고는 위원 4인 전원이 이 사건 운영규정 제8조 제2항의 자격을 갖추지 못하였음을 다투고 있다.

그런데 징계처분 무효확인 소송에서 징계의 적법성에 대한 증명책임은 그 처분의 적법성을 주장하는 피고에게 있는바, 이 사건 센터장으로서 이 사건 운영규정 제8조 제1항, 제22조에 따라 인사위원장의 지위가 당연히 인정되는 G을 제외하고, 피고는 H, I, J이 운영규정 제8조 제2항 각호에 해당하여 인사위원의 요건을 갖추고 있다고 볼 아무런 증거를 제출하지 못하고 있다.

결국 이 사건 인사위원회에는 적법한 지위를 갖추었다고 인정하기 어려운 인사위원 3명이 참여한 절차적 위법이 있고, 나아가 위 3명을 모두 제외하면 이 사건 운영규정이 정한 자격을 갖춘 이는 G 1명에 불과하므로, 이 사건 해고결의는 운영규정 제8조 제1항, 제22조가 정한 구성원의 하한을 충족하지 못한 인사위원회에서 의결된 절차적 위법이 존재한다.

다.

이 사건 해고의 실체적 위법 여부

1)

관련 법리

가)

해고는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는 경우에 그 정당성이 인정되고, 사회통념상 근로자와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인지는 사용자의 사업 목적과 성격, 사업장의 여건, 근로자의 지위와 담당직무의 내용, 비위행위의 동기와 경위, 이로 인하여 기업의 위계질서가 문란하게 될 위험성 등 기업질서에 미칠 영향, 과거의 근무태도 등 여러 가지 사정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7. 5. 17. 선고 2014다13457 판결 등 참조). 한편, 해고의 정당성에 관한 증명책임은 이를 주장하는 사용자가 부담한다(대법원 2016. 7. 14. 선고 2016두33391 판결 등 참조).

나)

취업규칙이나 상벌규정에서 징계사유를 규정하면서 동일한 사유에 대하여 여러 등급의 징계가 가능한 것으로 규정한 경우에 그중 어떤 징계처분을 선택할 것인지는 징계권자의 재량에 속한다. 그러나 이러한 재량은 징계권자의 자의적이고 편의적인 재량이 아니며 징계사유와 징계처분 사이에 사회통념상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균형의 존재가 요구되므로 경미한 징계사유에 대하여 가혹한 제재를 하는 것은 징계권 남용으로서 무효이다(대법원 1991. 12. 13. 선고 90다18999 판결, 대법원 2008. 1. 31. 선고 2005두8269 판결 등 참조).

2)

구체적인 판단

가)

징계사유 존부에 관한 판단

(1)

①, ②번 비위사실에 관하여 보건대, 위 인정 사실, 앞서 든 각 증거,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① 원고는 2018. 2. 22.부터 이 사건 센터의 사무원의 업무를 겸하게 되었고, 2018. 3. 1.부터 사무원으로 보직이 변경되었던 사실, ② 이 사건 센터의 2017년도 보조금 잔액 7,315,160원은 원고가 사무원 업무를 담당하기 이전인 2018. 2. 8.경까지 직원 급여, 공과금 등으로 모두 사용된 사실, ③ 진도군은 2019. 4. 29. 및 2020. 2. 1. 이 사건 센터에 2017년도 보조금 잔액 7,315,160원을 반납하라는 고지를 하였으나 2020. 8. 26. 위 보조금 잔액에 대하여 2018년도 이월금액으로 확인되었음을 이유로 감액결의를 한 사실이 인정된다. 한편 피고는, 원고가 사무원 업무를 담당한 이후에도 2018. 8. 13.경 식대를 초과 결제한 후 정상 식대와의 차액 18만 원을 음식점으로부터 수령하고, 같은 방법으로 14만 원을 수령하려 시도함으로써, 이 사건 센터 예산을 유용하였거나 유용하려 하였다고 주장하나, 이를 뒷받침할 아무런 증거가 없다. 결국 원고가 이 사건 센터 예산 7,315,160원을 유용하였다는 ①번 비위사실은 인정되기 어렵다.

나아가 ②번 비위사실은 원고가 ①번 비위사실에 관한 이 사건 센터장의 소명서 제출명령을 거부하고 오히려 이에 관하여 진도군에 민원을 제기하였다는 것인데, 을 제1, 2, 1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진도군은 이 사건 센터의 회계 분야에 대하여 외부감사를 실시한 후(이하 '이 사건 감사'라 한다), 2021. 7. 8. 이 사건 센터장에게 2017년도부터 2020년도까지 사이에 발생한 시정 사항 12건, 주의 사항 5건을 지적하면서 2021. 7. 14.까지 점검 결과에 따른 조치계획을 제출할 것을 요청한 사실, 이 사건 센터장은 2021. 8. 18. 원고에게 '진도군의 외부회계감사 결과 2018년 보조금 결정 이전에 2017년 예산을 2018년 사업비로 임의 사용한 것으로 확인되어 2021. 7. 8. 7,315,160원에 대한 반납조치가 통보되었으니, 위 기간 중 예산 업무를 수행한 원고는 구체적인 입증자료를 첨부하여 임의 사용한 원인과 내역 등에 관한 전반적인 소명서를 2021. 8. 31.까지 제출하라'는 내용의 소명서 제출명령을 하였으나, 원고는 아무런 소명서를 제출하지 않은 사실은 인정되나,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가 이 사건 센터 예산 7,315,160원을 유용하였다고 인정하기 어려운 이상, 원고의 유용 사실을 전제로 이에 관한 해명 또는 소명을 요구하는 이 사건 센터장의 명령이 직무상의 정당한 지시 또는 명령에 해당한다고 단정할 수 없으므로, 설령 원고가 이에 불응하였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운영규정 제31조 제2항 제1호의 '이 사건 운영규정 또는 근무명령을 위반한 경우'로서 징계 사유를 구성한다고 볼 수 없다. 아울러 이와 관련하여 원고가 진도군에 민원을 제기하였다는 피고의 주장을 뒷받침할 아무런 증거가 없고, 설령 원고가 민원을 제기한 사실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 과정에서 이 사건 센터의 명예와 위신을 손상하는 언동을 하였다고 볼 아무런 정황이 없는 이상, 단순히 민원을 제기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징계 사유를 구성한다고 볼 수도 없다.

(2)

③번 비위사실을 인정할 별다른 증거가 없으므로, 이 부분 징계 사유는 인정될 수 없다.

(3)

④번 비위사실에 관하여 보건대, 을 제3, 1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원고가 2019. 1. 25.경, 2019. 3. 15.경 이 사건 센터 직원들이 모두 퇴근한 시간에 사무실에 들어가 D의 책상을 뒤져 급여내역서 등의 서류를 찾고 이를 복사한 사실, 2019. 3. 27.경 직원들이 모두 퇴근한 후 사무실에 들어가 이 사건 센터장 G의 책상을 뒤진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이는 이 사건 운영규정 제31조 제2항 제4호의 '센터 직원으로서 품위를 손상하는 행위를 한 경우'에 해당하여 징계 사유로 인정된다(이에 관하여 원고는, D 등이 원고에게 급여명세서를 제공하지 않아 급여내역서 등을 확인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주장하나, 정식의 절차를 밟아 D 등 급여담당자에게 급여내역 및 명세서 제공을 요청할 수 있었음에도, 위와 같이 담당자가 부재한 상황에서 책상을 뒤져 서류를 취거해간 것은 징계 사유를 구성할 수 있다).

(4)

⑤번 비위사실의 경우, 앞서 든 각 증거, 갑 제15호증의 2, 을 제14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2021. 5. 7.경 O언론는 "생계를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버텨온 것이고, 정말 지옥 같았다"라는 원고의 인터뷰 내용을 인용하여, "P"라는 제목으로 전라남도 인권옴부즈맨의 2020. 5. 27.자 권고 결정, 전라남도 도민인권보호관의 2021. 3. 30.자 권고 결정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 센터의 감독기관인 진도군이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고, 이 사건 센터가 전라남도 도민인권보호관 등의 조사결과에 이의 신청을 하였다는 내용의 기사(이하 '이 사건 기사'라 한다)를 제작하여 인터넷 신문에 게시한 사실이 인정된다.

그러나 앞서 본 바와 같이 전라남도 인권옴부즈맨은 2020. 5. 27., 전라남도도민인권보호관은 2021. 3. 30. 각 원고에 대한 직장 내 괴롭힘을 인정하고, 피고에게 원고의 피해 구제를 위한 유급 휴가 및 심리치료 제공 등 필요한 조치를 마련할 것을 권고하였음에도 피고는 이에 불응한 점, 이 사건 기사는 진도군의 관리·감독을 받는 장애인 지원 단체인 피고 및 피고가 설치한 이 사건 센터 내에서 발생한 직장 내 괴롭힘을 고발하고 이에 관한 진도군의 조치를 촉구하는 내용으로, 공공의 이해에 관련된 사항을 고발하는 공익적 목적에서 작성된 것으로 볼 수 있는 점, 이러한 기사가 작성되는 과정에서 원고가 직장 내 괴롭힘의 피해자로서 기자의 취재에 응하여 위와 같은 내용의 인터뷰를 하게 된 것인 점 등을 고려하면, 원고가 위와 같이 인터뷰를 하였고 이를 토대로 이 사건 센터 내의 비위를 고발하는 이 사건 기사가 작성·보도되었다는 사정만으로, 원고가 이 사건 센터의 명예와 위신을 손상하였다고 인정하기 어렵다. 결국이 부분 징계 사유 또한 인정될 수 없다.

나)

징계양정의 당부에 관한 판단

이 사건 해고처분의 사유가 된 원고의 비위행위는, 원고가 2019. 1. 25., 3. 15., 3. 27. 3회에 걸쳐 정당한 사유 없이 동료 직원인 G, D의 책상을 뒤져 서류 등을 임의로 복사함으로써 이 사건 센터 직원으로서의 품위를 손상하였다는 것으로, 그 내용이 가볍다 할 수는 없겠으나, 앞서 제시한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원고는 그 경위에 관하여 급여 관련 자료와 진도군의 이 사건 감사 지적사항과 관련된 공문 등을 확인하기 위함이었다고 해명하고 있는 점, 피고는 앞서 원고에 대하여 징계 목적으로 반복하여 징계위원회를 소집한 것이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2021. 3. 30. 전라남도 도민인권보호관으로부터 권고결정을 받은 바 있고, 2021. 6. 18.에는 이 사건 정직 처분을 하였음에도, 정직 기간이 끝날 무렵 다시 이 사건 인사위원회를 개최하여 위 정직 처분 이전에 발생한 비위사실을 들어 이 사건 해고를 의결한 점, 이 사건 운영규정은 징계의 종류를 견책, 감봉, 정직, 직위해제, 면직, 해고로 구분하고 있고 그중 해고는 가장 중한 징계처분인 점 등을 고려하면, 이 사건 해고는 원고의 비위사실에 비해 과도하게 가혹한 제재를 가한 것으로, 징계사유와 징계처분 사이에 적정한 균형이 이루어졌다고 평가하기 어렵다.

라.

소결론

따라서 이 사건 해고처분은 앞서 본 절차적·실체적 위법이 있어 무효라고 할 것이고, 피고가 이를 다투고 있는 이상 원고로서는 그 무효확인을 구할 법률상 이익도 있다.

4.

결 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조현호(재판장) 김경준 원도연

각주1) 징계의결서에 '제39조'라고 기재되어 있으나 제31조의 오기로 보이므로 그와 같이 본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