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지방법원판결

광주지방법원 2020. 8. 27. 선고 2020노478 판결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징역 1년 2개월에 처한다.

이 사건 공소사실 중 AC에 관한 근로기준법위반의 점 및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의 점은 무죄.

이 판결 중 무죄 부분의 요지를 공시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법리오해

1)

배임의 점과 관련하여, 채권자에게 양도담보로 제공한 동산을 제3자에게 처분하더라도 배임죄가 성립하지 않음에도 원심은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하였으니, 원심판결에는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2)

근로기준법 위반의 점 및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의 점과 관련하여, AC은 피고인과 도급관계에 있었을 뿐 피고인과 종속적인 근로관계에 있지 않았음에도 원심은 AC이 피고인과 근로관계에 있다고 보아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하였으니, 원심판결에는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나.

사실오인

1)

근로기준법 위반의 점과 관련하여, 피고인은 피해자 W에 대하여는 미지급 임금이 없고 피해자 K에 대하여는 미지급 임금액이 4,879,840원임에도 원심은 미지급 임금액을 피해자 W에 대하여 576만 원, 피해자 K에 대하여 1,074만 9,000원으로 인정하였으니,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

2)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위반의 점과 관련하여, 피고인은 피해자들과 최초 고용시 퇴직금을 매월 임금에 더하여 지급하여 주기로 하였고 퇴사시 별도의 퇴직금 지급은 하지 않기로 약정하였고, 설령 위 약정이 무효라고 하더라도 피고인은 위 기지급 퇴직금 부분에 관하여 부당이득반환채권이 존재하여 이를 위 퇴직금 지급 채무와 상계할 수 있으므로 퇴직금 지급의무가 없음에도, 원심은 피고인의 퇴직금 지급의무를 인정하였으니,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

다.

양형부당

원심의 형(징역 1년 6개월)이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2.

직권판단

항소이유에 관한 판단에 앞서 직권으로 본다.

검사가 당심에 이르러 원심이 유죄로 인정한 배임의 공소사실을 주위적 공소사실로 유지하면서, 예비적으로 죄명에 '권리행사방해'를, 적용법조에 '형법 제323조'를, 공소사실에 아래 2019고단3189 범죄사실 중 '권리행사방해죄 부분' 기재와 같은 내용을 추가하는 공소장변경 허가신청을 하였고, 이 법원이 이를 허가함으로써 그 심판대상이 변경되었다. 그런데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이 법원이 주위적 공소사실인 배임의 점을 무죄로, 예비적 공소사실인 권리행사방해의 점을 유죄로 인정하므로, 주위적 공소사실만 심판대상으로 삼은 원심판결 중 배임의 점에 대한 부분은 더 이상 유지될 수 없게 되었고, 이 부분과 나머지 공소사실은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어 형법 제38조 제1항에 의하여 하나의 형을 선고하여야 하므로, 결국 원심판결은 더 이상 유지될 수 없게 되었다.

다만, 원심판결에 위와 같은 직권파기 사유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의 법리오해 및 사실오인 주장은 여전히 이 법원의 심판대상이 되므로, 아래에서 이에 관하여 살펴본다.

3.

피고인의 법리오해 주장에 관한 판단

가.

배임의 점에 관한 판단

1)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2016. 12. 28.경 순천시 소재 I(주)에서 시가 32,670,000원 상당의 J 전동지게차 1대를 구입하면서 피해자 회사로부터 대출금액 29,370,000원, 대출일자 2016. 12. 28. 대출기간 36개월, 대출이자 7.5%, 월 913,610원을 상환하는 조건의 대출계약을 체결하고, 피해자 회사와 위 지게차에 대한 양도담보계약을 체결하였다. 피고인은 위 양도담보계약에 따라 피해자 회사를 위하여 위 지게차를 보관, 관리하여야 할 임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위배하여, 2018. 1.경 순천시 부근에서 성명불상의 중기계 매매업자에게 1,200만 원을 받고 매도하여 1,200만 원 상당의 재산상 이익을 취하고, 피해자 회사에게 같은 금액 상당의 재산상 손해를 가하였다.

2)

원심의 판단

원심은 그 채택증거를 종합하여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하였다.

3)

당심의 판단

배임죄는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그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로써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거나 제3자로 하여금 이를 취득하게 하여 사무의 주체인 타인에게 손해를 가할 때 성립하는 것이므로 범죄의 주체는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지위에 있어야 한다. 여기에서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라고 하려면, 타인의 재산관리에 관한 사무의 전부 또는 일부를 타인을 위하여 대행하는 경우와 같이 당사자 관계의 전형적·본질적 내용이 통상의 계약에서의 이익 대립관계를 넘어서 그들 사이의 신임관계에 기초하여 타인의 재산을 보호 또는 관리하는 데에 있어야 한다. 이익 대립관계에 있는 통상의 계약관계에서 채무자의 성실한 급부이행에 의해 상대방이 계약상 권리의 만족 내지 채권의 실현이라는 이익을 얻게 되는 관계에 있다거나, 계약을 이행함에 있어 상대방을 보호하거나 배려할 부수적인 의무가 있다는 것만으로는 채무자를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라고 할 수 없고, 위임 등과 같이 계약의 전형적·본질적인 급부의 내용이 상대방의 재산상 사무를 일정한 권한을 가지고 맡아 처리하는 경우에 해당하여야 한다. 채무자가 금전채무를 담보하기 위하여 그 소유의 동산을 채권자에게 양도담보로 제공함으로써 채권자인 양도담보권자에 대하여 담보물의 담보가치를 유지·보전할 의무 내지 담보물을 타에 처분하거나 멸실, 훼손하는 등으로 담보권 실행에 지장을 초래하는 행위를 하지 않을 의무를 부담하게 되었더라도, 이를 들어 채무자가 통상의 계약에서의 이익 대립관계를 넘어서 채권자와의 신임 관계에 기초하여 채권자의 사무를 맡아 처리하는 것으로 볼 수 없다. 따라서 채무자를 배임죄의 주체인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고, 그가 담보물을 제3자에게 처분하는 등으로 담보가치를 감소 또는 상실시켜 채권자의 담보권 실행이나 이를 통한 채권실현에 위험을 초래하더라도 배임죄가 성립한다고 할 수 없다(대법원 2020. 2. 20. 선고 2019도9756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이 피해자와 체결한 양도담보계약이 피고인이 피해자를 위하여 재산관리에 관한 사무의 전부 또는 일부를 대행하는 등 신임 관계에 기초하여 피해자의 재산을 보호 또는 관리하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고 인정하기 어렵고, 달리 피고인이 피해자의 사무를 처리하는 지위에 있다고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여야 함에도 원심은 피고인이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에 해당함을 전제로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하였는바, 원심판결에는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나.

근로기준법 위반의 점 및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의 점에 관한 판단

1)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전남 곡성군 B에 있는 C의 대표로서, 상시 4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제조업을 영위하는 사용자이다.

사용자는 근로자가 사망 또는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 사유가 발생한 때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퇴직금, 보상금, 그 밖에 일체의 금품을 지급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위 사업장에서 2017. 3. 1.부터 2018. 4. 7.까지 근로하다 퇴직한 AC의 임금 12,311,280원 및 퇴직금 3,304,110원을 당사자 사이의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그 퇴직 후 14일 이내에 이를 각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2)

원심의 판단

원심은 그 채택증거를 종합하여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하였다.

3)

당심의 판단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위에서 말하는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7. 9. 7. 선고 2006도777 판결 등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AN은 C와 같은 주소인 전남 곡성군 B에 C와 별도로 사업자등록이 되어 있고, 그 대표자 명의는 AC의 모친으로 보이는 E으로 되어 있는 점, ② AN은 매월 100~200만 원 가량의 전기요금을 납부하고 있는데, 2017. 8.부터 2018. 4.까지의 전기요금 납부명의자는 AC인 점, ③ AC은 피고인으로부터 월 300만 원의 급여를 받기로 하였다고 주장하나, AC에 대한 계좌이체 내역에 의하면 피고인이 AC에게 매월 일정하게 300만 원씩 지급하였다고 보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매월 지급액의 편차가 크고, 2017. 6.에는 총 900만 원을 지급한 적도 있으며, 지급시 백원 또는 십원 단위까지 금액을 정하여 지급(가령 2017. 9. 1,884,500원, 2018. 4. 5,383,440원)한 경우도 여러 차례 있는 점, ④ 피고인이 자신의 F은행 계좌로 보낸 금원에는 'AC 가공비'로 기재된 금원도 있는 점(2017. 8. 및 2017. 10. 등)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의 주장과 같이 AC이 피고인과 독립하여 별개의 사업을 영위하면서 피고인으로부터 원료가공 업무를 도급받아 진행하고 그때마다 완료된 업무에 상응하는 대금을 지급받아 왔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으므로,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AC이 피고인의 근로자라고 단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여야 함에도 원심은 AC이 피고인의 근로자임을 전제로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하였는바, 원심판결에는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4 피고인의 사실오인 주장에 관한 판단

가.

근로기준법위반의 점에 관한 판단

1)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전남 곡성군 B에 있는 C의 대표로서, 상시 4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제조업을 영위하는 사용자이다.

사용자는 근로자가 사망 또는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 사유가 발생한 때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퇴직금, 보상금, 그 밖에 일체의 금품을 지급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위 사업장에서 2016. 7. 6.부터 2018. 5. 13.까지 근로하다 퇴직한 W의 임금 5,760,000원, 2016. 7. 1.부터 2018. 9. 10.까지 근로하다 퇴직한 K의 임금 10,749,000원을 당사자 사이의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그 퇴직 후 14일 이내에 이를 각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2)

원심의 판단

원심은 그 채택 증거를 종합하여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하였다.

3)

당심의 판단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피고인이 2017. 2.부터 2018. 5.까지 W에게 계좌로 지급한 금원은 36,350,000원으로서 해당 기간 임금을 초과하고, K에게 계좌로 지급한 금원은 2017. 3.부터 2018. 9.까지 42,620,160원으로서 해당 기간에 위 금원이 모두 임금으로 지급된 것으로 볼 경우 4,879,840원만이 미지급된 것으로 볼 수 있으며, 위 기간에 피고인이 W, K에게 다른 명목으로 금원을 지급하였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이 발견되지 않는 점, ② ㉮ 피고인은 2016. 7.부터 2017. 1. 사이에 자신의 AO 계좌로 W에게 2016. 8. 3. 1,350,000원, 2016. 8. 16. 1,350,000원, 2016. 9. 14. 2,200,000원, K에게 2016. 8. 5. 1,500,000원, 2016. 9. 5. 2,000,000원, 2016. 9. 13. 1,000,000원을 지급하였고, 위 기간 중 현금 인출 건이 다수 있으며, ㉯ 한편 W은 진술서 외에 수사기관에서 2017. 9. 이후의 계좌내역만을 제출하였고, K는 진술서 외에는 수사기관에서 계좌내역 등 임금 지급 내역에 관한 증빙자료를 제출하지 않았는바, ㉰ 피고인의 위 2017. 2.부터 2018. 5. 또는 2018. 9.까지의 지급내역(위 기간의 경우 여러 은행 계좌를 통하여 임금이 지급되었다) 및 2016. 7.부터 2017. 1. 사이에 현금이나 AO 외 다른 은행 계좌를 통하여 임금이 지급되었을 가능성 등을 아울러 고려할 때 W과 K의 진술 및 그 제출한 자료들만으로는 피고인이 2016. 7. 부터 2017. 1. 사이에 W과 K에게 임금을 체불하였다고 단정하기 어려워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이 W에게 임금을 체불하였다거나 K에게 4,879,840원을 초과하여 임금을 체불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이 부분 공소사실 중 W에 대한 부분 및 K에 대한 4,879,840원 초과 부분에 관하여 무죄를 선고하여야 함에도 이 부분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판단하였는바,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

나.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의 점에 관한 판단

퇴직금지급청구권은 퇴직이라는 근로관계의 종료를 요건으로 하여 비로소 발생하는 것으로 근로계약이 존속하는 한 퇴직금지급의무는 발생할 여지가 없으므로 매월 지급받은 월급이나 매일 지급받는 일당 속에 퇴직금이란 명목으로 일정한 금원을 지급하였다고 하여도 그것은 근로기준법 제34조에서 정하는 퇴직금의 지급으로서의 효력은 없을 뿐만 아니라, 그와 같이 매월의 월급이나 매일의 일당 속에 퇴직금을 포함시켜 지급받기로 하는 약정은 최종 퇴직시 발생하는 퇴직금청구권을 사전에 포기하는 것으로서 강행법규인 근로기준법 제34조에 위반되어 무효이다(대법원 2007. 8. 23. 선고 2007도4171 판결 등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피고인은 피해자들과 최초 고용시 퇴직금을 매월 임금에 더하여 지급하여 주기로 하였고 퇴사시 별도의 퇴직금 지급은 하지 않기로 약정하였더라도 그러한 약정은 근로기준법 제34조에 위반되어 무효이다. 나아가 설령 피고인의 주장과 같이 피고인이 위 기지급 퇴직금 부분에 관하여 부당이득반환채권이 존재한다고 보더라도, 피고인이 W, K를 상대로 민사상 상계의 의사표시를 하였음을 인정할 자료가 없을 뿐만 아니라, W, K의 퇴직 후 퇴직금이 지급되지 않은 채 14일이 지난 이상 이후의 상계는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죄의 성립을 방해하지 않는다. 따라서 피고인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5.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법리오해 주장 및 근로기준법 위반의 점에 관한 사실오인 주장은 이유 있고 원심판결에 위에서 본 직권파기사유도 있으므로, 피고인의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을 생략한 채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2항, 제6항에 의하여 원심판결을 전부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아래와 같이 판결한다.

[다시 쓰는 판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