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벌금 1,500,000원에 처한다.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0,000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피고인에게 위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D은 근로자성이 인정되고, 피고인은 이를 인식하였으며, 피고인이 업무위탁계약서 등을 작성함으로써 위법성을 인식하지 못하였더라도 그에 대한 정당한 이유가 인정되지 아니하여 피고인에게 근로기준법위반,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죄에 대한 고의가 인정됨에도 무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에는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판단
D이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
원심의 판단
원심은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D은 피고인으로부터 기본급과 개인 강습(PT, Personal Training) 시간에 따른 수업료 등 매출에 따른 인센티브 등을 정기적으로 지급받은 점, ② D의 근무시간이 15:00부터 24:00로 지정되어 있었고, 회원 개인 강습 일정, 예상 매출 등을 보고해야 했으며, D을 비롯하여 피고인이 운영하는 C(이하 '이 사건 사업장'이라고 한다) 소속 트레이너들의 당직 제도가 운용된 점, ③ D을 비롯한 트레이너들은 피고인에게 미리 연차, 반차 신청서를 제출하거나 통지를 해야 했고, 피고인으로부터 승인을 받기도 한 점, ④ D을 비롯한 트레이너들은 개인 강습 외에도 이 사건 사업장 운영에 필요한 부수 업무와 홍보 업무를 수행하였으며, 그에 관하여 보고를 하기도 하였던 점, ⑤ 이 사건 사업장 내 헬스기구 등 장비는 모두 피고인 소유 재산이고, 헬스기구 등 장비, 시설 관리 비용, 비품 등은 모두 피고인의 책임과 관리 하에 제공되었으며, 소속 트레이너들이 그 사용에 대한 대가를 따로 지불하지 않은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D은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하여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판단하였다.
당심의 판단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비추어 살펴보면, 위와 같은 원심의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다.
피고인이 D의 근로자성을 인식하였는지 여부
관련 법리
임금 및 퇴직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와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 경우라면 사용자가 그 임금 및 퇴직금 등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에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므로, 사용자에게 근로기준법 제36조, 제109조 제1항 위반죄,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9조, 제44조 제1호 위반죄의 고의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임금 및 퇴직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와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지 여부는 사용자의 지급 거절 이유와 그 지급의무의 근거, 사용자가 운영하는 회사의 조직과 규모, 사업 목적 등 여러 사항, 그 밖에 임금 및 퇴직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와 범위에 관한 다툼 당시의 제반 정황에 비추어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7. 6. 28. 선고 2007도1539 판결, 대법원 2011. 10. 13. 선고 2009도8248 판결, 대법원 2017. 7. 11. 선고 2017도4343 판결 등 참조).
원심의 판단
원심은, ① D은 피고인과 '업무위탁계약서'를 작성하였고, 위 계약서에 첨부되는 '설문지'도 작성하였는데 위 '설문지'에는 고정임금, 이른바 4대 보험의 가입, 근로기준법 등의 적용에 따른 퇴직금 지급 여부 등에 관하여 근로계약과 업무위탁계약의 차이가 설명되어 있는 점, ② D은 피고인으로부터 근로계약을 체결할 경우의 장점에 관하여 설명을 들었고, 수차례 근로계약을 체결하는 것이 좋다는 말을 듣기도 한 것으로 보이는데, 그럼에도 자신의 선택으로 업무위탁계약을 체결한 점, ③ 위 '업무위탁계약서'와 '설문지'는 피고인의 지인이 노무사로부터 조언을 받아 작성한 것을 참고한 것으로, 노무 분야에 대하여 잘 알지 못한 것으로 보이는 피고인이 위 '업무위탁계약서'와'설문지'의 작성 등을 근거로 하여 D을 근로자가 아니라 개별 사업자로 인식하였을 가능성이 있는 점, ④ 또한 위 '업무위탁계약서'와 '설문지'에 따르면 피고인과 D 사이의 계약관계가 근로계약에 해당한다는 것이 분명하게 드러난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피고인으로서는 D에 대한 임금 및 퇴직금 지급의무의 유무 또는 범위에 관하여 다투어 볼 여지가 있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에게 공소사실 기재 근로기준법위반죄,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죄의 각 고의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이 사건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하였다.
당심의 판단
살피건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은 D을 고용하여 상당한 지휘 · 감독을 하면서 D으로부터 노무를 제공받고 있었음을 인식하였으므로, 피고인에게는 근로기준법위반죄,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죄의 각 고의가 있었다고 봄이 상당하다. 그런데도 피고인에게 위 각 고의가 없다고 보아 이 사건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법리오해의 잘못이 있다.
D은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노무를 제공하였고, 피고인은 이에 대한 대가로 급여를 지급하였음은 앞서 본 바와 같고, 피고인에게는 D과 피고인 사이의 근로관계의 실질에 관한 여러 사정(위 2.의 가. 1)항의 ① 내지 ⑤의 사정)에 대한 인식, 즉 D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 표지를 갖추고 있음에 대한 인식이 존재하였다.
피고인, D을 포함한 이 사건 사업장 소속 트레이너들이 초대된 팀 채팅방에서 트레이너들의 출근 보고와 회원 입금 현황 보고가 이루어졌고, 시간대별로 신규 회원을 위한 강습(OT) 및 개인 강습이 어떤 회원을 대상으로 어떻게 진행되는지에 관한 보고도 수시로 이루어졌으며, 회원들의 입금 현황이 보고될 때마다 피고인은 곧바로"확인"이라고 답장하기도 하였다. 특히 피고인은 직접 카카오톡을 통해 D으로부터 D을 비롯한 이 사건 사업장 소속 트레이너들의 매출 목표 및 현재 매출 상황을 계속해서 보고받고, 오티보고서를 사진으로 전송받았으며, 이 사건 사업장 공지사항 관련 단체 문자 전달, 비품 관리 및 보충, 센터 운영을 위한 수리 시 업체 섭외 등 운영 관련 사항을 구체적으로 논의·지시하였다. 이처럼 피고인이 D에게 구체적으로 업무 수행을 지휘·감독하였고, 위와 같은 지휘·감독 사항에 대해 D 역시 임금을 목적으로 하는 종속적 관계에서 그에 따를 수밖에 없는 처지에 있었으며, 피고인도 이를 분명히 인식하고 있었다.
한편, 피고인의 남편 I의 지인인 J이 운영하는 'K'에서 근무하던 트레이너가 J을 근로기준법 위반 등으로 광주지방고용노동청에 진정하였고, 이로 인하여 J이 재판을 받게 되자 J은 추후 위와 같은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하여 노무사의 자문을 받아 업무위탁계약서 및 설문지 등의 서식을 마련하여 지인들에게 전달하였으며, 피고인은 이를 기초로 2022. 3. 11. D과 업무위탁계약을 체결하기는 하였다. 그러나 D은 위와 같은 업무위탁계약서를 작성하기 약 10개월 전인 2021. 5. 1.부터 이 사건 사업장에서 근무하고 있었는바, 근무 도중 피고인이 D에게 업무위탁계약과 근로계약 중 어느 형식의 계약을 체결할지 선택권을 주었다거나 그에 따라 D과 업무위탁계약서를 작성하였다고 하더라도, 업무위탁계약서 및 설문지 작성을 전후하여 D과 피고인 사이의 근로관계의 실질, 즉 D이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 관계에서 이 사건 사업장에서 근로를 제공하고 있다는 것은 변동된 바가 없다(오히려 위와 같은 업무위탁계약서가 중간에 작성된 사정은 사용자인 피고인이 근로기준법상 법적 분쟁을 회피할 목적으로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에서 실질적인 근로 제공 실태와 부합하지 않은 계약서를 작성한 것으로 보이기도 한다).
근로기준법위반죄,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죄의 각 고의의 적극적 요소로 피고인은 D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는 점을 인식하여야 함은 물론이나, '근로자'는 규범적 구성요건요소에 해당하므로 그 인식의 정도는 일반 사회인의 수준에서의 소박한 인식이면 충분하고, 미필적 인식으로도 가능하다. 앞서 본 바와 같이 D의 근로자성이 객관적으로 비교적 뚜렷한 이상 그 판단의 난해함 또는 피고인의 법률지식 부족 등을 토대로 한 피고인의 근로자성에 대한 인식 결여나 미약은 결국 법률의 부지로 보아 형법 제16조 법률의 착오의 정당한 사유가 있는지의 판단으로 귀결된다고 보아야 한다. 그러나 피고인이 J으로부터 업무위탁계약서 및 설문지 등의 서식을 받았을때 이 사건 사업장 운영과정에서 트레이너들의 근로자성 인정 여부에 관한 근로기준법위반 등 문제에 대해 인식하거나 조회할 수 있는 계기가 있었음에도 고용노동부 등에 트레이너들의 근로자성 여부에 관하여 질의하여 회신을 받거나 법률전문가에게 자문을 구하는 등의 조치를 취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바, 피고인이 단순히 업무위탁계약서 및 설문지의 작성에 따라 D을 비롯한 트레이너들과 관계를 업무위탁관계인 것으로 판단하였다고 하더라도 형법 제16조에서의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
결론
검사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따라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