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들의 항소 및 당심에서 추가된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항소제기 이후의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당사자의 지위
피고는 방송사업 및 문화서비스업 등을 목적으로 하는 주식회사이고, 원고들은 각 1995년경 피고에 입사하여 근무하다가 2022. 12. 31. 정년퇴직한 근로자들이다.
피고의 정년연장 및 임금피크제 도입
피고와 피고 소속 근로자로 구성된 E노동조합 F 지부(이하 ‘피고 노동조합’이라 한다)는 2016. 11. 22. 피고 소속 근로자들의 정년을 2017년부터 기존 58세에서 60세로 연장하면서, 정년퇴직일 전 3년간 기본급을 감액하기로 하는 임금피크제를 도입하기로 합의하고 다음과 같은 내용이 포함된 단체협약을 체결하였다.
원고들의 근로조건 변경 동의서 작성
원고들은 2017. 1. 1. 각 피고에게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적용을 받는 것에 동의하는 취지의 다음과 같은 내용의 동의서를 작성하여 주었다.
임금피크제 감액율 변경
피고와 피고 노동조합은 2021. 12. 27. 임금피크제의 감액율을 다음과 같이 변경하는 내용의 단체협약을 체결하였다(이하 변경된 감액율을 포함하여 원고들에게 적용되는 임금피크제를 ‘이 사건 임금피크제’라 한다).
[인정근거] 갑 제1, 2호증, 을 제1 내지 3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들의 주장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무효를 이유로 한 감액된 임금 지급 청구
피고의 정년연장은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이하 ‘고령자고용법’이라 한다) 제19조의 개정으로 인한 것이므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정년연장과 연계된 것이라고 볼 수 없고, 이 사건 임금피크제 대상 근로자들의 임금 삭감의 정도가 과도하며, 임금피크제 대상 근로자들에게 업무 경감과 같은 실질적인 대상조치가 마련되지 아니하였고, 임금피크제로 감액된 재원이 신규 채용 확대 등 제도의 본래 목적에 맞게 사용되지도 않았다. 따라서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합리적 이유 없이 연령을 이유로 근로자를 차별하는 경우에 해당하여 강행규정인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제1항에 위배되어 무효이다.
그렇다면 피고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에 따라 감액된 임금 및 퇴직금으로 원고 A에게 65,444,610원, 원고 B에게 65,405,530원, 원고 C에게 64,454,990원 및 각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2022년분 성과급 청구<1>
피고는 근로자들의 2022년분 성과급을 2023년 초에 정산·지급하기로 정하였고, 원고들은 2022. 12. 31.까지 근무하였음에도 2022년분 성과급을 지급받지 못하였으므로, 피고는 원고들에게 2022년분 성과급으로 각 3,269,60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 지급할 의무가 있다.
판단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무효를 이유로 한 감액된 임금 지급 청구
관련 법리
고용의 영역에서 나이를 이유로 한 차별을 금지하여 헌법상 평등권을 실질적으로 구현하려는 고령자고용법상 차별 금지 조항의 입법 취지와 고령자고용법 관련 규정의 내용을 고려하면,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제1항은 강행규정에 해당한다. 따라서 단체협약, 취업규칙 또는 근로계약에서 이에 반하는 내용을 정한 조항은 무효이다.
연령을 이유로 한 차별을 금지하고 있는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제1항에서 말하는 ‘합리적인 이유가 없는’ 경우란 연령에 따라 근로자를 다르게 처우할 필요성이 인정되지 아니하거나 달리 처우하는 경우에도 그 방법·정도 등이 적정하지 아니한 경우를 말한다. 사업주가 근로자의 정년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임금을 정년 전까지 일정 기간 삭감하는 형태의 이른바 ‘임금피크제’를 시행하는 경우 연령을 이유로 한 차별에 합리적인 이유가 없어 그 조치가 무효인지는 임금피크제 도입 목적의 타당성, 대상 근로자들이 입는 불이익의 정도, 임금 삭감에 대한 대상 조치의 도입 여부 및 그 적정성, 임금피크제로 감액된 재원이 임금피크제 도입의 본래 목적을 위하여 사용되었는지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22. 5. 26. 선고 2017다292343 판결 등 참조). 위 대법원 판결의 법리는 이른바 ‘정년유지형 임금피크제’ 사안에 관한 법리이나, 이 사건과 같은 ‘정년연장형 임금피크제’ 사안에 관하여도 하나의 참고기준이 될 수 있다.
구체적 판단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시행됨에 따라 정년퇴직일로부터 일정 시점에 도달한 일정한 연령의 근로자들은 그러한 사정만으로 임금이 감액되므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연령을 이유로 근로자의 임금에 관하여 차등을 두는 경우에 해당한다.
그러나 앞서 든 증거들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을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합리적 이유 없이 연령을 이유로 근로자를 차별함으로써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제1항을 위반하여 무효라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임금피크제 도입 목적의 타당성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근로자의 정년 연령을 기존의 만 58세에서 만 60세로 연장함과 아울러 정년 도달 전 일정 기간 고령에 이른 근로자들의 급여를 감액하는 것을 주된 내용으로 하는바, 정년 연장을 통하여 원고들을 비롯한 고령 근로자의 고용안정성을 높이고 이에 수반되는 사업주의 재정적 부담을 경감하려는 목적으로 도입된 것으로 그 목적이 타당하다.
2013년 개정된 고령자고용법은 제19조의2 제1항에서 정년 연장 조치와 아울러 정년을 연장하는 사업의 사업주와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 또는 근로자의 과반수를 대표하는 자에게 그 사업의 여건에 따라 임금체계 개편 등 필요한 조치를 하도록 하였다. 이는 정년연장에 따라 사업주의 재정적 부담이 증가할 것이 당연히 예상되므로, 정년 연장으로 발생할 수 있는 기존 인력에 대한 구조조정·신규 인력 채용의 감축 등의 반작용을 방지하기 위하여 임금체계 개편 등의 조치를 취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이를 사업주뿐만 아니라 노동조합 등의 의무로도 규정한 것이다.
고용보험법령 역시 고령자고용법 개정에 따른 정년 연장이 시행되기 전부터 정년 연장에 따른 근로자의 임금 삭감 제도를 예정하고 이에 대한 지원금 제도에 관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있었으며(고용보험법 제23조, 고용보험법 시행령 제28조), 정년연장이 시행될 무렵에는 고용보험법 시행령에 제28조의2를 신설하여,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정한 사업 또는 사업장에서 55세 이후부터 임금을 감액하는 제도를 시행하는 경우 2018. 12. 31.까지 일정한 지원금을 지원하도록 규정하였다.
이처럼 관련 법령에서 법정 정년 연장에 대응하여 일정 연령 이상 고령자를 대상으로 일정 연령에 도달한 시점부터 임금을 삭감하는 임금체계 개편 조치를 예정하고 있는바, 정년을 연장하면서 정년 도래 3년 전부터 임금의 일부를 삭감하기로 하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고령자고용법 제19조의2 제1항의 ‘임금체계 개편 등 필요한 조치’에 해당하는 것으로 개정 고령자고용법의 목적에 부합한다.<2>
임금피크제 적용대상 근로자들이 입는 불이익의 정도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고령자고용법 개정에 따른 정년연장의 합리적인 시행을 위해 도입된 임금체계 개편 조치로 정년연장과 유기적 연관성을 갖는다. 따라서 비록 원고들의 정년연장이 법률 개정에 따른 당연한 결과로 기대되었다고 하더라도, 원고들에게 유리한 정년연장의 측면은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임금 감액만을 이유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원고들에게 일방적으로 불이익하다고 평가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정년 도래 3년 전부터만 적용하고 그에 따른 임금지급률은 원고들의 경우 적용 1년차에는 직전 임금의 85%, 2년차에는 80%, 3년차에는 80%<3>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시행으로 원고들은 만 58세 이후 근로의 제공 및 임금 수령의 기회가 생겼고, 임금피크제 시행 전보다 ‘임금 총액’ 측면에서 더 많은 이익을 얻게 되었다. 또한 그 임금의 감액비율과 속도도 1년 간격으로 15%, 5%, 0%로 완만하여 그 방법·정도가 적정한 범위를 벗어났다고 보기 어렵다.<4>
임금 삭감에 대한 대상 조치의 도입 여부 및 그 적정성
피고는 임금피크제 대상 근로자들을 업무 부담이 많은 ‘팀장’ 직책에서 해임하도록 하여 업무량과 강도를 완화하는 조치를 취한 것으로 보이고, 원고들이 희망할 경우 만 60세가 되는 해에 6개월의 공로휴가도 부여하였다. 또한 원고들은 퇴직 당시 모두 ‘부국장대우’의 직위에 있었는데 경험칙상 원고들과 같이 경력이 높은 선임기자들은 피고 소속의 다른 평기자들과 비교하여 보직이나 출입처, 휴일 및 야간 당직 등 근무 여건에서 경력에 상응하는 예우를 받았을 것으로 보인다.
나아가 이 사건과 같이 정년 연장과 연계하여 임금피크제가 실시되는 경우 정년 연장 자체가 계속 재직하기를 희망하는 근로자들에게는 근로하면서 소득을 얻을 수 있는 추가적인 기회를 제공받는다는 점에서 임금 삭감에 대응하는 가장 중요한 보상이고, 연장된 근로기간에 대하여 지급되는 임금이 감액된 인건비의 가장 중요한 사용처라고 볼 수 있으므로, 설령 원고들의 주장과 같이 피고가 업무량이나 업무강도 등을 명시적으로 감소시키지 않았다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 합리적인 이유 없는 연령차별에 해당한다고 단정할 수 없다.
임금피크제로 감액된 재원의 사용처
피고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 시행 이후 정년퇴직한 인원(16명)보다 더 많은 25명을 채용하여 신규 채용 규모를 확대하였는데, 설령 원고들의 주장대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로 인하여 감액된 원고들의 임금만큼 원고들과 같은 직렬의 신규 기자 내지 정제의 목적은 정년연장에 따른 사용자의 재정적 부담을 완화하려는 것이므로, 도입 당시 피고가 심각한 경영난을 겪지 않았다고 하여 그 도입의 필요성이나 타당성을 부정할 수 없는 점, ② 피고가 2021년 단체협약을 통하여 임금피크제에 따른 임금 감액비율을 축소하였으나 그러한 사정만으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근로자들에게 과도하게 불리하다고 볼 수 없고, 오히려 이는 임금피크제에 따른 근로자들의 불이익을 완화하려는 노력으로 보아야 하는 점, ③ 피고와 피고 노동조합은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단체협약을 통하여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도입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피고 소속 근로자들에게 과도한 불이익을 감수하게 하여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한다고 볼 수는 없다. 따라서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일 수 없다.
규직 채용에 지출되지 않았다고 보더라도, 감액된 임금보다 원고들이 정년연장에 따라 추가로 근무한 2년간의 임금 수령액이 다액임이 계산상 명백하므로, 피고가 이 사건 임금피크제로 확보한 재원은 원고들의 정년연장에 따라 추가로 발생하게 된 임금에 충당되었다고 할 수 있고, 이는 정년연장에 따른 사업주의 재정적 부담 경감이라는 재원사용 목적에 부합한다.
2022년분 성과급 지급 청구
앞서 든 증거들 및 을 제3, 4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피고의 단체협약 제72조는 성과급은 경영상황을 고려하여 노사협의 과정을 거쳐 지급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피고 소속 근로자들의 개별적 성과급 지급청구권은 노사협의를 통하여 구체적 지급대상과 지급범위가 확정되는 것을 요건으로 발생한다고 해석되는 점, ② 피고와 E노동조합, 피고 노동조합은 2023. 1. 13. 노사협의로 2022년도 성과급의 지급대상을 2023. 1. 13. 재직중인자로 한정하였고, 이에 의하면 2022. 12. 31. 정년퇴직한 원고들은 위 지급대상에 포함되지 아니하는 점, ③ 위 노사협의 이전에 성과급의 지급대상이나 지급액수 등을 확정할 수 있는 구체적 기준이 마련되어 있었고 위 노사협의는 그 지급시기만을 정한 것에 불과하다고 볼 만한 어떠한 사정도 찾을 수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들이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원고들에게 2022년분 성과급 지급 청구권이 발생한 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 하여 정당하므로, 원고들의 항소는 이유 없어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손병원(재판장) 남명수 이도경
각주1) 원고들은 2024. 6. 25.자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 변경신청서의 청구취지에서 성과급 청구 부분을 포함하지 않고 금액을 산정한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 명시적으로 성과급 청구 부분을 철회하지는 않았으므로 이 부분 청구를 유지하는 것으로 본다.
각주2) 이에 대하여 원고들은 피고가 2005. 1.부터 ‘호봉테이블 변경운영규정’을 통하여 사실상의 임금피크제를 시행하였으므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정년연장과 연계하여 도입된 것이라고 볼 수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① 피고의 호봉테이블 변경운영규정은 직급별 최고호봉에 도달 시 상위직급으로 승진이 되지 않는 경우 기존 직급의 최고호봉에서 더 이상의 추가 호봉승급은 되지 않는 직급제도로 임금피크제와는 그 대상이나 성격, 내용을 달리하는 별개의 제도인 점, ②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그 도입 시기, 제도의 내용 등에 의하면 2017. 1. 1. 개정 고령자고용법 제19조 시행에 따른 정년 연장과 연계하여 도입되었음이 명백한 점 등을 고려하면, 원고들의 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각주3) 2022. 1. 1.부터 임금피크제의 감액율이 변경되어 원고들의 3년차 감액율은 20%가 되었다.
각주4) 원고들은, 피고가 심각한 경영위기 상황에 놓여 있지 않았음에도 임금피크제를 도입하여 임금 삭감조치를 단행하였고, 원고들에게 적용되는 삭감비율인 1년차 15%, 2년차 20%, 3년차 20%는 2021. 12. 27.자 단체협약을 통하여 개정된 삭감비율과 비교할 때 너무 과도하므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신의성실의 원칙에 위배되어 무효라고도 주장한다. 그러나 ① 임금피크제는 관련 법령이 예정한 정년 연장에 따른 임금체계 개편조치이고 임금피크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