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은 무죄.
이유
공소사실
피고인은 김천시 D에 있는 E병원 대표자로서 상시근로자 300명을 사용하여 의료서비스업을 하고 있는 사용자이다.
피고인은 위 사업장에서 1993. 4. 1.부터 현재까지 근무하는 F의 2009. 3.부터 2010. 3.까지 토요근무수당 합계 3,342,100원을 당사자 간의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때부터 14일 이내에 각각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법리
이미 구체적으로 그 지급청구권이 발생한 임금(상여금 포함)이나 퇴직금은 근로자의 사적 재산영역으로 옮겨져 근로자의 처분에 맡겨진 것이기 때문에 노동조합이 근로자들로부터 개별적인 동의나 수권을 받지 않은 이상, 사용자와 사이의 단체협약만으로 이에 대한 포기나 지급유예와 같은 처분행위를 할 수는 없고, 노동조합원이 아닌 자에 대하여는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35조, 제36조에 의하여 단체협약의 효력이 확장되는 경우가 아닌 한 단체협약의 규범적 효력이 미치지 아니하며, 취업규칙의 변경에 의하여 기존 근로조건의 내용을 일방적으로 근로자에게 불이익하게 변경하려면 종전 취업규칙의 적용을 받고 있던 근로자 집단의 집단적 의사결정방법에 의한 동의를 요한다 할 것이고 그 동의방법은 근로자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있는 경우에는 그 노동조합의, 그와 같은 노동조합이 없는 경우에는 근로자들의 회의방식에 의한 과반수의 동의가 있어야 할 것이며, 위와 같은 방법에 의한 동의가 없는 한 취업규칙의 변경으로서의 효력을 가질 수 없고,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재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 것이라면 사용자가 그 임금 등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에는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어서 사용자에게 구 근로기준법(2007. 4. 11. 법률 제8372호로 전문 개정되기 전의 것) 제112조, 제36조 위반죄의 고의가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렵고,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지 여부는 사용자의 지급거절이유 및 그 지급의무의 근거, 그리고 사용자가 운영하는 회사의 조직과 규모, 사업 목적 등 제반 사항, 기타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한 다툼 당시의 제반 정황에 비추어 판단하여야 할 것이며, 사후적으로 사용자의 민사상 지급책임이 인정된다고 하여 곧바로 사용자에 대한 같은 법 제112조, 제36조 위반죄의 고의가 인정된다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대법원 2000. 9. 29. 선고 99다67536 판결, 대법원 2007. 6. 28. 선고 2007도1539 판결 등 참조).
인정사실
기록에 의하면, ① E병원이 수익성 악화로 인한 경영위기상황에 직면하여, 2009. 3.경 경상북도, E병원 사용자 측 및 근로자 대부분이 가입되어 있던 전국민주노총 보건의료사업 노동조합 E병원지부(이하 '노동조합'이라고 함) 사이에 토요근무 무급제 시행에 관한 논의가 있었던 사실, ② 노동조합은 그 무렵 위 논의에 대하여 전 조합원을 상대로 간담회를 실시하였고, 그 결과 토요근무 무급제 시행 안건이 별다른 이견 없이 가결된 사실, ③ 사용자 측과 노동조합은 2009. 3. 14. 기존 단체협약에 규정되어 있던 토요일 휴무제(수사기록 제2권 257쪽)를 변경하여 향후 6개월 간 매주 토요일 근무를 하고 이후부터는 격주로 토요일 근무를 하는 내용의 합의(수사기록 제2권 390쪽)를 하였고, 근로자들 대부분은 위 합의의 내용이 토요근무 무급제라고 인식하고 있었던 사실, ④ 피고인은 2009. 6.경 E병원 대표로 취임한 사실, ⑤ 사용자 측에서는 2010. 4.경 토요근무 무급제에 관하여 위 F을 포함하여 개별 근로자로부터 동의서를 받은 사실(수사기록 제2권 347쪽 등)(당시 근로자 대부분이 노동조합을 탈퇴한 상태였음), ⑥ 근로자들은 2009. 3. 14. 이후 토요근무수당이 지급되지 않은데 대하여 이의를 제기하지 않은 사실, ⑦ G은 2010. 7.경부터 E병원에 근무하다가 2013. 8.경 해고되었는데, 2013. 6.경 위 F의 토요근무수당을 포함하여 근로자 4인에 관한 여러 항목의 임금을 지급받지 못하였다고 주장하면서 피고인을 고소한 사실, ⑧ E병원에서는 경영환경의 개선에 따라 2012. 6.경부터 근로자들에게 그 동안 지급하지 않았던 토요근무수당을 순차적으로 지급하였고(변호인 제출 참고자료 붙임 10 등 참조), 2013. 10. 31. 위 F에게 2009. 3.경부터 2013. 4.경까지 토요근무수당 중 기 지급한 금원을 제외한 나머지 10,873,600원(위 토요근무수당 3,342,100원이 포함되어 있음)을 지급한 사실(수사기록 제1권 13쪽~16쪽)이 인정된다.
판단
살피건대, 2009. 3. 14.자 합의서의 기재만으로는 그 내용이 무급제인지 여부가 다소 불분명하기는 하나, 위 합의 당시 E병원이 경영위기상황에 처해 있었고, 근로자들 대부분이 위 합의를 두고 토요근무 무급제라고 인식하고 있었으며, 실제로 근로자들이 2009. 3. 14. 이후 토요근무수당이 지급되지 않은데 대하여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고, 사용자 측에서 2010. 4.경 토요근무 무급제에 관하여 개별 근로자로부터 동의서까지 받은 점에 비추어 보면, 위 합의는 토요근무를 무급으로 한다는 내용이라고 봄이 상당하고, 근로자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위와 같은 합의를 한 이상 위 합의는 노동조합의 구성원 및 구성원 아닌 근로자에게도 그 효력이 미치므로, 피고인이 위 F에게 토요근무수당을 지급할 의무를 부담한다고 볼 수 없고, 설령, 지급의무가 있다고 하더라도 위 인정사실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이 위 F에게 토요근무수당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에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므로, 피고인에게 토요근무수당 미지급에 대한 고의가 있었다고도 볼 수 없다.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한다.
판사 전우석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