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방법원 상주지원판결

대구지방법원 상주지원 2023. 11. 28. 선고 2022가단8626 판결

주문

1.

원고들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당사자의 지위

1)

피고는 조합원의 농업 생산성을 높이고 조합원이 생산한 농산물의 판로확대 및 유통원활화 등을 도모할 목적으로 설립된 법인이다.

2)

원고 A은 1983. 5. 2., 원고 B은 1983. 4. 14. 각 피고에 입사하여 정년인 60세가 되는 날이 속한 해의 말일인 2019. 12. 31.까지 근무하다가 각 퇴직한 사람들이다.

나.

임금피크제의 도입

피고는 2017. 1. 1. 임금피크제 운영규정 제정을 통하여 만 59세 이상의 직원을 적용대상으로 하여 해당 직원(59세, 60세)의 급여를 기본 연봉의 50%로 하는 임금피크제(이하 '이 사건 임금피크제'라 한다)를 도입하였고, 2018. 7. 1. 이를 개정하여 임금피크제 적용의 직원들에게 기본 연봉의 60%를 지급하기로 하였다.

다.

임금피크제의 폐지

피고는 2023. 3. 6. 이사회를 개최하여 '소송제기 등으로 인한 논란의 소지 제거 및 직원의 사기 진작'을 이유로 2024. 1. 1.부터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폐지하기로 결의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 갑 제2호증의 1, 갑 제9호증의 1, 갑 제3호증 의 1, 갑 제5호증의 2, 갑 제18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 주장의 요지

피고는 임금피크제를 적용받은 원고들에게 근로시간이나 업무조정 등의 조치 없이 종전 업무와 같거나 더 가중된 업무를 부과하면서 급여만을 대폭 삭감하였는바,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이하 '고령자고용법'이라 한다) 제4조의4에 위배되어 무효이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들에게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시행되지 않았을 때를 기준으로 받을 수 있었던 임금 및 퇴직금에서 이 사건 임금피크제 시행에 따라 지급한 임금 및 퇴직금의 차액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판단

가.

연령을 이유로 한 차별을 금지하는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제1항<1>에서 말하는 '합리적인 이유가 없는' 경우란 연령에 따라 근로자를 다르게 처우할 필요성이 인정되지 않거나, 달리 처우하는 경우에도 그 방법 · 정도 등이 적정하지 않은 경우를 말한다(대법원 2022. 6. 30. 선고 2021다241359 판결 등 참조). 2013. 5. 22. 개정된 고령자고용법은 고령자고용법은 근로자의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의무화하면서(제19조 제1항), 이에 따라 정년을 연장하는 사업 또는 사업장의 사업주와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 등은 그 사업 또는 사업장의 여건에 따라 임금체계 개편 등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고 규정함으로써(제19조의2 제1항), 정년 연장과 함께 임금체계의 개편도 함께 이루어질 수 있음을 예정하였다. 이는 정년 연장의 법적 의무화를 계획할 당시부터 근로자의 정년 연장에 따라 사업주의 재정적 부담이 증가할 것을 예상하고, 정년 연장으로 발생할 수 있는 기존 인력에 대한 구조조정, 신규 인력 채용의 감축 등과 같은 부작용을 방지 또는 완화하기 위하여 사업주가 정년 연장에 따른 임금체계 개편 등의 조치를 취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한 것이라 볼 수 있다. 따라서 위와 같은 임금체계 개편은 오로지 모든 측면에서 근로자들에게 유리한 방향으로의 임금체계 개편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닌 이상 부분적인 임금 감액도 수반될 수 있고, 개정된 법률에 따른 것이라는 이유로 정년 연장조치는 특별히 유리한 변경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면서 정년이 연장된 기간에 대한 임금 감액 부분만 따로 떼어내어 불리한 변경에 해당한다고 간주하는 것은 일관되지 않는다고 할 것이어서, 고령자보호법의 취지에 따라 정년 연장 및 그에 수반되는 임금체계 개편을 종합적으로 평가하여야 할 것이다.

나.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시행으로 정년퇴직일로부터 2년 이전의 시점에 달한 일정한 연령의 근로자들은 개별적인 업무성과 등에 관계없이 일정한 연령에 이르렀다는 사정만으로 임금이 감액되므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연령을 이유로 근로자의 임금에 관하여 차등을 두는 경우에 해당한다. 그러나 앞서 든 증거에 갑 제2호증의 2, 갑 제9호증의 2, 을 제1호증, 을 제2호증, 을 제4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보태어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사회통념상 합리성을 현저히 결여하고 합리적인 이유 없는 차별로서 고령자보호법 등에 위배되어 무효라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이를 전제로 한 원고의 청구는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1)

피고는 2017. 1. 1.부터 위와 같이 개정된 고령자고용법 규정이 적용되어[고령자고용법 부칙(제11791호, 2013. 5. 22.) 제2호<2>], 정년이 기존 58세에서 60세로 연장되었고, 사업 또는 사업장의 여건에 따라 임금체계 개편 등 필요한 조치를 할 의무가 발생하였다. 피고는 이미 2016. 7. 22.경 D단체로부터 정년연장 및 임금피크제 도입과 관련하여 임금체계개편 등 필요한 조치에 대한 권고를 받았고, 이에 따라 피고는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59세부터 60세 도달시까지 직전 호봉 기준으로 하고 2년간 급여를 50%만 지급'<3>하는 내용의 '임금피크제 운영규정'을 제정하여 2017. 1. 1.부터 시행하게 되었다. 이 사건 임금피크제로 인하여 원고의 정년 전 2년간 임금지급률이 감소되었지만, 이는 58세였던 정년을 60세로 연장하면서 기존에 정함이 없던 연령 구간에 대하여 새로운 임금제도를 신설한 데에서 비롯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앞서 살펴본 관련 규정의 내용과 피고의 임금피크제 운영규정의 제정 경과 등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임금 피크제는 고령자고용법의 목적에 부합하는 것으로서 위 법령에서 예정한 '임금체계 개편 등 필요한 조치'에 해당하고 정년 연장과 유기적 연관성을 갖는다고 보아야 할 것이고, 원고의 정년 연장이 고령자고용법의 개정에 따른 당연한 수순이었다는 사정 또는 정년연장 후 임금피크제를 도입하지 않은 농협이 있다는 사정만으로는 이를 정년 연장에 수반된 조치가 아니라고 볼 수는 없다.

2)

앞서 본 고령자고용법 각 조문의 제 · 개정 경위, 특히 고령자고용법 제19조 개정에 따른 일괄적인 법정 정년 연장으로 인하여 사업주의 인건비 상승 부담이 당연히 예상되므로 이를 완화하거나 보전해 줄 수 있는 제도의 시행이 수반되어야 함은 분명한데, 고용보험법령의 경우 고령자고용법 개정에 따른 정년 연장이 시행되기 전부터 정년 연장에 따른 근로자의 임금 삭감 제도를 예정하여 이에 대한 지원금 제도에 관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있었고(고용보험법 제23조, 고용보험법 시행령 제28조<4>), 정년 연장이 시행될 무렵에는 고용보험법 시행령(2015. 12. 4. 대통령령 제26690호로 일부 개정된 것)에 제28조의2<5>를 신설하여 사업장에서 55세 이후부터 임금을 감액하는 제도 등을 시행하는 경우 일정한 지원금을 지원하도록 규정하였다. 이처럼 관련 법령에서는 개정 법률에 따른 정년 연장에 대응하여 일정 연령 이상 고령자를 대상으로 일정연령에 도달한 시점부터 임금을 삭감하는 임금피크제를 예정하고 있었다. 결국 정년 연장의 법적 의무화 개정과 그 시행을 위하여 도입된 조치들의 연관성에 비추어 볼 때, 임금피크제는 정년 연장에 유기적으로 연계된 것이라 할 것이므로 원고에게 유리한 정년 연장의 측면은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연장된 기간에 대한 임금 감액 또는 임금인상의 제한<6>만을 이유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위법하다거나 원고에게 일방적으로 불이익하다고 평가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또한, 피고가 2024. 1. 1.부터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폐지하기로 하여 원고들이 임금피크제 적용을 받지 않게 된 다른 근로자들에 비하여 불이익을 입게 되는 점이 있기는 하나, 이는 정책적 내지 재량적인 판단으로 이러한 사정만으로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위법하다고 볼 수 없다.

3)

즉, 원고들은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시행으로 기존 정년까지의 근무로 인한 임금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기존 정년 이후 근로의 제공 및 임금 수령의 기회가 생겼고, 기존의 정년 및 임금체계에서 원고들이 58세에 1년간 지급받았을 임금 총액을 100%로 보았을 때 이 사건 임금피크제로 58세부터 정년이 2년 더 연장된 60세까지 215%[= 100%+{(50%+60%)÷2}+60%]를 지급받는 셈이므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 시행 이전보다 경제적인 측면에서 더 많은 이익을 얻게 되었는바, 원고들이 오로지 불합리한 차별을 받거나 실질적인 임금 삭감에 따른 불이익을 입게 되었다고 볼 수 없다.

4)

원고들은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시행에 따라 2018. 1. 1.부터 임금피크직으로 분류되었다. 원고 A은 임금피크제 적용 이전과 같이 '차장(4급)'으로서 'E운용관리' 업무를 맡았다.<7> 원고 B은 '상무(3급)'였다가 2019. 1. 23. '전무(3급)'로 변경되었고, 업무분장표에 따르면, 임금피크제 시행 전 '신용, 총무, 기획총괄, 자금세탁, 자점감사'에서 '신용총괄, 자금세탁, 자점감사(2018. 2. 19.)', '신용총괄, 자금세탁(2019. 1. 2.)'로 변경되었다. 살피건대, 업무의 가중 · 감경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위와 같은 업무의 변화 전후로 원고들의 업무가 실질적 · 구체적으로 어떻게 가중 되었는지 등을 비교 · 확인할 필요가 있는데, 원고 B의 경우 직명이 '전무'로 변경되면서 책임을 부담할 범위가 넓어졌다는 사정 하나만으로 업무가 가중되었다고 단정할 수는 없고, 달리 원고 B이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이를 인정하기 어렵다. 더욱이 이 사건과 같이 정년연장에 연계하여 임금피크제가 실시되는 경우 정년연장 자체가 임금 삭감에 대응하는 가장 중요한 보상이고, 그 연장된 근로기간에 대하여 지급되는 임금이 감액된 인건비의 가장 중요한 사용처라고 볼 수 있는데, 임금피크제를 적용받는 직원들에게 반드시 별도직군을 부여하거나 업무강도를 경감하여 줄 법적 의무가 발생한다고 볼 수는 없으므로, 설령 피고가 원고들의 업무량이나 업무강도 등을 명시적으로 감소시키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합리적인 이유 없는 연령차별에 해당한다고 볼 수는 없다.

5)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적용을 받는 피고의 직원들은 임금피크제 적용 전 직군 및 직급을 기준으로 연장된 정년까지 후생복지를 지급받을 수 있는바(임금피크제 운영규정 제13조), 피고의 직원들이 이 사건 임금피크제로 인하여 적극적인 손해를 입게 되었다고 단정할 수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배예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