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방법원판결

대구지방법원 2015. 12. 17. 선고 2015고단3115 판결

주문

피고인들에 대한 공소를 모두 기각한다.

이유

1.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 A, 피고인 B은 부자관계로서, 대구 중구 D 및 E에 있는 F 및 G에서 상시근로자 5명을 고용하여 피고인 A는 사업주, 피고인 B은 사업경영담당자로서 신발 도소매업을 운영하는 사용자이며, 피고인 B은 2014. 11. 21. 대구지방법원에서 조세범처벌법위반죄로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아 2014. 11. 29. 위 판결이 확정되었다. 사용자는 근로자가 사망 또는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날로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보상금, 기타 일체의 금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을 경우에는 당사자 사이의 합의에 의하여 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

피고인들은 공모하여, 1993. 10. 1.경부터 2013. 4. 5.경까지 위 사업장에서 신발 판매 및 수금 등 업무를 담당하던 근로자 망 H의 2013년 3월 임금 2,500,000원, 2013년 4월 임금 416,666원, 퇴직금 48,815,060원을 당사자 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2013. 4. 5.경 위 H의 사망으로 지급사유가 발생한 날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2.

판단

이 사건 공소사실 중 근로기준법위반의 점은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1항, 제36조에 해당하는 죄로서 같은 법 제109조 제2항에 의하여 피해자의 명시적인 의사와 다르게 공소를 제기할 수 없는 사건이고,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의 점은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44조 제1호, 제9조에 해당하는 죄로서 같은 법 제44조 단서에 의하여 피해자의 명시한 의사에 반하여 공소를 제기할 수 없는 사건이다.

한편, 임금, 퇴직금 등 체불로 인한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1항 위반죄나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제44조 제1호 위반죄는 '지급사유 발생일로부터 14일이 경과하는 때'에 성립하므로(대법원 2002. 11. 26. 선고 2002도5044 판결, 대법원 2010. 5. 27. 선고 2009도7722 판결 등 참조), 이 사건과 같이 근로자의 사망으로 근로관계가 종료되어 퇴직금 등의 지급사유가 발생한 경우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위 각 죄의 범죄성립 당시, 즉 근로자의 사망일로부터 14일이 경과할 당시에 퇴직금 등을 수령할 권리가 있는 '근로자의 상속인'을 위 각 죄의 피해자로 봄이 타당하다. 이러한 해석이 사업주가 법인일 경우에는 위 14일이 경과할 당시에 퇴직금 등의 지급권한을 갖는 대표자가 그 체불로 인한 죄책을 짐이 원칙이라는 위 판례의 취지와도 균형이 맞는다. [반의사불벌죄에 있어서 처벌불원의 의사표시는 의사능력이 있는 피해자가 단독으로 할 수 있는 것이고, 피해자가 사망한 후 그 상속인이 피해자를 대신하여 처벌불원의 의사표시를 할 수는 없으나(대법원 2010. 5. 27. 선고 2010도2680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의 경우에는 범죄성립 당시 피해자가 '근로자의 상속인'이므로, 위와 같은 해석은 위 판례와 저촉되지 아니하고, 오히려 범죄성립 당시의 피해자를 처벌불원 의사표시의 주체로 보아야 한다는 것이어서 위 판례의 취지에 부합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공판기록에 편철된 각 합의서 및 처벌불원서 등의 기재에 의하면, 2013. 4. 5. 사망한 근로자 H의 공동상속인으로서 위 각 범죄의 피해자인 I, J, K이 이 사건 공소가 제기된 후인 2015. 10. 28.경 내지 같은 달 30.경 피고인들에 대한 처벌을 희망하는 의사표시를 각 철회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형사소송법 제327조 제6호에 의하여 피고인들에 대한 공소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순한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