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방법원판결

대구지방법원 2021. 9. 7. 선고 2020노3427 판결

주문

피고인과 검사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피고인

1)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피고인은 C 주식회사(이하 ‘C’라 한다)의 명목상의 공동대표이사로서, C의 체불 근로자들이 임금 및 퇴직금을 지급받지 못하는 기간 동안 C의 경영에 관여하거나 위 임금 및 퇴직금의 체불에 관한 보고를 받은 바도 없다. 피고인은 근로자들의 임금 등 체불이 발생할 당시 C의 모든 업무 집행에서 배제된 명목상 대표이사로서 이들에 대해 임금 및 퇴직금의 지급의무가 인정되지 않는다. 그럼에도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2)

양형부당

원심의 형(벌금 300만 원)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나.

검사(양형부당)

원심의 형(벌금 300만 원)은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

2.

판단

가.

피고인의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주장에 관한 판단

1)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1항, 제43조 위반죄의 주체는 사용자인바, 근로기준법 제2조는 ‘사용자’라 함은 ‘사업주 또는 사업 경영 담당자, 그 밖에 근로자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를 위하여 행위하는 자’를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여기에서 ‘사업주’란 사업경영의 주체를 말하고, ‘사업 경영 담당자’라 함은 사업경영 일반에 관하여 책임을 지는 자로서 사업주로부터 사업경영의 전부 또는 일부에 대하여 포괄적인 위임을 받고 대외적으로 사업을 대표하거나 대리하는 자를 말하는바, 근로기준법이 같은 법 각 조항에 대한 준수의무자로서의 사용자를 사업주에 한정하지 아니하고 사업 경영 담당자 등으로 확대한 이유가 노동현장에 있어서 근로기준법의 각 조항에 대한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한 정책적 배려에 있는 만큼, 사업 경영 담당자란 원칙적으로 사업경영 일반에 관하여 권한을 가지고 책임을 부담하는 자로서 관계 법규에 의하여 제도적으로 근로기준법의 각 조항을 이행할 권한과 책임이 부여되었다면 이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고, 반드시 현실적으로 그러한 권한을 행사하여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대법원 2007. 9. 6. 선고 2007도4904 판결, 1997. 11. 11. 선고 97도813 판결 등 참조). 다만, 탈법적인 목적을 위하여 특정인을 명목상으로만 대표이사로 등기하여 두고 그를 회사의 모든 업무집행에서 배제하여 실질적으로 아무런 업무를 집행하지 아니하는 경우에 그 대표이사는 사업주로부터 사업경영의 전부 또는 일부에 대하여 포괄적인 위임을 받고 대외적으로 사업주를 대표하거나 대리하는 자라고 할 수 없으므로 사업 경영 담당자인 사용자라고 볼 수 없을 것이다(대법원 2000. 1. 18. 선고 99도2910 판결 참조).

2)

판단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위와 같은 법리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을 C의 탈법적인 목적의 명목상 대표이사라고 볼 수는 없고, 피고인은 2013. 11. 11.부터 사업주인 C로부터 C의 경영과 관련한 일정 범위 내의 포괄적 위임을 받아 대외적으로 사업을 대표하거나 대리하는 자이므로 근로기준법의 각 조항을 이행할 권한과 책임이 부여되었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같은 취지의 원심의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피고인 및 변호인이 지적하는 바와 같은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의 잘못이 없다. 따라서 피고인 및 변호인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피고인 및 변호인은, 적법한 항소이유 제출 기간 이후인 당심 제3회 공판기일에서 임금 및 퇴직금 체불사실은 없었다는 취지의 주장을 하나,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원심 판시 기재 범죄사실과 같이 임금 및 퇴직금 체불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피고인 및 변호인의 위 주장도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①

피고인은 2012. 6. 20. C의 대표이사로 취임하였다고 등기되었으나, 위 등기에 대한 신청착오로 2012. 8. 31. 공동대표규정이 등기에 설정되었다가, 2013. 6. 11. 사임하였고, 2013. 10. 18. C의 조합장인 F에게 ‘C의 효율적 관리를 위해, 피고인은 회계중심, H은 조합 중심으로 각자대표이사체제로 운영하기로 했습니다.’라는 내용의 내용증명우편을 발송하면서 피고인에게 C의 자금 집행과 관련된 권한과 책임이 있음을 공표한 다음(증거기록 8쪽), 2013. 11. 11. 부친인 H과 C의 공동대표이사로 등기되었으며, 2014. 7. 29.에도 C의 조합장인 F에게 ‘피고인은 입출금관리, H은 전반적인 기사분들관리 중심으로 잘 운영되도록 힘을 실어주시기 바란다’는 내용의 내용증명우편을 발송하였다(증거기록 11쪽).

②

H은 택시의 배차, 택시 운전기사의 관리 등의 업무를 담당하였고, 피고인은 회사비용 결제 등과 관련된 회계업무를 담당하였다. 이와 관련하여 피고인은 C에는 주로 오전에 출근하여 경리 G으로부터 C 업무를 보고받고 관련 서류에 결재를 하였다(증거기록 93쪽, 328쪽). F은 피고인이 거의 매일 오전에 출근하여 입출금 내역이라든가 이런 경리 파트 업무를 보았다는 취지로 진술하고 있고(증거기록 472쪽, 소송기록 715-716쪽), G도 ‘C의 자금 집행에 관한 것은 전적으로 피고인의 지시나 결재를 받아 처리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증거기록 1017쪽, 소송기록 720쪽).

③

피고인은 수사기관에서부터 일관되게 ‘C의 카드매출액에 관련하여서는 피고인이 관리하였다’, ‘카드매출액에서 모친인 감사 K에게 상환할 원리금 등을 공제하고 경리인 G의 통장으로 입금하였다’고 진술한바 있고(소송기록 1401쪽, 증거기록 92쪽), 피고인이 실질적으로 경영하기 시작하였다고 주장하는 2018. 9.경 이전인 2012. 7. 5.부터 2017. 2. 28.까지 C로부터 월 급여를 지속적으로 지급받아 왔다(증거기록 825-886쪽).

④

또한 피고인의 변호인은, 피고인이 근로자들에 대한 임금 및 퇴직금이 체불되고 있었음을 알지 못했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금전출납부, 지출결의서, 출금전표 등의 기재만 보더라도 C가 이미 2018. 1.경 이전부터 근로자들에 대한 임금을 체불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파악할 수 있었고, 2018. 2. 3.자 이사회 의사록에는 ‘회사는 임금 체불 및 경영상 어려움으로 차량을 일부 매매해야 합니다’라는 내용의 회의내용이 있고 여기에 피고인이 날인하였는바(증거기록 597쪽)[한편 2018. 2. 5.경 C 택시 7대를 매도한 대금 1억 5,400만 원에 대하여 피고인은 수사기관에서는 ‘C의 임시주주총회 결정에 따라 1억 원을 향후 택시를 사기 위한 용도로 잠시 C의 감사인 모친 K의 은행계좌로 송금한 것일 뿐이다’라는 취지로, 원심에서는 ‘위 돈 중 1억 원은 경매(대구지방법원 서부지원 P 사건) 해결을 위해 사용하고 나머지 5,400만 원은 부친인 H 공동대표의 승용차 구입비용을 위해 사용하기로 한 것이다’(소송기록 743쪽)라는 취지로 진술하여 위 매도대금을 근로자들의 체불 임금 등의 지급을 위해 사용하려고 한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사정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은 C의 근로자들에 대한 임금 등의 체불사실을 알았다고 보이고, 공동대표이사로서 회사의 회계를 담당하는 피고인에게는 이를 파악하여 근로자들의 체불된 임금과 퇴직금을 먼저 지급하여야 할 책임과 의무도 있다.

⑤

상법 제389조 제1, 3항, 제209조는 주식회사의 대표이사는 회사를 대표하고, 회사의 영업에 관하여 재판상 또는 재판 외의 모든 행위를 할 권한이 있음을 규정하고 있으므로 주식회사의 대표이사는 대표이사로 선임됨으로써 제도적으로 근로기준법의 각 조항을 이행할 권한과 책임이 부여되었다고 할 것이다. 비록 피고인 주장과 같이 H에 의하여 위 근로자들에 대한 임금 등의 지급업무에서 배제되었다고 하더라도 사업주인 C로부터 부여받은 임금 등의 지급에 관한 권한이나 책임이 소멸되었다고 할 수는 없고, 따라서 피고인은 이 사건 금품청산의무위반 등에 대하여 책임을 부담하여야 할 사용자에 해당한다(대법원 1997. 11. 11. 선고 97도813 판결 등 참조).

3)

직권 판단

피고인 및 변호인이 당심 제3회 공판기일에서 철회한 주장이긴 하지만, 직권으로 살펴보면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E, Q, R은 원심 판시 별지 범죄일람표 (2) 기재 일자에 퇴사한 사실이 인정되고, 다만, 위 피고인들이 퇴사 이후 다시 C에 E는 2017. 12. 1., Q은 2018. 5. 12., R은 2018. 3. 2. 각 입사하여 피고인 및 변호인이 주장하는 일시에 다시 퇴사한 사실이 인정될 뿐이다. 따라서 이 사건 공소사실 중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의 점 중 퇴직일자에 관한 피고인 및 변호인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나.

검사와 피고인의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

원심은 피고인에게 유리한 정상(피고인은 C의 공동대표이사가 된 후 근로기준법위반죄로 1차례 벌금형의 처벌을 받은 외에 달리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는 점, 이 사건 이후에 판시 미지급 임금 및 퇴직금이 근로자들에게 대부분 지급된 것으로 보이는 점, 이 사건 당시 C의 운영 상황 등을 고려할 때 피고인에게도 다소 참작할 만한 사정이 있는 점 등)과 불리한 정상(임금 및 퇴직금은 해당 근로자의 생계유지와 직결된 것이라는 점에서 이 사건 각 범행과 같은 임금 및 퇴직금 미지급 행위에 대해서는 엄중한 처벌이 필요한 점, 피고인이 근로자들에게 제때 지급하지 못한 임금과 퇴직금이 상당히 큰 액수인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위와 같은 형을 선고한 것으로 보인다.

원심이 위에서 인정한 여러 양형사유와 피고인의 나이, 경력, 성행, 환경, 가족관계, 범행의 동기와 경위,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그밖에 기록에 의하여 알 수 있는 여러 사정, 그리고 당심에 이르러 원심이 피고인에 대하여 정한 형을 변경할 만한 특별한 정상이나 사정변경이 없는 점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에게 불리한 위 정상 등 당심에서의 검사의 주장 및 피고인의 경제적 사정이 좋지 아니한 점 등 당심에서의 피고인과 변호인의 주장을 참작하더라도, 원심의 양형은 적정하고, 그 재량권을 남용하거나 재량의 한계를 일탈하였다고 볼 수 없다.

3.

결론

피고인과 검사의 항소는 각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하여 모두 기각한다.

판사 성경희(재판장) 이영철 최운성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