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벌금 5,000,000원에 처한다.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0,000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위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이 사건 공소사실 중 절도의 점은 무죄.
위 무죄 부분에 대한 판결의 요지를 공시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사실오인(검사)
피고인에게 절도의 고의가 인정됨에도 이와 달리 이 사건 공소사실 중 절도의 점에 관하여 무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에는 심리미진에 따른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
양형부당(검사와 피고인)
원심의 형(벌금 500만 원)에 대하여 피고인은 너무 무거워서, 검사는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고 각 주장한다.
직권판단
원심은 이 사건 공소사실 중 절도의 점에 관하여 판결이유에서는 무죄라고 판단하였으면서도 주문에서 이를 누락하였으므로, 원심판결은 더 이상 유지될 수 없게 되었다. 위와 같은 직권파기사유에도 불구하고 검사의 사실오인 주장은 여전히 이 법원의 판단 대상이 되므로 다음 항에서 이에 관하여 살펴 본다.
검사의 사실오인 주장에 대한 판단
원심의 판단
원심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이어진 대구 달성군 I 및 G 각 토지의 경계에 있는 띄엄띄엄 식재된 아카시아 나무 몇 그루를 위 각 토지의 경계의 표식이라고 인식하기가 쉽지 않은 점, ② 대구 달성군 G에 있는 피해자 H 소유인 시가 합계 약 40,046,101원 상당의 물건(농기계 부품을 찍어내는 금형 12개와 용접에 필요한 지그 10개, 이하 '이 사건 피해품'이라 한다)은 평상시 관리되지 않은 채 놓여 있었고, 이 사건 피해품에는 소유자를 확인할 수 있는 표지가 존재하지도 않았던 점, ③ J은 원심에서 증인으로 출석하여 '피고인에게 이 사건 공장 밖에 있는 물건을 가지고 가는 것을 허락한 적이 있다'는 취지로 진술하기도 하였고, 피고인과 J 사이에 어떤 물건이 정리 대상에 해당하는지도 부정확하게 결정되었을 개연성이 높은 점 등을 고려할 때, 피고인이 J의 발언을 자신에게 유리하게 이해하여 이 사건 피해품을 수거해도 무방한 고철 정도로 받아들였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점을 종합하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이 이 사건 피해품을 취거할 당시 미필적으로나마 J이 아닌 다른 사람의 소유에 속하는 물건이라고 인식한 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이 사건 공소사실 중 절도의 점을 무죄로 판단하였다.
당심의 판단
원심이 설시한 위와 같은 사정들에다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을 더하여 보면, 이 사건 당시 피고인에게 절도의 고의가 있었다고 단정하기는 어려워 보이므로,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이 부분 공소사실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없이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위와 같은 원심의 판단은 옳고, 거기에 검사가 지적하는 바와 같은 사실오인의 잘못이 없으므로 검사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검사는, 피고인이 J과 약 10년간 거래관계를 유지해 왔으므로, 이어진 대구 달성군 I 및 G 각 토지의 경계를 인식하고 있었거나, 청소 범위를 명확히 파악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주장하나, 거래기간만으로는 위와 같은 사정을 명확히 인식하거나 파악할 수 있다고 보이지는 않는다.
검사는, J이 피고인에게 청소를 부탁한 장소의 외부 물건에 대해서는 개별적으로 확인해주거나, 아카시아 나무 주변 고철을 치워달라고 지시한 사실이 없고, 피고인은 J이 이 사건 피해품과 무관한 빵을 제조하는 업체를 운영하고 있었으므로 피고인은 이 사건 피해품이 J이 부탁하는 청소 범위에는 포함되지 아니한다는 사실을 인식하였음이 상당하다고 주장하나, J은 경찰에서 처음에는 '자신이 피고인에게 쓰레기를 치우고 고철을 가져가라고 한 장소는 K 공장 내부일 뿐'(원심 21고단3731 사건의 증거기록 52쪽)이라고 진술하였으나, 원심 법정에서는 '공장 외부에 있었던 자신이 운영하는 공장과 무관한 빵 건조 다이와 1톤 트럭 등도 피고인에게 치워달라고 부탁하였다'(공판기록 128-129쪽, 133-135쪽)는 취지로 진술하였는데, 이러한 J의 진술에 비추어 보면 J 조차도 피고인에게 부탁한 청소 범위에 대해서 정확히 기억하지 못하는 것으로 보이고, 앞에서 본 바와 같이 J은 빵 제조와 무관한 1톤 트럭 등도 청소를 부탁한 것으로 보일 뿐이다.
검사는, 이 사건 피해품이 평상시 관리되지 않았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이 사건 피해품은 시가 합계 약 4,000만 원 상당에 해당하며, 단순하게 고철 시가만 하더라도 약 230만 원에 해당하여 청소비용 약 30~40만 원을 상회하는 고가로서 고철 수거의 경험이 있는 것으로 보이는 피고인이 이러한 고철 시가를 알고 있었을 가능성이 높은 점 등에 비추어 피고인이 이 사건 피해품을 J 소유이거나 무주물이라고 생각하였을 개연성은 높지 않다고 주장하나, 이 사건 피해품은 선반 옆과 아래에 놓여 있었을 뿐, 원심이 설시한 것처럼 평상시 관리되지 않은 채 놓여 있었다고 볼 수 있는 점, 위 ②항에서 본 바와 같이 J은 K 공장 내부 물건 외에도 1톤 트럭의 처리도 부탁한 점, J은 원심에서 단순히 '청소하면서 가져가는 고철 판매비용으로 청소비용을 지급하기로 하였다'(공판기록 124-125쪽)는 취지로 진술하면서 청소비용은 약 30~40만 원 정도라고 생각한다고 진술하고 있을 뿐이어서 고철 판매비용에 맞추어 청소비용을 정한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검사가 주장하는 위와 같은 사정만으로는 피고인이 이 사건 피해품을 J 소유이거나 무주물이 아니라고 생각하였을 개연성이 높지 않고, 오히려 피고인 및 J의 진술 등에 의하면 이 사건 피해품은 피고인이 가져가기로 한 1톤 트럭 근처에 있었던 점(원심 21고단3731 사건의 증거기록 47쪽, 54쪽), 피고인은 이 사건 당시 화물차량을 운전하여 이 사건 장소로 가서 위 차량에 실려 있던 가스통들을 범행 장소에 내려두고 이 사건 피해품을 화물차량에 실은 후 이 사건 장소를 떠났는데, 위 가스통에는 피고인이 운영하는 가스회사 상호 등이 적혀 있었던 점(원심 21고단3731 사건의 증거기록 13쪽, 80쪽) 등을 고려하면 피고인이 절도의 고의를 가지고 이 사건 피해품을 가져간 것이라는 이 사건 공소사실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없이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결론
그렇다면 검사의 사실오인 주장은 이유 없으나, 원심판결에는 위에서 본 직권파기사유가 있으므로, 검사와 피고인의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2항에 의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다시 쓰는 판결 이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