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방법원판결

대구지방법원 2025. 8. 14. 선고 2024가합204225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피고는 국내 외 항공운송업을 목적으로 설립된 법인이고, 원고는 2015. 3. 피고에 입사하여 현재까지 재직 중인 사람이다.

나.

원고는 2020. 8.경부터 김포공항의 운항정비팀에서 근무하였는데, 피고는 2023. 9. 1. 원고에게 인천공항의 운항정비반으로 전보명령(이하 '이 사건 전보명령'이라고 한다)을 하였고, 2024. 2. 13. 원고와 사이에 소속부서(근무장소)를 '인천정비파트'로 정한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 을 제12호증의 각 기재(가지번호 있는 경우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변론 전체의 취지

2.

본안전 항변에 관한 판단

가.

피고의 본안전 항변 요지

원고는 이 사건 전보명령일인 2023. 9. 1.로부터 약 9개월이 지나서야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는바, 근로기준법 제28조 제2항의 취지를 참작하면 원고의 소권은 실효되었다. 그렇지 않더라도 원고는 근무장소의 변경을 계속적으로 희망하였고 이 사건 전보명령은 원고의 의사가 반영된 것에 해당하는 바, 이 사건 전보명령에 대한 무효확인청구는 신의칙에 반하여 부적법하다.

나.

구체적 판단

1)

근로기준법은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부당해고 등을 하면 근로자는 노동위원회에 구제를 신청할 수 있고(제28조 제1항), 그 구제신청은 부당해고 등이 있었던 날부터 3개월 이내에 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같은 조 제2항). 그런데 위 규정의 제도적 취지는 민사소송을 통한 통상적인 권리 구제방법보다는 좀 더 신속 · 간이하며, 경제적이고 탄력적인 권리구제수단을 마련하는 것에 있는 바<1>, 노동위원회에 대한 구제신청의 제척기간이 도과하였다고 하여 민사소송으로 이를 다툴 소권까지 당연히 실효된다고 인정하기 어렵다.

2)

나아가 피고가 제출한 을 제1, 2호증의 각 기재만으로는 원고가 근무장소의 변경을 계속적으로 희망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원고와 사내신고 담당자 사이의 사내 메신저대화 내용 중 원고가 '인천근무를 계속 희망했어서'라는 매신저를 보낸 사실이 있기는 하나, 이를 들어 원고가 피고에게 공식적으로 근무장소 변경 희망의 의사를 표시한 것이라고 인정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차장에 반하는 사람들이 타지로 발령되는 것 같다', '지방발령이 아니라서 다행이다'라는 전후 대화내용에 비추어 볼 때 위 대화내용만으로 원고가 진정으로 인천근무를 계속 희망하였다고 인정하기도 어렵다),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3)

따라서 이 사건 전보명령에 대한 무효확인청구는 신의칙에 반하여 부적법하다는 피고의 본안전 항변은 이유 없다.

3.

본안에 대한 판단

가.

원고의 주장 요지

원고는 이 사건 전보명령이 있기 전 피고에서 발생한 각종 비위행위들을 내부 고발한 사실이 있고, 피고는 이에 대한 보복조치로 이 사건 전보명령을 발령하였는바, 그 실질은 징계처분에 해당하고, 이 사건 전보명령의 업무상 필요성보다 원고의 생활상 불이익이 더 크며, 피고는 이 사건 전보명령 과정에서 사전협의절차를 거치는 등 신의

칙상 요구되는 절차를 거치지도 아니하였다. 따라서 이 사건 전보명령은 피고의 권한을 남용한 것으로서 무효이다.

나.

관련 법리

근로자에 대한 전직이나 전보처분은 근로자가 제공하여야 할 근로의 종류 · 내용 · 장소 등에 변경을 가져온다는 점에서 근로자에게 불이익한 처분이 될 수 있으나 원칙적으로 인사권자인 사용자의 권한에 속하므로 업무상 필요한 범위 내에서는 상당한 재량이 인정된다. 다만 사용자는 근로자에게 정당한 이유 없이 전직 등을 할 수 없는데(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 전직처분 등이 정당한 이유가 있는지는 해당 전직처분 등의 업무상의 필요성과 전직처분 등에 따른 근로자의 생활상의 불이익을 비교 · 교량하고, 근로자 측과의 협의 등 그 전직처분 등의 과정에서 신의칙상 요구되는 절차를 거쳤는지 여부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이때 업무상 필요란 인원 배치를 변경할 필요성이 있고 그 변경에 어떠한 근로자를 포함시키는 것이 적절할 것인가 하는 인원선택의 합리성을 의미하는데, 여기에는 업무능률의 증진, 직장질서의 유지나 회복, 근로자 간의 인화 등의 사정도 포함된다. 업무상 필요에 의한 전직처분 등에 따른 생활상의 불이익이 근로자가 통상 감수하여야 할 정도를 현저하게 벗어나지 않으면 전직처분 등의 정당한 이유가 인정되고, 근로자 측과 성실한 협의절차를 거쳤는지는 정당한 이유의 유무를 판단하는 하나의 요소라고 할 수 있으나, 그러한 절차를 거치지 아니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전직처분 등이 무효가 된다고 볼 수 없다(대법원 2023. 7. 13. 선고 2020다253744 판결, 대법원 2023. 9. 21. 선고 2022다286755 판결 등 참조).

다.

구체적 판단

앞서 본 증거 및 갑 제2, 3, 4호증, 을 제10, 14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에서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이 사건전보명령이 무효라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1)

국제여객항공운송은 2021년 초반부터 전 세계의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사태로 인하여 정상적으로 이루지지 않고 있다가 2022년 하반기부터 점차 정상화되었으며 국제여객항공운송이 중점적으로 이루어지는 인천국제공항에서의 현장정비수요도 그 무렵부터 필연적으로 증가하게 되었다. 이에 대응하여 피고는 2023년 초부터 김포국제공항에 근무 중이던 정비인력(총 56명)을 사내파견 형태로 인천국제공항에 투입하였으나, 공항내 보안구역의 출입 등 문제로 인천국제공항 상주 정비인력으로의 전환이 필요하게 되었고, 2023. 9. 1. 원고를 포함한 다수 인원을 인천국제공항으로 전보 배치하는 방법으로 필요인력을 확충하게 되었으며, 이 사건 전보명령은 이 같은 업무상 필요에 의한 것으로 보인다.

2)

원고의 주된 업무는 항공기 정비 업무이고, 해당 업무의 특성상 이 사건 전보명령이 전혀 예상하기 어려운 것으로 볼 수 없다. 원 · 피고가 매년 갱신하여 작성해온연봉제근로계약서에도 '회사는 필요시 근로자의 소속부서(근무장소)를 변경하거나 상기 이외의 업무를 근로자에게 부과할 수 있으며 근로자는 회사의 지시에 따라야 한다.'라고 기재되어 있다. 피고에게는 인력배치나 조직개편 및 그 구성에 광범위한 재량권이 부여되어 있는바, 이러한 인원 배치가 비합리적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3)

이 사건 전보명령으로 인하여 원고의 근무지가 서울 강서구 방화동에 위치한 김포공항에서 인천 중구에 위치한 인천공항으로 변경되었으나, 현재 원고의 거주지를 기준으로 자가용을 이용한 출근 소요시간을 비교하면 이 사건 전보명령 전보다 약 11분 정도 증가한 정도로, 거주이전을 반드시 동반할 정도의 전보배치는 아니다. 원고는 이 사건 전보명령 전인 2023. 2.경부터 인천공항으로 파견근무를 하고 있었고 이에 따른 주거지 변동도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 사건 전보명령을 전후로 원고의 근무지를 제외한 원고의 실질적 업무내용에 차이가 발생하지도 않는 것으로 보이고, 이 사건 전보명령으로 일부 생활상 불이익이 발생한다고 하더라도 그 불이익이 근로자가 통상 감수하여야 할 정도를 현저하게 벗어난 것으로 볼 수 없다.

4)

피고는 이 사건 전보명령을 발령하기 전 원고와 사전에 협의한 사실은 없으나, 이는 피고 소속 다른 근로자도 마찬가지였던 것으로 보인다. 피고 내부에 전보발령 전에 근로자의 개별 동의를 얻거나 협의를 거쳐야 한다는 내용의 인사규정 등도 없는 것 으로 보인다.

5)

원고는 2020. 6. 피고의 품질보증팀에서 근무하던 중 사내관리자들의 업무능력 부족 및 비위행위를 내부 신고한 후 면담과정에서 피고에게 운항정비팀으로 전직을 요구하였고, 위 요구가 받아들여져 2020. 8. 운항정비팀으로 전직명령을 받고 2020. 10.경부터 근무를 하게 되었다. 원고는 그 후에도 2022. 9. 28. 및 2023. 3. 25., 2023. 6.30.경 피고에게 반장 및 팀장의 비위행위 등을 내부 신고하였고, 2023. 7. 12. 노사협력 팀에 사내 고충처리 상담을 신청을 하였다. 그러나 피고는 2023. 2.경부터 원고를 비롯한 다수 인원을 인천공항에서 파견하여 근무하도록 하였고, 그 후에도 업무상 필요성에 따라 원고 외 다수 인원을 인천공항에 전보 배치하였던 것으로 보이는 바, 피고의 위 조치와 원고의 내부 신고나 고충처리 상담 사이에 어떠한 인과관계나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2>.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이 사건 전보명령이 원

고의 내부 신고 등에 따른 보복성 조치에 따른 것이라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이를 달리 판단할 증거가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태균(재판장) 박소민 배종빈

각주1) 대법원 2022. 7. 14. 선고 2020두54852 판결, 대법원 2022. 7. 14. 선고 2021두48285 판결 등 참조.¦

각주2) 나아가 원고는 2024. 9. 4. 고용노동청에 이 사건 전보명령 등에 관하여 직장 내 괴롭힘(근로기준법 제76조의3 제2항, 제6항)으로 진정을 하였으나, 2025. 1. 9. 법위반사항 없음으로 사건이 종결 통지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