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방법원판결

대구지방법원 2025. 4. 11. 선고 2024노3118 판결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위반, 근로기준법위반

주문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촉탁직 근로자에 해당하는 이 사건 근로자들에 대하여 호봉제가 적용된다고 하더라도 단체협약에 이에 관한 명시적 규정이 없는 등 호봉제 적용 여부에 대하여 다툴 만한 사정이 있었는바, 피고인에게는 임금 등을 미지급한다는 고의가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나.

양형부당

원심이 선고한 형(징역 6개월 집행유예 2년, 벌금 2,000,000원)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2.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주장에 대한 판단

가.

원심의 판단

피고인은 원심에서도 항소이유와 동일한 취지의 주장을 하였다. 이에 대하여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이 사건 근로자들에 대하여 임금협정에서 정한 호봉제가 적용된다고 전제한 다음, 피고인이 단체협약과 임금협정서에 촉탁직 근로자에게 호봉제를 적용한다는 규정이 없어서 촉탁직 근로자에 대한 호봉제의 적용을 배제한다고 생각했다는 것은 지나치게 사업자의 이익에 편중하여 이루어진 해석으로 받아들일 수 없는 점, 대구광역시가 정한 『시내버스기사 인건비 산정기준』 은 그 문언상 임금 산정기준이 아닌 실비 정산 방식에 국한되는 내용임이 명백하고, 위 자료도 일응은 촉탁직근로자에 대하여 호봉제가 적용될 수 있음을 전제로 하는 것인 점, 피고인은 이 사건 근로자들에 대하여 별도로 정해진 임금 산정 방식이 아닌 1호봉 기준으로 산정한 임금과 퇴직금을 지급하였는바, 촉탁직 근로자에 대하여 호봉제가 적용될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었다고 보아야 하는 점, 앞서 본 바와 같이 촉탁직 근로자들에 대하여 호봉제를 적용하지 않는 것은 기간제 근로자에 대한 차별적 처우를 금지하는 강행규정인 기간제법 제8조 위반에 해당할 수 있는 점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이 사건 근로자들에게 호봉제가 적용되지 아니한다고 믿었다는 근거가 박약하다고 판단되는바, 피고인이 2호봉과 1호봉 사이의 차액에 상당하는 임금 등을 미지급한 데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여 피고인에게 임금 등 미지급의 고의가 없다는 피고인의 주장을 배척하고,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다.

나.

당심의 판단

1)

관련법리

가)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재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 것이라면 사용자가 그 임금 등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에는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어서 사용자에게 근로기준법 제36조, 제109조 제1항 위반죄의 고의가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렵고,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지 여부는 사용자의 지급거절이유 및 그 지급의무의 근거, 그리고 사용자가 운영하는 회사의 조직과 규모, 사업 목적 등 제반 사항, 기타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한 다툼 당시의 제반 정황에 비추어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대법원 2007. 6. 28. 선고 2007도1539 판결, 대법원 2011. 10. 27. 선고 2010도14693 판결 등 참조). 한편, 임금 등 미 지급에 대한 범의 판단의 기준시점은 퇴직일부터 14일까지의 기간이다(대법원 2023. 12.5.자 2023도12670 결정으로 확정된 인천지방법원 2023. 8. 23. 선고 2022노1860 판결 등 참조).

나)

피고인이 범죄구성요건의 주관적 요소인 고의를 부인하는 경우, 그 범의 자체를 객관적으로 증명할 수는 없으므로 사물의 성질상 범의와 관련성이 있는 간접사실 또는 정황사실을 증명하는 방법으로 이를 증명할 수밖에 없다. 이때 무엇이 관련성이 있는 간접사실 또는 정황사실에 해당하는지는 정상적인 경험칙에 바탕을 두고 치밀한 관찰력이나 분석력으로 사실의 연결상태를 합리적으로 판단하는 방법에 의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6. 2. 23. 선고 2005도8645 판결 등 참조). 한편, 고의의 일종인 미필적 고의는 중대한 과실과는 달리 범죄사실의 발생 가능성에 대한 인식이 있고 나아가 범죄사실이 발생할 위험을 용인하는 내심의 의사가 있어야 한다. 행위자가 범죄사실이 발생할 가능성을 용인하고 있었는지 여부는 행위자의 진술에 의존하지 않고 외부에 나타난 행위의 형태와 행위의 상황 등 구체적인 사정을 기초로 일반인이라면 해당 범죄사실이 발생할 가능성을 어떻게 평가할 것인지를 고려하면서 행위자의 입장에서 그 심리상태를 추인하여야 한다(대법원 2004. 5. 14. 선고 2004도74 판결 등 참조).

2)

구체적 판단

원심이 인정한 위와 같은 사정에다,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이 사건 근로자들과 이 사건 회사는 이 사건 근로자들의 임금, 근로시간 및 근로형태 등에 관하여 '단체협약 및 임금협정을 준용한다'거나 '단체협약 및 임금협정서가 정하는 바에 의한다'라고 약정하였을 뿐이고(증거기록 32 내지 48면), 이 사건 근로자들의 근로기간 중 적용되는 임금협정에 의하면 2016. 7. 17.까지 입사한 근로자에 대해서는 근속기간 1년 이상부터 4년 미만까지 2호봉을 적용하도록 되어 있음에도, 피고인은 위와 같은 임금협정 중 호봉상승에 관한 규정의 적용만을 배제하고 이 사건 근로자들의 근로기간 전체에 대하여 임금협정에서 정한 1호봉의 임금을 기준으로 임금 등을 지급한 점, ② 이 사건 기록을 면밀히 검토하더라도, 피고인이 촉탁직 근로자들을 고용하는 과정에서 이 사건 근로자들에 대하여 호봉제가 적용되는지 여부에 관하여 법률자문을 구하거나 관련 기관에 유권해석을 요청하는 등, 이 사건 근로자들에게 호봉제가 적용되지 아니한다고 믿을만한 분명한 계기가 있었음을 인정할 만한 자료가 없는 점, ③ 원심이 적절하게 설시한 바와 같이, 피고인이 거론하는 대구광역시 『시내버스기사 인건비 산정기준』 은 그 문언상 임금 산정 기준이 아닌 실비 정산 방식에 국한되는 내용임이 명백할 뿐만 아니라, 대구광역시가 C 주식회사를 수신자로 하여 발송한 '시내버스 운전기사 인건비 등 정산 기준 통보'의 기재(증거기록 160면)에 의하면, 대구광역시는 '시내버스 운전기사 채용 및 임금, 근로시간 등 근로조건을 결정하는 것은 노동관계법령 등에 의거 노사가 결정할 사항'이라고 분명하게 명시하고 있는 점, ④ 피고인은 이 사건 근로자들과 같은 촉탁직 근로자들에게 1호봉의 임금만을 지급하는 것이 운송업계의 관행이었으므로 임금 등 미지급의 고의가 없었다고 주장하나, 그와 같은 관행이 임금 등 미지급 사실을 정당화할 수는 없는 점 등을 더하여 보면, 피고인이 이 사건 근로자들에게 임금협정에 따른 호봉상승을 인정하지 아니하여 2호봉과 1호봉 사이의 차액에 상당하는 임금 등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기 어렵고, 피고인에게는 미필적으로나마 위 임금 등 미지급의 고의가 있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원심의 사실인정과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피고인이 주장하는 바와 같은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볼 수 없다.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3.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

피고인이 제출한 2024. 8. 20.자 항소장 및 변호인이 제출한 2024. 9. 20.자 항소이유서에 양형부당 취지의 기재가 없고, 변호인은 당심 제1회 공판기일에서 양형부당 주장을 추가하였다. 그러나 위 주장은 항소이유서 제출기간 도과 후에 새롭게 주장된 것 으로서 그 자체로 부적법할 뿐만 아니라, 직권으로 살펴보더라도 원심판결 선고 이후에 양형을 변경할 만한 특별한 사정변경을 찾아보기 어렵고, 그 밖에 피고인의 나이, 성행, 환경, 범행의 동기와 경위,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양형의 조건이 되는 모든 사정들을 종합하여 다시 살펴보더라도, 원심의 형이 너무 무거워서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났다고 인정되지 않는다. 따라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하여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남근욱(재판장) 김정도 김성수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