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방법원판결

대구지방법원 2025. 6. 25. 선고 2024노719 판결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벌금 30만 원에 처한다.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만 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위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사실오인, 양형부당)

가.

사실오인

이 사건 공소사실 중 근로조건 명시 서면 미교부의 점에 관하여, 피고인은 피해자와의 합의에 따라 근로계약서를 교부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한 원심은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

나.

양형부당

원심이 선고한 형(벌금 50만 원)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2.

사실오인 주장에 관한 판단

가.

관련 법리

항소심이 심리과정에서 심증의 형성에 영향을 미칠 만한 객관적 사유가 새로 드러난 것이 없음에도 제1심의 판단을 재평가하여 사후심적으로 판단하여 뒤집고자 할 때에는, 제1심의 증거가치 판단이 명백히 잘못되었다거나 사실인정에 이르는 논증이 논리와 경험법칙에 어긋나는 등으로 그 판단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현저히 부당하다고 볼 만한 합리적인 사정이 있어야 하고, 그러한 예외적 사정도 없이 제1심의 사실인정에 관한 판단을 함부로 뒤집어서는 안 된다(대법원 2017. 3. 22. 선고 2016도18031 판결 등 참조).

나.

구체적 판단

원심은 근로자 D의 수사기관 및 이 법정에서의 진술에 따라 피고인이 근로자 D에게 근로조건을 명시한 서면을 작성하자는 요청조차도 한 사실이 없고, 피고인 스스로도 수사기관에서 위와 같은 내용으로 진술한 사실이 인정된다고 보아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하였다.

원심이 설시한 위와 같은 사정들을 관련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면밀히 검토해 보면, 원심판결에 증거가치 판단이 명백히 잘못되었다거나 사실인정에 이르는 논증이 논리와 경험법칙에 어긋나는 등으로 그 판단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현저하게 부당하다고 볼 만한 합리적인 사정을 찾아볼 수 없다. 나아가 설령 피고인의 주장과 같이 피고인과 D의 합의에 따라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근로기준법 제17조 제2항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남용하여 구체적인 근로조건을 제시하지 아니한 채 근로조건의 중대한 내용을 불확정한 상태에 두거나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임의적으로 변경하는 것을 방지함으로써 근로자를 보호하기 위한 규정으로 보이는 점, 근로기준법 제17조 제2항 및 이에 대한 처벌규정인 같은 법 제114조에는 피고인과 근로자의 합의 여부에 따른 벌칙 적용 여부에 관하여 아무런 규정이 없는 점 등을 아울러 고려하여 보면, 피고인과 근로자의 근로조건 명시 서면의 작성에 대한 합의 여부가 범죄 성립 여부에 영향을 미친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피고인의 주장과 같은 사실오인의 위법이 없다.

3.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

피고인이 D에게 지급하지 못한 임금이 144,300원으로서 소액인 점, D이 피고인의약국에서 근무한 날은 약 3일 가량에 불과하였던 점, 피고인은 동종 범행으로 처벌받은 전력이 없는 점, 위 임금은 모두 대지급된 것으로 보이는 점, 피고인이 고령으로서 근로기준법 등에 대한 이해가 다소 부족하였던 것으로 보이는 점, 피고인의 경제적 형편이 좋지 못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 피고인에게 유리한 정상과, 그 밖에 피고인의 연령, 성행, 환경, 범행에 이른 경위,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기록과 변론에 나타난 양형의 조건이 되는 여러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심이 선고한 형은 다소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판단된다. 따라서 이를 지적하는 피고인의 주장은 이유 있다.

4.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의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