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검사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근로자 D가 자신의 근로시간에 대하여 구체적이고 일관된 진술을 한 점, C(이하 '이 사건 사업장'이라 한다)에서 근무한 F의 진술 역시 이에 부합하는 점, D가 2022.1. 1.부터 이 사건 사업장 소속으로 4대 보험이 가입된 점, D가 G 실장으로부터 업무 지시를 받은 점 등에 비추어볼 때, 피고인이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연차휴가미사용수당 및 이를 반영한 퇴직금을 미지급하였음을 인정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부분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양형부당
원심의 형(벌금 1,000,000원)은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관한 판단
원심의 판단
원심은, 원심이 적법하게 제출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합리적 의심의 여지없이 피고인에게 연차휴가미사용수당 및 판시 8,792,421원을 초과한 퇴직금을 미지급하였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이 부분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하였다.
근로자 D의 근로조건이 명시된 근로계약서가 작성된 바 없고, 소정근로시간을 확인할 객관적 자료가 발견되지 않는다.
F은 근로자 D 대신 일시적으로 이 사건 사업장에서 시설 관리 업무를 한 적이 있는데, F의 경우 출퇴근시간대를 알 수 있는 근태관리기록이 발견되나, 피고인의 경우 그러한 기록이 없다.
근로자 D는 피고인의 허락을 받아 이 사건 사업장의 별도 공간에서 별도로 스팀세차장을 운영하는 사업을 영위하였고, 이로 인한 수익 전부를 자신이 취득하였으며, 이 사건 사업장 내부에 자신의 스팀세차장에 대한 홍보물을 게시하기도 하였다.
이 사건 사업장의 관리실장 직함을 갖고 실무를 총괄하던 E는 근로자 D가 이 사건 사업장 주차장에 상주하지 않은 채 자신의 스팀세차장을 오갔으며 이 사건 사업장에 출근하지 않은 적도 있고 피고인과 상의하여 출근하지 않은 날도 있다고 기억하고 있다.
이처럼 피고인과 근로자 D가 당초 약정했던 근로 제공 시간을 정확히 파악할 수 있는 객관적 자료가 없고, 근로자 D는 이 사건 사업장에서 수시로 용역 의뢰를 받을 수 있고 그 수주량도 불규칙한 세차사업을 독자적으로 영위하였으므로 이 사건 사업장에만 고정적 · 규칙적으로 근로를 제공하기 어려운 요인도 있었으며, 종래에는 피고인으로부터 이 사건 사업장 중 일부를 세차 영업장소 및 홍보물 게시장소로 허락받을 정도로 피고인과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연차휴가의 성격을 갖고 있는 휴일을 전혀 갖지 않았다고 단정할 수도 없다.
따라서 현재 피고인과 민사소송 중인 근로자 D의 일방적 진술만으로는 통상임금 산정의 요소가 되는 소정근로시간을 정확히 알 수 없고, 미사용에 대한 청구권이 발생하는 연차 미사용 일수도 확정할 수 없다.
당심의 판단
관련 법리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재 여부와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 것이라면 사용자가 그 임금 등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에는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어서 사용자에게 근로기준법위반죄나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죄의 '고의'가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할 것이고,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재 여부와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지 여부는 사용자의 지급거절이유 및 그 지급의무의 근거, 그리고 사용자가 운영하는 회사의 조직과 규모, 사업 목적 등 여러 사항, 기타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재 여부와 범위에 관한 다툼 당시의 여러 정황에 비추어 판단하여야 할 것이며, 사후적으로 사용자의 민사상 지급책임이 인정된다고 하여 곧바로 사용자에 대한 근로기준법위반죄나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죄의 고의가 인정된다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대법원 2007. 6. 28. 선고 2007도1539 판결, 대법원 2011. 10. 13. 선고 2009도8248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을 종합하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이 연차휴가미사용수당을 미지급하였다는 점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충분히 증명되었다고 볼 수 없고, 나아가 이 사건 당시 피고인에게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1항, 제36조 위반죄와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44조 제1호, 제9조 제1항 위반죄의 고의가 있었다고 인정하기도 어렵다. 따라서 이 부분 공소사실을 무죄로 인정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충분히 수긍할 수 있으므로, 검사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검사는 근로자 D가 2021. 2.부터 2022. 5.까지는 시급제(시급 10,000원)로,2022. 6.부터 2023. 2.까지는 월급제(월급 4,500,000원)의 형태로 근무하였음을 근거로,2021. 2. 24.부터 2022. 2. 23.까지는 1일 소정근로시간 8시간, 기준시급 10,000원, 미 사용 연차개수 11개, 2022. 2. 24.부터 2023. 2. 23.까지는 1일 소정근로시간 8시간, 기준시급 10,000원, 미사용 연차개수 15개를 기준으로 미지급연차수당을 산정하였다(추가증거기록 3쪽).
그러나 ① 이 사건 사업장에 근무하는 다른 근로자들이 근무일지를 작성했던 것에 비하여, 근로자 D는 이러한 근무일지를 작성한 바 없고, D가 수행한 업무 또한 주차관리, 청소 등 단속적 근로에 해당하는 점, ② D가 시급제로 급여를 받을 당시월 급여가 적게는 78만 원에서 많게는 219만 원으로 D의 근로시간이 불규칙했던 점(증거기록 25쪽 내지 40쪽), ③ D 또한 원심 법정에서 '근무시간은 유동적으로, 비가오거나 예약이 많은 날에는 집이 가까워 언제든지 올 수 있는 여건이었다'는 취지로 진술한 점(공판기록 61쪽), ④ D가 2021. 5.경부터 이 사건 사업장 주차장에서 세차업이라는 자신의 사업을 별도로 영위한 점(증거기록 113쪽) 등을 고려할 때, D의 1일 소정근로시간을 8시간으로 보기 어렵다.
또한 이 사건 사업장에서 근무하는 G 실장은 대구지방고용노동청 참고인 조사에서 'D는 근무시간에 세차 업무를 하루에 3대는 했던 것으로 알고 있고, 따로 휴무가 정해진 것 없이 헌다고 통보하면 제가 대신 주차관리를 했다.', '다른 직원들은 근무시간 계산하여 급여를 지급하는 데 반해, D는 주차관리비용으로 월 250만 원을 지급했다.'고 진술하였는데(증거기록 186쪽 내지 188쪽), 위 진술에 의하더라도 D가 이 사건 사업장에서 별도 사업을 영위한 시간을 제외한 1일 소정근로시간을 추산하기 어렵고, D가 일수의 제한 없이 자율적으로 휴가를 사용하였으므로 D의 휴가 사용일수가 법정연차유급휴가일수를 초과하여 미사용일수가 없었다고 볼 여지도 있다.
나아가 임금 미지급으로 인한 근로기준법위반죄는 과실범이 아니라 고의범으로, 사용자에게 임금 지급의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용자가 그 지급의무를 불이행하는 것을 인식·용인할 것이 요구된다. 이 사건에서 D의 출근일수 및 휴무일수, D의 1일 소정근로시간 등이 확정되어야만 피고인이 지급했어야 할 미지급연차수당이 정해질것인데, 앞서 본 바와 같이 D가 매일 일정한 시간을 근로하고, 휴가를 사용하지 못하였는지 여부가 불분명하고 오히려 자유로이 출퇴근하며 근로시간 중 별도의 사업을 영위하였는바, 피고인의 입장에서 D의 근로시간과 휴게시간, 근무일과 휴일의 구분이 명확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결국 피고인으로서는 D에 대한 임금 지급의무의 존부 및 그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나름대로의 근거가 있었는바, 피고인이 해당 부분의 임금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 상당한 이유가 있었다고 봄이 상당하다.
더욱이, 피고인은 D에게 2022. 6.경부터 주차관리업무 외에 기존에 청소용역업체가 수행하던 청소업무를 함께 맡기면서 D에게 월 450만 원을 지급하기로 하며 용역방식으로 일을 맡겼다고 주장하는데, 달리 피고인과 D 사이에 작성된 어떠한 근로계약서나 용역계약서가 존재하지 않고, 이 사건 사업장의 다른 직원들이 모두 시급제로 급여를 받는 데에 반해 D만 이때부터 월급제로 급여를 지급받은 점, G 또한 피고인이D에게 용역계약서를 쓰자고 했을 때 D가 거절했다고 진술한 점(증거기록 190쪽)에 비추어볼 때 피고인이 D에게 실제로 용역방식으로 업무를 맡겼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고, 피고인으로서는 연차미사용수당 및 퇴직금의 지급의무의 존재 및 범위에 관하여 나름대로 다툴 만한 근거가 있어 이를 지급하지 않은 데에 상당한 이유가 있었다고 판단된다.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
제1심과 비교하여 양형의 조건에 변화가 없고 제1심의 양형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이를 존중함이 타당하다(대법원 2015. 7. 23. 선고 2015도3260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원심은 피고인에게 유리한 정상[지급할 금품의 범위나 액수에 다툼이 있었던 상황(민사소송이 계속되고 있음)에서 근로자가 본인 주장 금액 전부의 수령만을 고수하는 등 미지급 상태 장기화 경위에 일부 참작할 바 있는 점, 피고인은 아무런 처벌전력 없이 생활해 온 사람으로서 근로자가 자신의 재산에 가압류 집행을 하자 해방공탁을 하였고, 이로써 근로자는 민사소송 결과에 따라 임금과 퇴직금을 받아가는 데에 별다른 장애가 없는 점 등]과 불리한 정상(별다른 경영상 위험이 없었음에도 장기간 임금과 퇴직금을 미지급한 점 등)을 두루 참작하여 형을 정하였고, 원심판결 선고 이후 새롭게 양형에 참작할 만한 특별한 정상이나 사정변경이 없다.
그 밖에 피고인의 연령, 성행, 환경, 범행의 동기,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이 사건 기록과 변론에 나타난 양형의 조건이 되는 여러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심의 형이 너무 가벼워서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났다고 보이지 않는다.
따라서 검사의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결론
검사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하여 이를 기각한다.
판사 이은정(재판장) 김양호 김성열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