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판결

대법원 2016. 7. 7. 선고 2016도978 판결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수원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에 대하여 판단한다.

1.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는 피고인은 'C' 대표로 위 사업장에서 2008. 6. 1.부터 2012. 3. 31.까지 근로한 D의 임금 31,400,000원과 퇴직금 4,606,027원을 당사자 간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에 대하여 원심은, 피고인이 D에게 대여금채권 또는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채권을 가지고 있더라도 위 각 채권과 임금 등을 정산하여야 한다는 것이 임금 등을 지급하지 않는 데 대한 정당한 이유에 해당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위 각 채권을 가지고 있다는 사정만으로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는 이유로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다.

2.

그러나 원심의 이러한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수긍하기 어렵다.

가.

임금 및 퇴직금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 것이라면 사용자가 그 임금 및 퇴직금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에는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어서 사용자에게 근로기준법 제36조, 제109조 제1항,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9조, 제44조 제1호 위반죄의 고의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고, 임금 및 퇴직금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지는 사용자의 지급거절의 이유와 지급의무의 근거, 사용자가 운영하는 회사의 조직과 규모, 사업 목적 등 제반 사항, 기타 임금 및 퇴직금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한 다툼 당시의 제반 정황에 비추어 판단하여야 하며, 사후에 사용자의 민사상 지급책임이 인정된다고 하여 곧바로 사용자에 대한 근로기준법 제36조, 제109조 제1항,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9조, 제44조 제1호 위반죄의 고의가 인정된다고 단정할 것은 아니다(대법원 2007. 6. 28. 선고 2007도1539 판결 등 참조).

나.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의하면 다음의 사실을 알 수 있다.

1)

피고인은 농업회사법인 C 주식회사, 영농조합법인 F과 F의 중국투자법인인 G를 운영해 왔다.

2)

D은 2001년경부터 피고인이 대표이사 등으로 있는 C, F 등에서 적을 옮겨가면서 근무하다가 G에 경영총괄 총경리로 파견되어 근무하고 있었는데, F은 D에 대하여 2012. 4. 6.경 업무정지명령을 한 데 이어 2012. 4. 20.경 업무지시 및 감사 불응, 징계위원회 출석 거부, 업무상배임 및 횡령 등을 이유로 2012. 5. 21.자로 해고하겠다고 통지하였다. 그리고 피고인이 F의 시재금, 회사 통장, 도장, 수표, 장부 등을 돌려받기 위하여 D을 찾아갔으나, D은 체불임금 및 퇴직금 등을 정산할 것을 요구하며 시재금 반환을 거부하였다.

3)

이후 D은 피고인 측의 고소로 업무상횡령의 범죄사실로 수사를 받던 중 도주하였다가 2014. 5. 20. 체포되고 업무상횡령죄로 기소되어, 제1심 및 항소심에서 'G에서 F의 자금을 업무상 보관하던 중 급여 인상과 상여금 지급의 승인이 없음에도 임의로 급여 인상 명목으로 합계 116,500위안을, 상여금 명목으로 합계 39,000위안을 각 지급받아 이를 횡령하였고, 2012. 5. 21. 해고되었음에도 보관하던 F의 시재금에 대한 반환을 거부하여 459,561.5위안을 횡령하였다'는 등의 범죄사실에 대하여 모두 유죄판결을 선고받았고, 대법원에 상고하였으나 상고기각판결을 선고받았다.

4)

한편 D은 위와 같이 체포된 후인 2014. 6. 9.에서야 사업체명을 'F'으로 하여 2012. 5. 21.까지 F에서 근무하였는데 임금 및 퇴직금을 지급받지 못하였다고 주장하며 중부지방고용노동청 성남지청에 진정을 제기하였고, 그 이후 C와 F을 상대로 임금 및 퇴직금 등의 지급을 구하는 민사소송을 제기하였다.

다.

이러한 사실관계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D이 임금 및 퇴직금 미지급으로 제기한 진정이나 민사소송의 대상, D에 대한 해고통지 명의, D의 범죄사실 내용 등에 비추어 피고인과 D은 C, F, G를 사실상 하나의 회사나 사업장처럼 인정하고 취급하였던 것으로 보이는 점, ② F이나 G는 D에 대하여 임금 및 상여금, 시재금 등의 반환청구권 등을 가지고 있었는데 이는 이 사건 임금 및 퇴직금의 액수를 훨씬 초과하는 점, ③ D은 퇴직한 때로부터 상당한 기간이 경과한 시점에서 체포를 당하면서 이 사건 임금 및 퇴직금의 지급을 구하기 시작한 것으로 보이고, 피고인도 위와 같이 D이 반환하여야 할 상당한 규모의 임금 및 상여금, 시재금 등이 있는데 이를 반환하지 않고 있어 이 사건 임금 및 퇴직금의 지급의무가 없다고 믿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이 사건 임금 및 퇴직금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다고 볼 수 있어 결국 피고인이 이 사건 임금 및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은 데에는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볼 가능성이 높으므로, 피고인에게 근로기준법 제36조, 제109조 제1항,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9조, 제44조 제1호 위반죄의 고의가 있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그럼에도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만으로 피고인의 고의가 인정된다고 보아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으므로,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은 채 임금 및 퇴직금 미지급으로 인한 근로기준법 및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위반죄에서의 고의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 점을 지적하는 취지의 상고이유 주장에는 정당한 이유가 있다.

3.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소영(재판장) 이인복(주심) 김용덕 이기택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