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판결

대법원 2017. 7. 11. 선고 2017도4343 판결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임금 및 퇴직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와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 경우라면 사용자가 그 임금 및 퇴직금 등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에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므로, 사용자에게 근로기준법 제36조, 제109조 제1항 위반죄,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9조, 제44조 제1호 위반죄의 고의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고, 임금 및 퇴직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와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지 여부는 사용자의 지급거절 이유와 그 지급의무의 근거, 사용자가 운영하는 회사의 조직과 규모, 사업목적 등 여러 사항, 그 밖에 임금 및 퇴직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와 범위에 관한 다툼 당시의 제반 정황에 비추어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7. 6. 28. 선고 2007도1539 판결, 대법원 2011. 10. 13. 선고 2009도8248 판결 등 참조).

한편 근로자에 대한 임금은 직접 근로자에게 전액을 지급하여야 하는 것이므로 초과지급된 임금의 반환채권을 제외하고는 사용자가 근로자에 대하여 가지는 대출금이나 불법행위를 원인으로 한 채권으로써 근로자의 임금채권과 상계를 하지 못한다(대법원 1995. 12. 21. 선고 94다26721 전원합의체 판결, 대법원 1999. 7. 13. 선고 99도2168 판결 등 참조).

2.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는, '피고인은 서울 강남구 B빌딩 802호에 있는 C 주식회사(이하 'C'이라고만 한다)를 운영하면서 축산물 수입 판매업 등을 영위하는 사람으로서, 2014. 10. 6.경부터 2015. 10. 22.경까지 위 사업장에서 축산유통사업부 팀장으로 근무하다가 퇴직한 근로자 D의 임금, 상여금 및 퇴직금 등 합계 14,643,240원을 당사자 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는 것이다.

3.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수입육 매입·판매에 관한 전반적인 관리업무를 담당한 D 이 근무기간 동안 계속해서 수입육을 매입한 가격보다 낮은 가격에 판매하는 배임행위를 하면서 상부에 제대로 보고도 하지 않았으므로 C에 정상적인 노무제공을 하였다고 보기 어려워 피고인에게 임금 등을 지급할 의무가 있었다고 단정할 수 없고, 이러한 사정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D의 배임행위를 파악한 2015. 8.경부터 해고할 때까지의 임금, 상여금 및 퇴직금 등을 지급하지 않은 것에 대해 근로기준법위반죄 및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죄의 고의가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려우며, 그밖에 공소사실을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하여, 제1심판결을 파기하고 피고인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였다.

4.

그러나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D이 C에 고용되어 축산유통사업부 팀장으로 재직하면서 수입육 매입·판매에 관한 관리업무를 수행하는 등으로 근로를 제공한 이상, 그 과정에서 배임행위를 저질렀다고 하여 C에 대한 임금 등 채권이 발생하지 않았다고 볼 수 없고, 피고인이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와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어 이를 지급하지 아니한 데에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기도 어렵다. 따라서 피고인에게 근로기준법 제36조, 제109조 제1항 위반죄,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제9조, 제44조 제1호 위반죄의 고의가 없다고 할 수 없다.

5.

그런데도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만으로 이와 달리 판단하였으니,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임금 등 미지급으로 인한 근로기준법위반죄 및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 점을 지적하는 취지의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6.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상옥 고영한(재판장) 김창석(주심) 조희대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