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고등법원판결

대전고등법원 2021. 7. 1. 선고 2020누12375 판결

주문

1.

제1심판결을 취소한다.

2.

중앙노동위원회가 2019. 3. 11. 원고와 피고 보조참가인 사이의 C 부당강등 및 부당정직 구제 재심신청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을 취소한다.

3.

소송총비용 중 원고와 피고 사이에 생긴 부분은 피고가, 원고와 피고보조참가인 사이에 생긴 부분은 피고보조참가인이 부담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가.

원고는 취업지원(유료직업소개)사업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법인이고,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은 2014. 3. 10. 원고 회사에 입사하여 취업성공패키지 전담상담사, 지원자 등으로 근무해 온 사람이다.

나.

원고는 2017. 8. 31. 참가인이 업무를 거부한다는 사유로 참가인을 징계해고하였는데, 2017. 9. 22. 참가인에게 복직을 지시하여 다시 근무하도록 하였다.

다.

원고는 2018. 1. 30. 참가인을 재차 징계해고하였다(이하 ‘이 사건 해고’라 한다). 이에 대하여 참가인이 경북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으나 기각되었고, 참가인이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신청을 한 결과 중앙노동위원회는 2018. 7. 2. ‘초심판정을 취소하고, 이 사건 해고는 부당해고임을 확인한다.’는 재심판정(이하 ‘이 사건 해고에 대한 재심판정’이라 한다)을 하였다. 이에 따라 원고는 2018. 8. 9. 참가인을 복직시켰고, 2018. 8. 13.경 참가인에게 ‘이 사건 해고에 대한 재심판정에 대하여 행정소송을 제기하였으며, 그 재심판정의 이행강제력에 따라 복직을 발령하였으나 법적으로 확정된 것은 아니다.’라고 말하였다.

라.

원고는 2018. 8. 9.경 참가인에게 새롭게 근로계약서를 작성하도록 요구하였으나, 참가인은 ‘근로계약서 내용이 참가인에게 불리하지 않고 타 직원과의 형평에 어긋나지 않을 것을 조건으로 합의한다.’는 취지의 기재를 하고 서명은 거부하였다.

마.

원고는 2018. 8. 9.경 참가인에게 이 사건 해고기간에 상당하는 임금상당액을 산정하여 이를 참가인에게 확인하도록 하였으나, 참가인은 원고의 임금 산정내역에 이의를 제기하면서 ‘동의하지 않음’이라고 기재하였을 뿐 서명을 하지 않았다.

바.

원고는 2018. 8. 22. 인사위원회를 개최하여 아래와 같은 이유로 참가인에 대한 강등 및 정직을 의결한 후, 2018. 8. 23. 참가인에 대하여 같은 이유로 강등 및 정직처분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강등 및 정직’이라 하고, 아래 강등사유를 ‘이 사건 강등사유’, 정직사유를 ‘이 사건 정직사유’라고 한다).

사.

참가인은 이 사건 강등 및 정직에 불복하여 경북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다. 경북지방노동위원회는 2018. 11. 27. ‘이 사건 강등사유를 인정할 증거가 없고, 이 사건 정직사유는 원고가 참가인에게 의무 없는 일을 요구한 데서 비롯된 것이어서 징계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이 사건 강등 및 정직은 부당강등 및 부당정직임을 인정한다. 원고는 참고인에 대한 이 사건 강등 및 정직을 취소하고, 참가인이 강등 및 정직기간에 정상적으로 근로하였다면 받을 수 있었던 임금상당액을 지급하라.’는 내용의 판정을 하였다(D).

아.

원고는 이에 불복하여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신청을 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2019. 3. 11. 경북지방노동위원회와 같은 이유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을 하였다(C, 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자.

한편, 원고는 이 사건 해고에 대한 재심판정의 취소를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다. 제1심 법원은 2019. 11. 14. 이 사건 해고가 정당하다는 이유로 원고의 청구를 인용하여 재심판정을 취소하는 판결을 선고하였고(대전지방법원 2018구합105186), 이후 항소(대전고등법원 2019누13228) 및 상고(대법원 2020두43630)가 기각되어 그 판결이 2020. 10. 29. 그대로 확정되었다.

[인정근거] 갑 제1 내지 9호증, 을가 제1 내지 6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변론 전체의 취지

2.

관련 법령, 원고의 인사·복무 및 보수규정, 취업규칙

별지와 같다.

3.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요지

1)

원고는 이 사건 해고에 대한 재심판정과 그에 따른 이행강제력으로 참가인을 잠정적으로 복직시켰고, 그 이후 이 사건 강등 및 정직과 이 사건 재심판정이 이루어졌다. 그러나 이 사건 해고에 대한 재심판정을 취소하는 판결이 확정됨으로써 참가인은 2018. 1. 30.부터 원고의 근로자가 아닌 것으로 확정되었다. 따라서 이 사건 강등 및 정직에 대한 구제신청 당시 참가인은 근로자가 아니었으므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이하 ‘제1주장’이라 한다).

2)

피고는 원고가 업무거부를 이 사건 강등사유로 삼은 적이 없음에도 이를 강등사유로 적시하였고, 참가인이 1년 이상 무노동으로 원고를 괴롭히고 있음에도 이러한 사실을 외면하였으며, 이 사건 강등사유와 이 사건 정직사유를 혼동하였다. 또한 이 사건 강등은 징계처분이 아니고, 위탁사업(취업성공패키지) 감축 등에 따른 지원자 업무 감소를 이유로 원고의 내규인 ‘인사·복무 및 보수규정(이하 ’원고의 복무규정‘이라 한다) 제3조에 근거하여 이루어진 원고의 자율적인 인사발령에 해당함에도 피고는 이 사건 강등을 징계처분으로 보아 원고의 경영내부 문제에 부당하게 간섭하였다. 이러한 사유로 이 부분에 관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이하 ’제2주장‘이라 한다).

3)

피고는 이 사건 정직사유에 관하여 ’원고가 의무 없는 일을 요구한 데서 비롯되었으므로, 징계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라고 판단하였으나, 이 사건 정직사유는 원고의 복무규정 제6조, 제7조 및 취업규칙 제6조, 제8조, 제53조에서 정하는 정당한 징계사유에 해당하고, 이 사건 정직은 그 양정이 적정하며, 원고 취업규칙에서 정한 절차도 모두 준수하였다. 따라서 이 부분에 관한 이 사건 재심판정도 위법하다(이하 ’제3주장‘이라 한다).

나.

판단

1)

제1주장에 대하여

가)

관련 법리 등

㉠ 구 근로기준법(2019. 1. 15. 법률 제1627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근로기준법‘이라 한다) 제28조 제1항은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부당해고등을 하면 근로자는 노동위원회에 구제를 신청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고, 제30조 제1항은 ’노동위원회는 부당해고등이 성립한다고 판정하면 사용자에게 구제명령을 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구 근로기준법 제31조는 ’지방노동위원회의 구제명령이나 기각결정에 불복하는 사용자나 근로자는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할 수 있고, 중앙노동위원회의 재심판정에 불복하는 사용자나 근로자는 행정소송법의 규정에 따라 소를 제기할 수 있으며, 재심을 신청하지 아니하거나 행정소송을 제기하지 아니하면 그 구제명령, 기각결정 또는 재심판정은 확정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구 근로기준법 제32조는 ’노동위원회의 구제명령, 기각결정 또는 재심판정은 중앙노동위원회에 대한 재심신청이나 행정소송제기에 의하여 그 효력이 정지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제33조 제1항은 ’노동위원회의 구제명령을 이행하지 아니한 사용자에게 이행강제금을 부과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제111조는 ’확정된 구제명령 또는 구제명령을 내용으로 하는 재심판정을 이행하지 아니한 자는 형벌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구 근로기준법 시행령(2019. 7. 9. 대통령령 제2996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근로기준법 시행령‘이라 한다) 제15조 제1항은 ’노동위원회는 중앙노동위원회의 재심판정이나 법원의 확정판결에 따라 노동위원회의 구제명령이 취소되면 직권 또는 사용자의 신청에 따라 이행강제금의 부과·징수를 즉시 중지하고 이미 징수한 이행강제금을 반환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 근로기준법상 해고라 함은 징계해고이든 정리해고이든 사용자가 근로자의 의사와는 관계없이 일방적으로 근로계약 내지 근로관계를 종료시키는 단독행위이고, 단체협약에 징계처분을 받은 자가 재심을 청구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더라도 재심절차는 근로자에 대한 구제절차에 불과하고 징계해고는 즉시 효력을 발생하여 사용자와 징계해고 된 근로자와의 근로관계는 종료되며, 다만 재심에서 징계해고처분이 취소되는 경우에는 소급하여 해고되지 아니한 것으로 볼 뿐이다(대법원 1993. 5. 11. 선고 91누11698 판결 취지 참조).

단체협약에 조합원에 대한 징계해고는 노동위원회의 인정을 받아야 한다고 규정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현행법령의 규정상 근로자의 해고에 관하여 사전에 인정이나 승인을 할 수 있는 권한이 노동위원회에는 없고, 또 그 인정이나 승인은 사용자의 자의에 의한 부당한 즉시해고를 방지하기 위한 행정감독상의 사실확인행위에 지나지 아니하는 것이므로, 회사가 근로자를 해고하면서 단체협약의 규정에 따른 노동위원회의 인정을 받지 않았다 하더라도 그 해고의 효력에는 영향을 미칠 수 없다(대법원 1994. 12. 27. 선고 94누11132 판결 취지 참조).

㉢ 근로기준법 제28조 소정의 근로자에 대한 정당한 이유 없는 해고 등의 불이익처분에 대한 노동위원회의 행정적 구제절차는 민사소송을 통한 통상적인 권리 구제방법에 따른 소송절차의 번잡성, 절차의 지연, 과다한 비용부담 등의 폐해를 지양하고 신속·간이하며 경제적이고 탄력적인 권리구제를 도모하기 위한 것이다(대법원 1997. 2. 14. 선고 96누5926 판결 취지 참조). 근로기준법 제28조 규정에 의하여 사용자의 근로자에 대한 해고가 정당한 이유가 없음을 이유로 구제신청을 하여 구제절차가 진행 중에 근로자가 별도로 사용자를 상대로 같은 사유로 해고무효확인청구의 소를 제기하였다가 청구가 이유 없다 하여 기각판결을 선고받아 확정되었다면, 부당해고가 아니라는 점은 이미 확정되어 더 이상 구제절차를 유지할 필요가 없게 되었으므로 구제이익이 소멸한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대법원 1992. 7. 28. 선고 92누6099 판결 취지 참조). 따라서 이러한 근로기준법에 의한 노동위원회의 행정적 구제절차는 사용자의 근로자에 대한 해고 등이 정당한 이유가 없어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정상적인 근로계약관계가 인정됨을 전제로 한다.

한편, 노동위원회의 구제명령은 사용자에게 구제명령에 복종하여야 할 공법상 의무를 부담시킬 뿐 직접 근로자와 사용자 간의 사법상 법률관계를 발생 또는 변경시키는 것은 아니며(대법원 2011. 3. 24. 선고 2010다21962 판결 참조), 구제명령에 따른 사용자의 복직명령은 사용자가 구제명령에 복종하여야 할 공법상 의무를 이행하기 위하여 잠정적으로 참가인을 복직시킨다는 의미라고 봄이 합리적인 의사해석이라고 할 것이지, 참가인에 대한 해고를 종국적으로 무효 내지 실효로 하겠다는 의미라고 볼 수는 없다(대법원 2010. 4. 29. 선고 2007두12941 판결 취지 참조).

㉣ 행정처분을 취소한다는 확정판결이 있으면 그 취소판결의 형성력에 의하여 당해 행정처분의 취소나 취소통지 등의 별도의 절차를 요하지 아니하고 당연히 취소의 효과가 발생한다(대법원 1991. 10. 11. 선고 90누5443 판결 참조). 따라서 처분이나 재결을 취소하는 판결이 확정되면 취소된 처분이나 재결의 효력은 처분청의 행위를 기다릴 것 없이 처분시에 소급하여 소멸되고 그로써 그 처분이나 재결을 근거로 하여 형성된 기존의 법률관계 또는 법률상태에 변동을 가져오게 된다(대법원 2004. 7. 22. 선고 2004도1957 판결 등의 취지 참조).

나)

이러한 관련 규정 및 법리에 비추어 앞서 본 증거들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참가인은 더 이상 원고의 근로자로 볼 수 없고, 이 사건 강등 및 정직에 대한 구제절차를 유지할 필요가 없게 되었으므로, 그 구제이익도 소멸하였다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

①

구 근로기준법은 제23조에서 ’정당한 사유가 있는 때에 한하여 사용자는 근로자를 해고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을 뿐, 해고의 효력발생시기에 관하여 명문의 규정을 두고 있지 않으나, 해고란 사용자의 일방적인 의사표시에 의하여 근로관계를 종료시키는 단독행위라고 할 것이므로, 일반적으로 사용자에 의한 유효한 해고처분이 있으면 그 효력이 발생하고, 따라서 당해 근로자와의 근로관계는 종료된다고 봄이 상당하다.

②

구 근로기준법 제28조의 노동위원회의 행정적 구제절차는 사용자의 근로자에 대한 해고 등이 정당한 이유가 없어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정상적인 근로계약관계가 인정됨을 전제로 사용자에게 정상적인 근로계약관계를 침해하는 일체의 행위에 대한 시정조치를 하게 할 공법상의 의무를 부담시켜 사실상 정상적인 근로계약관계를 조속히 회복시키려는데 그 목적이 있다. 따라서 노동위원회의 행정적 구제절차 및 그에 대한 행정소송에서 사용자의 해고가 정당한 이유 있음이 확정된 때에는 노동위원회의 구제명령에 의하여 조속히 회복시키려 했던 정상적인 근로계약관계가 해고 당시부터 없었던 것이므로, 그 구제명령에 따라 잠정적으로 회복되었던 법률관계도 처음부터 없었던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이와 달리 이러한 경우에도 중앙노동위원회의 재심절차나 행정소송에 의하여 사용자의 해고가 정당한 이유 없음이 확정된 때와 동일한 법률관계를 인정해 주는 것은 아래 ⑤항에서 보는 바와 같이 타당하지 않다).

③

다만 이 사건 해고에 대한 재심판정의 취소를 구하는 소에서 참가인의 복직을 명한 재심판정을 취소하는 판결이 확정되었다는 사정만으로 일률적으로 구제명령을 신청할 수 없다고 본다면 구제의 이익을 부당하게 부정할 염려가 있으므로, 참가인은 해고무효확인의 소 등에서 해고가 유효함이 확정되기까지는 자신이 사법상 여전히 근로자임을 이유로 이 사건 강등 및 정직에 대한 구제신청을 구할 수 있다고 볼 여지는 있다. 그러나 원고가 2018. 1. 30. 참가인에 대하여 한 이 사건 해고는 다음과 같이 정당한 이유가 있으므로, 2018. 1. 30. 그 효력이 발생하여 원고와 참가인 사이의 근로계약 관계는 2018. 1. 30. 종료되었다고 봄이 상당하다.

㉠ 참가인은 2015. 5.경 및 2015. 7.경 업무매뉴얼을 준수하지 않는 등의 업무처리상 문제점을 원고로부터 지적받은 적이 있었음에도 2016. 2.경 실업급여를 받는 취업성공패키지 참여자에게 참여수당을 지급할 수 없다는 업무매뉴얼을 숙지하지 못하여 참여수당을 지급받을 수 없는 일부 참여자들로 하여금 참여수당을 지급받게 하였고, 2017. 7.경 업무에 지장이 있다는 등의 이유로 원고로부터 외부교육 참가승인을 받지 못하였음에도 3일간 외부교육에 임의로 참석하였다. 따라서 별지 제1 비위사실 중 ’업무매뉴얼 미숙지로 인한 참여수당 오지급‘, 별지 제4 비위사실 중 ’미승인 교육 참석‘은 원고의 복무규정(원고 취업규칙 제8조 제1호, 제3호)을 위반한 것으로서 징계사유에 해당한다.

또한 참가인은 2017. 8. 3. 원고에게 지급근거가 없는 유류비 등 6,781,396원을 요구하면서 ’원고가 이를 지급하지 않을 경우 제한적 업무수행을 할 것이고, 원고로부터 2017. 8. 14.까지 답변이나 협상요청이 없을 시 그 때부터 배정되는 참여자에게는 출석통보서를 발행하지 않고 어떤 상담서비스도 일체 제공하지 않을 것‘이라는 내용을 통보하였다. 이러한 사정에 비추어 보면, 참가인은 전담상담사로서의 업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는 등 업무수행능력이 미흡하였던 것으로 보이고, 원고의 정당한 지시를 거부하고 자신의 요구사항이 관철될 때까지 업무수행을 하지 않겠다고 하는 등 근무태도도 불량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원고가 2017. 9. 22. 참가인을 복직시키면서 참가인에게 2017. 8. 28.자 해고시 보직이었던 전담상담사의 업무를 부여하지 아니하고 지원자의 업무를 지시하는 것은 사용자로서 참가인의 업무수행능력 및 근무태도를 고려하여 참가인에게 합당한 직책을 부여한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 그런데 참가인은 원고가 서면으로 구체적인 업무지시를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2017. 9. 22. 복직 이후 업무분장표에 명확하게 기재되어 있는 자신의 담당업무를 정당한 이유 없이 대부분 수행하지 않았고, 회사 동료들에게 ’원장(원고의 대표이사)이 자신을 해고한 것을 후회하게 해주겠다. 그리고 복직시킨 것은 더 후회하게 해 주겠다.‘고 말하기도 하였다. 따라서 별지 제6 비위사실 중 2017. 9. 22. 복직 이후 지원자로서의 업무를 불성실하게 수행한 부분도 징계사유에 해당한다.

㉡ 참가인은 원고가 승인하지 아니한 교육에 참석하여 원고의 지시를 거부하였고, 규정에 맞지 않는 수당을 요구하면서 이를 지급하지 않는 경우 업무수행을 거부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하거나 원고 대표이사에 대한 복수의지를 회사 동료들에게 표시하는 등 매우 불성실한 근무행태를 보였다. 또한 참가인은 2017. 9. 22. 복직 이후 약 4개월 동안 원고가 정당하게 부여한 지원자 업무를 대부분 수행하지 않음으로써 근로 제공이라는 근로자의 가장 기본적이고 핵심적인 의무를 위반하였다. 징계사유로 인정된 참가인의 비위사실에 대하여 원고에게 어떠한 귀책사유가 있다고 볼만한 사정이 기록상 나타나지 아니하고, 원고로 하여금 근로자로서 기본적인 신뢰관계를 저버린 참가인을 계속 고용하도록 해야 할 특별한 이유를 찾기도 어렵다. 나아가 참가인은 이 사건 해고를 전후하여 원고의 대표이사를 각종 근로관계법 위반 혐의로 수사기관에 고소·고발하였고(일부만 형사처벌로 이어졌다), 그러한 고소·고발 사실을 회사 동료들에게 문자메시지로 알렸으며, 원고 회사 사무실이 위치한 건물 엘리베이터에 원고 회사나 그 대표이사에 대한 비방이 담긴 게시물을 부착하는 등의 모습을 보였는데, 이는 참가인에게는 근로자와 사용자 사이에 필요한 최소한의 신뢰관계를 회복할 의사가 있는 것으로 보이지도 않는다.

이러한 사정에 비추어 보면, 앞서 인정한 징계사유는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책임 있는 사유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하므로, 이 사건 해고는 징계재량권을 벗어나 위법하다고 보기 어렵다.

㉢ 원고가 이 사건 해고에 대한 재심판정의 취소를 구한 행정소송에서도 같은 이유로 이 사건 해고는 정당하다며 이 사건 해고에 대한 재심판정을 취소하는 판결이 확정되었다.

④

원고는 이 사건 해고에 대한 재심판정의 구제명령에 따라 2018. 8. 9. 참가인을 복직시켰고, 2018. 8. 23. 참가인에 대하여 이 사건 강등 및 정직처분을 하였다. 그러나 원고는 복직 당시 참가인에게 ‘이 사건 해고에 대한 재심판정에 대하여 행정소송을 제기하였으며, 그 구제명령의 이행강제력에 따라 복직을 발령하였으나 법적으로 확정된 것은 아니다.’라는 점을 강조하였다. 이 사건 해고에 대한 재심판정의 구제명령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 구제명령만으로 원고와 참고인 간에 사법상 법률관계가 변경된다고 할 수 없고, 원고가 그 구제명령에 따라 참가인을 복직시켰다고 하더라도 이는 원고가 구제명령에 복종하여야 할 공법상 의무를 이행하기 위한 잠정적인 조치이므로, 참가인에 대한 해고를 종국적으로 무효 내지 실효로 하겠다는 의미로 볼 수는 없다.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의 이 사건 해고는 정당한 이유가 있어 유효하고, 이후 이 사건 해고에 대한 재심판정은 그 취소를 구하는 행정소송에서 이 사건 해고가 정당하다는 이유로 취소되어 확정됨으로써 그 취소판결의 형성력에 의해 소급하여 소멸하였다. 따라서 이 사건 해고에 대한 재심판정의 구제명령에 의하여 조속히 회복시키려 했던 원고와 참가인 사이의 근로계약관계는 이 사건 해고 당시부터 없었던 것으로 보아야 하고, 그 구제명령에 따라 잠정적으로 회복되었던 법률관계도 처음부터 없었던 것으로 보아야 하므로, 참가인은 이 사건 강등 및 정직처분 당시 원고와 근로계약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근로자였다고 보기 어렵다.

⑤

피고는 ‘부당해고 구제신청에 관한 피고의 재심판정 취소소송의 소송물은 재심판정 자체의 위법성이고, 재심판정이 적법한지 여부는 그것이 이루어진 시점을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하며, 참가인은 이 사건 재심판정에 의하여 이 사건 강등 및 정직기간에 근로하였다면 받을 수 있었던 임금상당액 이상의 금품지급명령을 구할 이익이 있다.’는 이유로 이 사건 재심판정을 취소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앞서 본 바와 같이 노동위원회의 행정적 구제절차는 해고 등의 불이익처분이 정당한 이유 없음을 전제로 조기에 정상적인 근로계약관계를 회복시키기 위한 절차이므로, 해고 등의 불이익처분이 정당하다는 판단이 확정된 때에는 그 구제명령에 따라 잠정적으로 회복되었던 법률관계를 그대로 유지할 근거가 없어지게 된다. 이러한 취지의 구제명령에 따라 사용자가 해고근로자를 복직시킨 경우 사용자와 해고근로자 사이의 근로계약관계를 명문의 규정도 없이 사용자의 의사에 반하여 일률적으로 정상적인 근로계약관계와 동일하다고 보게 되면, 노동위원회의 행정적 구제절차 및 그에 대한 행정소송에서 해고가 정당하다는 이유로 구제명령이 취소·확정된 경우 사용자가 구제명령을 이행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노동위원회로부터 이행강제금을 부과받아 이를 납부한 경우에는 이후 납부한 이행강제금 상당액을 반환받을 수 있는 반면, 사용자가 구제명령을 성실히 이행한 경우에는 오히려 위법한 구제명령에 따라 잠정적으로 형성되었던 법률관계 등을 원상으로 회복할 수 없게 되어 구제명령을 성실하게 이행한 사용자가 더 불리해지는 불합리한 결과가 발생한다. 따라서 피고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2)

따라서 원고의 나머지 주장에 관하여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므로, 취소되어야 한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달리 하여 부당하므로 제1심판결을 취소하고 이 사건 재심판정을 취소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신동헌(재판장) 곽상호 김경희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