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 A을 징역 1년에, 피고인 B을 징역 1년 6월 및 벌금 5,000,000원에, 피고인 C을 벌금 6,000,000원에, 피고인 D 주식회사를 벌금 30,000,000원에, 피고인 주식회사 E를 벌금 8,000,000원에 각 처한다.
피고인 B, 피고인 C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각 100,000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위 피고인들을 각 노역장에 유치한다.
다만, 이 판결 확정일부터 3년간 피고인 A에 대한 위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피고인 A에게 120시간의 사회봉사를 명한다.
피고인 B, 피고인 C, 피고인 D 주식회사, 피고인 주식회사 E에 대하여 위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피고인 B에 대한 공소사실 중 근로자 F, G, H, I, J, K, C, L, M, N, O, P, Q, R, S, T, U, V, W, X, Y, Z, AA, AB, AC, AD, AE, AF, AG, AH, AI, AJ, AK, AL, AM에 대한 각 근로기준법위반의 점, 근로자 H, I, J, K, C, L, M, N, O, P, Q, S, T, U, V, W, X, Y, AA, AB, AC, AE, AF, AG, AH, AI, AJ, AK, AL, AM에 대한 각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의 점에 관한 공소를 각 기각한다.
사건정보
대전지방법원 서산지원
판결
사건
2018고단1182,2019
판결선고
2020. 6. 25.
대전지방법원서산지원
판결
범죄사실
『2018고단1182』
기초사실
피고인 A은 2004. 4. 1.경 트레일러 등 특장차 제조 및 판매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주식회사 AN(이하 ‘피해회사’라고 한다)에 입사하여 피해회사 연구소 차장으로 근무하면서 벌크 트레일러 등 특장차의 설계 및 연구·개발 등의 업무를 담당하였고, 2015. 5.
20.경 퇴사한 후 2016. 12. 21.경부터 2017. 11. 30.경까지 트레일러 등 특장차 제조 및 판매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피고인 주식회사 E에서 특장차 설계 및 개발 업무를 담당했던 사람이다.
피고인 B은 2015. 7. 7.경부터 2018. 4.경까지 세미트레일러 제조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피고인 D 주식회사를 실질적으로 운영했던 사람이고, 피고인 C은 2015. 7.경부터 2018. 4.경까지 피고인 D 주식회사에서 설계팀 과장으로 근무하면서 트레일러 설계 등 업무를 담당했던 사람이다.
피고인 A
업무상배임
피고인은 재직 중인 회사에서 업무와 관련하여 취득한 영업비밀 자료를 무단으로 유출하여서는 아니 되고, 재직 중 입수한 정보에 대해서는 비밀을 유지하고 퇴사 시 위 정보가 기록되어 있는 모든 저장매체를 반환하거나 이를 반드시 폐기하여야 할 업무상 임무가 있었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그 임무에 위배하여 이직할 회사의 동종 업무에 사용하거나 피해 회사의 다른 경쟁업체에 이를 제공할 목적으로, 2015. 5. 20.경 시흥시 AO에 있는 피해회사 사무실에서 피해회사를 퇴사하는 기회에 피해회사의 주요 업무자료로서 영업비밀에 해당하는 별지 범죄일람표1 기재 벌크트레일러, 덤프트레일러 등의 특장차 설계도면 293개를 외장형 저장장치(모델명 삼성 S2 portable, 일련번호 HXMU016DA/D22)에 저장하여 반출하는 방법으로 피해회사의 영업비밀을 무단으로 반출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위 영업비밀의 경제적 가치에 해당되는 시가불상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고, 피해회사에 동액 상당의 재산상 손해를 가하였다.
부정경쟁방지및영업비밀보호에관한법률위반(영업비밀누설등)
누구든지 부정한 이익을 얻거나 기업에 손해를 가할 목적으로 그 기업에 유용한 영업비밀을 부정한 방법으로 취득·사용하거나 제3자에게 누설하여서는 아니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2015. 5. 20.경 피해회사를 퇴사하면서 위 가항 기재와 같이 피해회사의 영업비밀이 저장된 외장형 저장장치를 반출하였다.
그러던 중 피고인은 주식회사 E로 이직한 후, 2017. 1.경부터 2017. 4.경까지 사이에 아산시 AP에 있는 주식회사 E 사무실에서 벌크트레일러를 제작하면서 위 외장형 저장장치에 있던 피해회사의 설계도면의 내용으로 도면의 폼과 스타일만 변경하여 ‘AQ' 설계도면을 작성하는 등 별지 범죄일람표4 기재 피해회사의 영업비밀을 사용하였다.
피고인 A, B, C의 범행
피고인 A의 부정경쟁방지및영업비밀보호에관한법률위반(영업비밀누설등)
누구든지 부정한 이익을 얻거나 기업에 손해를 가할 목적으로 그 기업에 유용한 영업비밀을 부정한 방법으로 취득·사용하거나 제3자에게 누설하여서는 아니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2015. 5. 20.경 피해회사를 퇴사하면서 위 가항 기재와 같이 피해회사의 영업비밀이 저장된 외장형 저장장치를 반출하였다.
그러던 중 피고인은 2016. 5. 3.경 세종시 AR에 있는 주식회사 AS 사무실에서 B으로부터 피해회사의 영업비밀인 트레일러의 설계도면 및 기술지원을 해 주면 이에 대한 계약금 및 기술지원비를 지급하겠다는 제안을 받고, 그 제안을 승낙한 후 즉석에서 계약금 1,000만 원, 2016. 5. 23.경부터 2016. 12. 9.경까지 기술지원비 명목으로 총 10회에 걸쳐 3,600만 원, 합계 4,600만 원을 피고인 명의 국민은행 계좌(계좌번호 1 생략)로 지급받았다.
피고인은 2016. 5.경부터 2016. 11. 24.경까지 사이에 위 약정에 따라 위 AS 사무실에서 D 직원인 AT, C의 이메일에 피해회사의 영업비밀인 설계도면들을 첨부시켜 전송하는 방법 및 당진시 소재 D 주식회사 생산공장에서 USB에 파일을 담아 위 C에게 전달하는 방법으로 별지 범죄일람표2 기재 피해회사의 영업비밀을 누설하였다.
피고인 B의 부정경쟁방지및영업비밀보호에관한법률위반(영업비밀누설등)
누구든지 부정한 이익을 얻거나 기업에 손해를 가할 목적으로 그 기업에 유용한 영업비밀을 부정한 방법으로 취득·사용하거나 제3자에게 누설하여서는 아니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2016. 5.경부터 2016. 11. 24.경까지 사이에 당진시 소재 D 주식회사 사무실에서 A로부터 위 가항 기재와 같은 방법으로 별지 범죄일람표2 기재 피해회사의 영업비밀을 취득하였다.
피고인 C의 부정경쟁방지및영업비밀보호에관한법률위반(영업비밀누설등)
누구든지 부정한 이익을 얻거나 기업에 손해를 가할 목적으로 그 기업에 유용한 영업비밀을 부정한 방법으로 취득·사용하거나 제3자에게 누설하여서는 아니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2016. 5.경부터 2016. 11. 24.경까지 사이에 위 가항 기재와 같이 A로부터 피해회사의 영업비밀을 전달받고, 2016. 5.경부터 2017. 3.경까지 사이에 당진시 소재 D 주식회사 사무실에서 벌크트레일러 등을 제작하면서 전달받은 피해회사의 설계도면을 사용하여 ‘AU' 설계도면을 작성하는 등 별지 범죄일람표3 기재 피해회사의 영업비밀을 사용하였다.
피고인 D 주식회사
피고인은 피고인의 대표자인 B이 제3의 나항 기재와 같이, 피고인의 종업원인 C이 제3의 다항 기재와 같이 피고인 회사의 업무에 관하여 피해회사의 영업비밀을 각각 취득, 사용하였다.
피고인 주식회사 E
피고인은 피고인의 종업원인 A이 제2의 나항 기재와 같이 피고인 회사의 업무에 관하여 피해회사의 영업비밀을 사용하였다.
『2019고단92』
피고인 B은 당진시 AV에 있는 D 주식회사를 실질적으로 운영하는 사람으로서 상시 근로자 50명을 사용하여 제조업을 영위하는 사용자이다.
근로기준법위반
사용자는 근로자가 사망 또는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때로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보상금, 그 밖의 일체의 금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을 경우에는 당사자 사이의 합의에 의하여 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2018. 1. 2.부터 2018. 1. 23.까지 위 사업장에서 근무하다가 퇴직한 근로자 AW의 임금 3,050,000원을 비롯하여 별지 범죄일람표5 기재와 같이 근로자 명의 임금 합계 74,821,401원을 당사자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
사용자는 근로자가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때로부터 14일 이내에 퇴직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당사자 사이의 합의에 의하여 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2016. 9. 26.부터 2018. 3. 1.까지 위 사업장에서 근무하다가 퇴직한 근로자 AX의 퇴직금 3,776,226원을 비롯하여 별지 범죄일람표5 기재와 같이 근로자 4명의 퇴직금 합계 15,898,274원을 당사자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2019고정27』
피고인 B은 충남 당진시 AY에 있는 AZ 대표로 상시 근로자 4명을 사용하여 트레일러 부품 제조업을 한 사용자이다.
근로기준법위반
사용자는 근로자가 사망 또는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때부터 14일 이내에 일금, 보상금, 그 밖에 일체의 금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당사자 사이의 합의에 의하여 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 B은 위 사업장에서 2017. 5. 8.부터 2018. 4. 30.까지 근무한 BA에게 임금 2018. 2.월분 2,097,920원, 3월분 3,053,010원, 4월분 2,710,600원 등 합계 7,861,530원을 지급하지 않은 것을 비롯하여 별지 범죄일람표6 기재와 같이 BA 등 3명의 임금 합계 30,194,300원을 당사자 간 지급기일 연장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각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
사용자는 근로자가 사망 또는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때부터 14일 이내에 퇴직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당사자 사이의 합의에 의하여 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 B은 위 사업장에서 2017. 3. 1.부터 2018. 4. 30.까지 근무한 BB에게 퇴직금 3,868,333원을 지급하지 않은 것을 비롯하여 별지 범죄일람표6 기재와 같이 BB 등 2명에게 퇴직금 합계 8,668,241원을 당사자 간 지급기일 연장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각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증거의 요지
『2018고단1182』
피고인 A의 법정진술
피고인 B, C, D 주식회사, 주식회사 E의 각 일부 법정진술
제3회 공판조서 중 증인 BC, BD의 각 진술기재
제4회 공판조서 중 증인 C, A의 각 진술기재
BE에 대한 경찰 진술조서
특허수사자문관 자문의견서
A의 웹파일 도면자료 유출내역, AN/D 벌크 비교자료, AN 영업비밀관리, A 이메일 편지 목록, 각 이메일, A 외장하드 상세목록, 덤프트레일러 Lay out 도면 등 피해회사 자료, D 이메일 일람표, 피해회사와 E의 벌크트레일러 설게도면 비교자료, 특허증, 디자인등록증, 회사표준관리기준, 서약서, 정보보호교육 참석확인서 및 교육자료, 트레일러 도면
B이 A에게 송금한 계좌내역
『2019고단92』
피고인 B의 법정진술
각 고소장 및 진정서, 각 진술조서
계좌거래내역
『2019고정27』
피고인 B의 법정진술
각 고소장 및 진술조서
법령의 적용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피고인 A : 각 구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2019. 1. 8. 법률 제1620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8조 제2항(영업비밀 누설 및 사용의 점), 형법 제356조, 제355조 제2항(업무상배임의 점)
피고인 B : 구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2019. 1. 8. 법률 제1620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8조 제2항(영업비밀 취득의 점), 각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1항, 제36조(임금미지급의 점), 각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44조 제1호, 제9조(퇴직금미지급의 점)
피고인 C : 구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2019. 1. 8. 법률 제1620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8조 제2항(영업비밀 사용의 점)
피고인 D 주식회사 : 각 구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2019. 1. 8. 법률 제1620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9조, 제18조 제2항(영업비밀 취득 및 사용의 점)
피고인 주식회사 E : 구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2019. 1. 8. 법률 제1620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9조, 제18조 제2항(영업비밀 사용의 점)
상상적 경합
피고인 B : 형법 제40조, 제50조
형의 선택
피고인 A : 각 징역형 선택
피고인 B : 2019고정27 사건은 벌금형 선택, 나머지는 각 징역형 선택
피고인 C : 벌금형 선택
경합범가중
피고인 A, 피고인 D 주식회사 : 각 형법 제37조 전단, 제38조 제1항 제2호, 제50조
피고인 B : 형법 제37조 전단, 제38조 제1항 제2호, 제3호, 제50조
노역장유치
피고인 B, 피고인 C : 각 형법 제70조 제1항, 제69조 제2항
집행유예
피고인 A : 형법 제62조 제1항
사회봉사명령
피고인 A : 형법 제62조의2
가납명령
피고인 B, 피고인 C, 피고인 D 주식회사, 피고인 주식회사 E : 각 형사소송법 제334조 제1항
피고인들 및 변호인들의 주장에 관한 판단
피고인 B, 피고인 D 주식회사(이하 ‘D’), 피고인 C의 주장에 관한 판단
피고인들은 이 사건 도면이 피해회사의 영업비밀이 아니라고 주장하나,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의 사정들에 의하면, 이 사건 도면은 공공연히 알려져 있지 아니하고 독립된 경제적 가치를 가지는 것으로서 합리적인 노력에 의하여 비밀로 유지된 생산방법, 판매방법, 그 밖에 영업활동에 유용한 기술상 또는 경영상의 정보인 영업비밀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경제적 유용성
이 사건 도면이 영업비밀에 해당하려면 ‘독립된 경제적 가치‘ 즉, 그 정보의 보유자가 그 정보의 사용을 통해 경쟁자에 대하여 경쟁상의 이익을 얻을 수 있거나 또는 그 정보의 취득이나 개발을 위해 상당한 비용이나 노력이 필요할 것이 요구되는바, ① 이 사건 도면의 내용과 분량 등에 비추어 D가 새롭게 도면을 작성하여 차량을 생산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이는 점, ② 트레일러의 규모와 형태가 복잡하고, 차체의 경량화나 배출성능 증대 및 주행안정성까지 고려하여 설계 및 생산을 해야 하는데 이 사건 도면으로 인해 설계 및 생산과정에서의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이는 점, ③ 이는 이 사건 도면의 실질적인 작성자인 A의 진술로도 확인되는 점(설계에 1개월, 설계도면에 포함되지 않는 기술적 지원 등을 투입하여 실제 생산 및 판매를 하는데 3~4개월 정도가 소요된다는 취지의 증인신문조서 25쪽 참조), ④ D는 실제 이 사건 도면과 A로부터의 기술지원에 힘입어 상당한 시간과 노력을 절감하였다고 봄이 타당한 점, ⑤ A은 D에게 설계도면을 제공하고 현장에서 기술지원을 해주는 대가로 D로부터 금전적 대가를 지급받은 점, ⑥ 나아가 이 사건 도면이 바로 영업활동에 이용될 수 있을 정도의 완성된 단계에 이르지 못하였거나, 실측을 통한 역설계로 알아 낼 수 있는 정보라고 하더라도, 위 정보를 영업비밀로 보는 데 장애가 되는 것은 아닌 점(대법원 2008. 2. 15. 선고 2005도6223 판결 참조) 등에 의하면 이를 인정할 수 있다.
비공지성
이 사건 도면은 트레일러의 구성품들에 대한 구체적인 규격정보, 결합요령 등이 구체적으로 기재된 자료로서, 피해회사는 견적을 요청하는 등 업무상 필요할 경우에 범위를 한정하여 타에 공개하였을 뿐, 경쟁업체나 일반에게 공개된 자료가 아닌 점, ② 피고인과 변호인은 이 사건 도면이 인터넷 사이트(인터넷주소 1 생략)에 게시된 도면과 큰 차이가 없다고 주장하나 인터넷 사이트에 게시된 도면(증거기록 667쪽)은 트레일러 외관의 길이 또는 너비에 관한 수치만을 내용으로 하고 있을 뿐, 트레일러를 구성하는 개개의 부품들의 규격에 관한 내용, 부품들의 결합시 필요한 세부적인 규격수치나 소재 및 가공방법 등에 관한 내용은 전혀 기재되어 있지 않은 점, ③ ㈜BF에서 보유하고 있는 도면은 이 사건 트레일러의 동체부분 중 극히 일부의 도면일 뿐이고, 동종업체간 트레일러의 구체적인 형상이나 치수에 많은 차이가 있는 것으로 보여, 업계에서 이 사건 도면이 공공연하게 공유되고 있다고 볼 수 없는 점, ④ 이 사건 트레일러가 기성부품들을 사용하고는 있으나 이를 결합하여 트레일러를 완성하기 위해서는 도면상의 정보가 필요한 것으로 보이는 점, ⑤ 이 사건 도면의 구체성과 분량에 비추어 트레일러를 외부실측하여 같은 내용의 도면을 역설계할 수 있다고 보이지 않는 점 등에 의하면, 이 사건 도면의 비공지성을 인정할 수 있다.
비밀관리성
영업비밀의 요건 중 ‘합리적인 노력에 의하여 비밀로 유지된다’는 것은 정보가 비밀이라고 인식될 수 있는 표시를 하거나 고지를 하고,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대상자나 접근 방법을 제한하거나 정보에 접근한 자에게 비밀준수의무를 부과하는 등 객관적으로 정보가 비밀로 유지ㆍ관리되고 있다는 사실이 인식 가능한 상태인 것을 말하는데(대법원 2008. 7. 10. 선고 2008도3435 판결, 대법원 2017. 1. 25. 선고 2016도10389 판결 등 참조), ① 피해회사의 연구실이 보안시스템을 통해 출입이 감시 및 통제되고 있었던 점, ② 피해회사는 서버에 대한 접근권한을 차등설정하여 비인가폴더에 대한 접근을 차단하고 있었던 점, ③ 이 사건 도면과 같은 도면자료를 단순히 열람하는 것을 넘어 다운받기 위해서는 통합내부정보유출방지시스템에 요청대상자료, 요청사유를 명시하여 요청을 하여 피해회사의 대표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 점, ④ 도면을 외부로 전송할 경우에는 전송IP주소, 로그인ID, 전송일시, 전송경로(전송주소), 전송대상 파일명 등을 파악할 수 있는 시스템이 마련되어 있는 점, ⑤ 피해회사는 주기적으로 영업비밀보호 교육을 실시하였고, 직원들로부터 영업비밀보호 서약서를 제출받은 점, ⑥ A이 평소 업무상 필요에 따라 승인을 받아 도면을 다운받은 후 USB나 클라우드에 저장해왔고 이에 대하여 아무런 통제가 이루어지지 않은 사정은 있으나 이러한 관리감독상의 부주의만으로 비밀관리성이 부정된다고 볼 수 없는 점 등에 의하면, 이를 인정할 수 있다.
피고인 B, 피고인 C의 주장에 관한 판단
피고인들은 이 사건 도면이 A의 개인소유인 줄 알았다거나, 이 사건 도면이 피해회사의 도면이라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하였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① 피고인 C은 D에서 설계를 담당하는 직원으로서 설계에 관한 지식과 업계의 사정에 관하여 어느정도 지식이 있었던 것으로 보이고, 피고인 B은 피고인 C을 고용하여 D를 실질적으로 운영하는 사람으로서 경영상 중요한 판단을 하는 지위에 있었던 점, ② 이 사건 도면에는 피해회사의 상호와 로고가 명확히 표시되어 있는 점, ③ 피고인 C은 A이 피해회사의 직원이었던 사실을 알고 있었던 점, ④ A은 수사기관에서부터 법정에 이르기까지, 처음에는 D에게 도면을 새로 작성해서 제공하기로 하였으나 피고인 B이 시일이 급하다고 하여 피해회사의 도면을 그대로 제공하였으며 그 사실을 피고인 B에게 명확히 고지하였다고 진술하고 있고, 그 진술의 신빙성을 의심할 사정이 없는 점, ⑤ A은 피고인 C에게 도면이 저장된 USB를 건네주면서 피해회사의 것이니 D의 것으로 만들라는 취지로 얘기했다고 명확히 진술하고 있는 점, ⑥ 피고인 C은 피고인 B으로부터 돈을 주고 사온 것이니까 괜찮다는 말을 만연히 신뢰한 것으로 보이는 점, ⑦ 피고인 C이 피고인 B의 피용자라는 사정만으로는 범죄의 성립에 장애가 되지 않는 점 등에 의하면, 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피고인 C의 주장에 관한 판단
피고인 C은 부정한 이익을 얻거나 기업에 손해를 가할 목적이 없었다고 주장한다.
‘부정한 이익을 얻거나 기업에 손해를 가할 목적’은 반드시 적극적 의욕이나 확정적 인식이 아니더라도 미필적 인식으로도 되며, 그 목적이 있었는지 여부는 피고인의 직업, 경력, 행위의 동기 및 경위와 수단, 방법, 그리고 영업비밀 보유기업과 영업비밀을 취득한 제3자와의 관계 등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사회통념에 비추어 합리적으로 판단하여야 하는데(대법원 2007. 4. 26. 선고 2006도5080판결, 대법원 2012. 4. 12. 선고 2010도391 판결 등 참조), 앞서 살펴본 피고인 C의 직업, 경력 및 회사에서의 위치, A로부터 이 사건 도면을 제공받은 경위와 그로부터 트레일러를 생산하게 된 과정 등에 비추어 이를 충분히 인정할 수 있으므로,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피고인 주식회사 E의 주장에 관한 판단
피고인 주식회사 E(이하 ‘E’라고 한다)는 피용자인 A이 영업비밀을 사용하였다는 이 사건 범죄사실을 인정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① 피고인 E는 A을 설계를 총괄하는 직책으로 채용하였고 A을 채용한 후 새로운 형태의 트레일러를 생산 및 판매하게 된 점, ② 피고인 E의 위 트레일러 구성 중 주요한 부분들이 피해회사의 도면과 동일하거나 유사한 점(증거기록 444쪽 이하 별책부분 참조), ③ 피고인 E는 설계 및 생산을 전적으로 A에게 일임하였을 뿐 A이 이직하기 전 피해회사에서 유출한 도면을 사용하는지 여부에 관해서는 아무런 지시·감독을 하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 점에 의하면, 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양형의 이유
영업비밀 누설, 취득 및 사용에 관해서는 공정한 경쟁 질서를 무너뜨려 시장질서의 근간을 해할 우려가 있으므로 이에 대한 엄정한 대처가 요구되는 점, 피고인들이 상당한 수와 규모의 도면을 유출하여 취득 또는 사용하였고, 비록 그것만으로 완성품을 만들 수 있는 정도에 이르지는 않았더라도 트레일러 생산에 소요되는 시간과 노력을 상당부분 경감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이고 피고인 A은 그 대가로 상당한 경제적 이익을 얻은 점, 피고인들은 피해회사와 합의하지 못하고 피해회복을 위한 노력을 기울였다고 볼 만한 사정도 없는 점, 다만 이 사건 도면 외에도 트레일러를 완성함에 있어 다른 노력이 필요한 것으로 보이고 이 사건 도면 자체도 아주 고도한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 점, 피고인 C은 피용자로서 피고인 B의 지시를 받고 범행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참작한다.
나아가 피고인 B의 근로기준법위반 등의 점은 피해회복을 위한 노력을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1억 원을 초과하는 미지급액이 남아 있는 점, 외국인 근로자들이 출국하여 지급을 못하고 있는 사정이 있는 반면 피고인 B은 그와 같은 사정을 예상할 수 있었음에도 임금 등의 지급을 지연하여 피해회복이 이루어지지 않고 남아있는 점 등을 참작한다.
이 외에 피고인 A과 피고인 C이 초범인 점, 피고인 B에게 동종 범죄전력은 없는 점, 그 밖에 피고인들의 재정상태, 가족관계, 건강상태 등을 고려한다.
공소기각 부분
피고인 B에 대한 공소사실 중 근로자 F, G, H, I, J, K, C, L, M, N, O, P, Q, R, S, T, U, V, W, X, Y, Z, AA, AB, AC, AD, AE, AF, AG, AH, AI, AJ, AK, AL, AM에 대한 각 근로기준법위반의 점, 근로자 H, I, J, K, C, L, M, N, O, P, Q, S, T, U, V, W, X, Y, AA, AB, AC, AE, AF, AG, AH, AI, AJ, AK, AL, AM에 대한 각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의 점은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1항, 제36조 및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44조 제1호, 제9조에 해당하는 죄로서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2항 및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44조 단서에 의하여 피해 근로자의 명시적인 의사에 반하여 처벌할 수 없는바, 이 사건 공소가 제기된 후 피고인 B에 대한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표시가 명시된 위 피해 근로자들의 각 합의서 및 처벌불원서가 이 법원에 제출되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27조 제6호에 의하여 이 부분에 관한 공소를 기각한다.
판사 박상권
각주1) 위 제18조 제2항 단서는 “다만, 벌금형에 처하는 경우 위반행위로 인한 재산상 이득액의 10배에 해당하는 금액이 5천만 원을 초과하면 그 재산상 이득액의 2배 이상 10배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라고 규정하고 있으나,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의 범행으로 인한 재산상 이득액을 확정할 수 없으므로, 위 단서를 적용할 수 없다. 이는 피고인 D 주식회사와 피고인 주식회사 E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