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을 벌금 300만 원에 처한다.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만 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위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이 사건 공소사실 중 근로기준법위반의 점은 무죄.
이유
범 죄 사 실(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위반)
피고인은 천안시 서북구 B에서 상시 근로자 124명을 사용하여 택시여객 자동차 운수업을 영위하는 C 합자회사의 대표사원으로서 사업경영담당자인 사용자이다.
불이익 취급 부당노동행위
사용자는 근로자가 노동조합에 가입 또는 가입하려고 하였거나 노동조합을 조직하려고 하였거나 기타 노동조합의 업무를 위한 정당한 행위를 한 것을 이유로 그 근로자를 해고하거나 불이익을 주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D이 2019. 6. 12. E노동조합총연맹 F노동조합에 가입하고 적극적으로 노동조합 활동을 했다는 이유로, 2019. 6. 15. D에게 근로계약 해지를 통보하고, 이후 2019. 6. 21. 위 근로계약 해지를 철회한 후 2019. 6. 22. D이 다시 회사에 출근하자, D에게 고정 배차를 하지 아니하고 기존에 D이 운행하던 택시보다 연식이 오래된 택시를 배차하여 불이익을 주는 행위를 하였다.
지배·개입 부당노동행위
사용자는 근로자가 노동조합을 조직 또는 운영하는 것을 지배하거나 이에 개입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2019. 6. 10. D과 면담하는 과정에서 D에게 “E노총이 주관하는 설명회 자리에 왜 갔냐? 노조를 만들려고 하냐? 노조 만드는 것은 근로자 권리이나 우리 회사 현재 상황으로 볼 때 2개 노조가 있는 것보다 1개 노조가 있는 것이 좋겠다. 단일 노조로 갈 수 있도록 1노조와 협의하면 좋겠다”라고 말하여 노동조합에 가입을 포기하도록 회유함으로써 노동조합의 조직 또는 운영에 지배·개입하였다.
사건정보
대전지방법원 천안지원
판결
사건
2020고단1598
판결선고
2021. 2. 5.
증거의 요지
피고인의 일부 법정진술
증인 D의 법정진술
근로계약 해지 통보 공문, 근로계약 해지 통보 철회문자, 녹취파일 요약내용, 각 근로계약서, 배차일지 및 근태 전산자료, 스페어 기사 게시판 공지자료, 근로계약 해지 통보서, 녹취서 작성보고
법령의 적용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구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2020. 6. 9. 법률 제1743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90조, 제81조 제1항 제1호(노동조합 관련 불이익 처분의 점), 구 노동조 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90조, 제81조 제1항 제4호(노동조합 조직 및 운영 지배, 개입의 점), 각 벌금형 선택
경합범가중
형법 제37조 전단, 제38조 제1항 제2호
노역장유치
형법 제70조 제1항, 제69조 제2항
가납명령
형사소송법 제334조 제1항
피고인의 주장에 대한 판단
범죄사실 제1항(노동조합 관련 불이익 처분)에 대하여
주장의 요지
피고인이 2019. 6. 15. D에게 근로계약 해지를 통보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는 D이 반복적으로 사고를 일으킨 점을 이유로 재계약을 하지 않기로 한 것일 뿐, D이 E노동조합총연맹 F노동조합(이하 ‘제2노조’라 한다)에 가입하여 활동하였음을 이유로 계약 해지를 통보한 것이 아니다.
또한 위 해지 통보를 철회한 후 D에게 기존에 차던 차량(차량번호 1 생략)을 배차하지 않고 그보다 연식이 오래된 차량(차량번호 2 생략)을 고정 배차가 아닌 임시(이른바 ‘스페어’) 배차한 사실이 있다. 그러나 이는 해지 통보 및 철회 과정에서 기존 차량을 이미 다른 운전자에게 배치한 상황에서 이를 조정하는 것이 늦어졌던 것일 뿐, 이를 노동조합 관련 불이익한 처분이라고 볼 수도 없다.
관련 법리
사용자가 근로자를 해고함에 있어서 표면적으로 내세우는 해고사유와는 달리 실질적으로 근로자의 정당한 조합활동을 이유로 해고한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에는 그 해고는 부당노동행위라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17. 11. 14. 선고 2017두52924 판결 등 참조).
판단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 사정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D의 제2노조 활동을 이유로 해지를 통보하고, 그에 따라 배차를 변경하였으며, 그러한 행위가 D에게 노동조합 관련 행위를 이유로 불이익을 준 것이라는 점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
[계약 기간 연장에 대한 정당한 기대] D은 1년 기간제로 고용되었고, 2019. 6. 21. 계약 기간이 만료될 예정이었던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피고인의 진술에 의하더라도 C 합자회사는 운전기사가 늘 부족하여 특별한 사유가 없다면 근로계약은 자동 연장되고, 근로계약서상 명시된 근로계약 기간은 형식적인 것에 불과하였던 것으로 보인다(증거기록 364쪽). 따라서 D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위 계약 기간 만료 후에도 근로계약이 연장될 것을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실질적 해지 사유] D은 2019년 1월 및 3월 과실로 사고를 일으킨 사실이 있고, 피고인은 D이 위와 같이 사고를 일으킨 것을 이유로 근로계약 해지 통보(재계약 불가 통보)를 한 사실(증거기록 56쪽 등)은 인정된다. 그러나 아래 사정에 비추어 보면, 위 나항에서 본 법리에 의할 때, D이 두 차례 사고를 일으킨 것은 표면적인 해지사유에 불과하고, 실질적으로는 피고인이 D에게 제2노조 관련 활동을 하였음을 이유로 근로계약 해지 통보를 하였다고 보아야 한다.
피고인은 D이 제2노조 설립 관련 설명회에 참석하는 등 제2노조 관련 활동을 하는 것을 알고 2019. 6. 10.경 D을 만나 범죄사실 제2항과 같이 제2노조 설립을 만류하였다.
그런데도 D이 2019. 6. 12.경 제2노조를 설립하자, 피고인은 같은 날 바로 D에게 근로계약 해지를 통보하였다. 이에 대하여 피고인도 제2노조 설립 사실을 알게 된 후에 해지 통보를 하였다고 진술하였다(증거기록 366쪽).
피고인의 아들이자 C 합자회사의 상무인 G은, 해지 통보(2019. 6. 12.) 후 복직 통보(2019. 6. 22.) 전인 2019. 6. 17. D과 면담을 진행하였다. 그런데 G은 그 자리에서 D에게 제2노조 활동을 하지 말 것을 권유하면서, 만일 그렇게 한다면 해지 통보를 철회하고 1년 계약을 다시 해주겠다는 취지로 이야기하였다(추가 증거기록 21, 23, 27쪽 등). 이는 D에 대한 근로계약 해지 사유가 두 차례 사고가 아닌 제2노조 설립 및 활동임을 강하게 뒷받침하는 사정이다.
[불이익 처분 해당성] ① D이 새로이 배차받은 차량은 기존 차량보다 연식이 오래된 차량이었고 사고 이력이 있었다. 따라서 D에게 해당 차량이 배차된 것은 예전에 비해 불이익한 처분임이 분명하다. ② 또한 임시 배차의 경우 고정 배차와는 달리 차량을 다른 운전자와 공유해야 될 가능성이 있어 기사들의 선호도가 떨어지고, 회사에서는 통상 일정 기간 사고 없이 근무한 운전자에 한하여 고정 배차권을 부여하였던 것으로 보이므로, D이 고정 배차가 아닌 임시 배차를 받은 것 역시 불이익한 처분이라고 보아야 한다(비록 D이 2019. 6. 23.경부터 2019년 8월 초경까지 실질적으로는 같은 차량을 매일 임시 배차받아 사실상 고정 배차를 받은 것과 유사하였다고 하더라도, D은 고정 배차를 받은 경우와는 달리 매일 차량의 배차 여부를 확인하여야 하고 다음날 차량이 바뀔 수 있다는 불안감을 느꼈을 것이므로, 이를 고정 배차와 동일하게 볼 수 없다). ③ 비록 해지 통보와 복직 통보가 반복된 상황에서 이미 변경된 배차를 조정하는 데 시간이 걸릴 수는 있지만, 복직 통보 후 몇 달이 지나도록 배차가 원래대로 조정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앞서 본 것과 같이 해지 통보가 위법한 불이익 처분인 이상 위와 같은 배차 변경 역시 위 해지 통보에 따른 일련의 결과로 포괄하여 불이익한 처분이라고 보아야 한다.
범죄사실 제2항(노동조합 개입)에 대하여
주장의 요지
피고인이 범죄사실과 같이 D에게 제2노조 설립 및 활동을 만류하는 이야기를 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는 단순한 의견의 표명일 뿐 노동조합의 조직, 운영에 개입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
관련 법리
사용자가 연설, 사내방송, 게시문, 서한 등을 통하여 의견을 표명할 수 있는 언론의 자유를 가지고 있음은 당연하나, 그 표명된 의견의 내용과 함께 그것이 행하여진 상황, 시점, 장소, 방법 및 그것이 노동조합의 운영이나 활동에 미치거나 미칠 수 있는 영향 등을 종합하여 노동조합의 조직이나 운영 및 활동을 지배하거나 이에 개입하는 의사가 인정되는 경우에는 ‘근로자가 노동조합을 조직 또는 운영하는 것을 지배하거나 이에 개입하는 행위’로서 부당노동행위가 성립하고, 또 그 지배·개입으로서의 부당노동행위의 성립에 반드시 근로자의 단결권의 침해라는 결과의 발생까지 요하는 것은 아니다(대법원 2013. 5. 23. 선고 2010도15499 판결 등 참조). 다만 사용자에게도 자신의 의견을 표명할 수 있는 자유가 있으므로, 사용자가 노동조합의 활동에 대하여 단순히 비판적 견해를 표명하거나 근로자를 상대로 집단적인 설명회 등을 개최하여 회사의 경영상황 및 정책방향 등을 설명하고 이해를 구하는 행위 또는 비록 파업이 예정된 상황이라 하더라도 파업의 정당성과 적법성 여부 및 파업이 회사나 근로자에 미치는 영향 등을 설명하는 행위는 거기에 징계 등 불이익의 위협 또는 이익제공의 약속 등이 포함되어 있거나 다른 지배·개입의 정황 등 노동조합의 자주성을 해칠 수 있는 요소가 연관되어 있지 않는 한, 사용자에게 노동조합의 조직이나 운영 및 활동을 지배하거나 이에 개입하는 의사가 있다고 쉽게 단정할 것은 아니다(대법원 2016. 6. 23. 선고 2013도6617 판결 등 참조).
판단
비록 피고인이 해당 자리에서 명시적으로 불이익의 위협 또는 이익제공의 약속을 하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면, ① D은 제2노조를 설립하는 데 가장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었고, 피고인은 제2노조의 설립이 임박한 상황에서 D을 개별적으로 만나 위와 같은 언동을 하였다. ② 피고인은 그로부터 이틀 후 D이 제2노조를 설립하자 앞서 본 것과 같이 이를 이유로 D에게 근로계약 해지를 통보하고, 그 후에도 G을 통해 제2노조 활동을 그만두면 복직시켜주겠다는 취지로 이야기하였다. 이러한 사정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은 단순히 비판적 견해를 표명한 것을 넘어 근로계약 해지라는 불이익한 처분을 염두에 두고 제2노조의 조직이나 운영, 활동에 개입하려는 의사를 가지고 D에게 그와 같은 이야기를 하였다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는다.
양형의 이유
헌법에 정한 근로자의 단결권, 단체교섭권, 단체행동권을 보장하여 근로조건의 유지,개선과 근로자의 지위 향상을 도모하고 노동관계를 공정하게 조정하여 노동쟁의를 예방, 해결하고자 하는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의 입법 취지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인의 잘못이 가볍다고 볼 수는 없다. 피고인은 현재까지 범행을 부인하며 반성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피고인은 해지 통보 후 계약 기간 만료 전 다른 이유로 해지 통보를 철회하였으므로 D이 받은 불이익이 크지 않다. 또한 배차 변경 전후 차량의 연식 차이가 크지 않고, 임시 배차이기는 하나 사실상 고정 배차처럼 운용되었다는 점에서 역시 불이익이 크다고 보기 어렵다. 이를 비롯하여 피고인의 나이, 성행, 환경, 범행의 동기,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재판 과정에서 나타난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
무죄 부분
공소사실(근로기준법위반)
피고인은 천안시 서북구 B에서 상시 근로자 124명을 사용하여 택시여객 자동차 운수업을 영위하는 C 합자회사의 대표사원으로서 사업경영담당자인 사용자이다.
사용자는 근로계약을 체결할 때에 근로자에게 임금, 소정근로시간, 휴일, 연차 유급휴가 등의 근로조건을 명시하여야 하고, 임금의 구성항목·계산방법·지급방법 및 소정근로시간, 휴일, 연차 유급휴가의 사항이 명시된 서면을 근로자에게 교부하여야 한다.
피고인은 2018. 6. 22. 위 C에서 D과 근로계약을 체결하면서 임금 등의 사항이 명시된 서면을 D에게 교부하지 아니하였다.
판단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다음 사실이 인정된다. ① D은 일관하여 근로계약 체결 당시 근로계약서를 받지 못하였다고 주장하고 있다. ② D은 2019년 6월경 피고인 측에 근로계약서 교부를 요구하였는데, 피고인 측에서는 D에게 이를 보여주기만 하였을 뿐 교부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증거에 의하면 다음 사정이 인정된다. ① D은 근로계약 체결 당시 근로계약서 “근로자” 란에 서명을 하였는데, 서명란 바로 아래에 “※ 근로계약서 1부 교부받음”이라는 문구가 기재되어있다(증거기록 106쪽). ② D은 최초 ‘근로계약 자체를 체 결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다가, 피고인 측에서 근로계약서를 제시하자 ‘근로계약은 체결하였지만 근로계약서를 교부받은 적이 없다’는 취지로 주장하는 등 그 기억이 명확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위와 같이 문서상 근로계약서가 교부되었음이 명시되어있고 당사자가 해당 문서에 서명까지 한 상황에서, 앞서 본 것과 같이 불확실한 D의 진술이나, 그 후 피고인 측에서 근로계약서의 재교부를 거부한 사정만으로는 이 부분 공소사실이 합리적 의심 없이 증명되었다고 볼 수 없다.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 단서에 따라 무죄판결의 요지를 공시하지 않기로 한다.
판사 정재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