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원고와 피고의 관계
피고는 C조합법에 따라 설립된 D조합으로 상시 300명 미만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주이다.
원고는 E생으로 2008. 1. 1. 피고에 입사한 피고의 근로자이다.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의 개정 및 시행
2013. 5. 22. 개정된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이하 ‘고령자고용법’이라 함) 제19조 제1항은 “사업주는 근로자의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정하여야 한다.”라고, 제19조의2 제1항은 “제19조 제1항에 따라 정년을 연장하는 사업 또는 사업장의 사업주와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없는 경우에는 근로자의 과반수를 대표하는 자를 말한다)은 그 사업 또는 사업장의 여건에 따라 임금체계 개편 등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라고 각 규정한다<1>.
위 조항들은 상시 300명 미만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 또는 사업장에는 2017. 1. 1.부터 시행되었다<2>.
임금피크제 도입 과정
위와 같은 고령자고용법 조항의 시행에 대비하여 F중앙회는 2016. 7. 21.경 피고를 비롯한 D조합 등에 임금피크제 관련 제규정(모범안) 및 참고사항을 마련하여 알렸다.
피고는 2016. 10. 10. 전직원에게 ‘고령자고용법 중 관련 규정, 임금피크제 도입절차, 임금피크제 운영규정안 주요내용(적용범위, 적용시기, 직급·직명·직무, 월 기본급여, 성과급여, 후생복지, 임금피크제 도입 사례’ 등을 담은 임금피크제 자료를 전자메일로 보냈다.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없던 피고는 2016. 12. 5. 노사협의회에서 임금피크제의 적용범위에 관하여 정규직(일반직, 기능직 및 업무직) 직원에게만 적용하고 계약직 직원에게는 적용하지 않기로 하고, 적용시기에 관하여는 59세 도달년도 1월 1일부터 적용하기로 하였으며, 적용대상 직원이 명예퇴직할 경우 12개월분의 평균임금(복지연금 포함)을 지급하고, 임금피크제 적용대상 직원의 직급유지 및 직무부여 여부는 직원회의의 협의 및 투표로 정하기로 하였다.
피고는 2016. 11. 29. 직원들에게 직원회의 소집을 문자메시지로 통지한 다음, 2016. 12. 6. 직원회의에서 과반수 직원이 찬성하여 임금피크제를 도입하기로 결정하였다(임금피크제 도입 여부에 관하여는 찬성 30표, 반대 7표, 임금피크제 도입 시 별도의 직무 부여 가능 26표, 현재의 직무 부여 가능 10표, 기권 1표).
임금피크제 신설 및 시행
이에 따라 피고는 취업규칙을 변경하여 ‘정년을 58세에서 60세로 연장하되, 59세가 되는 해의 1월 1일부터 60세가 되는 해의 12월 31일까지 2년간 기존 정년인 58세의 기본급의 50%만 지급하고, 별도의 직무를 부여할 수 있다’는 내용의 임금피크제(이하 ‘이 사건 임금피크제’라 함)를 신설하여 2017. 1. 1.부터 시행하였다.
이 사건 임금피크제 적용 이후 원고의 직무 변경
원고는 E생으로 농기계정비업무를 담당하다가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적용되기 시작한 2023. 1. 1.(59세가 되는 해의 1. 1.)부터는 자재센터 보조업무를 담당하였고, 2023.
4. 1.부터는 G마트에서 배달업무 등을 담당하였다.
임금 차액
2023. 1. 1.부터 2024. 5. 31.까지, 원고가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적용되지 않았다면 받았을 임금 총액은 84,323,878원이고,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적용되어 받은 임금 총액은 59,025,880원이다(기본급에 연동되지 않은 채 기존과 같이 받는 임금이 있고 추가로 조정수당을 받기도 하였기 때문이다). 그 차액은 25,297,998원이다. 위 기간 동안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적용되어 받은 임금 총액은 이 사건 임금피트제가 적용되지 않았다면 받았을 임금 총액의 약 70%(= 59,025,880원/84,323,878원)이다.
[인정 근거] 다툼 없음, 갑 제1호증, 을 제1, 7 ~ 13호증,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의 주장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다음과 같은 이유로 무효이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2023. 1. 1.부터 2024. 5. 31.까지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적용되지 않았다면 받았을 임금 총액과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적용되어 받은 임금 총액의 차액인 25,297,998원을 손해배상하거나 부당이득반환할 의무가 있다.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합리적인 이유 없이 연령을 이유로 근로자인 원고를 차별하는 것이므로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제1항을 위반하여 무효이다.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도입은 취업규칙의 불이익변경에 해당하는데 취업규칙의 불이익변경에 필요한 집단적 동의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여 무효이다.
판단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제1항 위반으로 무효인지 여부
관련 법리
연령을 이유로 한 차별을 금지하고 있는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제1항에서 말하는 ‘합리적인 이유가 없는’ 경우란 연령에 따라 근로자를 다르게 처우할 필요성이 인정되지 아니하거나 달리 처우하는 경우에도 그 방법·정도 등이 적정하지 아니한 경우를 말한다. 사업주가 근로자의 정년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임금을 정년 전까지 일정 기간 삭감하는 형태의 이른바 ‘임금피크제’를 시행하는 경우 연령을 이유로 한 차별에 합리적인 이유가 없어 그 조치가 무효인지는 임금피크제 도입 목적의 타당성, 대상 근로자들이 입는 불이익의 정도, 임금 삭감에 대한 대상 조치의 도입 여부 및 그 적정성, 임금피크제로 감액된 재원이 임금피크제 도입의 본래 목적을 위하여 사용되었는지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22. 5. 26. 선고 2017다292343 판결 등 참조). 위 법리는 이른바 ‘정년유지형 임금피크제’ 사안에 관한 법리이나, 이 사건과 같은 ‘정년연장형 임금피크제’ 사안에 관하여도 하나의 참고기준이 될 수 있다.
판단
관련 법령, 앞서 인정한 사실과 인정 근거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합리적인 이유 없이 연령을 이유로 근로자인 원고를 차별하는 것이어서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제1항을 위반하였다고 볼 수 없다.
고령자고용법에 따른 임금체계 개편 및 고용보험법의 규정
고령자고용법 제19조 제1항에서 정년 연장을 의무화하면서 제19조의2 제1항에서 그에 따른 임금체계 개편 등 조치를 하도록 한 것은 정년 연장 의무화에 따라 사업주의 재정 부담이 증가할 것을 예상하고, 정년 연장에 따른 기존 인력의 구조조정, 신규인력 채용의 감축 등과 같은 부작용을 방지 또는 완화하기 위하여 사업주가 정년 연장에 따른 임금체계 개편 등의 조치를 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한 것이다.
고용보험법령 역시 고령자고용법 개정에 따른 정년 연장이 시행되기 전부터 정년 연장에 따른 근로자의 임금 삭감 제도를 예정하여 이에 대한 지원금 제도에 관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있었고(고용보험법 제23조, 같은 법 시행령 제28조<3>), 정년 연장이 시행될 무렵에는 고용보험법 시행령(2015. 12. 4. 대통령령 제26690호로 개정된 것) 제28조의2<4>를 신설하여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정한 사업 또는 사업장에서 55세 이후부터 임금을 감액하는 제도를 시행하는 경우 2018. 12. 31.까지 일정한 지원금을 지원하도록 규정하였다.
이처럼 관련 법령에서는 법정 정년 연장에 대응하여 일정 연령 이상 고령자를 대상으로 일정 연령에 도달한 시점부터 임금을 삭감하는 임금피크제와 같은 임금체계 개편 조치를 이미 예정하고 있었다.
이 사건 임금피크제 도입 목적의 타당성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고령 근로자의 임금을 일부 축소하는 대신 정년을 연장하여 서로 상생하면서 고령화 사회에 대비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제도이다.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일정 연령을 기준으로 연공급(개인의 근속연수를 기준으로 임금이 결정되는 임금체계)적 성격을 완화하여 고령자에 대한 정년을 연장하기 위한 목적을 가지고 있으므로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5 제4호에서 정한 연령차별금지의 예외사유인 ‘고령자고용법이나 다른 법률에 따라 특정 연령집단의 고용 유지·촉진을 위한 지원조치를 하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원고가 입은 불이익의 정도, 임금 삭감에 대한 대상 조치의 도입 여부 및 그 적정성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도입으로 59세가 되는 해의 1월 1일부터 60세가 되는 해의 12. 31.까지 2년간 기존 정년인 58세의 기본급의 50%만 받게 되었다. 그러나 기본급에 연동되어 받은 임금 외에 기본급에 연동되지 않은 채 기존과 같이 받는 임금이 있고 추가로 조정수당을 받기도 하여 원고가 2023. 1. 1.부터 2024. 5. 31.까지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적용되어 받은 임금 총액은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적용되지 않았다면 받았을 임금 총액의 약 70% 정도였다.
반면,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의 도입으로 원고의 정년은 58세에서 60세로 연장되어 2년간 더 일하면서 기존 정년인 58세에 받는 임금의 약 140%를 더 받게 되었다. 아울러 원고는 기존의 농기계정비업무에서 비교적 단순업무라고 할 수 있는 G마트 배달업무로 업무가 변경되기까지 하였다.
그렇다면 원고가 이 사건 임금피크제 시행 전과 비교하여 실질적인 경제적 손실을 입었다고 보기 어렵다.
취업규칙의 불이익 변경에 필요한 집단적 동의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여 무효인지 여부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 제94조 제1항<5> 단서에서 정한 취업규칙의 불이익 변경이란 사용자가 종전 취업규칙 규정을 개정하거나 새로운 규정을 신설하여 근로조건이나 복무규율에 관한 근로자의 기득권·기득이익을 박탈하고 근로자에게 저하된 근로조건이나 강화된 복무규율을 일방적으로 부과하는 것을 말한다. 취업규칙의 변경이 근로자에게 불이익한지 여부를 판단할 때 근로조건을 결정짓는 여러 요소 중 한 요소가 불이익하게 변경되더라도 그와 대가관계나 연계성이 있는 다른 요소가 유리하게 변경되는 경우라면 그와 같은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야 한다(대법원 2022. 3. 11. 선고 2018다255488 판결 등 참조).
사용자가 취업규칙의 변경에 의하여 기존의 근로조건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려면 종전 근로조건 또는 취업규칙의 적용을 받고 있던 근로자의 집단적 의사결정방법에 의한 동의를 요하고, 이러한 동의를 얻지 못한 취업규칙의 변경은 효력이 없으며, 그 동의의 방법은 노동조합이 없는 경우에는 근로자들의 회의방식에 의한 과반수의 동의를 요하고, 회의방식에 의한 동의라 함은 사업 또는 한 사업장의 기구별 또는 단위부서별로 사용자측의 개입이나 간섭이 배제된 상태에서 근로자 간에 의견을 교환하여 찬반을 집약한 후 이를 전체적으로 취합하는 방식도 허용된다. 여기서 사용자측의 개입이나 간섭이라 함은 사용자측이 근로자들의 자율적이고 집단적인 의사결정을 저해할 정도로 명시 또는 묵시적인 방법으로 동의를 강요하는 경우를 의미하고 사용자측이 단지 변경될 취업규칙의 내용을 근로자들에게 설명하고 홍보하는 데 그친 경우에는 사용자측의 부당한 개입이나 간섭이 있었다고 볼 수 없다(대법원 2010. 1. 28. 선고 2009다32362 판결 등 참조).
불이익 변경인지 여부
업규칙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는 경우에는 그 동의를 받아야 한다.
앞서 본 바와 같이, 고령자고용법 및 고용보험법에서 근로자의 정년 연장에 대응하여 일정 연령 이상 고령자를 대상으로 일정 연령에 도달한 시점부터 임금을 삭감하는 임금피크제와 같은 임금체계 개편 조치를 예정하고 있었다.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도입으로 원고는 59세가 되는 해의 1월 1일부터 60세가 되는 해의 12. 31.까지 2년간 기존 정년인 58세의 기본급의 50%만 받게 되었지만, 정년이 연장되어 2년간 더 일하면서 기존 정년인 58세에 받는 임금의 약 140%를 더 받게 됨과 아울러 기존의 농기계정비업무에서 비교적 단순업무라고 할 수 있는 G마트 배달업무로 업무가 변경되기까지 하여 이 사건 임금피크제 시행 전과 비교하여 실질적인 경제적 손실을 입었다고 보기 어렵다. 그렇다면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도입이 원고에게 불리한 취업규칙 변경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집단적 동의 요건 충족 여부
설령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도입이 취업규칙의 불이익 변경에 해당하더라도, 앞서 본 이 사건 임금피크제 도입 과정에 비추어 볼 때 근로자의 집단적 의사결정방법에 의한 동의가 있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소결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무효라고 볼 수 없는 이상 이를 전제로 한 원고의 청구는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결론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판사 이원신
각주1) 2013. 5. 22. 법률 제11791호로 제19조 제1항은 개정되고 제19조의2 제1항은 신설되었다.
각주2) 고령자고용법 부칙(2013. 5. 22.) 제2조
각주3) 제28조(임금피크제 지원금) ① 고용노동부장관은 법 제23조에 따라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이하 이 조에서 "임금피크제"라 한다)에는 근로자에게 임금피크제 지원금을 지급한다. 다만, 제2호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사업주에게도 임금피크제 지원금을 지급한다. 1. 사업주가 근로자대표의 동의를 받아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연장하거나 정년을 56세 이상 60세 미만으로 연장하면서 55세 이후부터 일정나이, 근속시점 또는 임금액을 기준으로 임금을 줄이는 제도를 시행하는 경우
각주4) 제28조의2(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정한 사업 또는 사업장에서의 임금 감액에 따른 지원금) ① 고용노동부장관은 법 제23조에 따라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정한 사업 또는 사업장에서 55세 이후부터 임금을 감액하는 제도를 시행하는 경우 임금이 감소한 해당 근로자에게 임금을 감액하는 제도가 적용되는 날부터 2018년 12월 31일까지 지원금을 지급한다. 다만, 해당 근로자의 고용기간이 2018년 12월 31일 전에 종료되는 경우는 그 고용기간 동안 지급한다.
각주5) 제94조(규칙의 작성, 변경 절차) ① 사용자는 취업규칙의 작성 또는 변경에 관하여 해당 사업 또는 사업장에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있는 경우에는 그 노동조합,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없는 경우에는 근로자의 과반수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 다만, 취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