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들은 각 무죄.
피고인들에 대하여 판결의 요지를 각 공시한다.
이유
공소사실
피고인 A
피고인은 보령시 E에 소재한 공장에서 아스파트 슁글 등 건축 지붕자재를 생산하는주식회사 B의 대표이사로서 위 공장의 안전관리업무를 총괄적으로 관리감독하는 자이다.
피고인은 2012. 10. 26. 18:30경 위 공장에서 주식회사 B의 근로자인 피해자 F(45세)에게 아스파트 슁글라인 2호기 코팅 공정 하부에 있는 지하공간에서 전기해머드릴을 이용해 아스팔트 이송펌프 주변에 굳어있는 아스팔트 고형물을 제거하는 작업을 하게 하였다.
피고인은 안전관리업무를 총괄하는 자로서 ① 본건 사고 발생 전일인 2012. 10. 25. 9:40경 위 공장에서 유증기로 인한 화재가 발생하여 아스팔트 슁글라인 2호기에 설치되어 있던 집진기 가동이 중단되어 유증기가 제대로 공장 외부로 배출되지 않는 상황이었기에 작업공정을 중단하고 집진기 정비 등 안전사고 발생 예방을 위한 조치를 취하고, ② 인화성 액체의 증기, 인화성 가스 또는 인화성 고체가 존재하여 폭발이나 화재가 발생할 우려가 있는 장소에서는 해당 증기·가스 또는 분진에 의한 폭발 또는 화재를 예방하기 위하여 통풍·환기 및 분진 제거 등의 조치를 하여야 하며, ③ 인화성 유류가 있을 우려가 있는 배관에 대하여 미리 인화성 유류를 제거하는 등 폭발이나 화재의 예방을 위한 조치를 한 후가 아니면 불꽃을 발생시킬 위험한 작업을 시켜서는 아니 되고, ④ 피해자가 작업한 지하 하부 공간의 경우 언제든 스파크 등에 의해 화재가 발생할 위험이 있는 공간이기에 이동식 백열등에 보호망을 부착하고, 무단히 전기해머드릴을 이용해 작업하지 않도록 할 업무상 주의의무가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이를 게을리 한 채 집진기 가동이 중단되어 유증기가 제대로 공장 외부로 배출되지 않는 상황이었음에도 위 슁글라인 2호기의 공정을 중단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고, 피해자가 작업한 지하 하부 공간에서 폭발 또는 화재를 예방하기 위하여 통풍·환기 및 분진 제거 등의 조치를 하지 아니하고, 피해자가 아스팔트 고형물을 제거하기 위하여 작업한 이송펌프 주위에 열매체유 배관이 있었음에도 미리 인화성 유류를 제거하는 등 폭발이나 화재의 예방을 위한 조치를 취하지 아니한 상태로 전기해머드릴을 이용해 불꽃을 발생시킬 수 있는 작업을 하도록 하고, 위 와 같이 유증기가 상당히 쌓여있는 상황에서 피해자가 작업한 지하 하부 공간에서는 언제든 스파크 등에 의해 화재가 발생할 위험성이 있었음에도 별다른 안전조치 없이 피해자로 하여금 위 공간에서 전기해머드릴을 이용하여 작업하도록 하고 작업을 위해 사용한 이동식 백열등에 보호망을 부착하지 아니하는 등 사고예방을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하지 아니하였다.
피고인의 위와 같은 업무상 과실로 피해자는 2012. 10. 26. 18:30경 위 작업 현장에서 집진기의 가동중단으로 인하여 위 공간에 유증기가 쌓여있는 상황에서 이동식 백열 등을 설치한 후 전기해머드릴을 이용하여 아스팔트 제거 작업을 하다가 열매체유 유증기에 전기불꽃이 접촉하며 화재가 발생하여 그 자리에서 화염화상으로 사망에 이르게 되었다.
결국 피고인은 위와 같은 업무상 과실로 위 일시·장소에서 피해자로 하여금 화염화상으로 사망에 이르게 함과 동시에 근로자의 위험을 예방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하지 아니하여 피해자를 사망에 이르게 하였다.
피고인 주식회사 B
피고인은 위 제1항 기재 일시·장소에서 피고인의 대표자인 A가 피고인의 업무에 관하여 위 제1항 기재와 같이 위반행위를 하였다.
판단
피고인 A에 대한 산업안전보건법위반의 점에 관한 판단
산업안전보건법 제66조의2는 "제23조 제1항부터 제3항까지 또는 제24조 제1항을 위반하여 근로자를 사망에 이르게 한 자는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라고, 같은 법 제23조 제1항은 "사업주는 사업을 할 때 다음 각 호의 위험을 예방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라고 각 규정하고 있다.
위와 같이 산업안전보건법 제66조의2, 제23조 제1항 소정의 벌칙규정의 적용대상은 '사업주'임이 그 규정 자체에 의하여 명백하나, 한편 같은 법 제71조는 법인의 대표자나 법인 또는 개인의 대리인, 사용인, 그 밖의 종업원이 그 법인 또는 개인의 업무에 관하여 제66조의2, 제67조, 제67조의2 또는 제68조부터 제70조까지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위반행위를 하면 그 행위자를 벌하는 외에 그 법인 또는 개인에게도 해당 각 본조의 벌금형을 과하도록 양벌규정을 두고 있고, 이 규정의 취지는 각 본조의 위반행위를 사업주인 법인이나 개인이 직접 하지 않은 경우에는 그 행위자와 사업주 쌍방을 모두 처벌하려는 데에 있으므로, 이 양벌규정에 의하여 사업주가 아닌 행위자도 사업주에 대한 각 본조의 벌칙규정의 적용대상이 되는 것이며(대법원 1995. 5. 26. 선고 95도230 판결 등 참조), 따라서 산업안전보건법상의 의무위반행위에 대하여는 사업주뿐만 아니라 그 행위자도 처벌된다.
그런데 산업안전보건법 제23조 제1항 제2호는 사업주가 폭발성 물질 등에 의한 위험 예방 등을 위하여 지켜야 할 사항에 관한 규정이고, 위 규정에서 말하는 '사업주'라 함은 근로자를 사용하여 사업을 행하는 자, 즉 그 사업에서의 경영주체를 말하는 것으로서(같은 법 제2조 제3호 참조), 개인 기업에 있어서는 그 사업주 개인, 회사 등 법인에 있어서는 그 대표자가 아닌 법인 그 자체가 이에 해당하는 것이므로, 이 사건에 있어서 '사업주'는 피고인 주식회사 B이지, 피고인 A는 이에 해당하지 아니함이 명백한바, 그렇다면 이 사건 화재와 관련하여 피고인 A를 처벌하기 위해서는 피고인 A가 산업안전보건법 제71조 소정의 '행위자'에 해당하여야 한다.
그런데, 산업안전보건법 제66조의2, 제23조 제1항 위반죄는, 사업주가 자신이 운영하는 사업장에서, 또는 행위자가 자신의 고용주인 사업주가 운영하는 사업장에서 각 산업안전보건법 제23조 제1항에 규정된 안전상의 위험성이 있는 작업과 관련하여 산업안전기준에 관한 규칙이 정하고 있는 안전조치를 취하지 않은 채 작업을 지시하거나, 그와 같은 안전조치가 취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위 작업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이를 방치하는 등 그 위반행위가 사업주 또는 행위자에 의하여 이루어졌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성립하는 것이고, 근로자에 대하여 산업안전보건법 제31조에서 정한 정기적인 안전교육 등을 실시하지 않았다거나 산업안전기준에 관한 규칙에서 정한 안전조치 외의 다른 가능한 안전조치가 취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위험성이 있는 작업이 이루어졌다는 사실만으로 위 죄가 성립하는 것은 아니라고 할 것이다(대법원 2007. 3. 29. 선고 2006도8874 판결 등 참조). 즉, 산업안전보건법 제71조의 적용을 받는 '행위자'이든 '사업주'이든 간에 산업안전보건법위반죄는 안전조치를 취하지 않은 채작업을 지시하거나, 그와 같은 안전조치가 취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작업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이를 방치하는 등 그 위반행위가 사업주 또는 행위자 자체에 의하여 이루어졌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성립한다고 할 것이다.
위 법리에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주식회사 B는 아스팔트 슁글 등의 지붕 자재를 생산하는 회사로서구성원은 총 45명 정도로 사장 1명(피고인 A), 부사장 1명, 부장 3명(G 생산부장, H 관리부장, I 영업부장), 그 아래 과장(J 과장 등), 실장, 팀장, 계장, 반장이 있고, 나머지는 일반 생산직 사원(F 등)들인 점, ② 주식회사 B에서는 생산현장에서의 총괄적인 관리는 G 생산부장이 맡고 있고, 일반 사원에 대한 구체적인 작업지시는 과장이나 팀장이 맡고 있는 점, ③ 주식회사 B는 5년 전까지는 안전관리책임자를 별도로 선임하여 두고 있었지만, 그 이후로는 구인이 어려워지자 안전관리책임자를 별도로 두지 않고 있는 점, ④ 이 사건 화재 발생 당일 J 과장은 숙련자인 K과 입사한 지 며칠밖에 안된 F와 한 조가 되어 그들에게 작업지시를 하며 함께 아스팔트 슁글라인 2호기라인에서 본드작업을 해 나가고 있었는데, 원자재 부족으로 2호기라인 기계가 멈추자 F에게2호기의 코팅 공정 하부에 있는 지하공간에 들어가서 전기해머드릴을 이용해 아스팔트 고형물을 제거하는 작업을 하라고 지시한 점, ⑤ 주식회사 B에서는 지하공간에서의 아스팔트 고형물 제거 작업을 보통 1주일에 한 번 정도 생산라인이 정지될 때 하여 왔던 점, ⑥ 이 사건 화재가 발생할 당시 피고인 A는 화재 현장 근처에 있던 사무실에서 회의를 하고 있었는데, 이 사건 화재가 발생하자마자 J 과장이 위 사무실로 달려와 피고인 A에게 화재 소식을 알렸는바, 그때까지도 피고인 A는 F를 한 번도 만나본 적이 없었고, 그 당시 지하공간에서 아스팔트 고형물 제거 작업이 행해지고 있다는 사실 자체도 몰랐었던 점 등을 비추어 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 A가 이 사건 화재 발생 당시 폭발성, 발화성, 인화성 물질 등에 의한 위험을 예방하기 위하여 필요한 안전조치를 취하지 않은 채 F로 하여금 아스팔트 슁글라인 2호기 지하공간에서 전기해머드릴을 이용해 아스팔트 고형물을 제거하는 작업을 하도록 지시하였다거나 그러한 안전조치가 취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F의 작업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방치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피고인 주식회사 B에 대한 산업안전보건법위반의 점에 관한 판단
검사는 A를 행위자로 하여 양벌규정에 따라 피고인 주식회사 B에 대하여 공소를 제기하였는바, 위 가.항에서 본 바와 같이 A를 산업안전보건법상의 안전조치를 취하지 아니한 산업안전보건법 제71조 소정의 '행위자'로 볼 수 없는 이상, 이를 전제로 한 피고인 주식회사 B에 대한 공소사실 역시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
피고인 A에 대한 업무상과실치사의 점에 관한 판단
업무상과실치사상죄에서 말하는 업무상의 과실은 업무와 관련한 일반적·추상적인 주의의무의 위반만으로는 부족하고 그 업무와 관련하여 다해야 할 구체적·직접적인 주의의무가 있음에도 과실로 이를 하지 아니한 경우를 뜻하는바(대법원 2009. 5. 28. 선고 2008도7030 판결 등 참조), 시공회사의 상무이사인 현장소장이 현장에서의 공사감독을 전담하였고 사장은 그와 같은 감독을 하게 되어 있지 않았다면 사장으로서는 그 공사의 진행에 관하여 직접적인 지휘·감독을 받지 않는 회사직원 혹은 고용한 노무자들이 공사시행상의 안전수칙을 위반하여 사고를 저지를지 모른다고 하여 이에 대비하여 각개의 개별작업에 대하여 일일이 세부적인 안전대책을 강구하여야 하는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주의의무가 있다고 하기 어렵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1989. 11. 24. 선고 89도1618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으로 돌아와 보건대, 위 가.항에서 인정한 ① 내지 ⑥과 같은 사정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 A가 대표이사로서 일반적인 관리감독의무 이외에 직원들의 각개의 개별작업에 속하는 위 F의 아스팔트 고형물 제거 작업에 대하여까지 일일이 세부적인 안전대책을 강구할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주의의무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할 것이고, 달리 피고인 A에게 이 사건 화재와 관련하여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주의의무 위반이 있었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들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은 모두 범죄사실에 대한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각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에 의하여 피고인들에 대하여 판결의 요지를 각 공시한다.
판사 임수정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