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을 벌금 300만원에 처한다.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만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위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사건정보
대전지방법원 홍성지원
판결 사건
2017고단434 근로기준법위반
피고인
A
검사
석수민(기소), 박영우(공판)
변호인
변호사 B
판결선고
2018. 4. 10.
범죄사실
피고인은 서천군 C에 있는 D의 대표자로 상시근로자 53명을 사용하던 사용자인 바, 사용자는 근로자가 사망 또는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때로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보상금, 그 밖의 일체의 금품을 지급하여야 함에도 불구하고,2005. 1. 1.부터 2015. 3. 31.까지 위 사업장에서 근로하다 퇴직한 근로자인 E의 2014년도분 연차휴가미사용수당 807,128원을 비롯하여 별지 범죄일람표 기재와 같이 근로자 17명(이하 '이 사건 근로자들'이라 한다)의 연차휴가미사용수당 합계 14,972,896원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증거의 요지
피고인의 일부 법정진술
F의 진정서
2014년 D 연차일수 내역서, 휴가원 사본, 2014년도 미사용연차일수계산서
2014년 임금교섭 합의서, 2014년 상여통상조건표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에 관한 판단
주장의 요지
근로기준법 제60조 제1항 소정의 연차 유급휴가는 근로자가 전년도에 80% 이상 출근한 경우 당연히 발생하는 것으로 연차휴가를 사용할 해당 연도가 아니라 그 전년도 1년간의 근로에 대한 대가에 해당한다. 그런데 이 사건 근로자들을 비롯한 D의 근로자들은 과거부터 전년도의 출근율과 상관없이 해당 연도에 80% 이상 출근할 것을 예정하여 미리 유급휴가를 부여받은 점, 단체협약에 의해 4일의 유급휴가가 추가된 점(증거기록 제315쪽 참조), 사용촉진조치 또한 해당 연도에 곧바로 이루어져 온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위 근로자들이 사용한 유급휴가는 근로기준법 제60조 제1항 소정의 연차 유급휴가가 아니라 노동관행에 의한 약정휴가에 불과하다. 따라서 이 사건 근로자들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받지 못했다고 주장하는 연차휴가미사용수당은 근로기준법 소정의 연차휴가미사용수당(법정수당)이 아니라 임의수당에 불과하므로 근로기준법 제36조 소정의 금품 청산의무의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
나아가 피고인은 2014년경 노동조합 사무실, 휴게실 등에 근로자별 2014년 발생 연차 휴가일수 및 그 중 미사용 유급휴가 일수를 알려주고 잔여 유급휴가의 사용계획을 알려달라고 공고함으로써 이 사건 근로자들의 잔여 유급휴가에 대한 사용촉진조치를 다하였음에도 위 근로자들이 휴가를 사용하지 않았던 이상, 피고인은 이 사건 근로자들에게 2014년도분 연차휴가미사용수당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
판단
근로기준법 제36조 본문 소정의 금품 청산의무의 대상 여부
근로자가 지급을 청구할 수 있는 임금은 근로기준법 제2조에서 규정하는 임금을 의미하므로, 사용자가 근로의 대가로 근로자에게 지급하는 일체의 금원으로서, 근로자에게 계속적·정기적으로 지급되고 그 지급에 관하여 단체협약, 취업규칙, 급여규정, 근로계약, 노동관행 등에 의하여 사용자에게 지급의무가 지워져 있다면 그 명칭 여하를 불문하고 모두 이에 포함된다(대법원 2012. 2. 9. 선고 2011다20034 판결 등 참조). 한편, 사용자에게 근로의 대상성이 있는 금품에 대하여 그 지급의무가 있다는 것은 그 지급 여부를 사용자가 임의적으로 결정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고, 그 지급의무의 발생근거는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 급여규정, 근로계약에 의한 것이든 그 금품의 지급이 사용자의 방침이나 관행에 따라 계속적으로 이루어져 노사간에 그 지급이 당연한 것으로 여겨질 정도의 관례가 형성된 경우처럼 노동관행에 의한 것이든 무방하다(대법원 2002. 5. 31. 선고 2000다18127 판결).
위 법리에 비추어 '사용자는 근로자가 사망 또는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 사유가 발생한 때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보상금, 그 밖에 일체의 금품을 지급하여야 한다.'는 근로기준법 제36조 본문을 살펴보면, 이 사건 근로자들이 피고인에게 청구하고 있는 2014년도분 연차휴가미사용수당은 피고인의 주장에 의하더라도 일정한 요건에 해당하는 근로자에게 일률적으로 지급되어 왔다는 것이므로, 이는 임의적, 은혜적인 급여가 아니라 근로에 대한 대가의 성질을 가지는 것으로서 임금에 해당하고, 근로자가 사망 또는 퇴직한 경우에 사용자가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때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여야 할 '임금, 보상금, 그 밖에 일체의 금품'에 해당한다. 따라서 피고인 및 변호인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D 연차 유급휴가 제도의 성격 및 사용촉진조치 여부
이 사건의 경우, 이 사건 근로자들 중 별지 범죄일람표 연번 12 기재 G, 연번 15 기재 H, 연번 19 기재 I가 2013년 6월 또는 같은 해 12월 D에 입사하여 근무기간이 1년이 채 되지 않았음에도 15일의 유급휴가를 전제로 2014년도 연차휴가미사용수당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을 보면, D에는 피고인의 주장과 같이 전년도의 출근율과 상관없이 해당 연도에 80% 이상 출근할 것을 예정하여 미리 유급휴가를 부여하는 노동관행이 성립되어 있다고 볼 여지가 있다.
그러나 ① 연차휴가 발생이나 연차휴가수당의 청구를 제한하는 내용의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은 근로기준법에서 정하는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근로조건을 정한 것으로서 효력이 없다고 보아야 하는바(대법원 1993. 5. 27. 선고 92단24509 판결 등) 노동관행 또한 근로자의 보호를 기본관념으로 하는 근로기준법, 단체협약 및 취업규칙에 반할 수 없는 점(다만 상위규범보다 하위규범이 근로자에게 더 유리하면 하위규범이 그대로 효력을 발생하고 상위규범은 적용되지 않는다), ② D은 3년 이상 계속하여 근로한 근로자에게 25일을 한도로 근로기준법 제60조 제4항 소정의 가산휴가를 인정하고 있는 점(이 사건 근로자들이 제출한 2014년 연차일수 내역, 증거기록 206쪽 참조), ③ D은 소속 근로자들에게 피고인이 약정휴가라고 주장하는 연차 유급휴가 외에 별도로 근로기준법 제60조 제1항 소정의 연차휴가를 부여하지 않았던 점, ④ D과 노동조합 사이의 2011년도 단체협약서 제61조에는 '연차휴가 및 사용촉진제는 근로기준법이 정한 바에 따른다.'고 명시적으로 규정되어 있고, 임금조견표에도 연차수당을 법정수당으로 정하고 있는 점 등을 종합하여 해석해 보면, D은 근로기준법 제60조 소정의 연차 유급휴가 제도를 근로자에게 유리하게 제60조 제1항 소정의 '1년간 80% 이상 출근한 근로자'라는 요건 충족 여부를 불문하고 해당 연도에 곧바로 유급휴가를 부여하는 방식으로 운영했던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
그렇다면 피고인이 2014년에 근로기준법 제61조 제1호, 제2호 소정의 연차 유급휴가 사용촉진 조치를 취했어야만 피고인이 이 사건 근로자들에게 2014년도분 연차휴가 미사용수당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고 할 것인데, 피고인의 주장과 증인 J, K의 각 진술에 의하더라도 피고인은 근로자별로 사용하지 아니한 휴가 일수를 알려주고, 근로자가 그 사용 시기를 정하여 사용자에게 통보하도록 서면으로 촉구(근로기준법 제61조 제1호)하였을 뿐 근로기준법 제60조 제7항 본문에 따른 기간이 끝나기 2개월 전까지 사용하지 아니한 휴가의 사용 시기를 정하여 근로자에게 서면으로 통보(근로기준법 제61조 제2호)하지는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1>(이에 대하여 피고인은 근로기준법 제61조 제1호 소정의 조치만 취하여도 연차휴가미사용수당 지급의무가 소멸되는 노동관행이 D에 성립되어 있었다고 주장할 수도 있으나, 설령 그와 같은 노동관행이 성립되어 있었다고 하더라도 이는 근로기준법 제61조의 내용보다 근로자에게 불리한 것으로서 효력이 없다고 할 것이고, 사용자인 피고인은 근로기준법의 강행성과 보충성 원칙에 의하여 이 사건 근로자들에게 근로기준법 제61조 제2호 소정의 조치까지 취해야 할 의무가 있다).
따라서 피고인은 여전히 이 사건 근로자들에게 2014년도분 연차휴가미사용수당을 지급할 의무가 있고, 이에 반하는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법령의 적용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각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1항, 제36조 (벌금형 선택)
경합범가중
형법 제37조 전단, 제38조 제1항 제2호, 제50조
노역장유치
형법 제70조 제1항, 제69조 제2항
가납명령
형사소송법 제334조 제1항
양형의 이유
다음과 같은 사정들과 피고인의 연령, 성행, 환경, 범행의 동기와 경위,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제반 양형조건을 모두 참작하여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
불리한 정상 : 근로자들과 합의에 이르지 못한 점, 이에 근로자들이 피고인에 대한 엄벌을 탄원하는 점, 피고인에게 동종범행으로 1회 벌금형을 받은 전력이 있는 점
유리한 정상 : 벌금형을 넘는 처벌전력은 없는 점, 피고인은 이미 이 법원에서 D 근로자들에 대한 임금 및 퇴직금 미지급으로 인한 근로기준법위반 등으로 징역 10월을 선고받아 항소심 재판이 계속 중인데, 위 미지급 임금·퇴직금의 규모에 비해 이 사건 미지급 연차휴가미사용수당의 규모는 그리 크지 않은 점
판사 김재현
별지
각주1) 1 사용자는 지정된 휴가일에 근로자가 출근한 경우 노무수령 거부의사를 명확히 표시하여야 하며, 명확한 노무수령 거부의사에도 불구하고 근로를 제공한 경우에는 연차휴가미사용수당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 사용자가 노무수령 거부의사를 명확히 표시하지 않았거나 근로자에 대하여 업무지시 등을 하여 근로자가 근로를 제공한 경우에는 휴가일 근로를 승낙한 것으로 보아야 하므로 연차휴가미사용수당을 지급해야 할 것이다. 이 사건 근로자들이 2014년에 사용하지 않은 연차 유급휴가가 남아 있다는 것은 사용자인 피고인이 근로기준법 제61조 제2호 소정의 사용촉진조치를 취하지 아니하였거나, 위 조치를 취하였다고 하더라도 노무수령 거부의사를 명확히 표시하지 아니하고 오히려 근로자들에게 업무지시를 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각주2) 증거목록1 증거목록2
각주3) 기록목록1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