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는 원고에게 62,940,000원 및 이에 대하여 2019. 3. 15.부터 2019. 5. 31.까지는 연 1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기초사실
원고는 산부인과 의사로서 2015경 대구 달서구 소재 D병원(이하 '이 사건 병원'이라 한다)을 운영하는 E과, 계약기간 2015. 10. 1.부터 2017. 9. 30.까지, 연봉은 2억 400만 원으로 하되 원고에게 부과되는 갑종근로소득세, 의료보험, 고용보험, 국민연금 등 제세공과금 일체는 E이 부담하고, 퇴직금은 재직기간 1년당 연봉의 1/13에 해당하는 1개월의 급여분을 지급하는 내용으로 근로계약서(이하 '종전 근로계약'이라 한다)를 작성하였고, 이 사건 병원에서 근무하였다.
이후 원고는 2016. 1. 1. E과 계약기간을 2016. 1. 1.부터 2017. 12. 31.까지, 연봉은 2억 4,000만 원으로 하고, 그 밖의 내용은 종전 근로계약과 유사한 내용의 근로계약서(이하 '이 사건 근로계약'이라 한다)를 재차 작성하였다.
피고는 2017. 5. 31. E과 사이에 E이 보유하고 있던 이 사건 병원의 지분 67% 전부를 5억 4,000만 원에 양수하는 내용의 계약서를 작성하였는데, 위 계약서 제1항에는 "직원 및 그 급여, 퇴직금, 외상잔고, 잔여 리스금, 세금, 진료, 기타 병원 및 산후조리원에 관련된 법적, 금전적 문제 모두를 포함하는 포괄승계를 하기로 한다."고 기재되어 있다.
원고는 2017. 1.경까지 이 사건 병원에서 근무하면서 월 2,000만 원을 지급받다가 2017. 2.경부터 2017. 8.경까지는 월 1,700만 원을 지급받았고, 2017. 8. 31. 퇴직하였다. 북대전세무서장은 원고가 이 사건 병원에서 퇴직한 이후인 2018.경 원고에게 이 사건 병원에서의 근무와 관련한 소득세 등으로 6,544,087 원을 납부할 것을 고지하였고, 원고는 위 금원을 모두 납부하였다.
한편 피고는 2018. 12. 26. 대구지방법원 2018회단 126호로 회생절차개시결정을 받았고, 같은 날 피고가 관리인으로 선임되었으며, 2019. 7. 22. 회생계획인가결정을 받았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3, 5, 6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 제2, 3, 7, 9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들의 주장
원고
원고는 E과 사이에 이 사건 근로계약을 체결한 후 이 사건 병원에서 근무하였고, 피고는 E과 원고 사이의 근로계약을 포괄승계하여 이 사건 병원을 운영하였다. 이 사건 근로계약에 의하면, 원고는 월 2,000만 원의 급여를 지급받아야 하는데, 2017. 2.경부터 원고가 퇴직한 2017. 8.경까지 7개월간 월 1,700만 원의 급여만을 지급하였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미지급 급여 2,100만 원(= 300만 원 × 7개월), 이 사건 근로계약에 따른 퇴직금 35,405,689원, 원고가 납부한 이 사건 병원 근로와 관련한 제세공과금 6,544,087원의 합계 62,949,776원 중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6,294만 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
원고의 채권이 실권되었다는 주장
원고는 E과 동업을 할 목적으로 이 사건 병원에서 근무를 시작하였고, 원고가 E이나 피고로부터 근태에 관한 통제를 받지 않았으며, 원고의 급여가 다른 고용 의사에 비하여 높은데다가, 원고 스스로 정한 진료분야, 진료 스케줄에 맞추어 업무를 수행하였고, 원고가 병원 운영 전반에 관여하였던 점에 비추어 보면, 원고는 E이나 피고의 근로자라고 할 수 없다.
피고는 2018. 12. 26. 대구지방법원 2018회단126호로 회생절차개시결정을 받았고, 원고를 피고의 근로자로 볼 수 없는 이상 원고가 피고에 대하여 이 사건 소로써 지급을 구하는 채권은 공익채권이 아니라 회생채권에 해당한다. 원고는 위 회생절차에서 원고가 이 사건 소로써 구하는 채권을 회생채권으로 신고하였고, 피고가 2019. 7. 22. 개최된 특별조사기일에서 이를 전액 이의하였으므로, 원고는 그로부터 1개월 이내에 회생채권의 확정을 구하기 위해 이의자인 피고를 상대로 소송절차를 수계하여야 함에도 그러한 절차를 취하지 않았다.
원고가 지급을 구하는 채권은 회생채권으로 확정된 사실이 없고, 피고는 위 회생절차에서 2019. 7. 22. 회생계획 인가결정을 받았으므로, 원고의 위 채권은 회생계획 인가결정에 따라 실권되었다[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이하 '채무자회생법'이라고만 한다) 제251조].
월 급여 감액 합의 주장
E, 피고, 원고의 협의에 따라 2017. 2.경부터는 원고의 월 급여를 1,700만 원으로 감액하기로 합의하였다.
퇴직금 상계 주장
E은 2015.경 원고에게 3,400만 원을 대여하였고, 원고는 위 차용금을 자신의 퇴직금과 상계하는 것에 동의하였으므로, 원고의 퇴직금은 위와 같은 상계로 소멸하였다.
판단
원고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과 관계없이 실질에 있어서 근로자가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이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업무의 내용이 사용자에 의하여 정하여지고 취업규칙·복무규정·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 과정에 있어서도 사용자로부터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지휘·감독을 받는지 여부, 사용자에 의하여 근무시간과 근무장소가 지정되고 이에 구속을 받는지 여부, 비품·원자재·작업도구 등의 소유관계, 보수가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을 가지고 있는지 여부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져 있는지 여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의 전속성의 유무와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 등 다른 법령에 의하여 근로자로서의 지위를 인정하여야 하는지 여부, 양 당사자의 경제·사회적 조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야 하고, 이러한 사용종속성의 판단에 있어서는 노동관계법에 의한 보호필요성도 고려하여야 한다(대법원 2001. 6. 26. 선고 99다5484 판결 참조).
앞서 본 증거, 갑 제4호증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원고는 병원 경영자인 E이나 피고에 대하여 사용종속적인 관계에서 임금을 목적으로 근로를 제공한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봄이 상당하다.
이 사건 근로계약서 제3조는 원고의 근무시간에 대하여 규정하고 있다. 원고는 고도의 전문성이 요구되는 의사로서의 업무 특성상 자신이 행하는 개개의 진료행위에 관하여 피고나 E의 구체적인 지휘·감독을 받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피고나 E에 의하여 지정된 근무시간과 근무장소에서 근무하였다.
의사는 사업자로서의 독립성과 전문적인 자격을 갖추고 있어, 독자적으로 시장에 접근할 수 있는 능력이 다른 직역에 비하여 높아 그 전직이 자유로운 측면이 있음은 부인할 수 없으나, 일단 병원에 고용의사로 채용된 이상 그 병원의 경영자가 정한 근무조건에 의한 규제에 종속될 수밖에 없고, 스스로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할 수도 없어 퇴직 시까지 계속적, 전속적으로 근로를 제공하여야 한다.
원고는 E이나 피고에게 계속적, 전속적인 근로를 제공한 대가로 E이나 피고로부터 기본급 및 각종 수당 등을 포함한 개념의 월급을 매월 일정하게 지급받았다.
피고는 원고가 E과 이 사건 병원을 동업으로 운영하였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원고가 이 사건 병원의 진료업무 외에 지출, 행정이나 인사 등과 관련한 실질적 의사결정 과정에 개입하였음을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다. 오히려 이 사건 근로계약 제7조 제2호는 '인사권과 경영권은 E이 확보하고, 진료권은 원고가 확보한다'는 취지로 기재되어 있는 데다가, 원고가 피고에 대하여 보낸 문자 내역(갑 제4호증)에 의하면, 원고는 피고에게 '피고의 경영을 방해할 필요가 없고, 당직 형태가 힘들어 이 사건 병원을 나오게 되었다. E과 피고 사이의 계약 내용은 전혀 모른다'는 취지로 문자메시지를 보내고 있을 뿐이다.
원고가 근로자로서 지급받는 월 급여가 다른 직역에 비하여 상당히 높은 수준이라거나 다른 고용의사에 비하여도 높다고 하더라도, 그와 같은 사정만으로 근로기준법 등 노동관계법령의 보호필요성이 없다고 볼 수 없다.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위 기초사실 및 앞서 본 바에 의하면, E과 원고 사이의 이 사건 근로계약을 포괄승계하여 이 사건 병원을 운영한 피고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고에게, 이 사건 근로계약에 따른 급여 중 미지급금 2,100만 원, 퇴직금 35,405,690원[=2억 4,000만 원 × 1/13 × (1+ 335/365일), 원 미만 버림]의 범위 내에서 원고가 구하는 35,405,689원, 원고가 납부한 세금 등 6,544,087원 합계 62,949,776원(=2,100만 원 + 35,405,689원 + 6,544,087원)의 범위 내에서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6,294만 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의 주장에 관한 판단
원고의 채권이 실권되었다는 주장에 관하여
피고는, 원고가 이 사건 소로써 주장하는 채권이 회생개시 전의 원인으로 생긴 재산상의 청구권으로 회생채권(채무자회생법 제118조 제1호)임을 전제로 위 주장을 한다. 그러나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는 피고와 E의 근로자에 해당하고, 원고는 이 사건 소로써 피고에 대하여 미지급 임금 및 퇴직금의 지급을 구하고 있는바(원고는 이 사건 근로계약 제6조 제3호에 의하여 E 또는 피고에게 그 지급의무가 부과된 세금 등 6,544,087원의 지급을 구하고 있는데, 법률상 근로자가 납부하여야 할 근로소득세나 사회보험료를 사용자의 부담으로 납부한 경우에 그 해당액은 근로의 대가로서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지급하는 금품으로 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5호에서 정한 임금에 해당한다), 원고가 피고에 대하여 구하는 위 임금 및 퇴직금은 채무자회생법 제179조 제1항 제10호에서 정한 공익채권이라고 할 것이고, 공익채권은 회생절차에 의하지 아니하고, 수시로 변제받을 수 있는 것이며, 회생계획의 인가결정이 있다 하더라도 실권되지 않는다.
한편 을 제5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원고가 피고에 대한 회생 사건에서 2019. 7. 10. 이 사건 소로써 구하는 위 미지급 임금, 퇴직금 등 채권을 회생채권으로 신고한 사실이 인정되기는 하나, 공익채권을 단순히 회생채권으로 신고하여 회생채권자표 등에 기재된다고 하더라도 공익채권의 성질이 회생채권으로 변경된다고 볼 수 없고, 또한 공익채권자가 자신의 채권을 회생채권으로 신고한 것만 가지고 바로 공익채권자가 자신의 채권을 회생채권으로 취급하는 것에 대하여 명시적으로 동의를 하였다거나 공익채권자로서의 지위를 포기한 것으로 볼 수 없는바(대법원 2004. 8. 20. 선고 2004다3512, 3529 판결 등 참조), 위와 같이 원고가 공익채권인 위 미지급 임금, 퇴직금 등 채권을 회생채권으로 잘못 신고하였다고 하여, 위 채권이 회생채권이 된다고 볼 수도 없다.
결국 원고의 위 미지급 임금, 퇴직금 채권이 회생채권임을 전제로 한 피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월 급여 감액 합의 주장에 관하여
피고의 주장과 같이 E, 피고, 원고가 2017. 2.경부터는 월 급여를 1,700만 원을 감액하기로 합의하였다는 사실을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다.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퇴직금 상계 주장에 관하여
을 제4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원고는 2015.경 '원고가 2015. 10. 1.부터 이 사건 병원에서 의사로 재직하면서 3,400만 원을 병원 측으로부터 차용하였고, 만약 원고가 퇴사할 때에는 퇴직금 지급시 퇴직금을 정산하여 차용금과 상계하는 방식으로 변제 정산한다'는 내용의 차용증을 작성한 사실이 인정되기는 한다.
근로기준법 제43조 제1항 본문에 의하면 임금은 통화로 직접 근로자에게 그 전액을 지급하여야 하므로 사용자가 근로자에 대하여 가지는 채권으로써 근로자의 임금채권과 상계를 하지 못하는 것이 원칙이고, 이는 경제적·사회적 종속관계에 있는 근로자를 보호하기 위한 것인바, 근로자가 받을 퇴직금도 임금의 성질을 가지므로 역시 마찬가지라고 할 것이다(대법원 2010. 5. 20. 선고 2007다90760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설령 E이나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피고 주장의 위 대여금 채권을 보유하고 있었다고 하더라도, 위 대여금 채권으로 원고의 퇴직금 채권을 상계할 수는 없다. 원고의 퇴직금 채권이 상계로 소멸되었다는 피고의 위 주장 또한 이유 없다.
소결론
피고는 원고에게 6,294만 원 및 이에 대하여 원고의 퇴직일로부터 14일이 경과한 날 이후로서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일 다음날인 2019. 3. 15.부터 2019. 5. 31.까지는 근로기준법이 정한 지연손해금율 내에서 원고가 구하는 연 1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근로기준법이 정한 지연손해금율 내에서 원고가 구하는 연 12%의 각 비율에 의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어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차호성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