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제1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대전지방법원 2020고단2797 사건에 관한 공소를 기각한다.
제2 원심판결 중 유죄 부분을 파기한다.
피고인에 대한 형의 선고를 유예한다.
이유
이 법원의 심판범위
제2 원심은 공소사실 중 근로자 H에 대한 근로기준법위반의 점에 관한 공소를 기각하고, 나머지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는 판결을 선고했다. 피고인만이 제2 원심판결 중 유죄 부분에 대하여 항소를 제기하였고, 공소기각 부분에 대하여는 피고인과 검사 모두 항소하지 않아 위 부분은 그대로 분리ㆍ확정되었다. 따라서 제2 원심판결 중 공소기각 부분은 이 법원의 심판범위에서 제외된다.
항소이유의 요지
제1 원심판결(사실오인, 법리오해, 양형부당)
사실오인, 법리오해
‘1심 판결 선고 전에 근로자 E이 처벌불원의사를 표시했으므로 공소를 기각했어야 하는데, 원심은 이를 간과하고 유죄 판결을 선고했으므로 부당하다.’
양형부당
’원심의 형(벌금 400만 원)이 지나치게 무거워서 부당하다.‘
제2 원심판결(양형부당)
‘원심의 형(벌금 200만 원)이 지나치게 무거워서 부당하다.’
제1 원심판결에 대한 사실오인, 법리오해 주장에 관한 판단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1항, 제36조에 해당하는 죄는 같은 법 제109조 제2항에 따라,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44조 제1호, 제9조에 해당하는 죄는 같은 법 제44조 단서에 따라, 피해자의 명시한 의사에 반하여 공소를 제기할 수 없다.
그런데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면, 제1 원심 사건의 공소사실은 피고인이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1항, 제36조,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44조 제1호, 제9조를 위반하여 근로자 E과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및 퇴직금 등을 지급하지 않았다는 내용인 사실, 근로자 E이 피고인이 운영하던 주식회사 D을 상대로 제기한 민사소송 과정에 2020. 10. 12. “E은 2020. 10. 23.까지 대전지방법원 2020고단2797 형사사건(제1 원심)에 관하여 피고인에 대한 처벌을 희망하지 않으며 형사고소를 취하하기로 하는 합의서를 제출한다(고소취소 및 처벌불원서는 이 조정조서의 제출로 갈음할 수 있다).”는 내용이 포함된 조정이 성립된 사실, 제1 원심판결 선고 전인 2020. 10. 22. 위 조정조서가 제1 원심 법원에 제출된 사실이 인정된다.
위 조정조서가 근로자 E이 아닌 피고인에 의해 제출되긴 하였으나, E의 처벌불원의사가 조정조서에 명시되어 있고 그 조정조서를 형사사건 법정에 제출하기로 하는 합의도 이루어졌음이 명백하므로, 피해자의 처벌불원의사가 적법하게 표시되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피해자인 근로자 E이 원심판결 선고 전에 피고인에 대한 처벌불원의사를 표시했으므로 제1 원심은 형사소송법 제327조 제6호에 따라 공소를 기각했어야 한다. 그럼에도 제1 원심은 사실관계를 오인하고 반의사불벌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공소사실을 전부 유죄로 인정하고 말았다.
따라서 제1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으므로, 이를 지적하는 피고인의 주장은 이유 있다.
제2 원심판결에 대한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
피고인이 근로자들과의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지급하지 않았던 임금, 퇴직금 등 합계가 2,000만 원이 넘는다. 피해자들과 합의에 이르지는 못해 피해자들이 처벌불원의사를 명시적으로 표시하지는 않았다.
다만, 피고인이 자신의 잘못을 모두 인정하며 깊이 반성하고 있다. 피고인이 악의적으로 임금 등을 미지급했던 것으로 보이지는 않고, 미지급 경위에 다소 참작할 여지가 있어 보인다. 피고인은 지연손해금을 포함해 미지급 임금, 퇴직금 등 전액을 피해자들에게 지급하였다. 연락두절 등으로 인해 피해자들과 합의에 이르지는 못했지만, 위 피해자들이 대전지방고용노동청에 제출한 진정서에 ‘돈만 받으면 피고인에 대한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취지로 기재되어 있다. 피고인은 이 사건 이전에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전혀 없다.
그 밖에 이 사건 각 범행의 경위, 범행 전후의 정황, 피고인의 연령, 성행, 환경 등 이사건 변론에 나타난 제반 양형요소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피고인에게 개전의 기회를 부여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이므로, 원심의 형은 지나치게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판단된다. 따라서 제2 원심판결에 대한 피고인의 양형부당 주장은 이유 있다.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모두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따라 제1 원심판결 및 제2 원심판결 중 유죄 부분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제1 원심판결에 대하여 다시 쓰는 판결 이유】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대전 유성구 B건물 C호에 있는 주식회사 D의 대표자로서 상시 9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소프트웨어개발업을 경영하는 사용자이다.
근로기준법위반
사용자는 근로자가 사망 또는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때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보상금 그 밖에 일체의 금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을 경우에는 당사자 사이의 합의에 의하여 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위 사업장에서 2018. 2. 1.부터 2020. 2. 29.까지 근무하고 퇴직한 근로자 E의 2019. 4월분 임금 2,324,690원, 2019. 5월분 임금 5,000,000원, 2019. 6월분 임금 5,000,000원, 2019. 7월분 임금 5,000,000원, 2018년도 연말정산환급금 1,221,740원, 2019년도 연말정산환급금 850,410원, 2018년 연차유급휴가미사용수당 1,630,435원 합계 21,027,275원을 당사자 사이의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
사용자는 근로자가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날부터 14일 이내에 퇴직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당사자 간의 합의에 따라 지급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위 사업장에서 2018. 2. 1.부터 2020. 2. 29.까지 근무하고 퇴직한 근로자 E의 퇴직금 10,283,004원을 당사자 간의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판단
이 부분 각 공소사실은 구 근로기준법(2021. 1. 5. 법률 제1786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109조 제1항, 제36조 및 구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44조 제1호, 제 9조에 해당하는 죄로서, 구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2항, 구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44조 단서에 따라 피해자의 명시한 의사에 반하여 공소를 제기할 수 없는 범죄이다.
기록에 의하면, 피해자인 근로자 E이 제1 원심판결 선고 전인 2020. 10. 22. 피고인에 대한 처벌을 희망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명시적으로 표시한 사실이 인정되므로, 형사소송법 제327조 제6호에 의하여 이 부분 각 공소를 기각한다.
【제2 원심판결 중 유죄 부분에 대하여 다시 쓰는 판결 이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