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항소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는 2020. 2. 17.경부터 2021. 10. 15.경까지 천안시 서북구 E에 있는 'F(이하 '이 사건 사업장'이라 한다)의 대표로서, 상시 5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사진관을 경영하는 자이다.
원고 A은 2020. 4. 3.부터, 원고 B는 2021. 8. 18.부터, 원고 C은 2020. 4. 20.부터 각 이 사건 사업장에서 근무하다 퇴직하였다.
피고는 원고 A에게 5,730,188원(=퇴직금 3,531,212원+연차유급휴가 미사용수당2,198,976원), 원고 B에게 최저임금 미달액 543,520원, 원고 C에게 4,594,074원(=퇴직금 2,759,514원+연차유급휴가 미사용수당 1,834,560원)을 지급하지 아니하였다는 범죄사실로 기소되어, 2024. 2. 28. 대전지방법원 천안지원에서 벌금 250만 원의 약식명령을 발령받았는데(대전지방법원 천안지원 2023고약6700호), 위 약식명령은 그 무렵 확정되었다(이하 '관련사건'이라 한다).
한편, 피고는 2021. 10. 13. G에게 이 사건 사업장에 관한 일체의 권리와 의무를 양도(이하 '이 사건 사업양수도'라 한다)하였는데, 이 사건 사업양수도의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4호증, 을 제1, 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들 주장의 요지
원고들
피고는 2021. 10. 15. 퇴사한 근로자인 원고들에게 청구취지 기재와 같이 미지급한 퇴직금, 연차유급휴가 미사용수단, 최저임금 미달액(이하 통틀어서 '퇴직금 등'이라 한다)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피고
퇴직금은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9조에 의해, 근로자가 퇴직한 경우 지급사유가 발생하는 것인데, 원고들은 피고가 G에게 사업을 양도한 뒤인 2022. 4. 경까지 근무했던 자들이므로, 원고들은 자신들의 퇴직금에 대하여 피고가 아닌 G에게 지급을 요청하였어야 하고, 피고가 사업주로서 이 사건 사업장을 운영하였던 기간만을 특정하여 피고에게 퇴직금을 청구하는 것은 부당한 퇴직금의 중간정산이다.
최저임금법이 적용대상인 '근로자'는 동법 제2조 및 근로기준법 제2조에 따른 근로자를 의미하는 바, 원고들은 프리랜서 계약을 체결한 자들로서, 최저임금법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가 아니다.
판 단
원고들의 퇴직 시기
민사재판에 있어서는 형사재판의 사실인정에 구속을 받는 것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동일한 사실관계에 관하여 이미 확정된 형사판결이 유죄로 인정한 사실은 유력한 증거자료가 된다고 할 것이므로 민사재판에서 제출된 다른 증거들에 비추어 형사판결의 사실판단을 채용하기 어렵다고 인정되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와 반대되는 사실을 인정할 수 없다(대법원 1990. 12. 7. 선고 90다카21886 판결 참조).
위와 같은 법리는 확정된 약식명령에 대하여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고 봄이 상당한데, 관련사건에서 원고들이 2021. 10. 15. 이 사건 사업장에서 퇴사한 사실이 인정되었고, 을 제10호증을 비롯해 피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들이 2022. 4. 경까지 이 사건 사업장에서 일하였다는 피고의 주장을 뒷받침하기에 부족하고, 결국 피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관련사건에서 인정된 사실과 다른 사실을 인정할 수 없다.
따라서 원고들은 이 사건 사업장에서 2021. 10. 15. 퇴사한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원고들의 근로자성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위에서 말하는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하여서는 안 된다(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4다29736 판결, 2007. 3. 29. 선고 2005두13018,13025 판결 등 참조).
살피건대, 위 법리에 을 제3 내지 8, 11호증(가지번호 있는 경우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와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비록 피고와 원고들 사이의 계약은 프리랜서 계약의 형식을 갖추고 있으나 원고들이 이 사건 사업장에 입사할 당시 원하는 근무부서 및 업무를 특정하였고, 피고에게 업무 내용에 대해 보고하고 피고로부터 결재·승인을 받은 점, ② 원고들은 피고로부터 매월 고정된 보수를 지급받은 점, ③ 원고들은 매일 전자기록 방식으로 출근과 퇴근 시간을 기록하는 등 피고로부터 근무시간에 대한 관리·감독을 받은 점, ④ 관련사건에서 피고는 근로자인 원고들에게 퇴직금 등을 지급하지 아니하였다는 이유로 벌금형을 선고받았고, 앞서 본 바와 같이 관련사건과 반대되는 사실을 인정하기 위해서는 관련사건의 사실판단을 채용하기 어렵다고 인정되는 특별한 사정이 필요한데, 피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그러한 사정을 인정하기에 부족한 점 등을 비추어 보면, 원고들은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한다.
피고의 퇴직금 등 지급의무
앞서 본 바에 따르면 피고는 원고들의 사용자로서 근로자인 원고들에게 미지급한 퇴직금 등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원고들이 이 사건 사업양수도 이후인 2022. 4.경 퇴직하였고, 이 사건 사업양수도에서 퇴직금 지급 의무 또한 포괄적으로 이전되었으므로, 원고들에 대해 퇴직금 지급의무를 부담하는 것은 G라고 주장하나,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들의 퇴직 시기를 2021. 10. 15.로 인정하고 이 사건 사업양수도의 효력이 2021. 10. 19. 발생하는 이상, 이와 다른 전제에 선 피고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 A에게 5,730,188원, 원고 B에게 543,520원, 원고 C에게 4,594,074원 및 위 각 돈에 대하여 원고들의 퇴사일로부터 14일째 되는 날의 다음날인 2021. 10. 30.부터 다 갚는 날까지 근로기준법 제37조 제1항, 같은 법 시행령 제17조가정한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결 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청구는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신일수(재판장) 설승원 윤지숙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