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방법원판결

대전지방법원 2025. 9. 18. 선고 2024노3191 판결

주문

원심판결

중 피고인 A에 대한 부분을 파기한다.

피고인 A를 건축법위반죄, 무허가 공작물 설치 및 토지형질 변경으로 인한 각 국토의 계획및이용에관한법률위반죄, 업무상횡령죄에 대하여 벌금 130,000,000원에, 조치명령미이행으로 인한 국토의계획및이용에관한법률위반죄, 근로기준법위반죄,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죄에 대하여 벌금 20,000,000원에 각 처한다.

피고인 A가 위 각 벌금을 납입하지 않는 경우 100,000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피고인 A에게 위 각 벌금 상당액의 가납을 명한다.

피고인 B 주식회사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사실오인, 법리오해

1)

국토의계획및이용에관한법률위반죄, 건축법위반죄에 대하여(피고인들)

피고인 A가 2019. 12. 2. 이 사건 아스콘 제조공장을 설립하기 위하여 중소기업창업지원법에 따라 창업사업계획승인을 신청할 당시 개발행위허가에 관해서는 승인받고자 하는 공장설립부지 형질변경 정도가 높이 또는 깊이 50센티미터 이내 절토 등에 불과해서 승인신청서 중 토지형질변경란에 '해당없음'으로 기재했던 것이고, 논산시 개발허가팀에서도 50센티미터를 초과하거나 부지 내 포장이 수반될 때에는 개발행위허가를 받아야 된다고 하였을 뿐, 창업사업계획 승인조건이나 제한내용에 개발행위허가에 관련된 내용은 없었다. 따라서 논산시는 경미한 토지형질변경을 거쳐 이 사건 아스콘 제조공장을 설립하는 것을 허용한 것이다. 그런데도 피고인 A가 2020. 10. 이후 이 사건 아스콘 제조공장 설립 및 제조시설 축조신고를 하자 논산시는 창업사업계획 승인 후 논산시 조례가 변경되어 공장설립부지에 관한 형질변경허가를 받아야 한다는 이유로 제조시설 축조신고를 수리하지 않았다. 이에 피고인 A는 2020. 12. 28.경 논산시장에게내용증명을 보냄으로써 건축신고를 마친 후 제조시설을 축조한 것이므로, 피고인 A 겸 피고인 B 주식회사(이하 'B'이라 한다)의 대표자 사내이사 A가 공작물 축조 신고를 하지 않은 채 건축법위반의 공소사실과 같이 공작물 14개를 축조하였다고 볼 수 없다.

또한 아스콘 공장과 주거지역 사이의 이격거리를 300미터에서 500미터(10호 미만의 주택이 있는 경우에는 주택 1호당 50미터를 누적한 거리)로 개정한 논산시 조례(2020.6. 10. 개정됨) 부칙 제2조는 '이 조례는 시행 후 신청하는 개발행위허가 관련 인허가부터 적용한다', 부칙 제3조는 '이 조례 시행 전 발생한 행위에 대해서는 종전의 규정에 따른다'고 각각 규정하고 있는데, 피고인 A 겸 피고인 B의 대표자 A가 한 공작물 설치행위 및 토지형질 변경행위의 적법성은 논산시의 개발행위 불허가처분일인 2021. 6. 21.이 아니라 위 창업사업계획 승인이 이루어진 2019. 12. 24. 당시 시행되던 조례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하므로, 피고인들의 공작물 설치 및 토지형질변경은 적법하다.

그렇다면 논산시장이 2022. 10. 7. 피고인들에게 한 원상회복 조치명령은 위법하므로 피고인들이 이를 따르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범죄가 되지 않는다.

그럼에도 피고인들에게 미신고 공작물 축조로 인한 건축법위반죄, 무허가 개발행위및 조치명령 위반으로 인한 국토의계획및이용에관한법률위반죄가 성립한다고 본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과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2)

업무상횡령죄에 대하여(피고인 A)

피고인 A는 2020. 5. 15. 피해자 B에게 86,000,000원을 대여했다가 2020. 5. 27. 피해자 B의 대표이사 F과 협의하여 그 중 14,000,000원을 변제받아 사용한 것이므로 불법영득의사가 없었다. 그럼에도 피고인 A가 2020. 5. 27. 피해자 B으로부터 14,000,000원을 송금받은 것이 업무상횡령죄에 해당한다고 본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과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나.

원심의 판결 선고절차 위법(피고인 A)

원심 재판장이 원심판결 선고기일에 피고인 A에 대한 형을 징역 1개월로 낭독하고 항소기간 등을 고지한 후 퇴정시킴으로써 선고절차를 마쳤는데, 그 후 법원을 떠난 피고인 A에게 전화하여 다시 법정으로 오도록 한 후 이미 선고한 주문의 형을 징역 1년 2개월로 정정하였다. 위와 같이 징역 1년 2개월로 정정한 판결 선고는 위법하므로 피고인 A에게 유효하게 선고된 원심판결의 주문은 징역 1개월이라고 보아야 한다.

다.

양형부당(피고인들)

가, 나항의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하더라도 원심의 형(피고인 A: 징역 1년 2개월, 피고인 B: 벌금 10,000,000원)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2.

피고인 A에 대한 직권 판단

항소이유에 관한 판단에 앞서 직권으로 살핀다.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 A가 2022. 2. 11. 공용서류손상죄, 대기환경보전법위반죄로 징역 6개월 및 집행유예 2년, 벌금 1,000,000원을 선고받아 2022. 2. 19. 위 판결이 확정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그렇다면 판결 확정 전에 있었던 이 사건 건축법위반죄, 무허가 공작물 설치 및 토지형질변경으로 인한 각 국토의계획및이용에관한법률위반죄, 업무상횡령죄와 판결이 확정된 위 각 죄는 형법 제37조 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으므로, 형법 제39조 제1항에 따라 동시에 판결할 경우와의 형평을 고려하여야 한다. 그리고 위 확정판결 전에 범한 죄 상호간, 확정판결 후에 범한 죄 상호간은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어서 제38조 제1항에 따라 각각 형이 선고되어야 한다. 따라서 원심판결 중 피고인 A에 대한 부분은 그대로 유지될 수 없다.

다만 위와 같은 직권파기사유가 있더라도 피고인들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은 여전히 이 법원의 심판대상이 되므로 이에 대하여 살핀다.

3.

피고인들의 사실오인, 법리오해 주장에 관한 판단

가.

피고인들의 건축법위반죄, 국토의계획및이용에관한법률위반죄 관련 주장에 관한 판단

1)

건축법위반죄 관련 주장에 관한 판단

이 부분 주장에 대하여 원심은, 피고인 B이 창업사업계획승인을 신청할 당시 개발행위허가에 관하여 '인 · 허가받고자 하는 내용'란에 '해당없음'이라고 기재하였으므로 창업사업계획 승인 당시 국토의계획및이용에관한법률에 따른 개발행위의 허가 요건을 충족하였는지 여부가 심사되었다고 보기 어렵고, 논산시장의 2021. 6. 21.자 개발행위 불허가처분에 대하여 피고인 B이 제기한 행정소송(대전지방법원 2022. 7. 20. 선고 2021구합105445, 2023. 5. 18. 확정됨, 이하 '관련 행정소송'이라 한다)에서도 피고인 B에 대한 2019. 12. 24. 창업사업계획승인으로 공작물 축조신고나 개발행위허가가 의제되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으므로, 논산시장이 위 창업사업계획승인을 함으로써 공작물 축조신고나 개발행위허가까지 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보아 피고인들의 건축법위반죄가 성립한다고 보았다. 원심의 사실인정과 판단은 항소심에서 보아도 타당하므로, 피고인들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2)

국토의계획및이용에관한법률위반죄 관련 주장에 관한 판단

가)

관련 법리 및 조례 규정

①

행정행위는 처분 당시에 시행중인 법령과 허가기준에 의하여 하는 것이 원칙이고, 인·허가신청 후 처분 전에 관계 법령이 개정 시행된 경우 신 법령 부칙에 그 시행전에 이미 허가신청이 있는 때에는 종전의 규정에 의한다는 취지의 경과규정을 두지 아니한 이상 당연히 허가신청 당시의 법령에 의하여 허가 여부를 판단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며, 소관 행정청이 허가신청을 수리하고도 정당한 이유 없이 처리를 늦추어 그 사이에 법령 및 허가기준이 변경된 것이 아닌 한 변경된 법령 및 허가기준에 따라서 한 불허가처분은 위법하다고 할 수 없다(대법원 2005. 7. 29. 선고 2003두3550 판결 등 참조).

②

구 논산시 도시계획 조례(2020. 6. 10. 논산시조례 제1393호로 개정된 것)는 아스콘 공장의 이격거리 기준을 주거 밀집지역으로부터 500미터(또는 10호 미만의 가구가 위치한 경우에는 주택 1호당 50미터를 누적한 거리)로 정하였고, 부칙 제2조에서 "이 조례는 시행 후 신청하는 개발행위허가 관련 인허가부터 적용한다.", 부칙 제3조에서 "이 조례 시행 전 발생한 행위에 대해서는 종전의 규정에 따른다."라고 규정하였다. 그 후 위 조례는 2021. 4. 30. 및 2021. 6. 10. 개정되었으나 아스콘 공장의 이격거리에 관한 내용은 변경되지 않았다.

③

구 논산시 도시계획 조례(2021. 4. 30. 조례 제1473호로 개정된 것) 부칙 제2조는"이 조례는 시행 후 신청하는 개발행위허가 관련 인허가부터 적용한다."라고 규정하였다.

나)

인정사실

원심과 항소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을 종합하면 이 사건 아스콘 제조공장은 8호의 주택이 모여 있는 지역의 외곽으로부터 약 245.7미터 거리를 두고 건축되었는데, 이는 2020. 6. 10. 개정된 구 논산시 도시계획 조례에 따른 이격거리 기준400미터를 충족하지 못하는 사실, 피고인 B이 2020. 12.경부터 2021. 9. 초순까지 공소사실과 같이 공작물을 설치하거나 토지형질을 변경하였고, 2021. 6. 7. 공작물 설치 및 토지형질변경을 내용으로 하는 개발행위허가를 신청하였으나 논산시장이 2021. 6. 21. 불허가처분을 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논산시장의 피고인 B에 대한 2019. 12. 24. 창업사업계획승인으로 그 후의 개발행위에 대한 허가가 의제되지 않음은 앞서 살핀 바와 같다.

다)

판단

위 법리 및 조례와 인정사실을 종합하면, 이 사건 공작물 설치행위 및 토지형질 변경행위의 적법 여부는 해당 행위시에 시행되고 있던 구 논산시 도시계획 조례(2021. 6. 10. 조례 제1477호로 개정된 것)를 기준으로 판단되어야 하고, 2019. 12. 24.자 창업사업계획 승인으로 개발행위허가가 의제되지 않는 이상 구 논산시 도시계획 조례(2020.6. 10. 논산시조례 제1393호로 개정된 것) 부칙 제3조가 적용된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이 사건 공작물설치와 토지형질 변경행위는 허가받지 않은 개발행위에 해당하고, 논산시장의 2022. 10. 7. 원상회복 조치명령에 따르지 않은 것 역시 위법하며, 위 각 행위에 대한 피고인 A의 고의도 인정할 수 있어 각각 국토의계획및이용에관한법률위반죄가 성립하므로 피고인들의 위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는다.

3)

그 밖의 주장에 관하여

그 밖에 항소이유서 제출기간 경과 후인 2025. 3. 14. 제출된 변론요지서에서 피고인들은 ① 창업사업계획승인 당시 논산시장이 관련 부서와의 협의를 거쳤는데도 승인서에 개발행위허가에 관한 승인조건이 없었으므로 창업사업계획승인을 받음으로써 개발행위허가도 의제되고, 논산시 공무원들이 신청을 종용해서 피고인 B이 2021. 6. 7.자개발행위허가신청을 한 것인데도 논산시장이 불허가처분을 해서 피고인 B이 불허가처분 취소를 청구했던 관련 행정소송은 이 사건의 증거가 될 수 없으며, 종전의 창업사업계획승인에 따른 개발행위허가 의제 효력은 여전히 유지되므로 국토의계획및이용에 관한법률 위반의 고의가 없었다는 주장, ② 건축법상 신고에 특별한 형식을 요하지 않으므로 피고인 A가 논산시에 내용증명을 보냄으로써 공작물 축조 신고를 마친 것이라는 주장을 하였다. 그러나 위 1), 2)항에서 판단한 바와 같이 2019. 12. 24.자 창업사업계획승인으로 개발행위허가가 의제되지 않으므로 ① 주장은 반복되는 주장이어서 받아들일 수 없고, 논산시에 내용증명을 보낸 것이 건축법상 신고의 효력이 있다는 ② 주장도 독자적인 것에 불과하여 타당성이 없으므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나.

피고인 A의 업무상횡령죄 관련 주장에 관한 판단

1)

관련 법리

주식회사는 주주와 독립된 별개의 권리주체로서 그 이해가 반드시 일치하는 것은 아니므로, 회사 소유 재산을 주주나 대표이사가 사적인 용도로 임의 처분하였다면 그 처분에 관하여 주주총회나 이사회의 결의가 있었는지 여부와는 관계없이 횡령죄의 죄책을 면할 수 없는 것이고, 횡령죄에서 불법영득의 의사라 함은 자기 또는 제3자의 이익을 꾀할 목적으로 업무상의 임무에 위배하여 보관하는 타인의 재물을 자기의 소유인 경우와 같이 처분하는 의사를 말하고 사후에 이를 반환하거나 변상, 보전하는 의사가 있다 하더라도 이를 인정하는 데 지장이 없다(대법원 2005. 8. 19. 선고 2005도3045 판결 등 참조). 또한 업무상횡령죄는 위와 같은 불법영득의 의사가 확정적으로 외부에 표현되었을 때 성립하는 것이므로, 횡령의 범행을 한 자가 물건의 소유자에 대하여 별도의 금전채권을 가지고 있었다 하더라도 횡령 범행 전에 상계 정산하였다는 등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러한 사정만으로 이미 성립한 업무상횡령죄에 영향을 미칠 수는 없다(대법원 2012. 6. 14. 선고 2010도9871 판결 등 참조). 마찬가지로 불법영득의 의사로써 업무상 보관 중인 회사의 금전을 횡령하여 범죄가 성립한 이상 회사에 대하여 별도의 가수금채권을 가지고 있다는 사정만으로 금전을 사용할 당시 이미 성립한 업무상횡령죄에 무슨 영향이 있는 것은 아니다(대법원 2011. 11. 24. 선고 2009도980 판결 등 참조).

2)

인정사실

원심과 항소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를 종합하면 다음 사실 및 사정을 인정할 수 있다.

가)

피해자 B은 2019. 8. 23. 대표이사를 F으로 하여 설립등기를 마쳤다. 피고인 A 는 피해자 B이 설립된 무렵부터 피해자 B 명의의 통장과 인감도장 등을 보관하면서 회사 자금을 관리하다가 2020. 6. 4. 피해자 B의 공동대표이사로 취임하고 피해자 B의 주식 55,000주 중 50,000주를 취득하였다.

나)

피고인 A는 2020. 4. 8. P으로부터 100,000,000원을 이자 연 12%, 변제기 2020.10. 31.로 정하여 차용하였다[다만 위 차용금 채무에 관한 차용증(2023고단442 사건의 증거기록 1권 92쪽)의 차용인란 중 피고인 A의 이름과 인영 아래에는 F의 주민등록번호와 주소가 기재되어 있다]. 피해자 B과 F은 피고인 A의 위 차용금 채무를 연대보증하였다. 그리고 F은 위 채무를 담보하기 위하여 2020. 4. 9. P에게 딸 Q 소유의 논산시 R 지상 철근콘크리트구조 경사슬래브지붕 단층 단독주택 95.97㎡에 관한 근저당권설정등기를 마쳐 주었다.

한편 피해자 B과 피고인 A는 2020. 4. 8. P에게 인허가 용역비 등 명목으로 130,000,000원을 위 차용금과 별도로 지급하기로 하는 지불각서도 작성하였다[위 지불각서(2023고단442 사건의 증거기록 1권 93쪽) 중 피고인 A의 이름과 인영 아래에도 F의 주민등록번호와 주소가 기재되어 있다].

다)

피고인 A가 위와 같이 P으로부터 차용한 100,000,000원은 2020. 4. 8. 피고인 A 명의의 계좌로 입금되었다. 같은 날 피고인 A는 100,000,000원을 피해자 B 명의의 S조합 통장으로 입금하였다. 그때부터 피고인 A는 피해자 B의 잔고를 증명하여 기술신용보증기금으로부터 대출을 받기 위하여 당시 대표이사였던 F으로 하여금 2020. 4. 21.경까지 위 돈을 여러 차례 입출금하도록 하였다. 그 후 피고인 A는 2020. 5. 15. 피해자 B 명의의 S조합 계좌에서 86,000,000원을 수표로 인출하고, 같은 날 피해자 B 명의의 G은행 계좌를 개설한 후 위 86,000,000원을 입금하였다. 피고인 A는 2020. 5. 27. 위 G은행 계좌에서 14,000,000원을 피고인 A 명의의 계좌로 이체하여 자신의 L 주식회사에 대한 채무 변제에 사용하였다.

라)

피고인 A는 2020. 5. 15. 피해자 B에게 위와 같이 입금한 86,000,000원이 대여금이라고 주장하나, 피고인 A와 피해자 B 사이에 차용증과 같은 처분문서가 작성된 바 없고 대여금의 변제기, 이율 등을 구체적으로 약정하였다고 볼 자료도 없다. 뿐만 아니라, 항소심 2025. 9. 5.자 변론요지서에서 변호인은 피고인 A가 2020. 4. 8. 피해자 B에게 100,000,000원을 대여한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하는 등 대여금 액수에 관하여도 진술이 일관되지 않는다. 즉 피고인 A가 주장하는 내용대로 피해자 B에 대한 대여금채권이 존재하는지 여부는 불분명하다.

마)

자신의 채무 변제에 사용한 14,000,000원에 관하여도, 피고인 A는 수사기관에서 2020. 5. 27. 14,000,000원을 가지급금으로 사용했다가 2020. 7. 27. 다시 15,000,000원을 가수금으로 피해자 B 명의의 T조합 계좌로 송금한 사실이 있다고 진술한 바 있다(2023고단442 사건의 증거기록 1권 295쪽). 그런데 피고인 A는 위와 달리 2020. 5.27. 개인적으로 14,000,000원을 사용한 후 2020. 7. 29. 15,000,000원을 피해자 B의 U 조합 계좌로 입금하였다는 의견서를 작성, 제출하기도 하였다(2023고단442 사건의 증거기록 2권 358쪽). 그 후 검찰 진술에서는 다시 위 14,000,000원을 개인적으로 사용했다가 2020. 7. 27. 피해자 B의 G은행 계좌로 입금하였다고 진술하였다(2023고단442 사건의 증거기록 3권 64쪽). 한편 피고인 A는 위 14,000,000원에 대한 변제가 2020. 8.11. 피고인 A의 계좌에서 피해자 B의 계좌로 31,000,000원을 입금함으로써 이루어졌다고 주장하기도 하였다(2023고단442 사건의 증거기록 3권 135쪽). 이처럼 피고인 A는 위와 같이 여러 차례 진술하면서도 2020. 5. 27. 피해자 B의 계좌에서 14,000,000원을 이체한 것이 자신의 대여금 채권에 대한 변제라고 주장한 적이 없었고, 오히려14,000,000원을 개인 용도에 사용한 후 2020. 7. 27., 2020. 7. 29. 또는 2020. 8. 11. 변제하였다고 때에 따라 다르게 변명하였다.

바)

당시 피해자 B의 회계와 자금관리 업무에 관여했던 K(F의 처)은 2020. 5. 28. 피고인 A와 전화로 통화하면서 피고인 A에게 피해자 B의 G은행 잔액이 얼마인지 물은 사실이 있다. 피고인 A는 52,000,000원이 남았다고 말하며 '내가 저거 풀었다고 그랬잖아'라고 대답하였다(자신의 채무를 변제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그러자 K은 '얼마 주고 풀었는데?' 'V여사(V)도 알아, 이거 풀은 거?' '언제 풀은 건데?' 등을 질문한 후 피고인 A가 어제(2020. 5. 27.) 풀었다고 하자, 피고인 A에게 '앞으로는 이렇게 하지 맙시다'라고 말하였다(2023고단442 사건의 증거기록 3권 35~43쪽). 위 대화에 비추어 보면, K은 피고인 A가 피해자 B의 자금 14,000,000원을 개인적으로 사용하는 것을 사전에 알지 못한 사실이 인정된다. K은 항소심 증언에서도 피고인 A가 피해자 B 계좌에서 피고인 A의 계좌로 14,000,000원을 이체한 사실을 2020. 5. 28. 통화 당시에 비로소 알게 되었다고 일관되게 진술하였다.

피고인 A는 당시 K이 '10,000,000원이 아니고 14,000,000원이야?'라고 물은 점에 비추어 볼 때 K은 피고인 A가 회사 돈을 개인채무 변제에 사용하는 데 동의한 것이라고 주장하나, 2020. 5. 28.자 녹취록(2023고단442 사건의 증거기록 3권 33쪽 이하)의 대화내용과 앞뒤 문맥을 살피면 피고인 A가 2020. 5. 27. 피해자 B의 자금을 이체하여 자신의 채무 변제에 사용하는 사실을 K이 사전에 알고 허락하였다고 보이지 않고, 2020.5. 28. 통화를 통해 구체적으로 인식하게 되었다고 보인다. 뿐만 아니라, 설령 K이 그 사실을 사전에 허락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를 피해자 B이 허락하거나 의사결정한 것으로 평가할 수도 없다. 그 밖에 원심 증인 F이나 항소심 증인 K의 증언만으로는 피고인 A와 피해자 B 사이에 위 14,000,000원에 관한 상계나 변제에 관하여 의사 합치가 이루어졌다고 보기 어렵다. 결국, 설령 피고인 A가 피해자 B에 대하여 86,000,000원의 채권을 가지고 있었다고 하더라도, 위 14,000,000원을 가지고 자신의 채권을 변제한다는 점에 대하여 회사의 의사결정절차를 거치지 않았다고 봄이 타당하다.

사)

원심 변호인은 피해자 B 계좌에서 피고인 A의 계좌로 14,000,000원을 이체한 것은 인정하나, B이 사업자금을 대출받도록 하기 위해 L에 대한 개인채무 14,000,000원을 회사 자금으로 우선 상환한 것이고 그 후 대표이사 가수금 및 가수금반제로 정상회계처리 했다고 주장하였다(공판기록 216쪽 이하). 위 주장에 비추어 보아도, 피고인 A는 당시 피해자 B으로부터 자신의 채권을 상환받는 의사가 아니라 회사의 자금을 우선 임의로 사용한 다음 사후에 가수금 86,000,000원 및 회수금 14,000,000원으로 형식적 회계처리를 마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피고인 A가 수사기관에 제출한 회계장부(2023고단442 사건의 증거기록 1권 261쪽)에는 2020. 5. 15.자 가수금 86,000,000원에 관하여 비고란에 '대표이사 가수금'으로, 2020. 5. 27.자 회수금 14,000,000원에 관하여 비고란에 '대표이사 회수금'으로 기재되어 있으나, 피고인 A는 위 입금 및 출금 이후인 2020. 6. 4. 피해자 B의 대표이사로 취임하였으므로 이 회계장부는 사후에 작성된 것 으로 보일 뿐이고, 정상적인 절차를 거친 가수금 및 그 변제라는 피고인 A의 주장은 신빙성이 낮다.

3)

판단

위 인정사실과 사정에 의하면 피고인 A가 피해자 B의 G은행 예금을 보관하던 중 14,000,000원을 개인채무 변제에 사용함으로써 횡령한 사실이 충분히 인정되고, 불법영득의사도 인정된다. 피고인 A의 주장과 같이 피고인 A가 피해자 B에 대하여86,000,000원의 대여금이나 가수금 채권을 보유했음을 인정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설령 그렇다 하더라도 위 돈이 2020. 5. 15. 피해자 B의 자금으로 투입된 후 피고인 A가 2020. 5. 27. 자신의 계좌로 14,000,000원을 이체하기 전에 회사의 적법한 의사결정절차에 따라 상계나 변제 등의 채권채무 정산과정을 거쳤다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이상 업무상횡령죄가 성립하는 데 장애가 되지 않는다. 따라서 업무상횡령의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므로, 피고인 A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4.

피고인 A의 원심판결 선고절차 위법 주장에 관한 판단

가.

관련 법리

1)

형사소송법은 재판장이 판결을 선고함에는 주문을 낭독하고 이유의 요지를 설명하여야 하고(제43조 후문), 형을 선고하는 경우에는 피고인에게 상소할 기간과 상소할 법원을 고지하여야 한다고 정한다(제324조). 형사소송규칙은 재판장은 판결을 선고할때 피고인에게 이유의 요지를 말이나 판결서 등본 또는 판결서 초본의 교부 등 적절한 방법으로 설명하고, 판결을 선고하면서 피고인에게 적절한 훈계를 할 수 있으며(제147조), 재판장은 판결을 선고하면서 피고인에게 형법 제59조의2, 형법 제62조의2의 규정에 의하여 보호관찰, 사회봉사 또는 수강을 명하는 경우에는 그 취지 및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사항이 적힌 서면을 교부하여야 한다고 정한다(제147조의2 제1항).

이러한 규정 내용에 비추어 보면 판결 선고는 전체적으로 하나의 절차로서 재판장이 판결의 주문을 낭독하고 이유의 요지를 설명한 다음 피고인에게 상소기간 등을 고지하고, 필요한 경우 훈계, 보호관찰 등 관련 서면의 교부까지 마치는 등 선고절차를 마쳤을 때에 비로소 종료된다. 재판장이 주문을 낭독한 이후라도 선고가 종료되기 전까지는 일단 낭독한 주문의 내용을 정정하여 다시 선고할 수 있다.

그러나 판결 선고절차가 종료되기 전이라도 변경 선고가 무제한 허용된다고 할 수는 없다. 재판장이 일단 주문을 낭독하여 선고 내용이 외부적으로 표시된 이상 재판서에 기재된 주문과 이유를 잘못 낭독하거나 설명하는 등 실수가 있거나 판결 내용에 잘못이 있음이 발견된 경우와 같이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 변경 선고가 허용된다(대법원 2022. 5. 13. 선고 2017도3884 판결 참조).

2)

법원은 '재판서에 잘못된 계산이나 기재, 그 밖에 이와 비슷한 잘못이 있음이 분명한 때'에 한하여 재판서의 경정을 통하여 그 잘못을 바로잡을 수 있다(형사소송규칙 제25조 제1항). 그러나 이미 선고된 판결의 내용을 실질적으로 변경하는 것은 위 규정에서 예정하고 있는 경정의 범위를 벗어나는 것으로서 허용되지 않는다(대법원 2017.4. 26. 선고 2016도21439 판결, 대법원 2021. 1. 28. 선고 2017도18536 판결 등 참조).3) 판결은 그 선고에 의하여 효력을 발생하는 것이고, 판결원본의 기재에 의하여 효력을 발생하는 것이 아니다(대법원 1981. 5. 14.자 81모8 결정 참조).

4)

어떤 소송절차가 진행된 내용이 공판조서에 기재되지 않았다고 하여 당연히 그 소송절차가 당해 공판기일에 행하여지지 않은 것으로 추정되는 것은 아니고 공판조서에 기재되지 않은 소송절차의 존재가 공판조서에 기재된 다른 내용이나 공판조서 이외의 자료로 증명될 수 있고, 이는 소송법적 사실이므로 자유로운 증명의 대상이 된다(대법원 2023. 6. 15. 선고 2023도3038 판결 등 참조).

나.

인정사실

원심과 항소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와 기록에 의하면 다음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1)

원심은 2024. 9. 13. 09:40 무렵 판결 선고기일에서 피고인들에 대한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하고 피고인 A에게 '피고인 A를 징역 1개월에 처한다'는 주문을 낭독하고 판결이유를 고지함으로써 원심판결을 선고하였다(이하 '이 사건 최초선고'라 한다). 원심이 피고인들에게 상소기간, 상소장 제출법원과 상소법원을 고지한 후 피고인 A는 퇴정하였다.

2)

그 후 원심은 위 선고기일에 지정된 나머지 선고공판 10여 건을 진행하여 판결 선고를 모두 마쳤다.

3)

선고공판이 종료된 후 다른 사건의 심리공판을 시작하기에 앞서, 원심 법정에 출석해 있던 공판검사가 피고인 A에 대한 징역형 주문이 잘못되었음을 지적하였다. 그러자 원심은 2024. 9. 13. 10:23 피고인 A에게 전화를 걸어 법정에 다시 오라고 하였다.

4)

곧이어 피고인 A가 원심 법정에 다시 출석하자, 원심은 피고인 A에게 조금 전 주문의 낭독이 잘못되었으므로 주문을 정정하여 다시 선고하겠다고 설명한 후 '피고인 A를 징역 1년 2개월에 처한다'는 주문을 다시 낭독하고 상소기간 등을 다시 고지하였다(이하 '이 사건 변경선고'라 한다).

5)

원심 판결서 원본에는 피고인 A에 대한 주문이 징역 1년 2개월에 처하는 것으로 기재되어 있다.

다.

판단

위 인정사실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피면, 이 사건 최초선고는 주문 낭독과 이유 고지, 상소기간 등 고지가 이루어진 후 재판 당사자인 피고인 A가 퇴정함으로써 원심 법정을 떠난 때 완전히 종료되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그렇다면 이 사건 변경선고는 비록 최초 낭독한 주문이 명백히 잘못되었다는 사유로 이루어졌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최초선고가 종료된 후에 이루어진 것이어서 변경 선고의 물리적 한계를 벗어나 위법하다. 그리고 원심 판결서 원본에는 적법한 최초 선고기일에 재판장이 낭독하여 외부에 표시된 것과 다르게 이 사건 변경선고 내용과 같은 주문이 기재되어 있어서 위법하다.

따라서 피고인 A에 대한 원심판결에는 소송절차에 관한 형사소송법을 위반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5.

피고인 B의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

양형은 법정형을 기초로 하여 형법 제51조에서 정한 양형의 조건이 되는 사항을 두루 참작하여 합리적이고 적정한 범위 내에서 이루어지는 재량 판단으로서, 공판중심주의와 직접주의를 취하고 있는 우리 형사소송법에서는 양형 판단에 관하여도 제1심의 고유한 영역이 존재한다. 이러한 사정과 아울러 항소심의 사후심적 성격 등에 비추어 보면, 제1심과 비교하여 양형의 조건에 변화가 없고 제1심의 양형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지 않는 경우에는 이를 존중함이 타당하다(대법원 2015. 7. 23. 선고 2015도3260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원심은 피고인 B의 대표자 사내이사 A가 공작물을 설치하거나 축조한 면적, 토지형질변경이 이루어진 면적과 정도 등 양형조건을 충분히 고려하여 형을 정하였고, 원심의 형을 변경할 만한 특별한 양형조건의 변화도 없다. 따라서 원심이 피고인 B에게 선고한 형이 합리적 재량의 범위를 벗어나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볼 수 없으므로, 피고인 B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6.

결론

원심판결

중 피고인 A에 대한 부분에 앞서 본 직권파기사유가 있고, 피고인 A의 항소도 받아들이므로 위 피고인의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을 생략한 채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2, 6항에 따라 원심판결 중 피고인 A에 관한 부분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그리고 피고인 B의 항소는 받아들이지 않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기각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