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을 징역 6개월에 처한다.
다만, 이 판결 확정일부터 2년간 위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이 사건 공소사실 중 근로자 B에 대한 근로기준법위반 및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의 점에 관한 공소를 모두 기각한다.
사건정보
부산지방법원 서부지원
판결
사건
2024고단1593
판결선고
2025. 1. 23.
범죄사실
피고인은 부산 강서구 C에서 'D'이라는 상호로 상시 15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제조업을 행하는 사용자이다.
근로기준법위반
사용자는 근로자가 사망 또는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때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보상금, 그 밖의 모든 금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을 경우에는 당사자 사이의 합의에 의하여 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위 D에서 2021. 8. 18.부터 2023. 9. 18.까지 용접공으로 근로하다가 퇴직한 E의 2021년 8월 주휴수당 150,000원을 비롯하여, 별지 제1항, 제3항 범죄일람표 기재와 같이 근로자 E, F의 주휴수당, 연차수당 합계 34,584,805원을 당사자 사이의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각각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
사용자는 근로자가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날부터 14일 이내에 퇴직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당사자 간의 합의에 따라 지급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위 D에서 2021. 8. 18.부터 2023. 9. 18.까지 용접공으로 근로하다가 퇴직한 E의 퇴직금 8,943,793원, 2021. 8. 17.부터 2024. 1. 29.까지 제관업무를 담당하다가 퇴직한 F의 퇴직금 9,562,242원 합계 18,506,035원원을 당사자 사이의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각각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증거의 요지
피고인의 일부 법정진술
증인 E, F의 각 법정진술
연차유급휴가 산정, 수기 수당산정내역, 평균임금 및 퇴직금 산정서
진정조사보고(자료입수, 진정인들 2023. 4, 5월 임금대장), 체불금품산정내역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에 대한 판단
주장
피고인은 근로자 E, F(이하 '이 사건 근로자들'이라 한다)과 주휴수당, 연차수당 등이 포함된 포괄일당계약을 체결하였으므로 위 근로자들에게 임금을 미지급한 사실이 없고, 임금미지급에 대한 고의도 없었다.
판단
임금 미지급 여부에 대한 판단
관련 법리
포괄임금제(사용자와 근로자가 기본임금을 미리 정하지 않은 채 법정수당까지 포함된 금액을 월 급여액이나 일당임금으로 정하거나 기본임금을 미리 정하면서도 법정 제 수당을 구분하지 않은 채 일정액을 법정 제 수당으로 정하여 이를 근로시간 수와 관계없이 지급하는 것을 말한다)에 관한 약정이 성립하였는지는 근로시간, 근로형태와 업무의 성질, 임금 산정의 단위, 단체협약과 취업규칙의 내용, 동종 사업장의 실태등 여러 사정을 전체적·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구체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이때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 및 근로계약서에 포괄임금이라는 취지를 명시하지 않았음에도 묵시적 합의에 의한 포괄임금약정이 성립하였다고 인정하기 위해서는, 근로형태의 특수성으로 인하여 실제 근로시간을 정확하게 산정하는 것이 곤란하거나 일정한 연장·야간·휴일근로가 예상되는 경우 등 실질적인 필요성이 인정될 뿐 아니라, 근로시간, 정하여진 임금의 형태나 수준 등 제반 사정에 비추어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정액의 월 급여액이나 일당임금 외에 추가로 어떠한 수당도 지급하지 않기로 하거나 특정한 수당을 지급하지 않기로 하는 합의가 있었다고 객관적으로 인정되는 경우이어야 한다.
근로시간, 근로형태와 업무의 성질을 고려할 때 근로시간의 산정이 어려운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에는 포괄임금제에 의한 임금 지급계약을 체결하더라도 그것이 달리 근로자에게 불이익이 없고 여러 사정에 비추어 정당하다고 인정될 때에는 유효하다. 그러나 위와 같이 근로시간의 산정이 어려운 경우가 아니라면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시간에 관한 규정을 그대로 적용할 수 없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시간에 따른 임금 지급의 원칙이 적용되어야 하므로, 이러한 경우에 앞서 본 포괄임금제 방식의 임금 지급계약을 체결한 때에는 그것이 근로기준법이 정한 근로시간에 관한 규제를 위반하는지를 따져, 포괄임금에 포함된 법정수당이 근로기준법이 정한 기준에 따라 산정된 법정수당에 미달한다면 그에 해당하는 포괄임금제에 의한 임금 지급계약 부분은 근로자에게 불이익하여 무효라 할 것이고, 사용자는 근로기준법의 강행성과 보충성 원칙에 의하여 근로자에게 미달되는 법정수당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대법원 2024. 2. 8. 선고 2018다206899, 206905, 206912 판결 등 참조).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와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 경우라면 사용자가 그 임금 등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에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므로, 사용자에게 근로기준법 제36조, 제109조 제1항 위반죄의 고의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와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지 여부는 사용자의 지급거절 이유와 그 지급의무의 근거, 사용자가 운영하는 회사의 조직과 규모, 사업 목적 등 여러 사항, 그 밖에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한 다툼 당시의 제반 정황에 비추어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5. 7. 9. 선고 2013도12730 판결 등 참조).
구체적인 판단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또는 사정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이 사건 근로자들과 포괄임금제에 관한 약정을 체결하였다고 보기 어렵고, 설령 이에 해당한다고 보더라도 그 약정은 무효라고 봄이 타당하다.
피고인은 이 사건 근로자들과 사이에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았고, 달리 피고인과 이 사건 근로자들 사이에 명시적으로 포괄임금제 방식의 임금 지급계약이 체결되었다고 인정할 사정도 발견할 수 없다. 피고인은 2023. 4. 1. 이 사건 근로자들에게 일당에 주휴수당, 연차수당이 포함된다는 내용의 사업소득자 계약서에 서명할 것을 요구하여 위 근로자들이 서명한 사실은 인정되나, 위 근로자들은 위 계약서에 서명을 하지않을 경우 일을 그만두어야 한다는 생각에 어쩔 수 없이 서명한 것이라고 진술하였는바, 위 계약서의 작성 사실만으로 그 이전에 구두로 체결된 계약도 포괄임금제에 관한 약정이 포함되어 있다고 볼 수 없다. 오히려 피고인이 앞서의 구두계약이 포괄임금제에 관한 약정으로 인정될 수 없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계약서 작성을 요구하였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근로자 F은 제관공으로서 오전 8시에 출근하여 오후 5시까지 근무하였고, 근로자 E은 오전 7시 30분에 출근하여 오후 5시 30분 퇴근이 원칙이고 잔업이 있으면 더 늦게까지 근무하기도 하였는바, 이러한 근무 형태에 비추어 보면, 위 근로자들의 근로시간을 정확하게 산정하는 것이 곤란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위와 같은 근로계약서의 작성 과정 및 근무 형태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은 적어도 미필적으로나마 포괄임금약정이 근로계약의 내용으로 편입되지 않았다는 것을 인식하였을 것으로 판단되고, 사용자가 포괄임금약정이 유효하다고 오신한 사정만을 이유로 임금 미지급에 상당한 이유가 존재한다고 인정한다면 강행규정으로 보장하는 근로자의 임금 청구권을 사실상 제한하는 것이 되어 부당하다.
퇴직금 미지급 여부에 대한 판단
관련 법리
사용자와 근로자가 매월 지급하는 월급이나 매일 지급하는 일당과 함께 퇴직금으로 일정한 금원을 미리 지급하기로 약정(이하 '퇴직금 분할 약정'이라 한다)하였다면, 그 약정은 퇴직금 중간정산으로 인정되는 경우가 아닌 한 최종 퇴직 시 발생하는 퇴직금청구권을 근로자가 사전에 포기하는 것으로서 강행법규에 위배되어 무효이고, 그 결과 퇴직금 분할 약정에 따라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지급하였다 하더라도 퇴직금 지급으로서의 효력이 없다(대법원 2010. 5. 20. 선고 2007다90760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한편 사용자가 사법상의 효력이 없는 '매월의 월급이나 매일의 일당 속에 퇴직금을 포함시켜 지급한다'는 내용의 약정을 내세워 퇴직한 근로자에 대한 퇴직금의 지급을 거절하는 경우, 이를 퇴직금지급의무의 존부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어 사용자가 퇴직금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에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라고 볼 수 없고, 이러한 사용자에게 퇴직금 등의 기일 내 지급의무 위반죄에 관한 고의가 없다고 할 수도 없다(대법원 2007. 8. 23. 선고 2007도4171 판결 참조).
구체적인 판단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또는 사정을 종합하면, 피고인은 이 사건 근로자들에게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음에도 이를 지급하지 아니한 사실 및 그에 대한 고의가 인정된다.
피고인이 이 사건 근로자들과 구두로 근로계약을 체결하면서 일당과 함께 퇴직금으로 일정한 금원을 미리 지급하기로 명시적인 약정을 하였다거나 위 근로자들에게 일당 이외에 퇴직금 명목의 돈을 특정하여 지급하였음을 인정할 만한 아무런 자료가 없을 뿐만 아니라 위 근로자들에게 퇴직금 금액이 기재된 급여명세서가 교부되거나 그 내용이 구체적으로 고지된 사실도 없다.
설령 피고인이 퇴직금 분할 약정에 따라 이 사건 근로자들에게 퇴직금 명목의 돈을 지급하여 왔다고 하더라도, 위 약정이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제8조 제2항에서 정한 퇴직금 중간정산으로 인정되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아무런 근거가 없으므로 강행법규 위반으로 무효이고, 위 약정에 따라 지급된 돈은 퇴직금 지급으로서의 효력이 없다.③ 따라서 피고인이 이 사건 근로자들에게 퇴직금의 지급을 거절한 것은 퇴직금지급의무의 존부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어 퇴직금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에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로 볼 수 없고, 피고인에게 퇴직금의 기일 내 지급의무 위반죄에 관한 고의가 없다고 볼 수도 없다.
법령의 적용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각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1항, 제36조(임금 미지급의 점), 각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44조 제1호, 제9조 제1항(퇴직금 미지급의 점)
상상적 경합
형법 제40조, 제50조, 각 징역형 선택
경합범가중
형법 제37조 전단, 제38조 제1항 제2호, 제50조
집행유예
형법 제62조 제1항
양형의 이유
피고인이 체불한 임금 및 퇴직금 합계가 5,000만 원이 넘고, 임금 등을 지급받지 못한 근로자들이 2명으로 그 체불 규모 등에 비추어 볼 때 죄질이 가볍지 아니하다.
다만, 피고인이 임금 등을 체불하게 된 경위에 일부 참작할 만한 사정이 있고, 피고인은 이 사건 이전에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다.
위와 같은 정상들에 피고인의 나이, 성행, 환경, 건강상태, 범행의 동기와 경위, 범행후의 정황 등 이 사건 공판과정에 나타난 양형 조건들을 종합하여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
공소기각 부분
이 부분 공소사실
피고인은 D에서 2019. 9. 30.부터 2021. 4. 29.까지 및 2021. 5. 29.부터 2023. 9. 19.까지 용접공으로 근로하다가 퇴직한 B의 별지 제2항 범죄일람표 기재와 같은 급여 합계 32,878,328원 및 퇴직금 15,522,109원을 당사자 사이의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판단
적용법조 :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1항, 제36조,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44조 제1호, 제9조 제1항
반의사불벌죄 :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2항,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44조 단서○ 근로자 B이 2024. 11. 7. 이 법원의 증인신문 과정에서 피고인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표시함.
공소기각 판결 : 형사소송법 제327조 제6호
판사 장성욱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