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은 무죄.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피고인이 운영하던 D(이하 '이 사건 학원'이라 한다)에서 근무하던 E, F(이하 통칭할 경우 'E 등'이라 한다)은 근로기준법 및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고, 이 사건 학원의 경우 상시 5명 이상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장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근로기준법 내지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이 적용되지 않는다.
설령 근로기준법 및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이 적용된다고 하더라도, E 등에게 연월차휴가수당을 지급할 의무가 없고, 연월차휴가수당 및 퇴직금 지급의무의 존부 및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으므로, 근로기준법위반 및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의 고의를 인정할 수 없다.
양형부당
원심이 피고인에 대하여 선고한 벌금 300만 원의 형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부산 북구 C에서 'D'이라는 상호로 학원업을 영위하는 사람이다.
피고인은 2007. 4. 1.부터 2010. 3. 31.까지 강사로 근무한 근로자 E의 퇴직금 5,246,360원, 연월차휴가수당 3,798,000원 합계 9,044,360원과 2007. 9. 4.부터 2010. 3. 31.까지 강사로 근무한 근로자 F의 퇴직금 4,499,620원, 연월차휴가수당 2,849,410원 합계 7,349,030원 등 근로자 2명의 임금 등 합계 16,393,390원을 당사자 사이의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지급사유가 발생한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원심의 판단
원심은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 중 증인 F의 법정진술, 각 퇴직금 계산서, 각 연월차수당내역, 각 통장거래내역, E에 대한 경찰 진술조서, 수사보고(압수수색영장 집행결과), 사진(근로자 수 관련) 등을 종합하여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하였다.
당심의 판단
근로기준법 및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이 적용되는지 여부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위에서 말하는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하고(대법원 2007. 9. 7. 선고 2006도777 판결 참조), 전체적으로 보아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다고 인정되는 이상 근로자에 대한 위 여러 징표 중 일부 사정이 결여되었거나 다른 지위를 아울러 가지고 있다고 하여도 그러한 사유만으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가 아니라고 할 수는 없다고 할 것이며(대법원 2009. 4. 23. 선고 2008도11087 판결 등 참조) 또한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하여서는 안 된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2010. 10. 28. 선고 2010도9240 판결 등 참조).
위와 같은 법리에 비추어 E 등이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관하여 보건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을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E은 2007. 4. 1.부터 2010. 3. 31.까지, F은 2007. 9. 4.부터 2010. 3. 31.까지 이 사건 학원에서 각 영어강사로 근무하였던바, 출·퇴근 시간이 고정되어 있었고, 수업시간표가 정해져 있었으며, 강의업무 이외에도 학부모 전화상담, 방학특강 등의 업무를 담당하였던 점, ② E 등은 학생수의 증가 등에 따른 인센티브를 제외하고 월급으로 매월 일정한 금액을 지급받았던 점(E : 매월 110~170만 원, F : 매월 130~170만 원), ③ E 등이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할 수는 없었고, 출·퇴근시간이 정해져 있어 업무시간 중에 사실상 다른 사업장에서 근무할 수도 없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④ 이 사건 학원이 4대 보험에 가입하지 않았다거나 E 등이 근로소득자가 아닌 개인사업소득자로 세금을 납부하였다는 사정만으로 E 등이 근로자가 아니라고 볼 수는 없는 점 등을 종합해 보면, E 등은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 관계에서 이 사건 학원에 근로를 제공한 자들로서 근로기준법 및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봄이 상당하다.
또한 근로기준법 제11조 제2항에서 '상시 4명 이하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 또는 사업장에 대하여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이 법의 일부 규정을 적용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고, 같은 법 시행령 제7조는 '법 제11조 제2항에 따라 상시 4명 이하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 또는 사업장에 적용하는 법 규정은 [별표 1]과 같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별표 1]에는 근로기준법 제36조, 제109조도 포함되어 있고,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제3조에서는 '이 법은 근로자를 사용하는 모든 사업 또는 사업장에 적용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연월차휴가수당 미지급에 의한 근로기준법위반 및 퇴직금 미지급에 의한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이 문제되는 이 사건 공소사실과 관련해서 이 사건 학원은 상시 근로자가 5명 이상인 것과 상관없이 근로기준법 및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이 적용되는 사업장에 해당한다 할 것이다.
따라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모두 이유 없다.
근로기준법위반 및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에 대한 고의를 인정할 수 있는지 여부
임금 및 퇴직금 등 지급의무의 존재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 것이라면 사용자가 그 임금 및 퇴직금 등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에는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어서 그 고의를 인정하기 어렵고, 임금 및 퇴직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지 여부는 사용자의 지급 거절 이유 및 그 지급 의무의 근거, 그리고 사용자가 운영하는 회사의 조직과 규모, 사업 목적 등 제반 사항, 기타 임금 및 퇴직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한 다툼 당시의 제반 정황에 비추어 판단하여야 할 것이며, 사후적으로 사용자의 민사상 지급책임이 인정된다고 하여 곧바로 사용자에 대한 근로기준법위반죄 및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죄의 고의가 인정된다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대법원 2011. 10. 13. 선고 2009도8248 판결, 대법원 2011. 10. 27. 선고 2010도14693 판결 등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피고인이 E 등에게 연월차휴가수당 및 퇴직금을 지급하지 아니한 것에 근로기준법위반 및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의 고의가 인정되는지에 관하여 보건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피고인은 이 사건 학원의 강사를 채용할 당시 모든 강사들과 사이에 퇴직금은 없고, 4대보험에 가입하지 않으며, 개인사업소득자로 하되 그에 따른 세금은 피고인이 부담하기로 약정하였고, E 등도 같은 조건으로 근무하기로 약정하였던 점, ② E 등을 비롯한 이 사건 학원에 근무한 강사들은 임금지급방식 등에 대하여 특별한 이의를 제기하지 아니한 채 피고인이 책정한 액수를 수령하며 근무해 온 것으로 보이는 점, ③ E 등은 근무기간 동안이나 퇴직시는 물론이고 그로부터 2011. 11. 8. 부산지방고용노동청 부산북부지청에 진정서를 제출하기 전까지 약 1년 6개월이 넘는 기간이 경과하도록 피고인에게 퇴직금 미지급, 4대보험 미가입 등에 대하여 이의를 제기하거나 연월차 휴가수당 또는 퇴직금 등의 지급을 요구한 적이 없는 점, ④ 피고인은 이 사건 학원을 운영하면서 강사들로부터 4대보험 미가입, 퇴직금 미지급 등에 대하여 이의를 제기받거나 퇴직금 등의 지급을 요구받았던 적이 없었던 터라, 피고인으로서는 강사들에게 지급하는 월급과 피고인이 부담하기로 한 세금 이외에 추가로 지급하여야 할 연월차휴가수당이나 퇴직금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인식하였을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해 보면, 설령 피고인이 E 등에게 연월차휴가수당 및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으로서는 연월차휴가수당 및 퇴직금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상당한 근거가 있다고 할 것이어서,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에게 그 미지급으로 인한 근로기준법위반죄 및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죄의 고의를 인정하기 어려우므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있다.
결국,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고, 이와 달리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한 원심은 사실을 오인하였거나 근로기준법위반죄 및 근 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죄의 고의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할 것이다.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의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는 위 제2항 기재와 같은바, 이는 제4항에서 본 바와 같이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심형섭(재판장) 조승우 인진섭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