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방법원판결

부산지방법원 2017. 12. 1. 선고 2017노2245 판결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벌금 100만 원에 처한다.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내지 아니하는 경우 10만 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피고인에게 위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사실오인, 양형부당)

가.

피고인은 피해자와 실질적 퇴직금 분할 약정을 한 사실이 없다.

나.

원심의 형(벌금 200만 원)은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

2.

판단

가.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는 '피고인은 피해자의 사용자로서, 2007. 2. 21.부터 2015. 7. 27.까지 피고인 운영 사업장에서 근무하다 퇴직한 피해자 G의 임금, 수당 합계 6,250,000원과 퇴직금 26,002,092원 등 합계 32,252,092원을 당사자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는 것이고, 그 구체적인 계산 내역은 아래와 같다(소송기록 제351~357면).

①

임금 및 수당 합계 6,250,000원

■ 임금 5,600,000원[= 2015년 6월분 3,000,000원 + 2015년 7월분 2,600,000원(= 3,000,000원 × 26일/30일]

■ 철야수당 500,000원(= 2015. 1. 29.자, 2015. 1. 31.자, 2015. 5. 31.자, 2015. 6. 1.자, 2015. 7. 13.자 각 100,000원)

■ 특근수당 150,000원(= 2015. 3. 22.자, 2015. 4. 19.자, 2015. 5. 31.자 각 50,000원)

②

퇴직금 26,002,092원

■ 피해자의 퇴직 전 3개월(91일)간 임금 총액 9,350,000원

■ 퇴직금 26,002,092원[= (9,350,000원/91일) × 30일 × 3079일/365일]

나.

원심의 판단

원심은 그 판시 사정들을 근거로 피고인과 피해자 사이에 매월 500,000원의 퇴직금 분할 지급 약정이 있었으므로, 위 500,000원은 실질 임금이라고 보기 부족하다고 판단하여 공소사실 중 임금, 수당 합계 5,320,000원 및 퇴직금 21,823,610원 미지급 부분에 관해서만 유죄를 인정하고, 나머지 부분에 관해서는 그 판시 이유에서 무죄로 판단했다. 원심은 위 유죄 인정 부분의 계산 근거를 명시적으로 밝히지 않았으나 아래와 같이 계산한 것으로 보인다.

①

임금 및 수당 합계 5,320,000원(= 공소사실 기재 금액인 6,250,000원에서 2015년 6월분 특별수당 500,000원, 2015년 7월분 특별수당 430,000원을 각 공제한 금액)

②

퇴직금 21,823,610원

■ 피해자의 퇴직 전 3개월(91일)간 임금 총액 7,850,000원(= 공소사실의 근거가 된 9,350,000원에서 3개월 간 특별수당 합계 1,500,000원을 공제한 금액)

■ 피해자의 평균임금 86,264원(= 7,850,000원/91일)

■ 퇴직금 21,823,610원(= 86,264원 × 30일 × 3078일/365일)

다.

당심의 판단

1)

사용자와 근로자가 매월 지급하는 월급이나 매일 지급하는 일당과 함께 퇴직금으로 일정한 금원을 미리 지급하기로 약정(이하 '퇴직금 분할 약정'이라 한다)하였다면, 그 약정은 퇴직금 중간정산으로 인정되는 경우가 아닌 한 최종 퇴직 시 발생하는 퇴직금청구권을 근로자가 사전에 포기하는 것으로서 강행법규에 위배되어 무효이고, 그 결과 퇴직금 분할 약정에 따라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지급하였다 하더라도 퇴직금 지급으로서의 효력이 없다. 한편 근로기준법상 임금은 사용자가 근로의 대가로 근로자에게 지급하는 일체의 금원으로서, 근로자에게 계속적·정기적으로 지급하고 그 지급에 관하여 사용자가 단체협약, 취업규칙, 급여규정, 근로계약, 노동관행 등에 따라 지급의무를 부담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 근로관계의 계속 중에 퇴직금 분할 약정에 의하여 월급이나 일당과는 별도로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지급하였으나 퇴직금 분할 약정이 위와 같은 이유로 무효여서 퇴직금 지급으로서의 효력이 없다면 위 약정에 의하여 이미 지급한 퇴직금 명목의 금원은 '근로의 대가로 지급하는 임금'에도 해당한다고 할 수 없고, 따라서 사용자는 법률상 원인 없이 근로자에게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지급함으로써 그 금액 상당의 손해를 입은 반면 근로자는 같은 금액 상당의 이익을 얻은 셈이 되므로, 근로자는 수령한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부당이득으로 사용자에게 반환하여야 한다고 보는 것이 공평의 견지에서 합당하다. 다만 퇴직금 제도를 강행법규로 규정한 입법 취지를 감안할 때 위와 같은 법리는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실질적인 퇴직금 분할 약정이 존재함을 전제로 하여 비로소 적용할 것이어서, 사용자와 근로자가 체결한 당해 약정이 그 실질은 임금을 정한 것에 불과함에도 불구하고 사용자가 퇴직금의 지급을 면탈하기 위하여 퇴직금 분할 약정의 형식만을 취한 것인 경우에는 위와 같은 법리를 적용할 수 없다. 즉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월급이나 일당 등에 퇴직금을 포함시키고 퇴직 시 별도의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합의가 존재할 뿐만 아니라, 임금과 구별되는 퇴직금 명목 금원의 액수가 특정되고, 위 퇴직금 명목 금원을 제외한 임금의 액수 등을 고려할 때 퇴직금 분할 약정을 포함하는 근로계약의 내용이 종전의 근로계약이나 근로기준법 등에 비추어 근로자에게 불이익하지 아니하여야 하는 등, 사용자와 근로자가 임금과 구별하여 추가로 퇴직금 명목으로 일정한 금원을 실질적으로 지급할 것을 약정한 경우에 한하여 위와 같은 법리가 적용된다(대법원 2012. 10. 11. 선고 2010다95147 판결 등 참조).

2)

원심과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①

피해자는 피고인의 손아래 동서로, 2007. 2.경 피고인이 운영하는 F에 입사하여 근무했다. 피해자는 위 업체 입사 전 기계 관련 업무를 한 사실은 있으나, 위 업체에서 하는 업무는 다뤄보지 않았다.

②

피해자는 입사 초기 매월 기본급 1,500,000원에 추가 수당(특근, 철야)을 받았는데, 2008년 3월경부터는 급여 외로 500,000원의 추가 수당을 받았다(소송기록 제358~371면).

③

위 업체에 근무하던 H도 2008년 3월경부터 급여 외로 500,000원의 추가 수당을 받았는데, 위 추가 수당에는 피고인과 H 간의 퇴직금 분할 약정에 따른 선지급 퇴직금이 포함되어 있었다.

④

피해자는 2006년 사업부도로 신용불량자가 되어 대부분의 경제활동을 처(K) 명의로 해왔고(소송기록 제181면), 피고인은 피해자가 위 업체에서 근무하는 기간 피해자를 4대 보험에 가입시키지 않았다.

3)

위 인정사실과 증거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해자가 매월 피고인으로부터 받은 급여 중 500,000원 상당의 특별수당이 실질임금에 해당한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는 원심 판단을 수긍할 수 있다.

①

피고인은 피해자에게 지급한 특별수당 500,000원이 퇴직금 분할 약정에 따라 지급한 돈이라고 주장하는 반면, 피해자는 퇴직금 분할 약정을 한 사실이 없으며, 위 특별수당은 업무 능력을 인정받아 지급받은 돈이라고 주장한다(소송기록 제225면).

②

피해자는 위 업체 입사 전에 특별한 경력이 없었고, 다만 피고인과 친인척 관계에 있을 뿐인데, 피해자보다 먼저 입사한 근로자들보다 높은 수준의 급여를 지급받았다. H는 피해자가 경력에 비해 월 1,000,000원 가량 많이 받았다고 진술했다.

③

위 업체의 경리직원인 I은 원심 법정과 관련 민사소송 법정에서 모두 일관되게 "피고인의 지시로 피해자에게 특별수당 500,000원을 지급했으며 이중 퇴직금이 얼마인지는 모르나, 퇴직금이 포함되어 있다고는 들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소송기록 제289, 293면, 증거순번 제18번 I 증언 녹취록).

④

위 업체에서 매월 500,000원의 특별수당을 받은 사람은 H와 피해자뿐이었는데, H는 자신이 받은 특별수당 500,000원 중 300,000원 정도가 퇴직금 선지급분이라는 취지로 진술했다(소송기록 제271면).

⑤

피고인은 동서인 피해자와의 관계와 피해자의 급여를 월 200만 원 수준에 맞춰달라는 처(L)의 부탁을 고려하되 다른 근로자들과의 형평을 감안해 피해자에게 특별수당을 지급하면서 이중 일부는 선지급 퇴직금으로 정리했을 가능성이 있다.

⑥

피고인이 신용불량자인 피해자를 4대 보험에 가입시키지 않음으로써 피해자가 채권자들의 추적을 피할 수 있게 되나, 피고인은 소득세법상 필요경비를 산입할 수 없게 된다. 이에 피해자에게 지급하는 특별수당에 퇴직금 선지급분을 포함시킴으로써 경제적 손실을 줄이려 했을 가능성도 있다.

⑦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지급한 월 500,000원의 특별수당 가운데 퇴직금 분할 약정에 따른 선지급 퇴직금이 얼마인지는 명확하지 않다. 이 경우 위 특별수당 중 퇴직금이 아닌 실질임금액에 대한 증명책임은 검사에게 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4)

공소사실 중 유죄로 인정되는 부분

①

임금 및 수당 합계 5,246,774원

■ 임금 4,596,774원(= 2015년 6월분 2,500,000원 + 2015년 7월분 2,096,774원)

■ 수당 650,000원(공소사실 기재 금액)

②

퇴직금 21,823,543원

■ 피해자의 퇴직 전 3개월(91일)간 임금 총액 7,850,000원

■ 피해자의 평균임금 86,263.73원(= 7,850,000원/91일)

■ 퇴직금 21,823,543원[= (7,850,000원/91일) × 30일 × 3078일/365일]

[검사는 당심에 이르러 설령 피고인과 피해자 간에 퇴직금 분할 약정이 인정된다 하더라도 피고인이 2015년 6월분 퇴직금 선불금 500,000원과 2015년 7월분 퇴직금 선불금 430,000원(= 500,000원 × 26일 / 30일)을 지급하지 않은 이상, 위 금액 합계 930,000원도 미지급 퇴직금에 포함해야 한다는 취지로 주장한다(2017. 10. 19.자 검사의견서). 그러나 위 930,000원은 앞서 본 법리에 따라 무효인 퇴직금 분할 약정에 근거한 금액일 뿐 아니라 이 사건 공소사실은 피고인이 피해자와 퇴직금 분할 약정에 따른 퇴직금 선불금을 지급했는지와는 무관하여 위 930,000원이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 미지급 퇴직금 26,002,092원에 포함된다고 볼 수도 없으므로, 검사의 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라.

소결

검사의 사실오인 주장은 이유 없으나, 원심에는 피고인이 미지급한 임금 및 퇴직금 액수 산정에 관하여 일부 오류가 있고, 이는 판결 결론에 영향을 미쳤다고 할 것이므로 원심판결의 임금 미지급에 따른 근로기준법위반의 점 중 73,226원(= 5,320,000원 - 5,246,774원) 부분 및 퇴직금 미지급에 따른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의 점 중 67원(= 21,823,610원 - 21,823,543원) 부분은 파기되어야 하는데, 이 부분은 공소사실 각 죄의 나머지 부분과 각 일죄 관계에 있으므로 원심판결 전부를 파기하여야 한다.

3.

결론

원심판결에는 위와 같은 직권 파기 사유가 있으므로 검사의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을 생략한 채 형사소송법 제324조 제2항에 따라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다시 쓰는 판결 이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