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방법원판결

부산지방법원 2018. 2. 23. 선고 2017노3113 판결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은 무죄.

피고인에 대한 판결의 요지를 공시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피고인은 노사간에 체결된 단체협약 및 나비콜 운용에 따른 합의에 따라 나비콜 비용을 근로자들의 임금에서 공제한 것이므로,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어 피고인에게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1항, 제36조 위반죄와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1항, 제43조 제1항 위반죄의 고의가 없었음에도 원심은 이 사건 각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으니,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2.

판단

가.

관련 법리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재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 것이라면 사용자가 그 임금 등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에는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어서 사용자에게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1항, 제36조 위반죄의 고의가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할 것이고,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지 여부는 사용자의 지급거절이유 및 그 지급의무의 근거, 그리고 사용자가 운영하는 회사의 조직과 규모, 사업 목적 등 제반 사항, 기타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한 다툼 당시의 제반 정황에 비추어 판단하여야 할 것이며, 사후적으로 사용자의 민사상 지급책임이 인정된다고 하여 곧바로 사용자에 대한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1항, 제36조 위반죄의 고의가 인정된다고 단정해서는 안 될 것이다(대법원 2007. 6. 28. 선고 2007도1539 판결, 대법원 2011. 10. 27. 선고 2010도14693 판결 등 참조).

하나의 사업 또는 사업장에 상시 사용되는 동종의 근로자 반수 이상이 하나의 단체협약의 적용을 받게 된 때에는 당해 사업 또는 사업장에 사용되는 다른 동종의 근로자에 대하여도 당해 단체협약이 적용된다(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35조).

나.

판단

1)

인정 사실

기록에 의하면 아래와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①

전국택시산업노동조합 부산지역본부 소속의 E 주식회사를 포함한 부산 소재 18개 택시회사들은 2010. 8. 10.경 각 회사의 노조측 대표와 사용자측 대표 각 4명을 선정하여 2010년 단체협약을 체결하였고, 단체협약 제18조, 제22조 및 제46조 제5호(기타 노·사가 합의한 것은 임금에서 공제할 수 있다)에 따라 나비콜 운영회비 부과를 위한 교섭을 진행하기로 하였다.

②

부산 소재 18개 택시회사들의 노사대표들로부터 교섭 권한을 위임받은 노사대표 각 4명은 2010. 10. 25. 나비콜 운영회비를 운전자의 급여에서 공제하기로 하는 내용 등이 포함된 나비콜 운영과 관련한 노사협의서를 작성하였다.

③

이에 부산 소재 18개 택시회사들은 나비콜 서비스업체인 SK마케팅앤컴퍼니 주식회사와 2010. 11. 1.부터 2015. 10. 31.까지 5년간 나비콜을 제공받기로 하는 나비콜서비스계약을 체결한 후, 위 노사협의서에 따라 나비콜 운영회비를 운전자의 임금에서 공제하였다.

④

그 후 E 주식회사 소속 근로자들을 조직대상으로 하여, 2011. 7. 1. E 노동조합이, 2011. 7. 12. 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 E분회가, 2015. 2. 27. E㈜ 노동조합이 각 설립됨으로써 E 주식회사에는 기존의 전국택시산업노동조합 E분회와 더불어 위 3개의 복수 노동조합이 존재하게 되었다.

⑤

E 노동조합은 2015. 3. 3. E 주식회사에 단체협약 갱신을 위한 단체교섭을 요구하였고, E 주식회사는 같은 날 E 노동조합의 위 교섭요구사실과 E 노동조합 이외에 교섭을 원하는 노동조합은 2015. 3. 10.까지 교섭을 요구하라는 내용의 공고를 하였다. 전국택시산업노동조합은 2015. 3. 3., 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은 같은 달 6., E㈜ 노동조합은 같은 달 9. E 주식회사에 단체협약 체결을 위한 교섭을 요구하였는데, 위 각 노동조합의 조합원 수는 과반수 노동조합 조합원 수 산정기준일인 2015. 3. 11. 현재 총 조합원 283명 중 E 노동조합의 조합원이 137명, 전국택시산업노동조합 E분회의 조합원이 115명, 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 E분회의 조합원이 27명, E㈜ 노동조합의 조합원이 4명이었다.

⑥

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 E분회는 2015. 3. 30. 전국택시산업노동조합에 공동교섭대표단 구성 및 교섭진행 등과 관련한 일체의 권한을 위임하였다. 전국택시산업노동조합은 2015. 4. 1. E 주식회사에 전국택시산업노동조합이 과반수 노동조합임을 통보하였고, E 주식회사는 같은 날 전국택시산업노동조합을 과반수 노동조합으로 공고하였다.

⑦

전국택시산업노동조합 부산지역본부 소속의 E 주식회사를 포함한 부산 소재 18개 택시회사들은 2015. 6. 17.경 각 회사의 노조측 대표 6명과 사용자측 대표 5명을 각 선정하여 2015년 단체협약을 체결하였고(당시 E 주식회사 교섭노조대표는 전국택시산업노동조합 E분회의 분회장인 P이다. 위 단체협약 제46조 제5호에서 '기타 노·사가 합의한 것은 임금에서 공제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2015. 7. 16.경 나비콜 운영위원회를 열어 나비콜서비스계약을 연장하기로 결의하면서 나비콜 운영회비 조정 등에 대하여는 2015년 단체협약에 따라 노사대표가 협의하기로 하였다. 이후 노사 양측으로부터 협상을 위임받은 각 3명의 대표자들은 2015. 8. 27. 아래와 같은 내용의 노사합의서를 작성하였다.

⑧

E 주식회사의 대표이사인 피고인은 2015년 단체협약 및 위 단체협약에 따른 노사합의에 따라 이 사건 근로자들의 2015년 11월분 임금에서 별지 1. 2. 각 개인별 체불금품내역서 기재와 같이 나비콜 운영회비를 공제하였다.

2)

판단

위 사실관계를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피고인은 E 주식회사의 교섭대표노동조합인 전국택시산업노동조합 외의 나머지 3개 노동조합에 가입된 E 주식회사의 근로자들에 대하여도 적용되는 2015년 단체협약 및 위 단체협약에 따른 노사합의에 따라 이 사건 근로자들의 2015년 11월분 임금에서 나비콜 운영회비를 공제한 것이므로, 피고인이 이 사건 근로자들에 대하여 2015년 11월분 나비콜 운영회비 상당액의 임금을 미지급 또는 미청산한 데에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따라서 피고인에게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1항, 제36조 위반죄와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1항, 제43조 제1항 위반죄의 고의가 있었다고 단정할 수 없다.

그런데도 원심은 피고인에게 이 사건 각 범행의 고의가 있었다고 보아 이 사건 각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으니, 원심판결에는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1항, 제36조 위반죄와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1항, 제43조 제1항 위반죄의 고의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고, 이 점을 지적하는 피고인의 주장은 이유 있다.

3.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의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다시 쓰는 판결]

1.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부산 수영구 D에 있는 E 주식회사의 대표이사로서 상시근로자 300여명을 사용하여 택시운송업을 경영하는 사용자이다.

가.

임금 전액 미지급

임금은 통화로 직접 근로자에게 그 전액을 지급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2015. 7. 2.부터 위 사업장에서 택시기사로 근로하여 온 F의 2015년 11월 임금을 지급하면서 임금 44,440원을 공제한 것을 비롯하여 별지 1 개인별체불금품내역서 기재와 같이 근로자 32명의 임금 합계 936,260원을 공제하여 그 전액을 각각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나.

임금 등 미청산

사용자는 근로자가 사망 또는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 사유가 발생한 때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보상금, 그 밖에 일체의 금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을 경우에는 당사자 사이에 합의에 의하여 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2013. 5. 28.부터 2016. 1. 6.까지 위 사업장에서 택시기사로 근무하다 퇴직한 G의 임금 49,500원을 비롯하여 별지 2 개인별체불금품내역서 기재와 같이 5명의 임금 합계 171,100원을 당사자 사이에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각각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2.

판단

이 사건 각 공소사실은 앞서 제2항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범죄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에 따라 피고인에 대한 판결의 요지를 공시한다.

판사 이윤직(재판장) 강주혜 하진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