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을 벌금 3,000,000원에 처한다.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0,000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위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사건정보
부산지방법원
판결
사건
2021고단2289
판결선고
2022. 1. 17.
부산지방법원
판결
범죄사실
피고인은 부산 부산진구 B 소재 ㈜C의 대표이사로 상시 근로자 7명을 사용하여 건설업을 영위하였다.
사용자는 근로계약을 체결할 때 근로자에게 ′임금, 소정시간, 휴일·연차·유급휴가,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근로조건′을 명시하여야 하고, 이를 서면으로 교부하여야 함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2019. 8. 26. 군포시 D 소재 E호 피해자 F의 집에서 ′오늘부터 우리 회사에서 월 3,000,000원의 임금을 주고 숙식까지 제공하겠으니, 우리 회사의 경호․비서․운전을 담당하는 대리로 근무하여 달라′고 제의하여 피해자의 승낙을 받았으므로, 위와 같은 내용의 근로계약서를 피해자에게 서면으로 교부하여야 함에도 이를 이행하지 아니하였다.
피고인은 2019. 8. 26.경부터 2019. 12. 11. 까지 위 제1항 기재와 같이 ㈜C의 대리로 근무하였다가 퇴직한 피해자에게 3개월간 임금 9,967,000원<1>을 당사자간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증거의 요지
피고인의 일부 법정진술
증인 F, G의 각 법정진술
F에 대한 각 경찰 진술조서
수사보고(항고인 F 상대 전화진술청취)
고소장
F, G의 각 진정서
스케줄 달력
일자별 명함 관리
근무활동 관련 사진 및 이메일 화면
4대보험 가입자 가입내역서
재직증명서
사업자등록증
법령의 적용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구 근로기준법(2021. 1. 5. 법률 제1786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09조 제1항, 제36조(금품 미청산의 점, 벌금형 선택), 근로기준법 제114조 제1호, 제17조(근로조건 명시 서면 미교부의 점)
경합범가중
형법 제37조 전단, 제38조 제1항 제2호, 제50조
노역장유치
형법 제70조 제1항, 제69조 제2항
가납명령
형사소송법 제334조 제1항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에 대한 판단
주장의 요지
피고인은 F에게 자신을 도와주면 H에게 돈을 받아서 일부를 주겠다고 하였을 뿐, 월급을 주겠다고 약속한 사실이 없으므로, 피고인은 F에게 근로계약서를 교부할 의무나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
판단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에 관계없이 그 실질에 있어서 근로자가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여기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업무의 내용이 사용자에 의하여 정하여지는지 여부,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로부터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지휘·감독을 받는지 여부, 보수가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을 갖고 있는지 여부와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제공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의 전속성의 유무와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의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하고, 전체적으로 보아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다고 인정되는 이상, 근로자에 대한 위 여러 징표 중 일부 사정이 결여되었거나 다른 지위를 아울러 가지고 있다고 하여도 그러한 사유만으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가 아니라고 할 수는 없다(대법원 2009. 4. 23. 선고 2008도11087 판결, 대법원 2013. 6. 27. 선고 2010다57459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의 경우
위 법리에 비추어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이 운영하는 ㈜C와 F 사이에 체결된 계약의 실질은 F이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하는 근로계약관계라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F은 근로기준법의 적용대상인 근로자에 해당하므로, 피고인에게 F에 대한 금품 청산의무 불이행 및 근로조건 명시의무 불이행으로 인한 각 근로기준법위반죄가 성립한다고 할 것이다.
F의 수사기관에서의 진술 및 이 법정에서의 증언의 주요 내용은 ‘피고인이 2019. 8. 26. 내 친구인 G와 함께 군포시에 있는 우리집 근처로 찾아와서 운전, 경호 등의 업무를 G와 같이 하던 I팀장이 그만 두어 인원이 1명 더 필요하니 부산으로 내려가서 G와 함께 일을 하면 월 급여를 300만 원씩 주고 피고인이 일정이 없는 날 쉬면 되고 대학교 4학년에 재학 중이니 대학시험이나 필요한 서류가 있으면 배려해주겠다는 취지의 제안을 하여 그날 저녁 바로 짐을 싸서 부산으로 내려와서 피고인의 지시를 받으면서 3달 정도 거의 쉬는 날도 없이 피고인을 계속 따라다니며 운전기사 겸 경호원 겸 수행비서 일을 하였으나, 월급을 전혀 받지 못하였다’는 것이다. F은 이 법정에서의 증인신문 당시 ‘왜 한 번도 월급을 받지 못하였느냐’는 취지의 질문에는 “제가 임금을 중간에 달라고 이야기를 했었습니다. 그런데 ‘내가 이번 일이 끝나게 되면 집도 해주고 차도 해주고 5,000만 원도 너희들한테 월급으로 주면 되지 않겠냐’고 이야기를 했고, 계속 부당하다고 생각이 들었지만 저는 대학교 취업 서류를 기업에서 잡고 있기 때문에 중간에 퇴사를 하게 되면 한 학기 더 등록금을 내고 수업을 들어야 해서 저만 피해를 보고 4학년 2학기 때 F, D 이런 점수를 받으면 너무 큰 타격이기 때문에 알면서도 어쩔 수 없이 계속 다닐 수밖에 없었습니다.”라고 답하였고, “증인과 피고인의 관계는 고용관계라기보다는 증인이 피고인의 사업을 몇 달 도와주고 H과의 사업이 잘 되었을 때 큰 돈을 서로 공유하는 사업파트너 관계가 아니었나요.”라는 질문에는 “저는 사업파트너였다고 하면 그런 근무환경에서 안 했을 것 같습니다. 운전하고 있는데 뒤에서 발로 차고 싸대기를 때리고 그리고 뒤에 소변통까지 갖다 놓고 오줌까지 받는데 그게 어떻게 비즈니스 파트너라고 말을 할 수 있는지 납득할 수가 없습니다.”라고 답하였으며, 업무내용에 관한 질문에는 “고속도로에서 과속딱지가 8 ~ 10개씩 끊겨도 신경 쓰지 말고 시속 200km씩 밟으라고 하였고 …(중략)… 쉬는 날도 정해져 있지 않고 공휴일이나 주말이라고 해서 쉬지 않았습니다. 3개월 내내 서울에 잠깐 올라왔을 때 1박 2일 정도 집에 가서 짐 챙겨오라고 하는 정도였지 …(중략)… 아침에 일어나서 세차하고, 재떨이 비우고, 회장님(피고인을 지칭한다) 약 챙겨주고, 그리고 서류 같은 게 있으면 챙겨주고, 회장님이 전화하여 집 앞에 오라고 하면 집 앞에 갑니다. …(중략)… 부산 내에서도 다녔고, 서울 쪽에 특히 많이 갔습니다. 서울, 부산 계속 왕복하고 하루에 왔다 갔다 두 번씩 한 적도 있습니다. …(중략)… 피고인이 술을 마시면 술집 앞에서 계속 대기하고 있었고 피고인이 손님과 같이 술을 마시면 손님까지 다 데려다주고 룸에서 일하는 여자분들도 데려다 달라고 하면 다 데려다 주고, 그러고 오피스텔에 들어가면 새벽 4 ~ 5시 정도 됩니다. 그러면 몇 시간 자고 다음날 9시에 몇 시까지 오라고 전화가 옵니다.”라고 답하였다. 이러한 F의 진술 내용은 상당히 구체적이고 일관되며 경험칙에 비추어 비합리적이거나 진술 자체로 모순되는 부분이 없이 자연스러울 뿐만 아니라, 그의 법정 진술 태도, 경위 등에 비추어 허위라고 볼 만한 정황이 없어 그 신빙성이 높다고 판단된다.
피고인과 2개월 정도 같이 근무하면서 동일한 업무를 담당하였던 G도 이 법정에서 ‘피고인이 2019. 8. 26. 나와 함께 군포시에 있는 F의 집 앞까지 가서 F에게 부산에서 함께 일을 하면 월급을 주겠다고 말하였다. 내가 F보다 한 달 정도 먼저 이 일을 시작할 때는 당시 피고인의 직원이던 I 선배(I팀장을 지칭한다)를 통하여 월급 250만 원을 준다는 이야기를 들었으나 나도 월급을 전혀 받지 못하였다. F과 나는 똑같은 일을 했는데, 피고인이 탄 차량을 교대로 운전하고 피고인의 스케줄을 관리하고 피고인의 신변 경호도 하는 일이었다. 근무를 시작하고 한 달이 지났는데 월급을 받지 못하여 내가 월급 이야기를 꺼내니까 피고인이 내게 월급은 아무것도 아니라는 식으로 이야기를 하면서 나중에 일이 잘 풀리면 5,000만 원도 주고 차도 사주고 집도 사주고 다해준다고 하는 바람에 그 뒤로는 월급 이야기를 꺼내지 못하였다’는 취지의 진술을 하였는바, 위 진술은 F의 진술에 대체로 부합한다.
피고인은 이 법정에서 부산에서 거주하던 피고인과 G가 군포시에 있는 F의 집 앞까지 가서 F에게 같이 일을 하자고 제안하자 F이 이를 수락하여 그 무렵부터 수개월 동안 부산에서 F과 함께 일을 하게 된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위 제안 당시 F에게 월급을 주겠다고 말한 사실은 없고 부산으로 내려와서 일을 하다가 돈이 생기면 돈을 준다고 했을 뿐이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바 있는데, 이는 피고인과 아무런 친분관계도 없는 F이 나중에 사업이 잘 되어 돈이 생기면 대가를 주겠다는 말만 듣고 당일 밤 바로 위 제안을 받아들여 부산으로 내려왔다는 것이어서 선뜻 믿기 어렵다. 뿐만 아니라, 피고인이 2019. 8. 26. F의 집 앞에서 F에게 일을 제안할 당시 언급한 일의 대가에 관하여 2020. 8. 27. 이루어진 경찰 피의자신문 당시에는 “(2019. 8. 26.) 당시 제가 J병원과 연관된 H씨와 일을 진행하고 있어 일이 잘 되면 외국 가서 사업을 하면서 살자는 내용 등으로 F, G와 얘기가 되었습니다. 지금 와서 얘기하면 터무니없는 얘기로 들릴지는 모르지만 그렇게 얘기가 되어 F이 저를 따라 내려오게 된 것입니다. 300만 원에 대해서는 단 한 번도 언급한 적이 없습니다. 다만 F이 내려와서 약 2달쯤 지나 으쌰으쌰 하는 마음으로 H으로부터 돈을 받을 게 있으니 받게 되면 용돈 삼아 몇 천만 원 주고 아주 잘 되면 차도 사주겠다는 얘기를 G와 같이 있을 때 한 바는 있습니다.”라고 진술하였다가 2020. 10. 16. 이루어진 F과의 경찰 대질 조사 당시에는 “(2019. 8. 26.) 당시 F의 집 앞에서 만났을 때 일이 잘 되면 돈을 많이 주겠다는 얘기는 했을 수도 있다고 생각은 들지만, F이가 말하는 300만 원이라는 얘기나 고정적으로 월급을 주겠다는 얘기는 전혀 한 바도 들은 바도 없습니다. (F은) 제 비전을 보고 (부산으로) 따라온 것이겠지요. 다만, 고소인이 부산에 내려온 이후 일이 잘 되면 많은 돈을 주겠다는 얘기를 했던 바는 있습니다.”라고 진술하였는바, 이 부분에 관한 피고인의 수사기관에서의 진술 또한 일관성이 없고 이 법정에서의 진술 내용에도 일부 부합하지 아니하므로, 신빙하기 어렵다.
피고인은 이 법정에서의 피고인신문 당시 “처음에는 ‘너거 일을 하면 월급 이렇게 할래?’ 이런 이야기도 있었지만, 추후에는 월급 이야기는 없고 ‘성과가 나오면 내가 너거 이렇게 해줄게’ 이런 내용으로 이야기가 끝났습니다.”라고 진술함으로써 F과 G에게 F이 일을 시작한 초기에는 월급을 얼마 주겠다는 취지의 말을 한 사실이 있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바 있고, G에게는 G를 데려온 직원인 I팀장을 통하여 월급으로 200만 원을 주겠다는 이야기를 했었다고 진술한 바도 있다.
F은 판시 범죄사실에 기재된 미청산 임금의 산정기간 동안 중단 없이 피고인의 지휘․감독을 받으며 계속 근로하였고 전속되어 있었으며, 피고인은 2019. 9. 초순경부터 2019. 12.초순경까지의 기간 동안 F이 ㈜C의 근로자임을 전제로 4대 보험에 가입하여 그 보험료 전액을 납부하기도 하였다.
양형의 이유
이 사건 범행은 피고인이 ㈜C와 F 사이에 체결된 계약의 실질이 근로계약관계임에도 급여 약정을 구두로만 하였음을 기화로 근로조건 명시 서면 교부의무 및 임금 청산의무를 불이행한 것으로 그 죄질이 나쁘다. 피고인이 F에게 미지급한 임금 액수도 작지 않다. 피고인은 이 사건 범행을 부인하며 자신의 책임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다만, 피고인은 동종 범행으로 처벌받은 전력이 없다.
이와 함께 피고인의 나이, 성행, 환경, 범행 동기와 경위, 범행 후의 정황 등 양형의 조건이 되는 모든 사정을 종합하여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
판사 임수정
각주1) 이 사건 공소장에는 ‘967,000원’으로 기재되어 있으나, 이는 고소장 등 증거기록에 비추어 보면 오기로 보이고 피고인의 변호인도 2021. 9. 28.자 변론요지서에서 위 ‘967,000원‘은 ’9,967,000원‘의 오기로 보인다고 주장하면서 이를 전제로 이 사건 공소사실을 다투고 있는바,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위와 같이 정정하더라도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에 실질적인 불이익을 초래하지는 않을 것이로 보이므로, 이를 직권으로 정정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