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방법원판결

부산지방법원 2022. 10. 25. 선고 2022가소509786 판결

주문

1.

피고는 원고에게 15,509,599원 및 이에 대하여 2021. 8. 19.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3.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

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1호는 직업의 종류와 관계없이 임금을 목적으로 사업이나 사업장에 근로를 제공하는 자를 근로자로 규정하고 있다.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계약 형식이 민법상 고용계약인지 또는 도급계약인지에 관계없이 그 실질 면에서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그러한 종속적 관계가 있는지를 판단하려면, 업무 내용이 사용자에 의하여 정하여지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 과정에서도 사용자로부터 구체적, 개별적인 지휘·감독을 받는지 여부, 사용자에 의하여 근무시간과 근무장소가 지정되고 이에 구속을 받는지 여부, 근로자 스스로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는 등 업무의 대체성 유무, 비품 등의 소유관계,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에 대한 대상적 성격이 있는지 여부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져 있는지 여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제공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 유무와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 등 다른 법령에 의하여 근로자 지위를 인정받는지 여부, 양 당사자의 사회·경제적 조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2. 12. 13. 선고 2012다77006 판결).

○

이 사건으로 돌아와 보건데, 증거들에 따라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고려하면, 원고와 피고 사이에 프리랜서 계약서라는 표제 하에 계약이 체결되었다고 하더라도 그 실질은 피고가 매월 일정한 금액 이상의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 회사에 근로를 제공하는 계약관계로서, 그 계약은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는다고 봄이 타당하다.

①

이 사건에서 피고 회사는 일일작업량을 계산하여 일의 진행정도나 범위를 결정하고, 원고를 포함한 인력 투입 여부를 그때그때 결정하여 통지하는 등 원고의 구체적인 업무일과 업무시간의 결정에 통제권을 행사하였음을 완전히 부인하지는 못하고 있다. 실제로 피고 회사의 현장 소장이 출근일자, 업무 시간, 업무 내용, 인원 등을 관리하였고, 작업시수를 줄이는 것을 독려하거나, 연장작업이 필요한 경우 미리 보고하도록 하는 등 매일 업무 내용을 정하고 업무 시간을 관리하면서 업무 수행에 대하여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였다. 피고 회사는 그 도급사인 C 주식회사의 사업장에서 원고 등 인력들을 작업하도록 하였는데, C 주식회사는 원고를 포함한 피고 소속 작업자들의 근무년월, 근무시간, 일정한 조건 충족 여부 등을 매일 체크하였다. 피고 회사 역시 원고 등 작업자들의 출근부를 관리하였고, 원고 등 작업자들의 출근시간이 일정하게 정해진 것을 전제로 출퇴근 버스까지 운영하였다.

②

피고 회사는 원고가 노무도급인으로서 지휘·감독을 받는 것일 뿐 작업시간이나 일자를 자유롭게 정할 수 있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계약서에서 피고의 작업지시를 받을 수 있도록 원고가 상시적으로 연락이 가능하도록 하고, 작업 시간도 일평균 8시간으로 고정해 두었다. 피고 회사는 그 도급사인 C 주식회사의 사업장에서 원고 등 인력들을 작업하도록 하였는데, C 주식회사는 원고를 포함한 피고 소속 작업자들의 근무년월, 근무시간, 일정한 조건 충족 여부 등을 매일 체크하였다. 피고 회사 역시 원고 등 작업자들의 출근부를 관리하였고, 원고 등 작업자들의 출근시간이 일정하게 정해진 것을 전제로 출퇴근 버스까지 운영하였다. 아울러 원고가 피고와의 계약을 체결한 후 실제로 2019. 11.부터 2021. 7.까지 한 달 평균 23일(공상 당한 기간 제외) 가량 매주 대개 4~5일 가량, 출근하면 8~9시간씩 일하는 등 전업으로 작업을 해야 했으므로, 원고 스스로 자율적으로 다른 사업자와 선택하여 일할 수는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③

통상의 노무도급과는 달리, 원·피고 사이의 계약은 특정한 사업이나 작업장 별로 체결된 것도 아니고, 3개월 단위로 계약기간이 계속 연장되면서 원고가 피고 회사를 위하여 취부업무를 수행하도록 정하였다. 원고가 자신의 업무를 타인에게 대신하게 할 수도 없었다. 따라서 피고는 특정 업무 완성을 원고에게 위탁하였다고 보기는 어렵고, 도급량에 따라 유동적으로 변동하는 피고 회사의 업무량을 고려하여 피고의 인력투입결정과 구체적 지시에 따라 연속적으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인력풀을 확보하고자 원고와의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피고 회사 현장 소장의 업무 지시 내용에서는 특정 범위의 '일의 완성'을 지시하는 내용은 찾아보기 어렵고, 계속적으로 노무를 제공하기로 약정한 원고와 같은 사람들에게 출근일과 업무시간 등을 지정하는 내용이 대부분이었다.

④

원고는 취부업무를 하였는데, 취부작업 장비, CO2 용접기, 산소절단기 및 호스, 레버플로, 만력기, 유압자키, 스테인리스 직각자 등은 모두 피고가 공급하였고, 일정 기간 연속적으로 근무한 경우 그 비용도 모두 피고가 부담하였으며, 퇴직시 위와 같은 장비를 반납하였다.

⑤

피고가 마련한 원고와의 프리랜서 계약서에는 '수당 및 퇴직금'을 포함한 시급이 정해져 있는데, 이는 피고도 원고와의 계약의 본질이 근로제공계약이라는 것을 인지하고 있었음을 시사한다. 피고의 관리자가 안전지시 등을 함에 있어 '스티커 3회 발부되면 퇴사'라고 표현하기도 하는 등 실제로 원고와 피고의 계약을 이행하는 과정에서도 그 계약의 성질을 고용으로 인식하였다고 보인다.

⑥

피고는 전문적 인력의 계속적 노무 제공을 받는 방식으로 월급제, 일당제, 시급제, 직시급제 등 종속의 정도를 달리하는 제도를 마련해 두었고, 이에 따라 근로의 형태 및 지휘·감독을 받는 정도를 원고 측이 선택할 수 있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피고는 이 법원의 석명에도 불구하고 소속 인력들이 노무 제공 방식과 형식의 선택가능성, 각 제도 별 근로의 형태나 지휘·감독 및 노무제공자의 자율성의 차이점 등에 대하여 어떠한 증거도 제출하지 못하였다.

⑦

피고 회사는 원고가 언제든지 자유의사에 따라 노무 제공을 그만둘 수 있었으므로 고용계약이 아니라고 주장하나, 강제노동이 금지된 이상 이는 당연한 것이고 근로를 제공하는 자의 계약 해지의 자유를 바탕으로 고용계약과 노무도급을 구분할 수 없다.

⑧

원고가 피고 회사의 취업규칙을 적용받지 않았고,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해져 있지 않았으며, 피고 회사로부터 받은 수수료 등과 관련하여 근로소득세가 아닌 사업소득세를 납부하였고, 다른 사회보장제도에서 근로자로서의 지위를 인정받지 못하였다는 사정은 사용자인 피고 회사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에서 임의로 정할 수 있는 것에 불과하므로, 이를 들어 원고의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성을 쉽사리 부정할 것은 아니다(대법원 2020. 4. 29. 선고 2018다229120 판결 등 참조). 아울러 설령 원고가 스스로 특수고용이나 프리랜서에게 지급되었던 2차 코로나 19 긴급 고용안정지원금을 신청하여 받았다고 하더라도 이는 원고가 피고로부터 고용보험 가입 등을 부정당한 상황에서 사회복지 측면에서 경제적 이득을 보기 위하여 한 행동으로 보일 뿐, 이로 인하여 피고와의 계약의 성격이 바뀐다거나 근로기준법 상의 보호를 스스로 포기하였다고 볼 수 없다.

○

피고 회사는 원고가 청구하는 미지급 수당 및 퇴직금 차액과 관련하여 구체적 금액에 대하여는 다투지 않는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그 청구금액 및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는 원고에게 지급할 퇴직금이 선지급되었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8조 제1항에서 사용자는 계속근로년수 1년에 대하여 30일분 이상의 평균임금을 퇴직하는 근로자에게 지급할 수 있는 제도를 설정하여야 한다고 정하고, 제2항 전문에서는 제1항에도 불구하고 사용자는 주택구입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유로 근로자가 요구하는 경우에는 근로자가 퇴직하기 전 해당 근로자의 계속근로기간에 대한 퇴직금을 미리 정산하여 지급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위 규정상의 퇴직금지급청구권은 퇴직금중간정산이 유효하게 성립하는 경우가 아닌 한 근로계약이 존속하는 동안에는 발생할 여지가 없고, 따라서 사용자와 근로자가 매월 지급하는 월급이나 매일 지급하는 일당과 함께 퇴직금으로 일정한 금전을 미리 지급하기로 약정(이하 '퇴직금 분할 약정'이라 한다)하였다면, 그 약정은 위 법 제8조 제2항 전문의 퇴직금중간정산으로 인정되는 경우가 아닌 한 최종 퇴직 시 발생하는 퇴직금청구권을 근로자가 사전에 포기하는 것으로서 강행법규인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8조에 위배되어 무효이고, 그 결과 퇴직금 분할 약정에 따라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퇴직금 명목의 금전을 지급하였다 하더라도 퇴직금 지급으로서의 효력이 없다(대법원 2002. 7. 26. 선고 2000다27671 판결, 대법원 2007. 8. 23. 선고 2007도4171 판결 등 참조). 피고는 원고와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8조 제2항 전문에서 정하는 퇴직금 중간정산 약정을 하였다고 볼 만한 아무런 자료도 제출하지 못하였으므로, 피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피고는 아울러 원고가 2020. 4. 28.경 법정수당을 선지급받았다는 확인을 하였으므로, 그 이후 기간에는 수당에 관한 청구를 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근로기준법 제17조에서는 사용자가 근로계약 체결시에 근로자에 대하여 임금, 소정근로시간, 제55조에 따른 휴일, 제60조에 따른 연차유급휴가 등 근로조건을 명시하면서 임금의 구성항목, 계산방법 등에 관한 사항을 근로자에게 교부하여야 한다고 정하고, 같은 법 제55조 제1항은 1주에 평균 1회 이상의 유급휴일을 보장하도록 하고 있으며, 같은 법 제56조는 연장근로와 야간근로 또는 휴일근로에 대하여는 통상임금의 100분의 50 이상을 가산한 임금을 지급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근로기준법은 이와 같이 기본임금을 결정하도록 하고 근로시간을 산정하여 발생하거나 가산하는 법정수당을 기본임금을 기초로 산정되도록 있는데, 기본임금인 시급에 법정수당을 포함시켜 지급받기로 하는 약정은 근로시간을 충족함으로써 부정기적으로 발생하는 법정수당을 사전에 포기하는 것으로 역시 강행법규인 위 관련 근로기준법 조항에 위반되어 무효이다. 따라서 피고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판사 김도요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