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방법원판결

부산지방법원 2022. 11. 17. 선고 2022노2014 판결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벌금 500만 원에 처한다.

다만, 이 판결 확정일부터 1년간 위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위 집행유예 선고가 실효 또는 취소되고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만 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사실오인, 법리오해

'주식회사 D(이하 '이 사건 회사'라고 한다)'의 실질적인 운영자는 B이고 피고인은 명목상의 대표이사에 불과한바, 피고인은 근로기준법상 '사용자'에 해당하지 아니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나.

양형부당

원심의 형(벌금 500만 원)이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2.

판단

가.

사실오인 주장에 대한 판단

1)

피고인은 원심에서도 동일한 취지의 주장을 하였고, 원심은 ① 피고인은 법률상 이 사건 회사의 대표이사로 선임되었고 적어도 2019. 5. 말경까지 회사에 매일 출근하였으며, 회사에 피고인이 근무하는 대표이사 사무실이 마련되어 있었고 회사 직원들도 피고인을 '대표'로 호칭하였던 점, ② B이 회사 경영에 관한 중요한 사항을 모두 결정하였다고는 하나, 피고인이 최종적인 결재서명을 하였고 사무용품, 비품 등 사소한 사항은 직접 결정하였던 점, ③ 피고인도 일부 근로자 채용 면접에 면접관으로 참여하였던 사실은 인정하는 점, ④ 피고인은 2019. 5. 27. 이 사건 회사의 대표이사로서 근로자들의 대표라고 하는 N과 사이에 2019. 12. 30.에 근로자 54명의 2019년 3월, 4월 급여 합계액 1억 7,400만 원을 지급하기로 하는 내용의 공정증서를 작성하기도 한 점, ⑤ 피고인은 D 법인을 설립하기 전에 개인사업자로 D을 등록하기도 하였는데, 2019. 10.경 이 사건 회사 사무실의 임대차보증금 8,000만 원이 피고인 명의 개인사업자 계좌로 입금되자 이를 인출하여 O에게 교부하는 등 회사의 중요한 자산을 처분하는 결정을 하였던 점 등을 종합하여 피고인의 주장을 배척하고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다.

2)

근로기준법상 '사용자'란 사업주 또는 사업경영담당자, 그 밖에 근로자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를 위하여 행위 하는 자를 말하는바(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2호), 주식회사의 대표이사는 대외적으로는 회사를 대표하고 대내적으로는 회사의 업무를 집행할 권한을 가지는 것이므로, 탈법적인 목적을 위하여 특정인을 명목상으로만 대표이사로 등기하여 두고 그를 회사의 모든 업무집행에서 배제하여 실질적으로 아무런 업무를 집행하지 아니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사업경영담당자로서 사용자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2007. 7. 27. 선고 2007도4392 판결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원심이 설시한 사정에 더하여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이 사건 회사의 모든 업무에서 배제되어 아무런 업무도 집행하지 아니하였다고 볼 수 없는바, 피고인 역시 위 회사의 사업경영담당자로서 '사용자'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①

피고인은 B의 제안으로 이 사건 회사의 대표이사직을 맡게 된 것으로 보이긴 하나, 피고인은 스스로 그 제안을 수락하였고, 근로계약서, 권고사직통보서 등 회사 명의의 문서상에는 대표자로서 피고인의 이름이 기재되어 있는바, 피고인은 자신이 회사의 대표자로서 외형상 일정한 법률상 책임을 부담할 수 있다는 점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②

피고인의 수사기관에서의 진술 등에 의하면, B이 이 사건 회사의 자본금 명목으로 돈을 차용하는 과정에서 그 차용증은 피고인 명의로 작성된 것으로 보이고, 피고인은 사업자등록증, 통장을 만드는 자리에서도 B과 함께 있었던바, 피고인이 위 회사의 설립 및 운영 과정에 전혀 관여하지 않았다고 보기 어렵다.

③

피고인은 이 사건 회사에 거의 매일 출근하였고, 일정한 근로를 하고 160만 원의 급여를 지급받았던 다른 근로자들과는 달리, 별다른 노무를 제공하지 않고도 250만 원으로 책정된 대표이사로서의 급여를 지급받았다.

④

이 사건 회사의 근로자들인 L, E의 수사기관에서의 각 진술에 의하면, 피고인은 회사의 법인카드 사용에 대한 보고를 받거나 공식적인 행사 자리에서 대표자로서 발언하기도 한 것으로 보인다.

⑤

그렇다면 피고인이 이 사건 회사의 설립 및 운영에 관여한 정도나 수행한 업무의 내용 등에 비추어 볼 때, 비록 위 회사의 고문인 B이 실질적인 운영자로서 주도적인 위치에서 회사를 운영하였다고 하더라도, 피고인 역시 위 회사의 대표이사로서의 대내외적인 업무를 일정 부분 수행하였다고 판단된다.

나.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

피고인이 미지급한 임금 합계가 1억 240만 원에 이르는 점, 피해가 회복되지 않은 점 등은 피고인에게 불리한 정상이다.

그러나 B이 실질적으로 이 사건 회사의 설립 및 운영에 있어서 주도적인 역할을 하였고, 그로 인한 이익도 모두 B이 취한 것으로 보이는 점, 피고인이 악의적으로 근로자들에게 임금을 지급하지 않은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 점, 이 사건 이전에 형사처벌 전력이 없는 점, 피고인이 이 사건 회사의 대표이사를 맡게 된 경위나 수행한 업무 분담의 정도, 그 밖에 피고인의 연령, 성행, 범행의 경위,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여러 사정들을 종합하면, 원심의 형은 무거워서 부당하다.

3.

결론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의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아래와 같이 판결한다.

[다시 쓰는 판결 이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