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방법원판결

부산지방법원 2023. 7. 20. 선고 2022노2895 판결

주문

원심판결

중 피고인 A에 대한 부분을 파기한다.

피고인 A을 벌금 200만 원에 처한다.

피고인 A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만 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위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검사의 피고인 B에 대한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사실오인, 법리오해)

피고인들 및 별지 범죄일람표(1) 기재 근로자들(이하 ‘이 사건 근로자들’이라 한다)의 각 일부 진술, 도급계약서, 공사 중단 공문, 표준근로계약서, 일용노무비 지급명세서의 각 기재 내용 등에 의하면, 주식회사 D(이하 ‘D’이라 한다)과 주식회사 G(이하 ‘G’라 한다) 사이에서는 부산 해운대구 E호텔 신축공사’(이하 ‘이 사건 신축공사’라 한다) 외에 위 현장의 건물 외벽을 보수하는 내용의 공사(이하 ‘이 사건 보수공사’라 한다)에 관하여도 도급계약이 체결된 사실, 이 사건 근로자들은 D의 근로자로 재직하고 있던 사실이 충분히 인정된다. 그럼에도 이를 간과하여 피고인들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2.

판단

가.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 B는 대구 남구 C에 있는 ㈜D의 이사로서 부산 해운대구 E호텔 신축공사’ 현장에서 현장책임자 겸 대리인으로 사업주를 위하여 행위하는 사용자이다.

피고인 A은 부산 해운대구 F에서 건설시행사인 ㈜G를 경영하는 사람으로 위 ‘E호텔 신축공사’를 ㈜D에 도급한 사람이다.

피고인 A은 2019. 6.경 태풍으로 인해 위 공사 현장의 건물 외벽이 탈락되는 등의 문제가 발생하자 피고인 B 및 H[㈜D의 직원이자 위 공사현장의 소장]와 논의하여 ㈜D에서 도급액 1억 7,330만 원(기존 공사 체불임금 4,300만 원 포함)에 위 보수공사를 진행하는 내용으로 협의를 하고, ㈜D에서는 2019. 6. 24.부터 위 H를 현장소장으로 하여 공사를 진행하였으나 ㈜G에서 기성금 지급을 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2019. 8. 1.자로 공사를 중단하였다.

1)

피고인 B

사용자는 근로자가 퇴직한 경우 당사자 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가 없는 한 그 지급사유 발생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보상금, 그 밖에 일체의 금품을 지급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2019. 6. 24.부터 2019. 7. 31.까지 위 ‘E호텔 신축공사’ 외벽 보수공사 작업자로 일하고 퇴직한 근로자 I의 임금 870만 원을 그의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않은 것을 비롯하여 별지 범죄일람표 (1) 기재와 같이 근로자 7명의 임금 합계 31,440,000원을 당사자 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사실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2)

피고인 A

사업이 여러 차례의 도급에 따라 행하여지는 경우에 하수급인이 도급인의 귀책사유로 근로자에게 임금을 지급하지 못한 경우에는 그 도급인은 그 하수급인과 연대하여 하수급인이 사용한 근로자의 임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피고인은 2019. 6.경 위 ‘E호텔 신축공사’ 외벽 보수공사에 관하여 ㈜D에 기존 공사 체불임금 4,300만 원 포함하여 도급액 1억 7,330만 원을 지불하기로 하였으나 이를 약정대로 지급하지 않은 귀책사유가 있으므로 도급인으로서 근로자 임금지급에 관한 연대책임이 있음에도 2019. 6. 24.부터 2019. 7. 31.까지 위 ‘E호텔 신축공사’ 외벽 보수공사 작업자로 일하고 퇴직한 근로자 I의 임금 870만 원을 그의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않은 것을 비롯하여 별지 범죄일람표 (1) 기재와 같이 근로자 7명의 임금 합계 31,440,000원을 당사자 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사실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나.

원심의 판단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여러 사정을 들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① G가 이 사건 보수공사를 D에 도급한 사실, ② H를 비롯한 이 사건 근로자들이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D에 근로를 제공한 사실이 합리적인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는바, 이 사건 보수공사와 관련하여 위 근로자들은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D에 근로를 제공한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피고인들에 대하여 근로기준법위반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피고인들에게 무죄를 선고하였다.

다.

당심의 판단

1)

피고인 A에 대하여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보수공사는 이 사건 신축공사와 마찬가지로 D과 G 사이에 체결된 도급계약에 기하여 이루어진 것이고, H 등 이 사건 근로자들은 이 사건 보수공사에 관하여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D에 근로를 제공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피고인 A은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이 사건 근로자들의 임금지급에 대한 연대책임이 있음에도 임금을 일부 지급하지 아니한 사실이 인정된다. 따라서 이와 달리 피고인 A에 대한 공소사실을 전부 무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으므로, 검사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있다.

가)

D과 G 사이에 작성된 건설공사표준도급계약서, 공사계약 해지예고통보 내용증명 등에 의하면, D은 2018. 10.경 G로부터 이 사건 신축공사를 도급받아 진행하다가, G 측에서 기성고에 따른 공사대금을 지급하지 않았음을 이유로 2019. 3. 7.경 일시적으로 이 사건 신축공사를 중단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나)

이후 위 공사 현장 건물의 외벽이 탈락하는 문제가 발생하자 이를 보수하는 내용의 이 사건 보수공사가 2019. 6. 24.경부터 2019. 7. 31.경까지 진행되었는데, 아래와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보수공사는 D과 G 사이에서 체결되었던 도급계약의 범위에 포함되는 공사라고 봄이 타당하고, 이 사건 근로자들이 D과 무관하게 G와 직접 도급계약 등을 체결한 별개의 공사라고 볼 수는 없다.

⑴ 피고인 B는 수사기관 및 원심에서 ‘이 사건 신축공사 현장 건물의 외벽 일부가 탈락하는 문제가 발생하자, 해운대구청에서 자신에게 연락이 왔고, 현장소장인 H에게 피고인 A과 긴급하게 협의를 진행하도록 지시하였다.’라는 취지로 진술하였는바, 당초 이 사건 보수공사에 관한 논의는 D의 이사이자 현장대리인이었던 피고인 B의 지시에 의해 시작되었고, D의 현장소장인 H는 그 지시에 따라 피고인 A과 이 사건 보수공사에 투입할 대금 등의 사항에 관하여 협의를 진행하였다.

⑵ 또한 피고인 B는 수사기관에서 ‘D의 비상임 고문 AA에게 위와 같은 문제로 이 사건 보수공사 작업을 지시하였다고 말했고, AA 고문이 이를 대표님께 전달한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진술하였는바, D 내부에서는 이 사건 보수공사 문제와 관련하여 일정한 보고 절차를 거치기도 했던 것으로 보인다.<1>

⑶ 현장소장 H도 수사기관에서 ‘이 사건 보수공사와 관련하여 자신이 단독으로 결정해서 처리할 사항은 없었다.’고 진술하거나 “G 대표로부터 이 사건 보수공사에 대하여 기존 공사와 무관하게 직접 도급을 받은 사실이 있나요.“라는 질문에 ”전혀 아닙니다. G가 그렇게 우리 개인하고 계약을 하고 그럴 회사가 아닙니다. 본 계약을 벗어나서는 일을 안 합니다. 회사와 무관하게는 일을 안 한다는 말입니다.“라고 대답하였다.

⑷ 위 협의과정에 참여하였던 것으로 보이는 M도 원심에서 ‘이 사건 보수공사가 이 사건 신축공사와 별개라고 생각을 한다면 좀 이상한 것 같다.’, ‘이 사건 보수공사 견적이 따로 나오기는 했지만 실제 협의된 내용은 이를 시작으로 하여 공사자금을 피고인 A이 지급하면서 기존 공사도 계속 진행하기로 한 것이다.’라고 진술하였다.

⑸ 특히 D은 2019. 8. 1.경 ”2019년 3월 20일 공사 중단 이후 건물의 외부 마감의 훼손 심각성을 상의하여 외벽 석재 및 창호 주변 코킹을 동년 6월 24일부로 재개하였으나, 초기 노무비 및 자재비의 지급이 되지 않아 공사를 계속 진행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러 현장공사를 2019년 7월 31일부로 중단함을 알려드립니다.“라는 내용의 ‘공사 중단 공문’(증거기록 261쪽)을 G 측에 발송하였는바, 위 공문에는 ‘이 사건 보수공사를 진행함으로써 이 사건 신축공사가 재개되었다.’라는 취지의 내용이 명시적으로 기재되어 있고, 위 기재 내용에 따른 공사 재개 및 재중단 시점 또한 이 사건 보수공사가 진행된 기간과 일치한다.

⑹ H가 이 사건 보수공사에 관한 협의 과정에서 작성하여 G에 전달하였던 견적서(증거기록 123쪽)에는 ‘석재코킹작업’, ‘창호 유리마감’ 등 이 사건 보수공사와 직접적으로 관련된 항목 외에도, ‘체불임금’, ‘안전관리비’, ‘19. 3.까지의 작업분에 대한 곤도라 설치 및 운영 노임’ 등 앞서 진행되었던 이 사건 신축공사에 관련된 비용들이 포함되어 있다. 특히 위 안전관리비는 이 사건 신축공사 전체에 관한 것으로 보이는데<2>, 만일 이 사건 보수공사가 이 사건 근로자들이 D을 배제하고 G로부터 직접 도급받았던 것이라면, 근로자 개인의 금전적 이해관계와는 직접적으로 관련이 없는 위 안전관리비와 같은 항목이 견적서에 포함된 이유를 설명하기 어렵다.

다)

또한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이 사건 보수공사의 경우 G가 이 사건 근로자들에게 임금을 ‘직불’ 처리하기로 하였다는 점을 제외하고는, 그 근로제공의 방식이나 내용, 근로 조건 등이 이 사건 신축공사와 상이하다고 보이지 않고, 이 사건 보수공사가 이 사건 신축공사의 일환으로서 이루어진 것인 점까지 더하여 보면, 이 사건 근로자들은 이 사건 보수공사에 관해서도 D에 종속된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⑴ 이 사건 근로자들은 당초 D에 소속된 근로자들로서 이 사건 신축공사를 위해 투입된 인원들이고, H, K, L과 D 사이에서는 이 사건 신축공사 내지 보수공사와 관련하여 근로계약서도 작성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⑵ 앞서 본 바와 같이 D의 현장소장인 H는 피고인 B의 지시에 따라 D을 대변하는 입장에서 G 측과 이 사건 보수공사에 관한 협의에 나섰을 뿐이고, D을 배제한 채 독립한 지위에서 G와 이 사건 보수공사를 진행하게 된 것이라고 보이지는 않는다. 또한 이 사건 근로자들이 G와 사이에 이 사건 보수공사에 관하여 직접 별도의 근로계약 내지 도급계약을 체결하였다는 객관적인 정황도 찾기 어렵다.

⑶ 한편, V은 원심에서 ‘H는 이 사건 신축공사 현장의 현장소장으로서 안전, 품질, 공정관리, 현장근로자의 입, 퇴사를 결정하고 모든 제반비용의 입출금을 담당하였다.’라고 진술하였고, M도 원심에서 ‘그 전에도 H가 현장에서 전부 관리를 해 왔다.’라는 취지로 진술하였는바, 당초 H는 이 사건 신축공사의 전반적인 사항에 관하여 폭넓은 권한을 보유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고, 이 사건 보수공사 역시 마찬가지로 현장소장 H의 주도 아래 진행되었다.<3>

⑷ 이 사건 보수공사에 관한 근로자들의 노임 또한 이 사건 신축공사의 경우와 동일하게 책정되었던 것으로 보이고<4>, 일용노무비 지급명세서(증거기록 19쪽 이하)의 기재에 의하더라도, 이 사건 근로자들이 이 사건 보수공사 당시 제공한 근로에 대한 임금 내역은 D 측에서 작성, 관리되었다.

⑸ 한편, D의 대표 V은 2021. 10. 13.경 ‘D에서 현장소장으로 근로하다 퇴직한 H의 휴업수당을 지급하지 아니하였다.’는 내용의 범죄사실로 유죄판결을 선고받고 이후 위 판결이 확정된 사실이 있는데, 위 사건에서는 H가 이 사건 보수공사 기간 동안 현장소장으로서 일했던 기간(2019. 6. 24.경부터 2019. 7. 31.경까지)이 체불된 휴업수당 산정에서 제외되어 있다. 이는 H가 위 기간에도 D의 현장소장으로 근무하였음을 의미한다.

⑹ H가 이 사건 보수공사에 관하여도 D의 현장소장으로 근무한 이상 위 공사에 관한 부분적 포괄대리권이 있으므로 D을 대리하여 G와 계약조건 등을 조율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지고 있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⑺ 원심이 지적한 바와 같이 I, H는 이 사건 보수공사가 이 사건 신축공사와 구분되는 것으로 D과는 관련이 없는 것처럼 진술하기도 하였으나, ① 이 사건 보수공사가 이 사건 신축공사의 일부로서 여전히 G와 D 사이의 도급관계에 포함되는지 여부는 위 각 공사를 둘러싼 여러 객관적인 사정들을 토대로 법리적으로 평가하여야 할 문제로서, 관련자들의 주관적인 사후 판단에 의해 법률관계가 좌우된다고 보기는 어려운 점, ② H가 D의 현장소장으로서 이 사건 보수공사를 주도한 이상 피고인 B가 이 사건 보수공사에 관하여 적극적으로 개입하지 않았고, H가 위 공사에 관한 사항을 피고인 B에게 제대로 보고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D이 개입하지 않았다고 볼 수 없는 점, ③ I, H가 D보다는 G로부터 임금을 받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하여 G의 직영공사라고 주장하였을 여지도 충분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I, H의 위와 같은 진술만으로 이 사건 보수공사가 D과 무관하다고 판단할 수 없다.

⑻ 또한 근로자 보호 등의 목적으로 도급인이 수급인의 근로자들에게 임금을 직접 지급하는 것은 건설 현장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는 사례이므로, G가 D의 근로자들에게 임금을 직접 지급하기로 했다는 사정만으로 G의 직영 공사라고 평가할 수도 없다.

라)

피고인 A은 이 사건 근로자들에게 임금을 직접 지급해 주겠다고 약속하였음에도 별지 범죄일람표(2) 기재 각 임금을 지급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D에 도급 금액을 약정대로 지급하지도 않았는바, 이는 근로기준법 제44조, 같은 법 시행령 제24조 제1호의 ‘정당한 사유 없이 도급계약에서 정한 도급 금액 지급일에 도급 금액을 지급하지 아니한 경우’로 평가할 수 있다.

마)

결국 이 사건 보수공사는 이 사건 신축공사의 일환으로서 D과 G 사이에서 체결된 도급계약의 범위에 포함된 것이고, 이 사건 근로자들은 이 사건 보수공사에 관하여도 D에 종속된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하였음이 인정되는 이상, 귀책사유가 있는 도급인인 G의 대표자 피고인 A은 위 근로자들의 임금 지급에 대한 연대책임을 진다<5>.

다만 그 미지급 임금액은 아래 ‘무죄 부분’에 설시한 근거에 따라 별지 범죄일람표(2) 기재 금액의 범위로 제한된다.

2)

피고인 B에 대하여

가)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과는 관계없이 실질에 있어서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반대로 어떤 근로자에 대하여 누가 임금 및 퇴직금의 지급의무를 부담하는 사용자인가를 판단함에 있어서도 계약의 형식이나 관련 법규의 내용에 관계없이 실질적인 근로관계를 기준으로 하여야 한다(대법원 2012. 5. 24. 선고 2010다107071, 107088 판결 등 참조).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36조 위반죄의 주체는 사용자로서, 근로기준법 제2조는 ‘사용자’라 함은 사업주 또는 사업 경영 담당자, 그 밖에 근로자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를 위하여 행위하는 자를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여기에서 ‘사업주’란 사업경영의 주체를 말하고, ‘근로자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를 위하여 행위하는 자’라 함은 근로자의 인사·급여·후생·노무관리 등 근로조건의 결정 또는 업무상의 명령이나 지휘·감독을 하는 등의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로부터 일정한 권한과 책임을 부여받은 자를 말한다(대법원 2006. 5. 11. 선고 2005도8364 판결, 대법원 2015. 6. 11. 선고 2014도15915 판결 등 참조).

나)

구체적인 판단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 B가 이 사건 보수공사에 관하여 H 등 이 사건 근로자들에 대한 임금지급의무를 부담하는 사용자에 해당한다는 사실이 합리적인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피고인 B에 대한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한 원심의 결론은 정당하므로, 검사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⑴ 피고인 B는 D의 이사로서, 이 사건 보수공사에 관하여 ‘현장대리인’이라는 직책에 있었던 것으로 보이나, V은 원심에서 D과 G가 도급계약을 체결하게 된 경위에 관하여 “H가 이런 공사가 있는데 우리 현장대리인만 해주면 공사는 본인이 알아서 진행하겠다고 해서 공사를 하게 되었습니다.”, “H가 이 현장을 본인이 책임지고 완공을 시키겠다고 했습니다.”, “(H는) 이 공사를 D에 연결시켜 준 사람입니다. 처음에는 저희도 현장관리 그러니까 현장소장 역할하기를 원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까 자격증이 없어서 B를 따로 현장대리인으로 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라며 피고인 B는 명목상의 현장대리인에 불과하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⑵ H도 원심에서 “공사현장에서 일할 때 증인이 현장소장이었는데, 증인 위에 D에서 감독하는 사람이 누가 있었나요.”라는 질문에 “B가 원래 상주를 해야 되는데 상주를 안 하고 지명만 되어 있었습니다. 그리고 AF이라고 한 분 나와 있었고, 그리고 제가 있었습니다.”라고 대답하였고, I도 원심에서 ‘피고인 B는 몇 번 뵙지는 못했는데 D 이사로 알고 있다.’, ‘가끔식 D의 대리 자격으로 와서 관여를 한 것으로 알고 있고, 그 이상은 잘 모른다.’라고 진술하였는바, 피고인 B는 이 사건 공사 현장에서 상주하면서 공사 현장을 관리, 감독하는 등의 역할을 수행한 것도 아니었다.

⑶ 오히려 ① 앞서 본 바와 같은 V의 진술에 의하면, H는 D이 G와 도급계약을 체결하는 데에 기여함으로써 D에 고용되었고, 그와 같은 이유에서 이 사건 신축공사 내지 보수공사 현장의 전반적인 사항에 대한 권한은 사실상 현장소장인 H에게 일임되어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② 이 사건 신축공사 중 전기공사 부분을 도급받았던 P의 대표 M도 원심에서 ‘이전부터 H가 현장에서 전부 관리를 해왔다.’, ‘이 사건 보수공사를 계획하고 예산을 수립하고, 현장의 모든 사항을 총괄하며 주도적으로 진행한 사람이 H이고, 그 비용을 대신 처리한 사람이 본인이다.’라는 취지로 진술한 점, ③ H도 원심에서 ‘이 사건 보수공사의 비용 계획, 임금 기준, 공수 산정 등 전반적인 의사결정은 자신이 현장 근로자들과 합의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한 점, ④ H는 실제로 이 사건 보수공사 현장에서 투입될 인력을 결정하거나 노임을 조율하였고, 근로자들이 일한 일자를 확인하여 공수를 기록하기도 하였던 점, ⑤ 공사대금 집행에 이용되었던 현장통장도 H가 직접 관리하였고<6>, 이 사건 보수공사와 관련하여 G 측에서 지급한 약 5,600만 원 상당의 돈도 H의 주도로 집행되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⑥ I는 원심에서 “저는 소장님(H)한테 제 임금만 받으면 되지 다른 사람들 인건비까지 책임질 필요는 없어요.”라고 진술하기도 하였던 점 등에 비추어 보면, D 내부에서는 피고인 B가 아니라 현장소장 H가 이 사건 보수공사 현장에서 근로자들의 근로조건을 결정하고 지휘, 감독하는 등의 역할을 수행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⑷ 또한 H는 ‘이 사건 근로자들의 노임은 일반적인 사항으로서 피고인 B에게 보고할 이유가 없다.’, ‘공수 산정에 관한 사항을 매일 보고하지는 않는다.’라고 진술하였는바, H가 위와 같이 이 사건 보수공사 현장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업무 내용이나 근로자들에 대한 구체적인 사항들이 피고인 B에게 별도로 보고되지도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⑸ 따라서 피고인 B가 D에서 사업주를 위해 행위하는 사용자에 해당한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달리 피고인 B가 D 근로자들의 인사·급여·후생·노무관리 등 근로조건의 결정 또는 업무상의 명령이나 지휘·감독을 하는 등의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로부터 일정한 권한과 책임을 부여받았다고 볼 만한 사정을 찾을 수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검사의 피고인 A에 대한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따라 원심판결 중 피고인 A에 대한 부분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아래와 같이 판결하고, 검사의 피고인 B에 대한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다시 쓰는 판결 이유(피고인 A)]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