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벌금 300,000원에 처한다.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0,000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노역장에 유치한다.
위 벌금 상당액의 가납을 명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피고인은 근로자 D(이하 ‘D’이라고만 한다)과 사이에 권고사직에 관한 합의가 존재하지 아니한 상태에서 2021. 12. 29. D을 사전 예고 없이 해고한 것이 명백하고, 그와 같은 사실을 잘 인식하고 있었음에도 해고예고기간을 지키지도 않았을 뿐만 아니라 해고예고수당도 지급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이 사건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판단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부산 해운대구 B, 6층 소재 ‘C’ 대표로 상시근로자 2명을 사용하여 체력단련시설운영업(PT샵)을 경영하는 사업주로서 사용자이다.
사용자는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적어도 30일 전에 예고를 하여야 하고, 30일 전에 예고를 하지 아니하였을 때에는 30일분 이상의 통상임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위 사업장 소속으로 2021. 7. 5.부터 2021. 12. 31.까지 퍼스널트레이너로 근무한 D을 2021. 12. 29. 해고하면서 통상임금의 30일분에 해당하는 해고예고수당 6,335,180원을 해고일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원심의 판단
원심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실 및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이 공소사실 기재와 같은 해고예고수당을 지급하여야 할 의무의 존재 또는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다고 판단되므로, 피고인이 2021. 12. 29. 해고한 D에게 이를 지급하지 않은 데 상당한 이유가 있고, 피고인에게 위 근로기준법위반의 고의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피고인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였다.
피고인은 자신이 운영하는 C의 퍼스널트레이너인 D과 사이에서 D의 PT수업 중의 태도나 코로나 예방접종 등의 문제로 갈등을 빚던 중 2021. 12. 29.경 D을 해고하였으나, 이후 D에게 2022년 1월까지 기존 회원들에 대한 수업을 계속하라는 요청을 하였고, D이 이를 거부하였다.
D은 2022년 1월경 부산지방고용노동청 부산동부지청에 피고인의 해고예고수당미지급에 대한 진정을 제기하였는데(그전에 피고인에게 해고예고수당의 지급을 요구한 적은 없었다), 피고인은 2022. 1. 27.경에 조사를 받으면서 ‘D에게 2022년 1월 말까지 계속 수업을 요청하였기 때문에 해고한 것이 아니다’라고 주장하면서도 근로감독관에게 해고예고수당을 지급하여야 한다면 통상임금에 해당하는 월 기본급인 800,000원을 지급하면 되는 것인지를 문의하기도 하였다.
D은 2021. 7. 7. 피고인과 월 800,000원 및 PT수업료의 50%를 임금으로 하는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는데, 위 고용노동청의 진정사건 조사과정에서 위 PT수업료의 50%에 해당하는 부분이 통상임금에 포함되는지에 관하여 해석상 다툼이 발생하였고, 근로감독관은 이를 고용노동부에 질의하기도 하였으나 고용노동부에서도 해석상의 어려움이 있어 답변을 하는 과정에서 절차가 상당히 지연되다가, 2022년 8월경에야 ‘D이 수업 건수에 따른 실적을 기준으로 매월 임금을 지급받는 근로기준법상 도급근로자에 해당하고, PT수업료에 비하여 기본급의 비중이 월등히 적고, PT수업료가 근로의 제공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을 뿐만 아니라 일률적 고정급에 가까운 금액으로 보여진다는 이유로 통상임금에 포함된다.’고 판단하였다. 그러자 D은 2022. 9. 21.경 피고인을 해고예고 수당미지급으로 형사고소하기에 이르렀다.
당심의 판단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 제23조에서 말하는 ‘해고’란 실제 사업장에서 불리는 명칭이나 절차에 관계없이 근로자의 의사에 반하여 사용자가 일방적으로 근로관계를 종료시키는 것을 말한다(대법원 2018. 5. 30. 선고 2014다9632 판결 등 참조).
근로기준법 제26조는, 사용자가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적어도 30일 전에 예고를 하여야 하고, 30일 전에 예고를 하지 아니하였을 때에는 30일분 이상의 통상임금을 지급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다만, 사용자로 하여금 언제나 예외 없이 해고예고를 사전에 이행하도록 하면 사용자의 이익을 무단히 해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사용자가 자신의 귀책사유 없이 돌발적으로 야기된 불가항력적 상황으로 인하여 사업을 계속하는 것이 어려운 경우에까지 해고예고를 요구하거나, 근로자가 사용자에 대하여 중대한 의무를 위반함으로써 기본적 신뢰관계가 깨어진 경우에까지 해고예고를 요구하는 것은 근로관계에서 일방 당사자인 사용자를 지나치게 불리하게 처우하는 것으로서 불합리한 결과를 야기하게 된다. 이를 감안하여 근로기준법 제26조 단서는 “천재・사변, 그 밖의 부득이한 사유로 사업을 계속하는 것이 불가능한 경우 또는 근로자가 고의로 사업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하거나 재산상 손해를 끼친 경우로서 고용노동부령으로 정하는 사유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예고절차 없이 즉시 해고할 수 있다”고 하여 ‘해고예고가 불필요한 해고’인 즉시해고 제도를 두어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의 이해관계를 조정하고 있다(헌법재판소 2017. 5. 25. 선고 2016헌마640 결정 참조).
이처럼 근로기준법에 마련된 해고예고제도는 근로조건의 핵심적 부분인 해고와 관련된 사항일 뿐만 아니라, 근로자가 갑자기 직장을 잃어 생활이 곤란해지는 것을 막는 데 목적이 있으므로, 근로자의 인간 존엄성을 보장하기 위한 합리적 근로조건에 해당한다. 따라서 근로관계 종료 전 사용자로 하여금 근로자에게 해고예고를 하도록 하는 것은 개별 근로자의 인간 존엄성을 보장하기 위한 최소한의 근로조건 가운데 하나에 해당하므로, 해고예고에 관한 권리는 근로의 권리의 내용에 포함되고(헌법재판소 2015. 12. 23. 선고 2014헌바3 전원재판부), 위 제도는 근로자로 하여금 해고에 대비하여 새로운 직장을 구할 수 있는 시간적․경제적 여유를 주려는 데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대법원 2010. 4. 15. 선고 2009도13833 판결 참조), 해고예고 예외사유는 엄격하게 인정하여야 한다.
근로기준법상 임금·퇴직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 것이라면 사용자가 임금·퇴직금 등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에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어서 그 고의를 인정하기 어렵다(대법원 2011. 10. 27. 선고 2010도14693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피고인이 D을 해고한 것인지 여부
위 법리에 비추어 살피건대, 원심과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의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사용자인 피고인이 일방적 의사에 의하여 사전예고 없이 D을 해고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피고인은 2021. 7. 7.경 D과 사이에 근로계약기간을 2021. 7. 5.부터 2022. 7. 4.까지로 하는 ‘C 정직원 표준근로계약서’를 작성한 바가 있음에도 D에게 2021. 12. 29.경 구두로 회사에 나오지 말라고 하고, “재등록을 받지 말고 지금 수업 마무리 짓고 C에서 나가라”는 내용의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내자 D은 계속 근무를 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하면서 12. 31.경까지 출근을 하였다.
그 과정에서 피고인은 “2021. 12. 31.까지만 근무시간을 원래대로 지켜주고 2022. 1.부터는 출근시간 제한 없이 수업 시간에 맞춰 출근을 하고 수업을 마무리해달라”고 말하였고, 이에 D이 “그렇게 하지는 못하겠다.”고 하자 피고인은 D에게 “사직서를 제출하라”는 취지로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냈다(D은 수사기관에서 환불 등의 피해를 우려한 피고인으로부터 “기본급을 지급받음이 없이 1월까지 남은 수업을 정리하라”는 취지의 말을 들었다고 진술한 바도 있다).
피고인은 2022. 2. 9. 근로감독관으로부터 해고예고 없이 D을 즉시 해고한 것이라는 이유로 해고예고수당을 지급해야할 의무가 있다고 안내받기도 하였다.
원심도 피고인이 D과 사이에 D의 PT수업 중의 태도나 코로나 예방접종 등의 문제로 갈등을 빚기는 하였으나 2021. 12. 29.경 해고의 의사를 표시하면서 “2022. 1.까지 기존 회원들에 대한 수업을 계속하라는 요청”을 “기본급 지급 등 기존 근로계약 조건에 따른 계속적 근로의 요청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는 이유로 2021. 12. 29.자로 피고인이 D을 해고한 것이라고 판단하였다.
해고예고수당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한 고의 인정 여부
⑴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인은 2021. 12. 29. D과 사이에 권고사직에 관한 합의가 존재하지 아니한 상태에서 일방적으로 해고의 의사를 표시한 사실이 있고, 나아가 그와 같이 해고를 함에 있어 30일 전에 해고예고를 하지 아니하였을 뿐 아니라 지금까지도 해고예고수당을 지급하지 아니한 사실이 각 인정되므로, 피고인은 해고예고에 관한 예외사유가 없는 한 D에 대하여 해고예고수당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⑵ 한편 앞서 본 법리에 의하면 해고예고수당 미지급으로 인한 근로기준법위반죄는 과실범이 아니라 고의범으로서 해고예고수당 지급의무가 존재한다고 하더라고 그 지급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 경우라면 사용자의 고의를 인정하기 어렵다(대법원 2011. 10. 27. 선고 2010도14693 판결 등 참조)고 할 것이다.
㈎ 이 사건에 돌이켜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인은 D과 사이에 표준근로계약을 체결하면서 근로조건으로 월 800,000원 및 PT수업료의 50%를 임금으로 지급하기로 하는 계약을 체결하였던 사실, 표준근로계약 상 월 800,000원은 기본급으로 D이 PT수업을 진행함과 무관하게 고정적으로 지급되는 금액인 사실, 그러한 이유로 피고인은 해고에 따른 D의 민원제기에 따라 근로감독관으로부터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해고예고수당을 지급하여야 한다면 월 기본급으로 책정된 800,000원을 지급하면 되는 것인지 여부를 문의하기도 하였던 사실이 각 인정되고, 위 각 인정사실에 비추어 보면, D을 해고함에 있어 해고예고수당을 지급할 의무를 부담하는 피고인으로서는 적어도 근로계약을 작성하면서 매월 고정적으로 지급하기로 약정한 기본급인 800,000원을 해고예고수당으로 지급하지 않은 데에는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이지 아니하므로 피고인에게 그 미지급에 대하여는 고의를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이 부분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고 이를 지적하는 검사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있다.
㈏ 다만, 피고인에게 D에 대한 해고예고수당 지급의무가 인정된다고 보더라도,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월 800,000원과 함께 급여로 지급하기로 한 PT수업료의 50%의 경우 매월 금액이 고정된 것이 아니고 매월 수업대상자의 변경에 따라 가변적일 수밖에 없었던 점, 그러한 이유로 수사기관에서 실적에 따라 D은 매월 급여로 400 ~ 500만 원을 지급받았다고, 피고인은 매월 300 ~ 600만 원을 지급하였다고 각 진술하였던 점, D의 진정사건에서 근로감독관조차도 “PT수업료의 50%”의 통상임금 여부에 관한 고용노동부에 질의를 하는 과정을 거쳤을 뿐 아니라 D의 진정 후 8개월이 경과한 2022. 8.경에 이르러서야 “D이 수업 건수에 따른 실적을 기준으로 매월 임금을 지급받은 근로기준법상의 도급근로자에 해당하고 PT수업료에 비하여 기본급의 비중이 월등히 적고, PT수업료가 근로의 제공에 직접적인 관련이 있을 뿐 아니라 일률적, 고정급에 가까운 금액이라는 이유로 통상임금에 포함된다.”고 판단하게 된 점, 피고인은 지금까지도 통상임금의 액수에 관한 다툼을 하고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 스스로 통상임금으로 인정하고 있는 기본급인 800,000원을 초과하는 금액에 관하여는 그 미지급에 고의를 인정하기 어렵다.
㈐ 이 사건 공소제기 이후 민사소송 등을 통하여 피고인이 D에게 통상임금 30일분에 해당하는 해고예고수당 6,335,180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는 사실이 확인되었다는 사정만으로는 민사적인 책임을 떠나 고의를 전제로 한 형사적인 책임까지 있다고 인정하기는 어렵고, 달리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이 D을 해고할 당시에 800,000원을 초과하는 해고예고수당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는 사실까지 알고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
따라서 800,000원을 초과하는 해고예고수당 미지급으로 인한 근로기준법 위반의 점에 관한 검사의 항소는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공소사실 중 해고예고수당 800,000원 미지급의 점에 관한 검사의 항소는 이유 있는바 위 부분과 나머지 공소사실은 일죄의 관계에 있어 하나의 형을 선고하여야 하는 관계에 있으므로, 결국 원심판결은 그 전부가 파기를 면할 수 없다. 따라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따라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다시 쓰는 판결 이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