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방법원판결

부산지방법원 2026. 5. 14. 선고 2023노4813 판결

가. 근로기준법위반

주문

원심판결 중 피고인들에 대한 유죄 부분을 파기한다.

피고인 A을 징역 1년 6월에 처한다.

이 사건 공소사실 중, 피고인들에 대한 업무방해의 점은 각 무죄.

이 판결 중 위 무죄 부분의 요지를 공시한다.

이유

1.

피고인 A에 대한 심판의 범위

피고인 A은 근로기준법위반 등의 각 공소사실로 기소되었는데, 원심은 피고인 A에 대한 공소사실 중 근로자 C에 대한 근로기준법위반의 점에 관한 공소를 기각하고, 나머지 공소사실에 관하여 징역 1년 6월의 유죄판결을 선고하였다.

이에 대하여, 위 피고인만이 유죄 부분에 대하여 항소하였으므로, 원심판결 중 위 공소기각 부분은 항소기간이 도과함으로써 분리·확정되었다. 따라서 당심은 피고인 A에 대하여 유죄 부분에 관하여만 심판하기로 한다.

2.

항소이유의 요지

가.

사실오인, 법리오해

(1)

피고인들

업무방해의 점과 관련하여, 이 사건 공사의 시공사이던 ㈜D(이하 'D'이라 한다)(피고인들)은 철제펜스를 설치하는 등의 방법으로 공사현장을 여전히 점유하고 있던 중, 피해자 E과의 계약관계가 해제됨에 따라, 건축주 명의를 이전받거나 기존 공사대금을 지급받기 위하여 유치권을 행사하는 방편으로 목문을 설치하였을 뿐이고, E의 신축공사업무를 부당하게 방해한 사실이 없다.

(2)

피고인 A

①

차용금 7,500만원 편취의 점과 관련하여, 피해자 F은 당시 피고인 A이 시행하고 있던 부산 부산진구 G 소재 건축물 신축사업을 인수하기로 하면서 계약금으로 7,500만원을 지급하였다가 이후 인수의사를 철회하면서 위 돈을 추후에 반환받기로 하였을 뿐이고, 피고인 A이 변제자력 등에 관해 F을 속이고 차용금 7,500만원을 편취한 사실이 없고, ② 전자제품 편취의 점과 관련하여, 피고인 A이 F로부터 H 소재 오피스텔용전자제품을 납품받을 당시 그 대금을 지급할 충분한 자력을 갖추고 있었는데, 납품 후 위 오피스텔의 매수자인 I이 변심하여 매매계약을 해제한데다, 다시 J이 협박, 공사방해 등으로 피고인 A의 다른 사업까지 훼방하는 바람에 자력이 급격하게 나빠져 대금을 변제하지 못하였을 뿐이고, F을 기망한 사실이나 기망의 고의가 없었다.

나.

양형부당(피고인들)

원심의 형(피고인 A : 징역 1년 6월, 피고인 B : 벌금 200만원)이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3.

판단

가.

인정사실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아래의 각 사실이 인정된다. (1) 종전 사업현황

(가)

피고인 A은 시행업체인 ㈜K(이하 'K'이라 한다), ㈜L(이하 'L'라고 한다)과 시공업체인 D을 경영하면서 건축용 사업부지를 매수한 후 그 부지 위에 오피스텔 등을 신축할 계획을 세운 다음, 향후 완공될 신축건물과 대지를 매수할 사람을 물색하여 그와 매매계약 및 신축건물에 대한 건축공사 도급계약을 체결하여 매수인의 자금으로 건축공사를 진행하는 방식의 사업을 여러 곳에서 수행해 왔다.

(나)

그 과정에 K은 2019. 8. 28. M으로부터 부산 부산진구 N 대지(이하 '이 사건 토지'라고 한다) 및 그 지상 기존건물을 38억원에 매수하고 계약금 1억 5,000만원을 지급한 후, 위 토지상에 오피스텔 건물을 신축하기로 계획하였다.

(2)

E과의 매매계약

L(매도자)는 2020. 1. 20. E(매수자)과 '이 사건 토지상에 E을 건축주로 한 오피스텔 건물을 신축하여 매도하고, E은 L에 매매대금으로 113억 7,000만원을 지급하기'로 하는 매매계약을 체결하였는데, 위 계약의 주요내용은 다음과 같다(이하 '이 사건 매매계약'이라 한다).

· 소재지 : 부산 부사진구 N

· 매매대상 : 토지 및 신축예정인 건축물

· 건축물용도 : 오피스텔 102세대, 근린생활시설 1호

· 매매금액 : 113억 7,000만원

제1조(대금지불)

1.

계약금 : 1차 계약당일 5,000만원, 2차 2020. 1. 28. 3억 5,000만원, 3차 2020. 7. 20. 6억원

2.

잔금 : 위 매매금액의 계약금을 차감한 금액이며, 건축물사용승인 이후 담보대출금 및 임차인 보증금으로 지불한다.

제4조(매도자의 업무범위 및 책임)

1.

매도자는 토지매입, 기획, 금융조달, 설계, 시공, 준공, 담보대출, 건축물 위탁관리의 업무 일체를 책임진다.

제5조(매수자의 의무 및 책임)

1.

매수자는 본 계약의 신축사업에 수반하는 관공서 업무, 금융업무 등의 필요업무 협조에 대하여 사업에 차질이 발생하지 않도록 매도인의 최초 업무협조요청일로부터 7일 이내에 신속하게 협조하여야 한다.

제6조(소유권)

1.

본 계약체결일 현재 토지의 소유권은 매도자에게 이전되어 있지 않은 것에 대하여 매수자는 이의를 제기하지 않으며, 매수자의 요청에 의하여 매매계약을 체결한다.

2.

매수자에게 토지의 소유권이전 후 건축허가자의 명의는 매수자로 지정한다.

3.

거래당사자 쌍방의 합의에 의해 토지의 소유권 및 건축허가, 사용승인 이후 건축물의 소유권을 매수자의 명의로 하되, 본 계약금원 전액을 매도자에게 완불하기 전까지는 매수자는 소유권을 주장하는 일체의 행위를 할 수 없다. 또는 소유권의 명의에 상관없이 실제 소유권은 매도자에게 있다.

4.

매수자는 계약금원 전액을 매도자에게 완불하는 일자를 실제 소유권의 양도일로 정한다.

제7조(비용지불 및 정산, 계산서 등)

1.

신축사업기간 동안의 금융비용은 매도인이 지불하기로 한다.

제9조(귀책에 따른 계약의 해지 및 해제)

1.

거래당사자가 합당한 사유 없이 일방적으로 본 계약의 해지 또는 해제를 원할 시 계약금원 포기, 계약금원 배상을 하여야 한다.

2.

거래당사자의 일방적인 귀책에 의하여 계약의 해지 또는 해제 시 토지의 소유권은 매도자가 지정하는 자의 명의로 매수자는 지체없이 소유권이전하여야 한다.

3.

공사도중 계약의 해지 또는 해제사유가 발생하였을 시 매수자는 본조 제2항의 소유권이전과 함께 건축관계자의 명의도 매도자가 지정하는 자의 명의로 변경하여야 한다.

(3)

토지 등의 소유권이전

(가)

L는 M에게, 2020. 1. 28.부터 2020. 2. 13.까지 중도금으로 합계 6억 5,000만원을, 2020. 2. 28. 잔금으로 3억 8,450만원을 각 지급하고, 기존 세입자 임대차보증금 반환금으로 3,550만원을 부담하였다.

(나)

E은 2020. 2. 28. 이 사건 토지 및 기존 건물의 나머지 잔금 25억 8,000만 원을 지급하고, M으로부터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받았다.

(4)

도급계약

D은 2020. 11. 24. E으로부터 이 사건 토지상 오피스텔 건물 신축 공사(이하 '이 사건 공사'라고 한다)를 공사대금 7,002,864,529원에 수급하였다(이하 '이 사건 도급계약'이라 한다).

(5)

변경계약

L는 2021. 2. 23. E과 '신축건물 중 2~5층 부분의 용도를 오피스텔에서 근린생활시설로 변경하고, 이 사건 매매계약상 매매대금을 108억 7,000만원으로 감액하기'로 약정하였다.

(6)

토목공사 및 분쟁의 발생

(가)

D은 2021. 5. 1. ㈜O(실사주 J, 이하 'O'이라 한다)에 이 사건 공사 중 토목공사를 하도급하고, O은 2021. 6. 6.경 위 토목공사를 완료하였는데, J은 종래 P 및 피고인 B에게 'D이 시공하는 공사들의 토목공사업체로 선정되도록 해주고, 공사대금과 관련하여 편의를 봐 달라'는 부탁과 함께 여러 차례 금품을 제공하였음에도 공사대금 증액 등에 관한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이 사건 공사 등 D의 공사현장들에 대한 유치권 행사를 통해 금품을 받아내기로 마음먹었다.

(나)

J은 2021. 7. 26.경 이 사건 공사현장 등 D의 공사현장 5곳에 무단으로 침입하여 현장을 점유하면서 유치권을 주장하였다.

(다)

이에 굴복한 피고인 A은 2021. 7. 27. J에게 'D은 O에게 5개 현장의 잔여 공사대금 등으로 합계 1,020,110,532원을 지급하되, 이를 분할하여 2021. 7. 30. 1억원,2021. 8. 5. 3억원, 2021. 9. 15. 나머지 금액을 각 지급한다'는 내용의 '공사대금 지불각서'를 작성해 준 다음, 2021. 7. 30. 위 각서에 따른 1억원을 지급하였다.

(7)

J의 추가 위협

J은 2021. 8. 3.경 피고인 B로부터 '부산 동래구 Q 공사의 담보대출이 지연되니, 지급기일을 연장해 달라'는 요청을 받자, 다시 위 Q 및 R의 각 공사현장에 침입하여 유치권을 주장하는 한편, 이 사건 공사현장과 관련하여 E을 찾아가 '피고인 A이 공사대금을 유용하고 있다'고 말하였다.

(8)

이 사건 공사의 중단

(가)

E은 그 무렵부터 이 사건 공사에 관한 기성금을 지급하지 않고 L의 연락마저 피하였다.

(나)

L는 2021. 9. 14. E에게 '이 사건 매매계약을 해제한다'고 통지하였고, D도공사를 중단하였다.

(다)

한편, D은 2022. 2. 3. 이 사건 공사용 펜스설치를 위한 도로점용허가를 받았다.

(9)

E의 신규 공사업체 선정

(가)

E은 2022. 2.경 ㈜S(대표 T, 이하 'S'이라 한다)에 이 사건 공사의 잔여공사에 관한 도급계약을 체결하였는데, S은 2022. 2. 7.경부터 D과 기성부분에 관한 정산을 시도하였다.

(나)

위 기성부분에 대한 정산이 합의에 이르지 못하던 중, E은 2022. 3. 29. 이 사건 공사의 시공사가 S으로 변경되었다고 신고하였다.

(10)

목문 등의 설치

D은 2022. 4. 2. 11:00경 이 사건 공사현장 외부에 목재로 출입문을 설치한 후 자물쇠를 채우고, 내부에 컨테이너를 배치하였다.

(11)

관련소송

(가)

제1심

피고인 측은 2023. 8. 22. E을 상대로 '이 사건 매매계약이 E의 귀책사유로 해지되었으므로, E은 위약금 및 이 사건 토지 매입비 및 부대비용에 대한 정산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하면서 정산금 청구소송(부산지방법원 2023가합44616)을 제기하였다.

위 법원은 2024. 9. 11. 'E의 귀책사유로 이 사건 매매계약이 해지되었다고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다. 다만 이 사건 매매계약이 해지되었다는 사실은 다툼이 없는바, E이 피고인 측에게 기지급한 돈이 피고인 측이 지출한 금액을 초과하므로, 이 사건 매매계약의 정산을 위하여 E이 피고인 측에게 지급할 정산금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판시하면서 피고인 측의 청구를 기각하였다.

(나)

피고인 측은 위 판결에 불복하여 항소한 후, 항소심(부산고등법원 2024나56958)에서, ① 주위적으로는 매매계약 해제 시 소유권이전 약정 이행불능에 따른 손해배상금을, ② 예비적으로는 매매계약이 E의 귀책사유로 해제됨에 따른 정산금을 각 청구하는 것으로 청구를 변경하였다.

항소심은 2025. 11. 12. '이 사건 매매계약은 E의 귀책사유로 인해 해제되었으므로, E은 피고인 측에게 이 사건 토지 및 건물의 소유권을 이전할 의무를 부담한다. 그런데, 위 의무는 E의 이중양도 행위로 인해 이미 이행불능이므로, 피고인 측에게 그 손해배상금으로 1,612,787,553원[= 재산상 손해액 3,225,575,107원 × (1 - E 책임 50%)]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판시하면서 피고인 측의 항소를 일부 인용하였다.

나.

업무방해의 점에 관한 사실오인, 법리오해 주장에 대한 판단

(1)

공소사실의 요지

[기초사실]

피고인 A은 ㈜L의 대표이고, 피고인 B는 ㈜L의 이사이며, ㈜L은 건설업 등을 영위하는 법인이다.

피고인들이 운영하는 ㈜L은 2020. 1. 20.경 부산 부산진구 N 소재 오피스텔 신축사업 관련하여 피해자 E(29세)과 건설도급계약을 체결하고, 위 공사현장의 오피스텔 신축공사를 진행하게 되었고, 피해자는 2020. 2. 28.경 위 N 토지의 소유권을 취득하였다.

피해자는 2021. 8.경 피고인들의 공사대금 유용 등을 이유로 공사 진행에 협조하지 아니하였고, 피고인들은 2021. 9. 14.경 피해자에게 계약 해지를 통보한 다음 2022. 1.경 위 공사현장에 설치된 비계 등 설비를 해체한 뒤 위 공사현장에서 철수하였으며, 피해자는 2022. 2.경 ㈜S과 건설도급계약을 체결하고 위 공사현장에서 오피스텔 신축공사를 재개하게 되었다.

[범죄사실]

피고인들은 2022. 4. 2. 11:00경 부산 부산진구 N에 있는 위 오피스텔 신축 공사현장에서, 공사현장 외부에 목재로 출입문을 설치한 다음 이를 시정하여 ㈜S 관계자들이 공사현장에 출입하지 못하게 하고, 공사현장 내부에 무단으로 컨테이너를 배치하는 등약 4시간 동안 위력으로써 피해자의 오피스텔 신축공사 업무를 방해하였다.

이로써 피고인들은 공모하여 피해자의 오피스텔 신축공사 업무를 방해하였다.

(2)

원심의 판단

피고인들은 원심에서도 유사한 취지의 주장을 하였으나, 원심은 아무런 이유를 설시하지 않은 채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하였다.

(3)

당심의 판단

위 인정사실에, 아래의 각 사정까지 종합하여 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들에게 업무방해의 고의가 있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이 부분 공소사실에 관한 피고인들의 주장은 이유 있다.

①

E은 종래부터 '이 사건 토지는 자신 명의로 등기가 되어 있고 이 사건 매매계약상 소유권귀속에 관한 부분은 효력이 없으므로 자신이 적법한 소유자이다'라고 주장하였고, 반면 피고인들은 계속하여 'E의 귀책사유로 이 사건 매매계약이 해제되었으므로, 피고인 측이 위 계약에 따라 이 사건 토지의 소유권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하는 상황이었으므로, 쌍방 사이에 이 사건 매매계약이 어느 쪽의 귀책사유로 인하여 해제되었는지에 관한 분쟁이 있었다.

②

피고인들은 E과의 분쟁 상황에서 E이 독자적으로 공사를 진행한다는 소식을 듣고 혹시 모를 권리 침탈을 방어하기 위해 위 공소사실과 같은 행위를 하였던 것으로 보이는데, 위와 같은 분쟁의 경위와 경과, 공사현장의 관리상황 등에 비추어, 피고인측이 공사현장에 대한 점유를 완전히 풀고 떠날 상황이 아니었으므로, 당시 피고인들의 행위는 유치권 등 정당한 권리행사에 불과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

③

나아가 E의 귀책사유로 공사가 중단된 후 이 사건 매매계약이 해제되었으므로, 당시 피고인들은 '이 사건 토지의 소유권은 피고인 측에게 이전되어야 하고, 자신들이 이 사건 토지의 정당한 권리자이다'라고 정당하게 신뢰하였던 것으로 보이므로, 피고인들에게 업무방해의 고의가 있었다고 보기도 어렵다.

④

관련 민사사건 항소심의 판단도 대체로 피고인들의 주장에 부합한다.

다.

피고인 A의 나머지 각 사실오인, 법리오해 주장에 대한 판단

(1)

원심의 판단

피고인은 원심에서도 같은 취지의 주장을 하였고, 원심은 거시한 증거들에 의해 인정되는 사실을 근거로 이 부분 각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하였다.

(2)

차용금 편취 부분에 관한 당심의 판단

(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①

피고인 A은 ㈜U의 실질적 운영자이고, ㈜V의 대표자(사내이사)인 F은 전자제품및 에어컨 납품, 설치 업자이다.

②

F은 2020. 12. 3. 피고인 명의 농협계좌(계좌번호 1 생략)로 7,500만원을 송금하였다.

③

피고인 A은 같은 날 'W 이자'로 3,000만원, 'L 가수금'으로 2,200만원, '차용금 상환'으로 1,000만원, '차용원금 및 이자'로 1,200만원을 각 송금함으로써 위 돈을 소진하였다.

④

피고인 A과 F은 2022. 5. 31. 공증인 X 사무소에서 아래와 같은 내용의 공정증서를 작성하였다.

제1조(목적) 피고인은 2022. 5. 31.까지 F에 대하여 현재의 차용금 채무(7,500만원)및 이자(14,375,342원) 합 89,375,342원 채무를 부담한다.

제2조(변제기한과 방법) 2022. 7. 8.까지 변제한다.

(나)

판단

위 인정사실에, 아래의 사정들을 종합해 보면, 피고인은 2020. 12. 3. F에게 약속한 변제기 내에 차용금을 변제할 의사나 능력 없이 F로부터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7,500만원을 차용함으로써 위 돈을 편취한 사실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으므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어떠한 사실오인, 법리오해의 위법이 없다.

①

피고인은 'G 공사현장의 시행자의 지위 및 매도인 지위를 인수한 대금으로 7,500만원을 지급받았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 F은 수사기관에서부터 일관되게 '피고인이 "Y 공사 현장에 가처분 등 어려움이 있는데 돈을 빌려주면 금방 해결되어서 돈을 갚을 수 있다"고 하여 빌려주었다'는 취지로 진술하고 있는 점, ㉯ 피고인과 F이 작성한 공정증서상의 이자 14,375,342원은 7,500만원에 대한 2020. 12. 3.부터 공정증서상의 변제기한(2022. 7. 8.)까지의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이자액과 일치하는 점, ㉰ 피고인은 원심에서 위 7,500만원을 차용한 사실에 관하여 자인하기도 하였던 점 등에 비추어, F이 2020. 12. 3. 피고인에게 지급한 7,500만원은 대여금임을 넉넉히 인정할 수 있다.

②

피고인은 '당시 F에게 7,500만원을 변제할 능력이 있었다'고 주장하나, ㉮ 피고인은 위 금원을 차용한 후 F에게 원리금을 전혀 변제하지 못하였던 점, ㉯ 피고인은 2022. 5. 31. 공정증서를 작성하면서 '2022. 7. 8.까지 변제하겠다'고 약정하고도 또다시 원리금을 전혀 변제하지 못한 점, ㉰ 피고인이 F로부터 위 돈을 빌리자마자 즉시 'W 이자'로 3,000만원, 'L 가수금'으로 2,200만원, '차용금 상환'으로 1,000만원, '차용원금 및 이자'로 1,200만원을 지급하여 소진한 것으로 보아, 당시 피고인은 이른바 '돌려막기'를 하여야 할 정도의 심한 자금난에 처해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 당시는 피고인 측과 E 사이에 분쟁이 발생한 시점(2021. 8.경)으로부터도 한참 전이었던 점 등을 종합해 보면, 피고인 A은 당시 F에게 미필적으로나마 변제자력이나 변제의사를 기망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

(3)

납품대금 편취 부분에 관한 당심의 판단

(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① 피고인은 2021. 1. 5. 피해회사(F)와 'Z, AA 오피스텔에 전자제품을 납품받고,2021. 4. 30.까지 물품대금을 지급하기'로 약정하였다.

②

피해회사는 2021. 2. 1.부터 2021. 3. 15.까지 위 오피스텔에 AB 305L 냉장고 등 대금 합계 1억 6,346만원 어치의 전자제품을 납품하였다.

③

피고인은 2021. 4. 30. 피해회사에게 위 대금 중 6,000만원만을 변제하였다.

④

피고인과 피해회사는 2022. 5. 31. 공증인 X 사무소에서 아래와 같은 내용의 공정증서를 작성하였다.

제1조(목적) 채무자 A은 2022. 5. 31.까지 채권자 ㈜V에 대하여 부산 부산진구 Z현장 공사대금 미지급금(103,460,000원) 및 지급 지체에 따른 지연손해금(8,80,426원) 대위변제 합의(원채무자 : 주식회사 U)에 의거하여 금 111,640,426원의 채무를 부담하고 있음을 승인하고 다음 각 조항에 따라 변제할 것을 청약하고 채권자는 이를 승낙하였다.

제2조(변제기한과 방법) 2022. 7. 8.까지 변제한다.

(나)

판단

위 인정사실에, ① 앞서 본바와 같이, 피고인은 2020. 12. 3. F로부터 7,500만원을 차용할 당시에 이미 돌려막기를 하여야 할 정도의 심한 자금난에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② 그러함에도 피고인은 피해회사(F)에게 정상적으로 물품대금을 지급할 수 있는 것처럼 행세하였던 점, ③ 피해회사는 그와 같은 피고인의 언동을 믿고 거액의 전자제품을 공급하였던 점, ④ 피고인은 변제기한(2021. 4. 30.)이 지나도록 대금을 완제하지 못하였을 뿐만 아니라, 2022. 5. 31.자 공증상 변제기한도 이행하지 못한 것으로 보이는 점, ⑤ 당시는 E은 물론이고 J과의 사이에서도 분쟁이 발생하기 전이었던 점 등까지 종합해 보면, 피고인은 2021. 4. 30.까지 피해회사(F)에게 물품대금을 변제할 의사나 능력 없이 피해회사로부터 전자제품을 공급받음으로써 그 대금 상당을 편취한 사실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으므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어떠한 사실오인, 법리오해의 위법이 없다.

4.

결론

따라서 업무방해의 점에 관한 피고인들의 항소는 이유 있고, 각 사기의 점에 관한 피고인 A의 항소는 이유 없으며, 업무방해의 점과 나머지 유죄 부분은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2항, 제6항에 따라 원심판결을 전부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다시 쓰는 판결 이유(피고인 A)]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