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항소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인정 사실
당사자의 지위
피고는 안양시 동안구 B아파트 4개동 474세대를 관리하기 위하여 그 입주자들로 구성된 단체이고, 위 아파트 관리사무소는 상시 15인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장이며, 원고는 2004. 1. 2.부터 위 아파트 관리사무소의 관리소장으로 근무하였다.
원고와 피고의 근로계약 체결
원고는 2003. 12. 31. 피고와, 2004. 1. 2.부터 2005. 1. 1.까지 위 아파트 관리사무소의 관리소장으로 근무하되, 계약만료 1개월 전까지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계약을 자동 연장하고, 기타 사항은 위 아파트 취업규칙 등에 따르기로 하는 내용의 근로계약을 체결하였고, 이후 매년 근로계약을 갱신하여 오다가 2012. 1. 2. 계약기간을 2012. 1. 2.부터 2013. 1. 1.까지로 하는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
원고의 경위서와 시말서 작성 경위
2011. 11. 30.자 경위서
원고는 피고의 회장이던 C로부터 직원의 연차 휴가의 사용 여부를 확인하여 미사용한 연차휴가에 대한 수당을 다음 연도에 지급하도록 규정한 근로기준법 등 관계 법령에 반하여 관리직 직원의 연차수당을 미리 지급하여 온 점, 2011년 관리직사무소 직원의 근로계약서 작성 당시 연봉과 퇴직금을 잘못 계산하여 기재한 점 등을 지적받고서 2011. 11. 30. 위 각 사항에 관한 경위서를 작성하여 제출하였다.
2012. 6. 25.자 시말서
원고는 2012. 6. 22. B아파트 11동 경비원의 2012. 6. 24.자 일요일 연차유급휴가를 승인하고, 2013. 6. 23. 12동 경비원의 2012. 6. 24.자 연차유급휴가를 승인하였는데, 2012. 6. 24. 당일에 이르러 11동 경비원을 대체할 인력이 마련되지 아니하여 경비 공백이 발생하게 되었다. C는 원고로부터 이러한 보고를 받고서 원고에게 11동 경비실에서 대신 근무하여 달라고 요구하여 원고가 이를 수락하였는데, 원고는 오후 9:50경부터 11:10경까지 무단으로 위 경비실에서 이탈하였다. C는 원고의 무단이탈 사실을 적발한 후 원고에게 시말서 작성을 요구하였고, 원고는 2012. 6. 25. 연차휴가 승인 경위, 경비 공백 발생 경위와 근무지 이탈 경위(방문한 친구와 식사를 하기 위하여 이탈하였다고 주장하였다)에 관하여 시말서를 작성하였다.
2012. 10. 11.자 시말서
피고는 2012. 7. 15. 원고에게 아파트 단지 내의 분말소화기의 이상 유무를 점검하도록 요청하였고, 원고는 경비원들로 하여금 분말소화기를 점검하도록 지시한 후 별도의 확인 없이 피고에게 모든 분말소화기에 이상이 없다고 보고하였다. 피고는 2012. 9. 15. 원고에게 직접 소화기를 점검하도록 요구하였고, 원고는 직접 점검한 결과 충전범위를 벗어난 분말소화기 77개가 발견되자 이를 피고에게 보고하였다.
한편 원고는 2012. 10. 8.자 관리사무소 직원 D의 연차수당 지출결의서를 검토하지 아니하고서 결재하는 바람에 D의 수당 계산이 잘못되었음을 발견하지 못하고 있다가 C의 지적으로 비로소 이를 알게 되었다.
원고는 C의 요구에 따라 2012. 10. 11. 위 각 경위에 관한 시말서를 작성하였다.
2012. 11. 1.자 시말서
피고는 2012. 10. 5. 입주자대표회의 결정에 따라 관리사무소 직원이 휴일근무를 실시한 경우에 대체휴일을 토요일이 아닌 평일에 사용하도록 원고에게 지시하였는데, 원고는 토요일인 2012. 10. 27. 관리사무소 직원 D의 대체휴무를 승인하였고, 이후 C의 요구에 따라 위 경위에 관하여 2012. 11. 2. 시말서를 작성하였다.
원고에게 한 근로계약 기간만료 예고
피고는 2012. 11. 21.자 회의에서 원고에게 업무성적 불량, 허위보고 및 시말서 3회 제출 등의 퇴직사유가 있음을 이유로 퇴직처리(계약기간 만료통보)를 하기로 결의하고, 2012. 11. 25. 원고에게 근로계약기간이 2013. 1. 1. 만료됨을 서면으로 통보하면서 근로기준법 제16조에 따른 계약만료와 시말서를 3회, 경위서를 1회 제출하여 취업규칙 제58조(퇴직) 제9호, 제10호에 해당함을 사유로 적시하였다.
관련 규정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 을 제6, 7, 10, 17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의 주장
원고는 2004. 1. 2. 피고에게 고용된 후 2013. 1. 1.까지 1년 단위로 근로계약을 체결하였으므로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에 해당하고, 이 사건 근로계약기간만료 예고통보는 실질적으로 징계해고에 해당하는데, 이에는 정당한 사유가 없다. 또한, 당연퇴직사유와 징계해고 사유가 동일한 이상 징계절차를 거쳐야 함에도 피고가 원고를 해고하면서 징계절차를 거치지 아니하였으므로 이 사건 해고는 무효이고, 징계절차를 거쳤다 하더라도 징계를 의결한 징계의원회가 적법하게 소집된 것이 아니므로 위 징계절차는 효력이 없다.
해고무효확인청구에 관한 판단
2012. 11. 25.자 근로계약 기간만료 예고 통보의 의미
근로자와 사용자가 근로계약을 체결하면서 기간을 정한 근로계약서를 작성한 경우에도 예컨대 단기의 근로계약이 장기간에 걸쳐서 반복하여 갱신됨으로써 그 정한 기간이 단지 형식에 불과하게 된 경우 등 계약서의 내용과 근로계약이 이루어지게 된 동기와 경위, 기간을 정한 목적과 채용 당시 계속근로의사 등 당사자의 진정한 의사, 근무기간의 장단 및 갱신 횟수, 동종의 근로계약 체결방식에 관한 관행 그리고 근로자보호법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그 기간의 정함이 단지 형식에 불과하다는 사정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계약서의 문언에도 불구하고 사실상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맺었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07. 9. 7. 선고 2005두16901 판결 등 참조).
원고는 2003. 12. 31. 피고와 근로계약을 체결하면서 근로계약 만료 1개월 전까지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자동 연장으로 간주하기로 하였고, 이후 매년 근로계약을 갱신하여 오다가 2012. 1. 2. 앞서와 같은 자동 연장 조건을 명시하고 다시 1년을 계약기간으로 하는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는데, 피고는 원고와 매년 근로계약을 체결하는 형식을 취하였다 하더라도 이는 형식에 불과할 뿐 아니라, 2007. 7. 1.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 시행된 이후 2년을 초과하여 원고를 기간제 근로자로 사용하였으므로, 원고는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의 지위에 있었다고 할 것이다.
한편 사용자가 어떤 사유의 발생을 당연퇴직 또는 면직 사유로 규정하고 그 절차를 통상의 해고나 징계해고와 달리한 경우에, 그 당연퇴직사유가 근로자의 사망이나 정년, 근로계약기간의 만료 등 근로관계의 자동소멸사유로 보이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이에 따른 당연퇴직처분은 근로기준법 제23조의 제한을 받는 해고라고 할 것인데(대법원 2009. 2. 12. 선고 2007다62840 판결 등 참조), 원고가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임은 앞서 본 것과 같으므로, 피고가 원고에게 한 2012. 11. 25.자 근로계약 기간만료예고 통보(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는 실질적으로 해고 통보라고 보아야 하고, 따라서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이 정한 정당한 사유가 있는지 판단하여야 한다.
정당한 해고사유의 존부
해고처분은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는 경우에 행하여져야 정당성이 인정되고, 사회통념상 근로자와의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인지는 사용자의 사업 목적과 성격, 사업장의 여건, 근로자의 지위 및 담당 직무의 내용, 비위행위의 동기와 경위, 이로 말미암아 기업의 위계질서가 문란하게 될 위험성 등 기업질서에 미칠 영향, 과거의 근무태도 등 여러 가지 사정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1. 3. 24. 선고 2010다21962 판결 등 참조).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해고에 해당하는 근로계약기간 만료 통보를 하면서 시말서를 3회, 경위서를 1회 제출하여 취업규칙 제58조(퇴직) 제9호, 제10호에 해당함을 사유로 적시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은바, 이는 단순히 시말서 등을 제출하였다는 사실뿐 아니라 원고가 시말서 등을 제출하게 된 각 원인사실과 그로 말미암은 신뢰관계 손상을 이유로 해고한 것이라고 보아야 하는데, 앞서 인정한 사실과 을 제10호증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와 피고 사이에는 사회통념상 더는 근로관계를 계속 유지할 수 없을 정도로 신뢰관계가 손상되었고, 그 책임은 원고에게 있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이를 이유로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이 사건 처분을 한 것은 정당하다. 따라서 원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원고는 피고가 구성한 자치관리기구의 대표자로서, 피고의 구성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선임되어 자치관리기구의 업무를 총괄하고 피고가 의결하여 통보한 사항을 집행하는 등의 업무를 담당하는 지위에 있고, 주택법 및 그 시행령, 피고의 관리규약에 따르면, 원고는 공동주택 공용부분의 유지 · 보수 및 안전관리, 공동주택단지 안의 경비 ·청소 등 광범위한 업무를 선량한 관리자의 의무로 수행하여야 한다.
원고는 전체 직원의 직무배치와 관리감독을 책임지고 있으면서도 인력의 수급과 배치에 관하여 충분히 검토하지 아니한 채 만연히 직원의 연차신청을 승인함으로써 입주민들의 안전을 책임지는 경비인력 운용에 공백이 발생하게 하였고, 직원들에게 모범을 보여야 하는 관리책임자의 지위에 있으면서도 정당한 사유 없이 근무시간 중 근무지를 무단이탈함으로써 경비 업무를 소홀히 하였으며(원고는 휴게시간의 절대 부족으로 잠시 자리를 비운 것이라고 주장하나, 앞서 든 증거와 인정 사실 등에 의하면 원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관계 법령을 위반함을 알면서도 또는 과실로 직원들의 수당 지급에 관한 업무를 부적절하게 처리함으로써 입주민들에게 재산상 피해를 가져올 수 있는 위험을 발생시켰다.
원고는 소방시설 설치, 유지 및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에 의한 소방안전관리자로서 입주민들의 안전을 책임지고 상시 소방시설의 유지 및 관리업무 등을 수행하여야 하는데, 피고가 명시적으로 원고에게 아파트 내 분말소화기 이상 유무를 점검하도록 지시하였음에도, 이를 소홀히 하여 결국 아파트 내 77개에 이르는 분말소화기에 이상이 있다는 사실을 간과하였다. 이는 입주민들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여야 할 소방안전관리자로서의 책임과 의무를 태만히 하여 입주민들에게 돌이킬 수 없는 생명 · 재산상 피해를 가져올 수 있는 위험에 처하게 한 것으로서 결코 가벼이 볼 수 없는 중대한 잘못에 해당하고, 피고의 신뢰를 현저하게 손상시키는 행위라고 보아야 한다(원고는 수백 개에 이르는 분말소화기를 원고가 일일이 직접 점검할 수는 없다고 주장하나, 취업규칙 제83조는 '직원에게 정기 또는 수시로 안전 및 비상화재에 대처하는 필요한 교육훈련을 실시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는바, 각 동 경비원으로 하여금 정확한 점검을 하도록 교육훈련과 관리감독을 실시하는 것 또한 원고의 업무에 해당하고, 각 동 경비원이 점검을 소홀히 하였다면 소방시설의 유지 및 관리에 관한 최종 책임자인 원고가 그 결과에 대하여 책임지는 것은 당연하다).
원고의 주장과 달리, 앞서 본 것처럼 원고가 시말서 등을 작성하게 된 원인 사실이 존재하고(원고는 위 시말서는 반성문의 성격을 띠는데, 이는 헌법이 보장하는 내심의 윤리적 판단에 대한 강제로서 양심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어서 무효이므로 당연퇴직 사유인 '시말서를 연간 3회 이상 제출하였을 때'의 요건을 갖추지 못하였다고 주장하지만, 앞서 든 증거와 인정 사실 등에 의하면 위 시말서 등의 주된 내용은 원고가 원인 사실이 발생하였음을 시인하는 것이고, 비록 일부 반성의 의미가 담겨 있다고 하더라도 이는 피고가 원고의 양심의 자유를 침해할 정도로 윤리적 판단에 강제를 가한 것이라고 볼 수는 없어서, 원고의 위 주장도 이유 없다), 이에 원고와의 근로계약 만료일 무렵인 2012. 11. 21. 개최된 피고의 임시 회의에서 원고의 근무성적 불량으로 지적된 구체적인 사항과 시말서 작성 사실에 관하여 심의한 결과, 과반수가 원고와의 근로계약을 종료하는 결의를 하였다.
절차상 하자의 존부
당연퇴직에 대하여 일반의 징계해고와는 달리 아무런 절차규정을 두고 있지 아니한 경우에는 당연퇴직사유가 동일하게 징계사유로도 규정되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당연퇴직처분을 함에 있어서 다른 일반의 징계절차를 거쳐야 한다고 할 수 없고, 이는 당연퇴직사유가 실질적으로 징계사유로 보이는 경우에도 달리 해석할 것은 아니라 할 것인바(대법원 1995. 3. 24. 선고 94다42082 판결, 대법원 1998. 4. 24. 선고 97다58750 판결 등 참조), 갑 제5호증, 을 제6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취업규칙 제58조 제9호, 제10호에서 '근무성적이 극히 불량하였을 때', '시말서를 연간 3회 이상 제출하였을 때'를 당연퇴직사유로 규정하면서도 이와 같은 당연퇴직 또는 징계해고가 아닌 통상해고의 절차에 관하여 아무런 규정을 두고 있지 않은 사실이 인정되므로, 피고가 이 사건 처분을 하면서 징계절차를 거치지 아니하였다고 하여 절차상 하자가 있다고 할 수 없다.
설령 취업규칙 제58조 제9호, 제10호의 사유를 취업규칙 제101조의 징계사유와 동일하다고 보아 이 사건 처분을 곧 징계해고라고 보더라도, 취업규칙은 징계절차에 관하여 관리소장 및 입주자대표회의의 요청에 따라 징계위원회가 심의 · 결의하고(제103조), 징계위원회는 입주자대표회의 회장이 위원장을, 입주자대표회의 구성원 전원이 위원을, 관리사무소장이 간사를 맡아 구성되며(제104조), 징계위원회는 징계대상자 또는 참고인을 출석시켜 진술을 들을 수 있다(제105조)고 규정하고 있는바, 이 사건은 관리소장인 원고가 징계대상자인 경우이고, 징계위원회를 구성하는 입주자대표회의가 원고에 대한 퇴직처리를 심의 · 결의하였으며, 징계대상자의 출석 및 진술은 임의적인 것으로 규정되어 있으므로, 피고는 취업규칙이 정한 징계절차를 거쳤다고 봄이 타당하다.
한편 피고가 2012. 11. 25. 원고에게 근로계약기간이 2013. 1. 1. 만료됨을 서면으로 통보하면서 시말서를 3회, 경위서를 1회 제출하여 취업규칙 제58조(퇴직) 제9호, 제10호에 해당함을 사유로 적시한 사실은 앞에서 본 것과 같고, 원고는 이로써 해고의 존부와 시기, 사유를 충분히 알 수 있었다고 인정되므로, 이는 근로기준법 제26조에서 정한 해고의 예고에 해당함과 동시에 위 법 제27조에서 정한 적법한 해고 통지라고 할 것이다.
따라서 원고의 위 주장 역시 받아들이기 어렵다.
소결
결국, 원고에 대한 이 사건 처분의 무효확인을 구하는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임금청구에 관한 판단
위와 같이 이 사건 처분의 무효확인을 구하는 원고의 주장이 인정되지 않으므로, 이를 전제로 한 임금청구 부분은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할 것인데,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는 이유 없어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대웅(재판장) 이현우 김동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