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등법원판결

서울고등법원 2015. 7. 17. 선고 2014나48905 판결

주문

1.

제1심 판결의 원고 A노동조합에 대한 피고 패소부분을 취소하고, 그 취소부분에 해당하는 원고 A노동조합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원고들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3.

원고 A노동조합과 피고 사이의 소송총비용은 원고 A노동조합이 부담하고, 원고 A노동조합 B본부와 피고 사이의 항소비용은 원고 A노동조합 B본부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당사자의 지위

1)

원고 A노동조합(이하 '원고 A노조'라 한다)은 전국의 언론산업 및 그 관련사업에 종사하는 근로자들을 조직대상으로 하여 2000. 11. 24. 설립된 전국 규모의 산업별 단위노동조합이다.

2)

원고 A노조는 그 산하조직{원고 A노조는 그 산하조직으로서 본부(조합원 1,000명 이상인 경우), 지부(조합원 30명 이상인 경우), 분회(조합원 30명 미만인 경우)를 두고 있다}중 하나로 2010. 1. 13.부터 현재의 원고 A노조 B본부(이하 '원고 B본부'라 한다)를 두고 있는데, 원고 B본부는 B의 근로자들 중 원고 A노조에 가입한 근로자들(2014. 10. 8. 기준 1,331명이다)로 구성되어 있다.

3)

피고는, 아래에서 보게 될 2008. 8. 21. 공고된 조직형태 변경 결의가 있기 이전의 원고 A노조 B본부(이하 '구 B본부'라 한다)가 위 조직형태 변경 결의를 거쳐 2008. 8. 25. 설립신고를 한 B의 기업별 단위노동조합으로서 B의 근로자들을 조직대상으로 삼고 있다(2014. 10. 8. 기준 가입 근로자수가 2,473명이다).

나.

구 B본부의 전사(前史)

원래 B에는 기업별 단위노동조합으로서 1988. 5. 20.부터 B노동조합(피고와 명칭만 동일할 뿐 피고와 동일성이 인정되는 조직은 아니다. 이하 '구 B노동조합'이라 한다)이 설립되어 있었는데, 구 B노동조합은 2000년 5월경 조직형태 변경 결의를 통하여 2000. 11. 24. 설립된 원고 A노조의 산하조직인 구 B본부로 변경·편입되었다.

다.

원고 A노조의 회계부정 의혹 등을 둘러싼 원고 A노조와 구 B본부 사이의 갈등·대립

1)

원고 A노조 규약 제17조에 의하면, 원고 A노조는 그 소속 조합원들로부터 매월 임금 총액의 1%를 조합비로 납부받은 후 그 중 80%에 해당하는 돈을 본부·지부 등의 산하조직에 배정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2)

그런데 구 B본부의 경우 그 자체 규약에 해당하는 구 B본부 운영규정(이하 '운영규정'이라고만 한다) 제81조에 따라 그 소속 조합원들로부터 매월 임금(기본급)의 2%(2005년 8월 급여일부터는 1.7%)를 자체 조합비로 받아 그 중 소정의 금액(2003년 1월부터 2004년 2월까지는 매월 20,000,000원, 2004년 3월부터 2005년 6월까지는 매월 24,000,000원, 2005년 7월부터는 매월 21,600,000원)을 매월 원고 A노조에 분담금(구 B본부는 분담금에 관하여 별도의 계정별 원장을 두고 있었다)으로 납부하였고, 원고 A노조 역시 구 B본부로부터 매월 위 분담금을 받는 것으로써 구 B본부 소속 조합원들의 조합비 수령 및 그 중 80% 금액의 구 B본부에의 배정을 갈음하여 왔다.

3)

구 B본부는 원고 A노조에게 매월 위와 같이 분담금을 납부하였지만, 원고 A노조의 하부조직들 중에는 분담금을 제대로 납부하지 않는 곳이 적지 아니하여, 원고 A노조의 운영은 실제로 구 B본부와 같은 본부나 규모가 비교적 큰 지부의 분담금에 의존하는 경향을 보였는데, 그러던 차에 2007년 3월경 원고 A노조의 제4기 집행부가 출범하면서 전 집행부의 회계부정 의혹이 제기되자, 구 B본부는 2007. 7. 13. 원고 A노조의 회계부정에 대한 근본적인 개선책이 마련될 때까지 원고 A노조에 분담금을 납부하지 않기로 결정하였다.

4)

이후 2008. 6. 4. 개최된 구 B본부 비상대책위원회에 원고 A노조의 당시 위원장이던 G가 참석하였는데, 당시 구 B 본부 측은 G에게 '공정하고 객관적인 조합비 납부, 원고 A노조 중앙집행위원회의 민주적 구성, 사무처의 선거 중립, 회계감사 강화'를 원고 A노조 규약 개정시 반영할 것을 요구하였고 이를 G가 수락하자, 구 B본부는 우선 2008년 3월 이후의 분담금은 납부하되, 원고 A노조 대의원회에서 위와 같은 내용대로 규약이 개정되는 시점에 2007년 7월분부터(원고 A노조는 2008년 8월분부터라고 주장하나 이는 착오로 보인다) 2008년 2월분까지의 8개월 동안의 미납 분담금 172,800,000원(= 21,600,000원 × 8개월)을 소급하여 납부하기로 결정하였다. 그 후 구 B본부는 2008. 7. 10.경 원고 A노조에 2008년 3월 이후의 미납 분담금을 일괄 납부하였다.

5)

그런데 원고 A노조는 2008. 7. 10. 원고 A노조의 규약 개정 등의 안건을 다룰 2008. 7. 17.자 임시대의원회와 관련하여 분담금 미납을 이유로 구 B본부의 대의원수를 기존 54명에서 18명으로 축소한다고 구 B본부에 통보하였고, 이에 구 B본부는 2008. 7. 17. 위 2008. 7. 17.자 임시대의원회에 불참하기로 결정하였다.

6)

원고 A노조는 2008. 7. 31.경 비상대책위원회를 개최하여 구 B본부의 C 위원장을 제명하고, 구 B본부의 D 부위원장 및 E 사무처장을 각 해임하는 결의를 하였다.

라.

구 B본부의 조직형태 변경 결의

1)

원고 A노조의 위와 같은 위원장 제명 및 부위원장 해임 결의가 있자, 구 B본부는 2008. 8. 6. 중앙위원회를 개최하여 위원장과 부위원장이 모두 유고시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아 조직형태 변경 결의를 위한 총회 소집의 절차적 하자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하여 F 중앙위원 겸 제주도지부장을 위원장 직무대리로 선출하였다.

2)

F는 구 B본부 위원장 직무대리로서 같은 날 구 B본부 위원장 직무대리 자격으로 다음과 같은 내용의 구 B본부 비상총회(운영규정 제20조 제1항에 의하여 조합원 찬반투표로 대체되는 방식의 총회, 이하 '이 사건 총회'라 한다) 소집공고를 하였다.

○

구 B본부는 조직형태 변경을 위한 조합원 총회(조직형태 변경 찬반투표)를 다음과 같이 소집공고한다.

○

일시 : 2008. 8. 14. 08:00부터 2008. 8. 20. 19:00

○

장소 : 본관, 신관, 별관, 각 지부 투표소

○

안건 : 구 B본부에서 피고로 조직형태를 변경하는 건

○

조직형태 변경에 따른 승계사항(구 B본부의 C 위원장과 D 부위원장을 포함한 집행위원과 대의원은 피고의 집행위원과 대의원으로 자동승계되고, 잔여임기는 2008. 12. 31.자정까지로 한다. 조직형태 변경 이전에 B 측과 체결한 단체협약 등의 효력은 피고로 전환된 이후에도 그대로 승계된다. 구 B본부의 유무형의 재산과 채권, 채무는 피고에게 포괄적으로 승계된다)

9)

이 사건 총회 결과 구 B본부 재적조합원 4,337명 중 3,546명(재적조합원의 81.76%)의 조합원이 투표에 참여하여 그 중 2,380명(투표참여 조합원의 67.11%)이 위 조직형태 변경의 안건에 찬성하여, '재적조합원 과반수의 출석과 출석조합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이라는 결의요건이 충족되자, 구 B본부는 2008. 8. 21. 위 조직형태 변경 안건이 가결되었음을 공고하였다(이하 '이 사건 조직형태 변경 결의'라 하고, 이 사건 조직형태 변경 결의에 의하여 이루어진 조직형태 변경을 '이 사건 조직형태 변경'이라 한다).

10)

이후 구 B본부는 2008. 8. 25. 서울지방노동청 남부지청장에게 이 사건 조직형태 변경 결의에 기하여 피고 설립신고서를 제출하였고, 서울지방노동청 남부지청장은 2008. 8. 29. 피고에게 그 설립신고증을 교부하였다.

11)

2008. 12. 31. 기준으로 피고 소속 조합원들의 총유에 속하는 재산(이하에는 편의상 '비법인사단 구성원들의 총유'를 그냥 '비법인사단의 소유'로 표현하기로 한다)은 약 3,024,505,926원이다.

마.

원고 B본부의 결성

1)

피고 소속 조합원들 중 일부가 2009년 하반기부터 피고 집행부의 노선에 반발하여 피고를 탈퇴하면서 원고 A노조에 가입하였고, 원고 A노조는 2009. 11. 18. '원고 A노조 B지부' 설치를 승인하였다.

2)

원고 A노조는 2010. 1. 13. 원고 A노조 B지부를 원고 B본부로 승격하였다.

바.

원고 A노조 규약과 구 B본부 운영규정

원고 A노조 규약과 구 B본부 운영규정<1> 중 이 사건과 관련된 부분은 별지 기재와 같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17호증, 을 제1 내지 21호증(각 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서증을 거시할 경우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들의 주장

가.

원고 A노조의 주장

구 B본부는 원고 A노조의 하부조직에 불과하여 조직형태 변경의 주체가 될 수 없다. 가사 조직형태 변경의 주체가 될 수 있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총회 소집 당시 구 B본부 위원장인 C가 '총파업 찬반투표' 등을 안건으로 구 B본부 총회 소집을 하는 등 실제 활동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소집권한이 없는 F가 구 B본 본부 위원장의 직무대리 자격으로 이 사건 총회를 소집하였으므로, 이 사건 조직형태 변경 결의는 위와 같은 소집절차상의 하자에 의하여 무효이다.

따라서 피고는 이 사건 조직형태 변경 결의 당시 구 B본부가 소유하고 있던 약 3,000,000,000원 가량의 재산에 관하여 아무런 권리가 없으므로, 이를 부당이득으로서 원고 A노조에 반환할 의무가 있는바, 원고 A노조는 위 돈 중 일부로서 307,200,000원의 지급을 구한다.

또한, 피고는 구 B본부가 미납한 분담금 172,800,000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원고 B본부의 주장

피고가 구 B본부 소유의 재산을 반환하지 않는 바람에 원고 B본부는 그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므로, 피고는 원고 B본부에 위자료로 20,000,000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원고 B본부의 이 사건 소의 적법 여부에 대한 판단

살피건대, 당사자능력은 소송요건으로서 법원의 직권조사사항이기는 하나 법원이 그 판단의 기초자료가 되는 사실과 증거를 직권으로 탐지할 의무까지는 없고(대법원 1991. 10. 11. 선고 91다21039 판결 등 참조), 직권조사사항에 관하여도 그 사실의 존부가 불명한 경우에는 입증책임의 원칙이 적용되어야 하는데, 본안판결을 받는다는 것 자체가 원고에게 유리하다는 점에 비추어 직권조사사항인 소송요건에 대한 입증책임은 원고에게 있다 할 것이다(대법원 1997. 7. 25. 선고 96다39301 판결 참조).

원고 B본부의 경우 자연인이나 법인이 아님은 명백하므로, 원고 B본부가 비법인사단으로서 당사자능력이 있는지 여부에 관하여 보건대, 기록에 의하면 ① 원고 B본부가 당사자능력에 관한 증거를 제출하지 아니하여, 제1심 법원의 수명법관이 2013. 11. 4.자 변론준비기일에서 원고 B본부에 대하여 당사자능력에 관한 입증을 촉구한 사실, ②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고 B본부는 당사자능력에 관한 자료를 제출하지 아니하였고, 이에 제1심 법원이 당사자능력에 관한 입증부족을 이유로 원고 B본부의 이 사건 소를 각하한 사실, ③ 그런데 원고 B본부가 당심에 이르러서도, 구 B본부와 원고 B본부는 동일성이 유지되고 있는 단체로서 구 B본부의 운영규정 등 구 B본부의 실체에 관한 증거자료는 그대로 원고 B본부에 적용된다는 취지의 주장을 하며 원고 B본부의 당사자능력에 관한 증거자료를 제출하지 아니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그런데 구 B본부와 원고 B본부는 동일성이 인정되는 조직이 아니므로 구 B본부의 운영규정 등 구 B본부의 실체에 관한 증거자료가 그대로 원고 B본부에 적용된다고 볼 수는 없고, 그에 따라 원고 B본부는 자신의 당사자능력에 관하여는 이를 인정할 만한 어떠한 증거자료도 제출하지 않았다 할 것인바, 달리 원고들과 피고가 제출한 모든 증거자료들을 종합하더라도, 원고 B본부가 비법인사단에 해당하여 당사자능력이 있는 사실을 인정하기 어럽다.

따라서 원고 B본부에게 당사자능력이 있다고 볼 수 없으므로, 원고 B본부의 이 사건 소는 부적법하다.

4.

원고 A노조의 청구에 대한 판단

가.

핵심 쟁점(이 사건 조직형태 변경의 유효 여부)에 대한 판단

1)

구 B본부가 조직형태 변경의 주체가 될 수 있는지 여부

가)

일반론

살피건대,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동조합법'이라 한다)은 제3절 '노동조합의 관리' 중 제16조 제1항 제8호, 제2항 단서에서 조직형태 변경에 관한 사항은 총회의 의결을 거쳐야 하고, 재적조합원 과반수의 출석과 출석조합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이 있어야 하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는바, 노동조합법의 위와 같은 규정 체제 및 그 문언만 놓고 보면 조직형태 변경의 주체는 노동조합법 제2조 제4호가 정한 실질적 요건과 노동조합법 제10조, 제12조가 정한 형식적 요건을 모두 갖춘 노동조합, 즉 이른바 법내노조에 한정되는 것으로 보이기는 한다. 하지만,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구 B 본부와 같은 산업별 단위노동조합의 기업별 하부조직(본부, 지부, 분회 등 그 명칭 여하를 불문한다)도 해당 기업별 단위노동조합의 실질적 요건을 갖춘 경우에는 노동조합법 제16조 제1항 제8호, 제2항 단서를 유추적용하여 스스로 해당 기업별 단위노동조합으로 그 조직형태를 변경할 수 있다고 해석함이 타당하다(이 점을 직접적으로 판시한 판례는 아직 없으나, 대법원 2009. 3. 12. 선고 2008다2241 판결, 대법원 2012. 8. 17. 선고 2010다52010 판결은 적어도 산업별 단위노동조합의 기업별 하부조직이 스스로 해당 기업별 단위노동조합으로 그 조직형태를 변경할 수 있다는 일반적인 가능성 자체는 암묵적인 전제로 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1)

노동조합법 제16조 제1항 제8호, 제2항 단서{구 노동조합법(1997. 3. 1. 법률 제5244호로 폐지) 하에서는 노동조합의 조직형태 변경에 관한 규정은 없었고, 노동조합법이 1997. 3. 13. 법률 제5310호로 제정되면서 그 제16조 제1항 제8호, 제2항 단서를 통하여 조직형태의 변경에 관한 규정이 도입되었다}의 입법취지는, 노동조합이 다른 유형의 노동조합으로 그 조직형태를 전환하는 경우 기존 노동조합을 해산하고 새로운 노동조합을 설립하여야 하는 절차상의 번거로움을 덜어줌과 아울러 기존의 인적·물적 요소를 그대로 승계(대표적으로 기존 구성원의 조직 이탈을 방지)할 수 있도록 하는 데에 있다 할 것인데, 사회·경제적으로 볼 때 산업별 단위노동조합의 기업별 하부조직의 경우에도 그 기업별 하부 조직이 노동조합의 실질적 요건을 갖추고 있다면 그 소속 조합원들이 해당 산업별 단위노동조합에서 탈퇴하여 해당 기업별 단위노동조합을 설립하는 우회적인 방법을 취하는 것(이럴 경우 위와 같이 절차상의 번잡함과 기존 조직의 인적·물적 요소가 일탈될 가능성이 초래될 수 있다) 대신 조직형태의 변경을 통하여 곧바로, 그리고 일체로서 해당 기업별 단위노동조합으로 전환할 필요성이 있기는 마찬가지이다.

(2)

원고 A노조는 "노동조합법 제16조 제1항 제8호, 제2호 단서는 문언 그대로 노동조합에 한하여 적용된다"고 주장하면서, 기업별 단위노동조합이 산업별 단위노동조합의 해당 기업별 하부조직으로 그 조직형태를 변경하는 것은 노동조합법 제16조 제1항 제8호, 제2항 단서에 의하여 가능하다는 것을 당연한 전제로 삼고 있는바(기초사실에서 본 바와 같이, 구 B본부 자체가 원래는 기업별 단위노동조합이었던 구 B노동조합이 그 스스로의 조직형태 변경을 통하여 원고 A노조의 B 하부조직으로 편입된 것이었다), 노동조합법을 포함하여 우리 법제상 기업별 단위노동조합에 대한 산업별 단위노동조합의 우위성을 인정하는 규정이 존재하지 않는 반면, 노동조합법 제5조 본문에서 "근로자는 자유로이 노동조합을 조직하거나 이에 가입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 상황 하에서는, 그 역으로 산업별 단위노동조합의 기업별 하부조직이 스스로 그 조직형태를 해당 기업별 단위노동조합으로 변경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일 뿐만 아니라 형평에도 부합한다.

(3)

그런데 산업별 단위노동조합의 기업별 하부조직이 조직형태의 변경을 통하여 해당 기업별 단위노동조합으로 전환하는 경우, 산업별 단위노동조합의 해당 기업별 하부조직이 일체로서, 다시 말하여 인적 면에서는 그 조직형태 변경에 반대하는 근로자들까지도 포함하고, 물적 면에서 해당 기업별 하부조직의 재산관계를 포괄적으로 해당 기업별 단위노동조합으로 전환시키는 것이므로(대법원 2002. 7. 26. 선고 2001두5361 판결 등 참조), 당해 기업별 하부조직은 그 조직형태 변경 이전에 해당 기업별 단위노동조합의 실질적 요건(특히 문제가 되는 것은 단체성 요건이 될 것이다)을 갖추고 있어야 하고, 해당 기업별 단위노동조합의 실질적 요건을 갖추고 있지 못한 경우에는 조직형태의 변경을 할 수 없다 할 것이다{다만, 조직형태 변경 이전에는 현실적으로 산업별 단위노동조합의 기업별 하부조직이었던 이상 위와 같은 노동조합의 실질적 요건의 구비를 넘어서서 실제로 단체교섭을 하고 단체협약을 체결하였을 것까지 요구하는 것은 부당하다 할 것이다. 만일 이와 같이 해석한다면, 산업별 단위노동조합이 그 규약 등에 의하여 기업별 하부조직에게 단체교섭에 관하여 교섭권을 일체 위임하지 아니하고 이를 전면적으로 금지한 경우에는, 해당 기업별 하부조직은 스스로 조직형태 변경을 할 수 없다는 결론에 이르게 되는데, 노동조합의 민주적 운영을 보장하기 위하여는 현실적으로 위와 같은 경우에 오히려 해당 기업별 하부조직의 조직형태 변경을 인정할 필요성이 더 클 수 있다는 점에서 위와 같은 결론은 타당하다고 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나)

구 B본부의 경우

살피건대, 아래 (1), (2), (3)과 같은 이유에서, 구 B본부는 B의 기업별 단위노동조합으로서의 실질적 요건을 갖추고 있다고 보아야 하고, 나아가 구 B본부의 경우 그 자체 규약인 운영규정에서 '구 B본부의 합병, 분할 및 조직형태 변경에 관한 사항'을 구 B본부 총회의 의결사항 중 하나로 규정하면서(제18조 제5호), "구 B본부의 합병, 분할 및 조직형태 변경에 관한 사항은 재적조합원 과반수의 출석과 출석조합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으로 의결한다"고 규정(제19조 제1항 단서)하고 있기까지 하므로, 구 B본부는 어느 모로 보나 스스로 그 조직형태를 원고 A노조 B 하부조직에서 B의 기업별 단위노동조합인 피고로 전환하는 내용의 이 사건 조직형태 변경을 할 수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

(1)

노동조합법 제2조 제4호는 노동조합을 "(a) 근로자가 주체가 되어 자주적으로 단결하여 근로조건의 유지·개선 기타 근로자의 경제적·사회적 지위의 향상을 도모함을 목적으로 조직하는 (b) 단체 또는 그 연합단체"로 규정하고 있고, 기업별 단위노동조합은 특정 기업의 근로자들을 조직대상으로 삼는 노동조합을 말하는바, 구 B본부의 자체 규약에 해당하는 운영규정이 제5조에서 "구 B본부는 B조합원들의 자주적이고 민주적인 단결을 통해 방송노동자의 기본권익을 옹호하고, 민주적이고 공정한 공영방송을 구현함으로써 민주시민사회의 건설과 노동자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적 지위향상을 목적으로 한다"고 규정하고, 제7조에서 "구 B본부는 B에 근무하는 노동자로서 소정의 가입절차를 마친 조합원으로 한다"라고 규정하고, 제8조 제1항에서 "구 B본부 조합원의 자격은 조합의 강령과 규약 및 구 B노동조합 창립선언문 및 운영규정에 찬동하는 자로서 조합이 정한 소정양식에 의한 가입신청서를 제출하고 구 B본부 위원장이 승인함으로써 그 효력이 발생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는 점에 비추어 볼 때, 구 B본부는 B라는 기업의 근로자들을 조직대상으로 삼으면서 위 (a)요건을 갖추고 있다 할 것이다.

(2)

다음으로 위 (b)요건의 구비 여비, 즉 구 B본부가 단체성의 요건을 갖추고 있는지 여부에 관하여 보건대, 위 기초사실 및 을 제10호증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확인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구 B본부가 자체 규약인 운영규정을 가지고 있는 점, ② 구 B본부가 운영규정상 원고 A노조와 상관없이 자체 의결기관으로 총회·대의원회·중앙위원회를, 자체 집행기관으로 위 총회에서 선출된 대표기관인 위원장과 집행위원회를 각 두면서 그 의결이나 집행방법이 '재적조합원 또는 위원의 과반수 출석과 출석조합원 또는 출석위원 과반수의 찬성'이라는 다수결의 원칙에 의하도록 하고 있는 점, ③ 운영규정상 구 B본부는 'B의 폐업', '합병 또는 분할로 소멸할 경우', '총회에서 재적조합원 과반수 출석과 출석조합원 3분의 2 이상의 해산의결이 있는 경우'에 한하여 해산하는 것으로 되어 있어서(제98조), 그 존속이 구성원의 가입, 탈퇴 등으로 인한 변경에 영향을 받지 않는 것으로 되어 있는 점, ④ 구 B본부의 경우 운영규정에 따라 자체적으로 그 소속 조합원들로부터 조합비를 받아 왔고, 이 사건 조직형태 변경 당시 적지 않은 재산을 독립하여 관리·처분하고 있었던 점 등을 종합할 때, 구 B본부는 위 (b)요건 또한 구비하였다 할 것이다. 나아가 운영규정상 구 B본부는 원고 A노조 위원장의 위임을 받아 단체교섭의 당사자가 될 수 있고 이러한 경우 구 B본부 위원장이 교섭위원 대표가 되며(제73조), 단체교섭 대표는 단체교섭에 임하기 전에 교섭안을 작성하여 구 B본부 총회 또는 대의원회의 의결로써 이를 확정하여야 하고(제75조 제1항), 단체협약은 원고 A노조 위원장의 승인을 얻어 구 B본부 위원장이 체결하는 것으로 되어 있는데(제76조), 실제로 구 B본부는 위와 같은 운영규정에 따라 2002년부터 2007년까지 스스로 B와 단체교섭을 하여 단체협약을 체결하기까지 하였다.

(3)

끝으로 노동조합법은 제2조 제4호 가목 내지 마목에서 '사용자 또는 항상 그의 이익을 대표하여 행동하는 자의 참가를 허용하는 경우' 등 노동조합으로 보지 않는 경우를 열거하고 있는데, 갑 제1 내지 19호증, 을 제1 내지 21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구 B본부가 위와 같은 노동조합의 소극적 요건에 해당하지 않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이에 대하여 원고 A노조는, 원고 A노조 규약은 제11조 제2호에서 "운영규정 중에서 원고 A노조 규약의 취지에 반하는 부분은 무효로 한다"로 규정하고, 제19조 제2호 다목, 제20조, 제24조 제7호에서 조직형태의 변경은 원고 A노조 총회 내지 대의원회에서만 의결할 수 있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기 때문에, 구 B본부 차원의 조직형태 변경을 정하고 있는 운영규정 제18조 제5호, 제19조 제1항 단서는 무효이고, 따라서 구 B본부는 조직형태 변경의 주체가 될 수 없다고 주장하나, 원고 A노조 규약 제19조 제2호 다목, 제20조, 제24조 제7호는 원고 A노조 자체의 조직형태 변경에 관한 규정으로 보일 뿐, 그 기업별 하부조직 차원의 조직형태 변경을 금지하거나 제한하는 규정으로는 보이지 아니하므로, 이와는 다른 전제에 서 있는 원고 A노조의 위 주장은 다른 점에 관하여 살펴볼 필요 없이 받아들일 수 없다.

2)

구 B본부의 이 사건 조직형태 변경 결의에 절차상의 하자가 있는지 여부

살피건대, ① A노조가 2008. 7. 31.경 비상대책위원회를 열어 구 B본부의 C 위원장을 제명하고, 구 B본부의 D 부위원장을 해임하는 결의를 한 사실, ② 운영규정상 구 B본부의 조합원은 제명시 그 자격을 상실하고(제9조), 구 B본부의 임원은 조합원 자격을 갖춘 자이어야 하며(제52조), 구 B본부 위원장은 총회 소집권한을 가지고(제55조 제1항 제3호), 구 B본부 부위원장은 구 B본부 위원장 유고시 그 직무를 대리하며, 구 B본부의 위원장과 부위원장 모두 유고시에는 구 B본부 중앙위원회의 결정으로 직무대리를 선출하는 것(제55조 제2항)으로 규정되어 있는 사실, ③ 구 B본부가 2008. 8. 6. 중앙위원회를 개최하여 그 위원장과 부위원장 모두 유고시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아 조직형태 변경 결의를 위한 총회 소집의 절차적 하자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하여 그 중앙위원 겸 제주도지부장인 F를 그 위원장 직무대리로 선출한 사실, ④ F가 같은 날 구 B 본부 위원장 직무대리로서 이 사건 총회를 소집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이와 같이 원고 A노조가 구 B본부의 C 위원장을 제명하고 D 부위원장을 해임하는 결의를 한 이상 그 제명·해임 결의가 무효라는 유권적 판단이 나오기 전까지는 구 B본부의 C위원장과 D 부위원장 모두 그 직무를 수행할 수 없는 상태에 빠졌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그 사실상의 직무수행 여부에 상관없이 유고시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하고, 그에 따라 구 B본부가 2008. 8. 6. 중앙위원회를 개최하여 구 B본부의 위원장과 부위원장 모두 유고시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아 F를 구 B본부의 위원장 직무대리로 선출하고, F가 구 B본부의 위원장 직무대리로서 이 사건 총회 소집을 한 것은 모두 구 B본부 운영규정에 따른 것으로서 적법하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이 사건 총회는 소집권한 없는 자에 의하여 소집된 절차상의 하자가 있어서 이 사건 조직형태 변경 결의는 무효라는 원고 A노조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달리 이 사건 조직형태 변경 결의에 절차상의 하자가 있음에 관한 원고 A노조의 주장·증명이 없으므로, 이 사건 조직형태 변경 결의에 절차상의 하자는 존재하지 않는다 할 것이다.

3)

소결론

구 B본부는 스스로 이 사건 조직형태 변경을 할 권한이 있고, 절차상으로도 노동조합법 제16조 제1항 제8호, 제2항 단서 및 그 운영규정에 따라 이 사건 총회를 소집하여 재적조합원 과반수의 출석과 출석조합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에 의하여 이 사건 조직형태 변경 결의를 하였으므로, 구 B본부는 이 사건 조직형태 변경 결의에 의하여 적법하게 피고로 그 조직형태가 변경되었다 할 것이다.

나.

부당이득 반환청구에 대한 판단

앞서 본 바와 같이 조직형태 변경의 경우 그 변경 전 조직의 재산관계가 그 변경 후 조직에 그대로 승계되므로(대법원 2002. 7. 26. 선고 2001두5361 판결 등 참조), 피고는 이 사건 조직형태 변경을 통하여 구 B본부의 재산관계를 그대로 승계하였고, 따라서 피고가 법률상 원인 없이 구 B본부 소유의 재산을 취득하였음을 전제로 하는 원고 A노조의 부당이득 반환청구는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

다.

분담금 청구에 대한 판단

살피건대, 구 B본부가 원고 A노조에게 2007년 7월분부터 2008년 2월분까지의 8개월 동안의 미납 분담금 합계 172,800,000원(= 21,600,000원 × 8개월)을 납부하지 않은 사실과 피고가 이 사건 조직형태 변경에 의하여 구 B본부의 재산관계를 그대로 승계한 점은 위에서 본 바와 같으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피고는 원고 A노조에 위 분담금 합계 172,800,000원을 지급할 채무가 있다.

이에 대하여 피고가 위 분담금채권이 시효로 소멸하였다고 항변하므로 보건대, 원고 A노조의 피고에 대한 위 분담금채권은 매월 지급받기로 한 채권으로서 민법 제163조 제1호 소정의 '1년 이내의 기간으로 정한 금전의 지급을 목적으로 한 채권'에 해당하여 3년의 단기소멸에 걸리는바(대법원 1996. 9. 20. 선고 96다25302 판결 등 참조), 원고 A노조가 2008. 3. 1.부터 3년이 경과된 후인 2013. 7. 27.에서야 이 사건 소를 제 기한 사실은 기록상 명백하므로, 원고 A노조의 피고에 대한 위 분담금채권은 이 사건 소의 제기 전에 이미 시효로 소멸하였다 할 것이고, 따라서 피고의 위 항변은 이유 있다.

이에 대하여 원고 A노조는, 위 분담금채권은 그 실질이 부당이득 반환청구권에 해 당하므로 3년의 소멸시효가 아니라 10년의 소멸시효가 적용되고, 따라서 위 분담금채권은 시효로 소멸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① 원고 A노조 규약 제17조에 의하면, 원고 A노조는 그 소속 조합원들로부터 매월 임금 총액의 1%를 조합비로 납부받은 후 그 중 80%에 해당하는 돈을 본 부·지부 등의 산하조직에 배정하는 것으로 되어 있는 사실, ② 그런데 구 B본부의 경우 그 자체 규약에 해당하는 운영규정 제81조에 따라 그 소속 조합원들로부터 매월 임금(기본급)의 2%(2005년 8월 급여일부터는 1.7%)를 자체 조합비로 받아 그 중 소정의 금액(2003년 1월부터 2004년 2월까지는 매월 20,000,000원, 2004년 3월부터 2005년 6월까지는 매월 24,000,000원, 2005년 7월부터는 매월 21,600,000원)을 매월 원고 A노조에 분담금으로 납부한 사실, ③ 원고 A노조 역시 구 B본부로부터 매월 위 분담금을 받는 것으로써 구 B본부 소속 조합원들의 조합비 수령 및 그 중 80% 금액의 구 B본부에의 배정을 갈음하여 온 사실은 위에서 본 바와 같은바, 이러한 사실관계 하에서 구 B본부는 원고 A노조에 대하여 2007년 7월부터 2008년 2월까지 8개월 동안 매월 21,600,000원씩 합계 172,800,000원의 분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었음에도 이를 이행하지 않았던 것에 불과할 뿐, 172,800,000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얻었던 것이라고는 볼 수 없고, 피고는 구 B본부의 위와 같은 지위를 그대로 승계하였으므로, 이와는 다른 전제에 서 있는 원고 A노조의 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5.

결론

그렇다면, 원고 B본부의 이 사건 소는 부적법하여 이를 각하하고, 원고 A노조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모두 기각할 것인바, 제1심 판결의 원고 A노조에 대한 피고 패소부분은 이와 결론을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이를 취소함과 아울러 그 취소부분에 해당하는 원고 A노조의 청구를 기각하고, 원고들의 항소는 이유 없어 이를 모두 기각한다.

판사 김인욱(재판장) 김동현 강민성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