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항소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당사자의 지위
피고는 개인택시운송사업자 공동의 이익 사업 등을 영위할 목적으로 설립된 단체이고, 원고는 1997. 5.경부터 피고 산하 공제조합의 직원으로 근무하다가 2급 직원으로 55세의 정년이 적용되어 2013. 12. 31. 정년퇴직한 사람이다.
피고의 인사관리규정 중 정년 관련 조항 등
피고의 취업규칙에 해당하는 인사관리규정 제4조에서는 피고의 직원을 '간부직원과 일반직원으로(제1항), 간부직원은 1급갑, 1급을, 2급, 3급으로, 일반직원은 4급, 5급, 6급, 7급, 촉탁으로(제2항)' 각 나누고 있고, 같은 규정 제43조는 직원의 직급별 정년으로 '1급을 이상은 58세, 그 외 직원은 55세에 도달하였을 때'로 규정하고 있다(이하 '이 사건 정년규정'이라 한다)<각주1>.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을 제1 내지 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의 주장
원고는 다음과 같은 이유로 피고가 이 사건 정년규정에 근거하여 2013. 12. 31. 원고에 대하여 한 정년퇴직처분은 무효라고 주장한다.
피고가 직급별 직원을 운용하는 실태 등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정년규정과 같이 1급과 그 외의 직급을 구분하여 정년을 차등적으로 적용하는 것에는 합리적 이유가 없다. 따라서 정년을 차등적으로 규정한 이 사건 정년규정은 강행규정인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이하 '고령자고용법'이라 한다) 제4조의4 제1항<각주2> 제5호 등에 위배되어 무효이다.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은 '사용자는 근로자에게 정당한 이유 없이 해고, 휴직, 정직, 전직, 감봉, 그 밖의 징벌을 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이 사건 정년규정은 정당하거나 합리적이지 못한 것으로서 무효이므로, 결국 원고에 대한 정년퇴직처분은 정당한 이유 없는 해고에 해당한다. 또한 1급과 2급 이하 직원의 업무상 중요도와 책임의 정도에 사실상 차이가 없고, 업무의 성질, 근무형태 등 또한 차이가 없음에도 인사권자의 일방적이고 자의적인 결정으로 2급 이하의 직원이 1급으로 승진하였는지에 따라 정년 규정이 차별적으로 적용되는 등 이 사건 정년규정은 합리적 근거가 없는 연령차별을 규정한 것으로 민법 제103조 반사회질서 행위에 해당되어 무효이다.
판단
고령자고용법위반 여부에 관한 판단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제1항 제5호에서는 사업주로 하여금 퇴직 분야에서 합리적인 이유 없이 근로자의 연령을 이유로 한 차별을 금지하고 있으나, 이 사건 정년규정과 같이 취업규칙 등을 통해 설정한 이른바 직급별 정년에 차이가 있다 하더라도, 이는 '연령'이 아닌 '직급'을 이유로 한 정년 분야의 차별적 처우라 할 것이어서 고령자고용법에 따른 연령차별에 해당하는 것으로 볼 수 없다.
설령 이 사건 정년규정이 연령별 정년차별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더라도,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5<각주3>에서는 연령차별의 합리성을 인정하여 제4조의4의 적용대상에서 제외할 예외적인 경우를 열거하고 있는바, 앞서 든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의 사정 즉,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5 제3호(고령자고용법이나 다른 법률에 따라 근로계약, 취업규칙, 단체협약 등에서 정년을 설정하는 경우)는 특정 기업에 소속된 근로자들의 개별적 혹은 집단적 의사결정과정을 거쳐 노사가 자율적으로 특정 정년제도에 관한 합의에 이르거나 근로계약 내지 단체협약), 근로자들의 집단적 의견을 청취하거나 동의를 얻어야 할 뿐만 아니라, 관련 사항을 고용노동부장관에게 신고하여야 하는 등 제도의 도입 및 변경 과정에 당사자들의 의사를 반영하는 것이 일정 부분 보장되어 있으므로(취업규칙), 근로계약, 취업규칙, 단체협약 등에서 정년을 설정하는 경우는 연령차별의 합리성을 인정하겠다는 취지로 보이는 점, 특히 고령자고용법은 일정 수 이상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주로 하여금 매년 정년제도의 운영 현황을 고용노동부장관에게 제출토록 하고 있으며(고령자고용법 제20조 제1항), 그에 따라 사업주가 그 현황을 제출·보고하여야 하는 사항에 '단일 정년' 내지 '직급별 정년', '직종별 정년' 등에 관한 현황이 포함되어 있는 점(고령자고용법 시행규칙 제13조) 등 관계 법령에서조차 직급별 정년 등을 기업의 입장에서 상정 가능한 제도로 보아 이를 현황 파악의 대상으로 삼고 있다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취업규칙에 해당하는 이 사건 정년규정은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적용대상에서 제외할 예외적인 경우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
또한 원고의 주장과 같이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의 적용대상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직급별 정년제도에 합리적 이유가 인정되어야 한다고 보더라도, 앞서 든 증거들 및 갑 제6, 7호증, 을 제1 내지 3, 5, 7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의 사실 내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볼 때, 합리적 이유를 인정할 수 있으므로, 이 사건 정년규정은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적용대상에서 제외할 예외적인 경우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
피고는 법령에 위배되지 않는 한 내부운영에 관하여 사적 자치를 누릴 수 있고, 같은 맥락에서 정년규정을 정할 때에도 법령에 위배되지 않는 한도 내에서는 경영정책상 상당한 재량을 가지고 있다.
원고는, '피고의 2, 3급 직원도 간부직원으로 1급 직원과 마찬가지로 관리·감독업무를 수행하고 있고, 1, 2급 직원들은 직급에 구분 없이 역할이나 책임이 동일한 업무를 수행하는 경우도 빈번히 존재할 뿐만 아니라, 심지어 1급 직원이 2급 직원보다 하위의 직무를 수행하는 경우도 있고, 따라서 이 사건 정년규정에 따른 피고의 직급정년제도는 합리성을 결여하였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살피건대, 피고는 직원들의 직급을 1급 내지 7급으로 구분하여 운용하여 왔는데, 각 직급별 직위에 따르면 2급 이하 직원들은 본부의 실장 내지 지부의 부지부장 직무를 수행할 수 없으나, 위 각 직무를 수행할 1급 직원이 부족할 때에는 2급 직원이 직무대리의 형식으로 해당 업무를 담당하기도 하고<각주4>, 1급 직원의 경우에도 본인의 희망 등에 따라 2급 이하 직원들이 담당하는 업무를 수행하기도 한 사실<각주5>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2 내지 5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직급 간 탄력적 인사운영은 대규모 조직의 효율적 운영을 위한 것으로 부분적, 예외적인 것으로 보이고, 그로 인하여 피고의 직제규정에 따른 직급 구분이 의미를 상실하였다고 볼 수는 없을 뿐 아니라, 1급 직원의 경우 최고 관리자로서 전체 업무를 총괄하거나 직원을 관리하는 등 정책수립 내지 조직관리의 업무를 담당하게 되므로 2급 이하 직원보다 상대적으로 축적된 경험과 지식의 연속적·지속적 활용이라는 측면이 강하게 요구되는 것으로 보이고, 1급과 기타의 간부직원들이 행하는 관리·감독업무의 내용이 질적으로 차이가 없다고 볼 수 없다.
피고의 직원이던 K이 이 사건 정년조항이 차별적 규정이라며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제기한 데 대하여 국가인권위원회가 2009. 6. 22. '직원의 정년을 직급별로 차등한 이 사건 정년조항은 고용과 관련한 합리적인 이유 없는 차별행위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피고에게 이 사건 정년조항의 개정을 권고하는 결정을 한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으나, 이 사건 정년규정 자체의 효력 유무를 판단함에 있어 법원이 위와 같은 권고내용에 구속된다고 볼 수 없고, K이 '이 사건 정년규정으로 자신이 조기에 정년퇴직을 당함으로써 일실수입 상당의 손해 등을 입었다'라고 주장하며 피고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한 데 대하여, 청주지방법원은 2010. 10. 22. 청구기각 판결을 선고하였고(2010가합5035호), 위 판결은 이후 항소 및 상고절차를 거쳐 그대로 확정된 바 있다.
이 사건 정년규정을 통해 1급 직원의 인력수급 및 활용을 원활히 하고자 한 피고의 정책적 결정이 사법상 효력을 부정할 만큼 부당하거나 불합리하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 사건 정년규정의 합리성, 그 사법상 효력을 부정할 만한 자료가 없다.
근로기준법위반 여부 등에 관한 판단
원고는 이 사건 정년규정이 근로기준법 제23조 위반이거나,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위반하는 내용이라는 취지로도 주장하나,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인사규정의 합리성이 인정되는 이상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위 주장은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할 것인바, 제1심 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한다.
판사 김대웅(재판장) 이현우 김동완
각주1) 피고의 인사관리규정은 2014. 3. 24.부터 시행된 인사복무규정으로 대체되었는데, 위 인사복무규정 제4조는 피고의 직원을 간부직원과 일반직원으로(제1항), 간부직원은 1급갑, 1급을, 2급, 3급으로, 일반직원은 4급, 5급, 6급으로(제2항), 계약직원은 7급과 단기계약직으로 각 나누고 있고(제3항). 제76조는 정년퇴직에 관하여는 1급을 이상은 58세, 그 외 직원은 55세에 도달한 달의 말일로 규정하고 있다.
각주2) 제4조의4(모집·채용 등에서의 연령차별 금지)
사업주는 다음 각 호의 분야에서 합리적인 이유 없이 연령을 이유로 근로자 또는 근로자가 되려는 자를 차별하여서는 아니 된다.
모집 · 채용, 2. 임금, 임금 외의 금품 지급 및 복리후생, 3. 교육·훈련, 4. 배치·전보·승진
퇴직·해고
제1항을 적용할 때 합리적인 이유 없이 연령 외의 기준을 적용하여 특정 연령집단에 특히 불리한 결과를 초래하는 경우에는 연령차별로 본다.
각주3) 제4조의5(차별금지의 예외)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제4조의4에 따른 연령차별로 보지 아니한다.
직무의 성격에 비추어 특정 연령기준이 불가피하게 요구되는 경우
근속기간의 차이를 고려하여 임금이나 임금 외의 금품과 복리후생에서 합리적인 차등을 두는 경우
이 법이나 다른 법률에 따라 근로계약, 취업규칙, 단체협약 등에서 정년을 설정하는 경우
이 법이나 다른 법률에 따라 특정 연령집단의 고용유지·촉진을 위한 지원조치를 하는 경우
각주4) 피고가 2012. 9.경 2급 직원인 B에게 C지부 부지부장 직무대리를 명하거나, 2014. 4.경 2급 직원인 D에게 E지부 부지부장 직무대리를 명한 것이 그 예이다.
각주5) 1급 직원인 F지부 G 센터장이 H지부 부지부장을 하다가 2009년부터 2011년까지 C지부 팀원으로, 1급 직원인 I이 J지부 팀장으로서 2급 센터장 밑에서 각 근무한 것이 그 예이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