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제1심판결을 취소한다.
피고가 2014. 9. 11. 원고에 대하여 한 해고는 무효임을 확인한다.
가. 피고는 원고에게 297,601,360원 및 이에 대하여 2016. 9. 13.부터 다 갚는 날까지연 15%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고,
2016. 8. 1.부터 원고를 복직시킬 때까지 월 11,666,666원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소송총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제3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는 투자자문 및 투자일임업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회사이다.
원고는 2014. 4. 29. 피고와 사이에 연봉 2억 원의 고용계약(이하 '이 사건 고용계약'이라고 한다)을 체결한 후, 같은 해 5. 1.부터 피고의 영업총괄 부사장으로 근무하였다.
피고는 2014. 9. 11. 원고에 대하여 이 사건 고용계약 제7조 제2항(원고의 업무성과 또는 업무평가가 미흡하거나 현저하게 저조하다고 판단되는 경우), 제8항(피고의 사정에 의하여 담당직무가 소멸되거나 기타의 사유로 계속 고용 불가피한 경우)을 근거조항으로 적시하면서 '당사의 지속적인 영업이익 적자와 자본잠식 그리고 저조한 투자자산유치로 인하여 불가피하게 비용절감을 위한 구조조정 집행에 따라 원고의 계속 고용이 어렵게 되어 고용계약 해지를 결정하였다'며 해고처분(이하 '이 사건 해고처분'이라고 한다)을 하였고, 같은 날 이를 원고에게 통지하였다.
피고는 취업규칙 및 복무규정 등을 따로 두고 있지 아니하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4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주위적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원고의 근로자성 여부
당사자들의 주장
원고는 자신이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하였으므로 근로기준법에 정한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주장한다.
피고는 원고가 피고의 부사장으로서 위임받은 투자금 유치 업무를 수행하였을 뿐이고 이러한 업무를 함에 있어 피고의 어떠한 지휘·감독도 받지 아니하였으므로 근로자가 아니라고 다툰다.
판단
갑 제1, 4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원고와 피고가 '고용계약서' 형식의 계약을 체결한 점, ② 원고의 업무는 피고의 필요에 따라 조정될 수 있고, 피고가 원고의 근무부서를 변경하거나 원고에게 영업총괄 이외의 업무를 부과할 수 있는 점(고용계약서 제1조), ③ 원고는 피고의 제반 규칙 및 규정을 준수하여야 하며, 피고의 업무지시에 따라야 하는 점(고용계약서 제3조), ④ 원고가 근무평정 대상자인 점(고용계약서 제8조), ⑤ 원고가 영업총괄 부사장이라는 직책을 부여받았지만 피고의 임원으로 등기되지 않은 점, ⑥ 원고가 피고의 다른 근로자들에 비하여 고액의 연봉을 수령하고 차량을 제공 받았지만 이는 원고의 영업성과에 대한 기대치가 반영된 결과로 보이는 점 등을 고려하면, 원고는 피고의 지휘·감독 아래 일정한 근로를 제공하는 종속적인 고용관계에 있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이 사건 해고처분의 적법 여부
원고의 주장
피고가 근로자인 원고를 해고하기 위해서는 정당한 해고사유가 존재하고 적법한 해고절차를 거쳐야 한다. 그런데 피고는 이 사건 해고처분 당일 원고에게 해고처분 사실을 통지함으로써 해고예고 절차를 위반하였다.
피고가 해고사유로 내세운 '원고의 업무성과 또는 업무평가가 미흡하거나 현저하게 저조한 경우'와 '피고의 사정에 의하여 담당직무가 소멸되거나 기타의 사유로 계속 고용이 불가피한 경우'라는 사정이 존재하지 아니하는 등 정당한 해고사유도 없다.
가사 피고가 해고사유로 내세운 위 사정들이 존재한다고 하더라도, 원고는 피고에 입사하여 3개월의 시용시간을 거쳤고 정식으로 채용된 것은 1개월에 지나지 않았는데, 피고가 피고 주장의 위 사정들을 원고로 하여금 시정 또는 개선하게 하려는 아무런 노력을 하지 않고 공정한 업무평가결과를 알려주지도 않은 상태에서 원고를 즉시 해고한 것은 적정한 것으로 볼 수 없다.
판단
절차상 하자의 존부
근로기준법 제26조는 본문에서 '사용자는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적어도 30일 전에 예고를 하여야 하고, 30일 전에 예고를 하지 아니하였을 때에는 30일분 이상의 통상임금을 지급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이 사건 고용계약서 제7조에서도 '30일 전에 사전 통보하고 본 계약을 해지하거나 또는 재계약 체결을 거부할 수 있다'고 규정함으로써 해고를 함에 있어 예고절차를 두고 있는데, 피고가 원고에게 이 사건 해고처분을 하면서 당일에서야 이를 통보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그러나 근로기준법 제35조 제3호에서 '월급근로자로서 6개월이 되지 못한 자'에 해당하는 근로자의 경우 해고의 예고가 적용되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원고는 이 사건 해고처분 당시 근무기간이 약 4개월에 불과하였던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또한, 설령 피고가 해고의 예고를 하지 아니하였다고 하더라도 해고예고수당을 지급하거나 해고의 효력이 통지일로부터 30일 이후에 발생하는 것은 별론으로 하더라도 그와 같은 사정만으로 해고처분 자체가 무효로 된다고 볼 것은 아니다(대법원 1993. 11. 9. 선고 93다7464 판결 등 참조).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해고사유의 존부
이 사건 해고처분의 해고사유
근로기준법 제27조는 사용자가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여야 효력이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는 해고사유 등의 서면통지를 통해 사용자로 하여금 근로자를 해고하는 데 신중을 기하게 함과 아울러, 해고의 존부 및 시기와 그 사유를 명확하게 하여 사후에 이를 둘러싼 분쟁이 적정하고 용이하게 해결될 수 있도록 하고, 근로자에게도 해고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게 하기 위한 취지이다. 따라서 사용자가 해고사유 등을 서면으로 통지할 때는 근로자의 처지에서 해고사유가 무엇인지를 구체적으로 알 수 있어야 하고, 특히 징계해고의 경우에는 해고의 실질적 사유가 되는 구체적 사실 또는 비위내용을 기재하여야 하며 징계대상자가 위반한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의 조문만 나열하는 것으로는 충분하다고 볼 수 없다(대법원 2011. 10. 27. 선고 2011다42324 판결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살피건대, 피고가 원고에게 이 사건 해고처분을 하면서 이 사건 고용계약 제7조 제2항(원고의 업무성과 또는 업무평가가 미흡하거나 현저하게 저조하다고 판단되는 경우), 제8항(피고의 사정에 의하여 담당직무가 소멸되거나 기타의 사유로 계속 고용 불가피한 경우)을 근거조항으로 들면서 '당사의 지속적인 영업이익 적자와 자본잠식 그리고 저조한 투자자산 유치로 인하여 불가피하게 비용절감을 위한 구조조정 집행에 따라 원고의 계속 고용이 어렵게 되어 고용계약 해지를 결정하였다'고 해고사유를 통지하였는바, 위 해고사유 중 '당사의 지속적인 영업이익 적자와 자본잠식으로 인하여 불가피하게 비용절감을 위한 구조조정 집행에 따라 원고의 계속 고용이 어렵게 되었다'는 부분은 제7조 제8항의 해고사유에, '저조한 투자자산 유치' 부분은 제7조 제2항의 해고사유에 각 해당할 수 있다고 보인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원고가 C에게 함께 피고를 퇴사하여 새로운 투자자문 회사를 설립하여 공동으로 운영하자고 수차 제의하여 피고에 대한 해사 또는 배신행위를 하였고 이것도 이 사건 해고처분의 해고사유가 되었다고 주장하나, 이 사건 해고처분 당시 피고가 원고에게 위와 같은 사유를 해고사유로 통지하였음을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으므로 피고의 이 부분 주장은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이 사건 해고처분의 해고사유 유무
사용자의 근로자에 대한 해고는 정당한 이유가 없으면 무효이고 그러한 정당한 이유가 있다는 점은 사용자가 주장 입증하여야 한다(대법원 1992. 8. 14. 선고 91다29811 판결 참조).
먼저, 피고의 지속적인 영업이익 적자와 자본잠식으로 인하여 불가피하게 비용절감을 위한 구조조정 집행이 필요하였고 그로 인하여 원고의 계속 고용이 어렵게 되어 원고를 해고할 수밖에 없었다는 해고사유에 관하여 살피건대, 피고가 이 사건 해고처분을 전후로 직원들에 대하여 구조조정을 하였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고, 또한 위 해고사유는 근로기준법 제24조의 '경영상 이유에 의한 해고' 또는 그에 유사한 해고에 해당한다고 보이는바, 피고가 근로기준법 제24조가 정한 해고의 절차 또는 그에 유사하게 합리적이고 공정한 해고절차에 따라 원고를 해고대상자로 선정하여 이 사건 해고처분을 하였음을 인정할 증거도 없다. 그렇다면 피고의 이 사건 해고처분이 이 사건 고용계약서 제7조 제8항이 정한 사유에 의하여 이루어진 정당한 것이었다고 볼 수는 없다. 따라서 피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다음으로, 원고의 저조한 투자자산 유치로 인하여 원고를 해고하였다는 해고사유에 관하여 살펴본다.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은 '사용자는 근로자에게 정당한 이유 없이 해고를 하지 못한다'고 규정하는바, 피고는 투자자문 및 투자일임업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영리법인으로 법인의 성격상 소속 직원들의 투자자산 유치 실적의 많고 적음에 따라 운영의 성패가 좌우될 수 있다고 보이므로, 피고가 이 사건 고용계약에서 '업무성과가 현저하게 미흡하거나 저조한 것으로 평가된 경우'를 해고사유로 둔 것은 일응 유효하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만약 피고가 원고의 업무성과를 추상적, 자의적인 기준에 의해서가 아니고 공정하고도 구체적, 객관적인 기준에 의하여 평가하였고, 원고의 직위, 보수, 근무경력, 다른 근로자의 전반적인 근로성적, 피고의 경영실태 등 제반사정을 참작하여 원고가 그 직급의 근로자로서 최소한도의 직무수행능력이 결여되었다고 판단된 경우라면 피고가 원고를 해고한 것이 정당하다고 평가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앞서 든 증거들에 의하면, ① 피고는 이 사건 고용계약에서 2014. 5. 1.부터 2014. 7. 31.까지를 시용기간(probation period)으로 두었고(제2조), 위 시용기간 경과 후 원고와 이 사건 고용계약을 계속 유지하기로 한 사실, ② 피고는 2014. 8. 1. 원고와 정규 고용계약 관계로 들어간 후 불과 40일이 지난 2014. 9. 11. 이 사건 해고처분을 한 사실, ③ 위 시용시간 및 정규고용기간 동안 피고가 원고의 업무수행에 관하여 주의를 주거나 경고를 한 바 없고, 지도를 하거나 개선 시도를 한 바도 없는 사실, ④ 이 사건 고용계약상 피고는 연 1회 이상 원고의 업무에 대한 성과평가를 하고 평가방법과 기준은 피고가 별도로 정하는 바에 따른다고 되어 있는데(제8조), 피고는 원고에 대하여 위 조항이 정한 성과평가를 한 바 없는 사실이 인정된다.
여기에 같은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 사정들, 즉 ① 원고에게 그 직무상 필요한 자질과 능력이 전혀 없거나 개선가능성이 희박하다고 볼만한 자료가 없는 점, ② 피고는 고액의 연봉에 원고를 채용한 이유가 원고가 거액의 펀드자금을 유치할 수 있으리라고 기대하였고 원고 스스로도 이를 자신하였기 때문이라고 주장하는바, 만약 피고에게 원고의 입사 후 단기간 내 실적이 해고를 좌우할 정도로 중요한 것이었다면 그 점을 명확히 하여 이 사건 고용계약에 명시적 규정을 두었어야 마땅한 점, ③ 원고가 피고를 위하여 50억 원 상당의 펀드를 유치한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는바, 피고 입사 후 4개월 안에 이룬 위 업무성과를 원고의 직위와 보수에 비추어 일반적으로 기대되는 최저한의 실적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이었다고는 단정할 수 없는 점을 더하여 보면, 피고의 이 사건 해고처분이 이 사건 고용계약서 제7조 제2항이 정한 사유에 의하여 이루어진 정당한 것이었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피고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소결론
피고 주장의 위 해고사유들이 존재한다고 할 수 없고, 따라서 이 사건 해고처분이 정당하다는 피고의 주장은 이유 없으므로, 원고와 피고 사이에는 이 사건 고용계약에서 정한 근로관계가 존속하고 있다고 할 것이다.
미지급임금청구에 관한 판단
사용자의 근로자에 대한 해고가 무효인 경우 근로자는 근로계약관계가 유효하게 존속함에도 불구하고 사용자의 귀책사유로 인하여 근로제공을 하지 못한 셈이므로 민법 제538조 제1항에 의하여 그 기간 중에 근로를 제공하였을 경우에 받을 수 있는 반대급부인 임금지급을 청구할 수 있다.
그런데 이 사건 해고처분이 무효임은 앞서 인정한 바와 같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원고가 이 사건 해고처분으로 인하여 지급받지 못한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할 것이다.
나아가 그 임금의 액수에 관하여 보건대, 원고의 임금이 월 11,666,666원(= 2억 원 ÷ 12개월, 원 미만 버림)임은 앞서 인정한 바와 같거나 계산상 명백하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2014. 10. 1.부터 2016. 7. 31.까지 미지급임금 합계 297,601,390원[= 2014. 12. 31.까지의 임금 합계 49,999,998원(= 16,666,666원 × 3개월) + 2015. 1. 1.부터 2016. 7. 31.까지의 임금 합계 247,601,362원(= 316,666,654월 - 원고가 자인하는 2015. 1. 1.부터 2016. 7. 31.까지 중간수입액 69,065,292원] 및 이에 대하여 원고가 구하는 2016. 9. 12.자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변경신청서 송달일 다음날임이 기록상 명백한 2016. 9. 13.부터 다 갚는 날까지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에서 정한 연 15%의 비율에 의한 지연손해금과 2016. 8. 1.부터 피고가 원고를 복직시킬 때까지 월 11,666,666원의 비율로 계산한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결론
그렇다면, 당심에서 감축된 원고의 주위적 청구는 모두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여야 할 것인바, 이와 결론을 달리한 제1심판결은 부당하므로 이를 취소하고, 이 사건 해고처분이 무효임을 확인하고, 피고에게 위 금원의 지급을 명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상환(재판장) 이영창 조찬영
각주1) = 16,666,666원 × 19개월
각주2) 피고는 2016. 6. 20.자 준비서면에서 중간수입의 공제항변을 하면서 구체적인 액수를 주장·입증하겠다고 하였으나 당심 변론종결일까지 구체적인 액수를 주장·입증하지 않았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