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등법원판결

서울고등법원 2017. 9. 1. 선고 2016나2048813 판결

주문

1.

원고들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2.

항소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1.

기초 사실

이 법원이 이 사건에 적을 이유는 ① 제1심판결 제2쪽 13번째 줄의 "1998. 4. 26."을 "1998. 3. 24."로 고치고, ② 제3쪽 17번째 줄 뒤에 "원고들은 당심에서 임금 청구 부분을 취하하였다."를 추가하는 외에는 제1심판결 해당 부분(제1항) 기재와 같으므로,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따라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2.

주장과 판단

가.

민법 제107조,<2> 근로기준법 제4조<3>에 따른 무효 주장

1)

원고들의 주장

피고 공사는 원고들에게 '이 사건 각 의사표시를 담은 사직서와 전직경력(이하에서 '전직경력'이란 피고 공사가 신규채용 근로자의 기준호봉 산정 시 고려하는 '입사 전 경력'을 말한다) 포기각서를 제출하지 않을 경우, 원고들을 정규직 근로자로 채용하지 않겠다'고 하였다. 피고 공사가 일률적으로 사직서와 전직경력 포기각서를 요구하였기 때문에, 원고들은 다른 선택을 할 수 없었다. 따라서 이 사건 각 의사표시는 진의 아닌 의사표시에 해당하므로 민법 제107조에 따라 무효이거나, 근로기준법 제4조에 따라 무효이다.

2)

판단

다음과 같은 이유로, 원고들의 주장은 이유 없다.

가)

관련 법리

동일한 기업 내에서 근로자가 스스로의 필요나 판단에 따라 자유로운 의사에 기하여 사용자에게 사직서 등을 제출하고 이에 따라 퇴직금을 정산하여 받은 경우, 사직서 등의 제출이 사용자의 일방적인 경영방침에 따라 어쩔 수 없이 이루어지거나 단지 형식적으로 이루어진 것으로 볼 수 없는 이상, 당해 기업과 근로자와의 근로관계는 일단 유효하게 단절된다(대법원 2001. 9. 18. 선고 2000다60630 판결 등 참조).

민법 제107조에서 정한 '진의'란 특정한 내용의 의사표시를 하고자 하는 표의자의 생각을 말하는 것이지 표의자가 진정으로 마음속에서 바라는 사항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표의자가 의사표시의 내용을 진정으로 마음속에서 바라지는 않았더라도 당시 상황에서는 그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하고 해당 의사표시를 하였을 경우, 이를 진의 아닌 의사표시로 볼 수 없다(대법원 2003. 4. 25. 선고 2002다11458 판결 등 참조).

나)

인정 사실

앞서 채택한 증거와 갑 제7 내지 10호증, 갑 제12, 13, 21, 24호증, 을 제11, 12, 13, 15, 16, 17, 19, 20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다음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1)

피고 공사의 규정

(가)

피고 공사는 소속 근로자를 직원과 별정직으로 분류하는데, 원고들과 같은 일용계약직 근로자는 직원 또는 별정직에 해당하지 않았다(별정직의 '계약직원'에도 해당하지 않았다).

(나)

직원에게 적용되는 취업규칙 제6조는 '근속연수의 계산은 특별한 규정이 없는 한 직원으로서 입사한 연월일을 기산일로 한다'라고 정한다. 직원연봉규정 제17조는 '근속연수의 계산은 입사한 날부터 퇴직 또는 사망한 날까지로 한다'라고 정한다.

'직원'에게 적용되었던 구 보수규정 시행세칙 제4조(초임호봉) 제2항은 '기본급 호봉은 별표 1에 따라 환산한 전직경력 1년에 1호봉씩 3호봉을 한도로 가산한다. 다만 5년 이상 피고 공사에서 근무하였던 경력은 별표 1-1에 따라 추가 가산한다'라고 정한다. '피고 공사에서 근무하였던 경력'과 관련하여, 별표 1과 별표 1-1은 '3년까지는 100% 전직경력으로 인정하되 이후 경력은 7호봉을 한도로 50%만을 인정한다'라고 정한다. 다만 피고 공사에서 근무하였던 경력은 '직원, 별정직, 청원경찰로 근무한 후 재입사한 자에 한하여 전직경력으로 인정되고, 원고들과 같은 일용계약직 근로자의 근무경력은 인정되지 않는다'는 취지로 정한다.

(2)

정규직 근로자로의 전환 과정

(가)

기간제법 시행에 따라, 피고 공사는 2007. 7. 원고들을 포함하여 2년 이상 근속한 비정규직 근로자를 위한 대책을 마련하였다. 피고 공사는 '무기계약직 전환 후 선별적으로 정규직 채용' 방안(1안),<4> '정규직 근로자로 전환채용' 방안(2안), '무기계약직으로 전환채용' 방안(3안)을 검토하였다. 피고 공사는 비정규직 근로자에게 가장 유리한 방안인 '2안'을 채택한 다음 이에 따라 정규직 전환을 추진하기로 하였다.

(나)

피고 공사는 2007. 9. 5. 비정규직 근로자의 정규직 채용 계획을 공고하였다. 피고 공사는 '2007. 5. 31. 기준 2년 이상 근속한 비정규직 근로자'를 7직급 정규직 근로자(운영실 보조, NDIS 보조) 또는 8직급 정규직 근로자(공가보조, 내선·계기보조, 기타 업무보조, 영업사무담당원)로 전환채용하기로 하였다. 전환채용 대상자는 '영업사무담당원 265명, 운영실보조 51명, NIDS 보조 32명, 공가보조 65명, 기타 업무보조 26명, 2년 이상 근로자 중 해촉자 38명'으로 총 477명이었다. 피고 공사는 2007. 10. '서류심사 → 면접 → 신체검사' 순으로 정규직 전환절차를 진행한 다음, 합격자를 발표하였다(최종 합격까지 걸린 기간은 이틀에 불과하였다). 피고 공사는 자격증 미소지자(14명), 신원조회 부적격자(2명)를 제외한 비정규직 근로자 전원을 정규직 근로자로 전환채용하였다.

내선·계기보조 또는 기타 업무보조 업무를 담당하였던 원고들은 8직급 정규직 근로자로 전환되었다.

(다)

정규직 전환 직후, 해당 근로자는 피고 공사에 사직서 또는 전직경력 포기각서를 제출하고 퇴직금을 받은 다음 2007. 10.경부터 7직급 또는 8직급 정규직 근로자로 근무하였다(뒤에서 보는 것처럼 원고들이 '합리적 이유 없이 차별 취급하였다'고 주장하는 영업사무담당원 역시 퇴직금을 받은 다음 정규직으로 전환되었다).

(3)

일용계약직 근로자와 8직급 근로자의 근로조건 등의 차이

(가)

피고 공사는 2007. 6. 8. '비정규직 관리지침'을 마련하였다. 비정규직 관리지침에 의하면, 비정규직 근로자의 계약기간은 일(日) 단위로 정하고 1개월 이상일 경우 1개월 이상 3개월 이내로 정하되 1년을 초과할 수 없다(제10조). 근로기간 종료 후 재계약하는 경우에도 신규 채용절차에 따라야 한다(제11조). 임금은 원칙적으로 일급(노임단가)에 따라 산정되고(제27조), 퇴직금, 시간외수당을 제외하고 다른 수당 등은 마련되지 않았다. 일용계약직 근로자에 대해서는 정규직 근로자에게 적용되는 단체협약, 취업규칙, 인사관리규정, 보수규정, 복리후생규정과 그 하위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다(제33조).

비정규직 관리지침 마련 이전에도 영업사무담당원을 제외한 일용계약직 근로자의 근로조건 등은 이와 같았다.

(나)

정규직 전환에 따라 원고들은 취업규칙인 6직급 관리규정(현행 6직급은 종전 8직급에 해당한다), 직원연봉규정, 급여규정 등의 적용을 받는다. 이에 따라, 원고들은 정년을 보장받고 일정 조건을 충족하는 경우 4직급으로 전환할 수 있다. 원고들은 기본연봉 외에도 연봉가급, 연봉외수당, 성과연봉, 명예퇴직금 등을 받을 수 있고, 근속연수에 따라 증액된 기본연봉을 받는다. 원고들은 보수규정에서 정한 각종 복리후생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다)

2007. 9. 당시 피고 공사의 일용계약직 근로자의 일급은 43,700원이었다. 27일(유급휴일 포함) 근무를 가정할 경우, 원고들이 받을 수 있는 기본급은 1,179,900원(= 43,700원 × 27일)이었다. 그러나 2008년 이후 기본연봉만 1,503,330원을 받을 수 있는 등, 정규직 전환에 따라 원고들의 임금 수준은 상당 정도 향상되었다.

(라)

일용계약직 당시 원고들은 단순히 정규직 근로자 등을 보조하는 업무만 담당하였지만, 정규직 전환 이후 원고 A은 '접수, 저압요금 조정 등 업무'를, 원고 B는 '시공지시, 계기변상금 정산, 저압요금 조정 등 업무'를 독자적으로 처리하였다.

다)

판단

비록 피고 회사가 일률적으로 사직서나 전직경력 포기각서를 받았고, 원고들이 이와 다른 선택을 할 여지는 없었더라도, 위 인정 사실에 나타난 다음 사정을 종합하면, '원고들이 의사에 반하여 어쩔 수 없이 또는 형식적으로 이 사건 각 의사표시를 하였다'거나 '이 사건 각 의사표시가 원고들의 진의가 아니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증거가 없다.

(1)

피고 공사의 취업규칙에 따를 경우, 원고들의 일용계약직 근무경력은 당연히 전직경력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따라서 피고 공사가 취업규칙에 반하여 원고들에게 부당한 요구를 한 것으로는 보기 어렵다.

(2)

정규직 전환 시 피고 공사는 상정할 수 있는 방안 중 비정규직 근로자에게 가장 유리한 방안(2안)을 채택하였다. 당시 피고 공사는 이 사건 각 의사표시에 따른 불이익 정도, 정규직 전환에 따른 이익의 정도를 종합적으로 고려하되 불이익을 상쇄할 수 있는 정도의 유리한 내용으로 정규직 전환을 추진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이와 같은 피고 공사의 방침은 2007. 9. 5.경 공고를 통해 이미 알려진 상태였다.

(3)

피고 공사가 7직급(인사관리규정) 또는 8직급(별정직관리요령) 정규직 근로자를 신규채용하는 경우 엄격한 심사절차를 거치지만, 정규직 전환채용 시에는 형식적 요건을 갖추지 못한 일부 근로자를 제외하고 정규직 전환을 원하는 모든 비정규직 근로자를 정규직으로 채용하였다. 또한, 심사절차 역시 신속·간이한 형태로 진행하였다.

(4)

8직급 근로자의 근로조건은 정년보장, 임금, 복지 등 모든 면에서 원고들의 종전 근로조건보다 훨씬 좋은 수준이었다. 이는 기간제법 시행에 따라 원고들이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되는 경우보다 유리한 것이기도 하다. 원고들이 위와 같은 조건의 정규직 전환을 마다할 이유를 찾을 수 없다.

라)

소결론

피고 공사에 의해 마련된 정규직 전환방침이 종전 근로조건보다 훨씬 유리하기 때문에, 원고들이 이 사건 각 의사표시를 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또한, 전환채용 과정에서 원고들은 해당 내용을 알았다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이 사건 각 의사표시가 민법 제107조 또는 근로기준법 제4조에 따라 무효로 보기 어렵다(강요 또는 강박에 따른 의사표시로도 볼 수 없다).

1)

원고들의 주장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였던 원고들이 이 사건 당시 정규직 근로자와 같은 업무를 처리하였던 이상, 전직경력을 인정하는 취업규칙 등이 원고들에게도 적용되어야 한다. 이 사건 각 의사표시는 '가산해야 할 원고들의 전직경력을 포기하는 것'이기 때문에, 원고들을 비롯한 일용계약직 근로자에게 불리한 것이다. 따라서 피고 공사는 이 사건 각 의사표시를 요구하면서 일용계약직 근로자를 상대로 취업규칙 변경에 준하여 집단적인 의사결정 방식에 의한 동의절차를 거쳐야 했다. 피고 공사가 위와 같은 절차를 거치지 않았던 이상, 이 사건 각 의사표시는 근로기준법 제94조,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동조합법'이라 한다) 제33조에 따라 무효이다.

2)

판단

다음과 같은 이유로, 원고들의 주장은 이유 없다.

가)

일용계약직 근로자를 정규직으로 전환하면서 피고 공사는 피고 공사의 취업규칙 등을 변경한 적이 없다. 앞서 본 것처럼 구 보수규정 시행세칙은 '일용계약직 근로자의 근무경력은 전직경력으로 인정되지 않는다'는 취지로 정하였을 뿐이다.

나)

'피고 공사가 사직서와 전직경력 포기각서를 받은 것'은 정부종합대책에 따라 비정규직에서 정규직으로 전환되는 근로자의 기준호봉을 정하기 위한 것이다. 정부종합대책과 기간제법 시행으로, 피고 공사는 인사상 필요와 무관하게 일정한 요건을 갖춘 비정규직 근로자를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로 처우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이에 따라 피고 공사는 일반적인 정규채용 절차와 달리 신속·간이한 심사절차를 거쳐 일정한 요건을 갖춘 비정규직 근로자 전원을 정규직으로 전환하였고, 급여 역시 종전보다 높은 수준으로 책정하였다.

이에 비추어 보면, 이는 종전까지 취업규칙에서 정한 일반적인 임용경로와는 본질적으로 다른 임용경로를 신설함에 따라 그에 필요한 기준호봉 산정방법을 새로 마련한 것이지 취업규칙을 불이익하게 변경한 것으로는 볼 수 없다(대법원 2015. 10. 29. 선고 2013다1051 판결의 취지 참조).

다)

정규직 전환에 따라 원고들에게 돌아가는 이득의 정도 등에 비추어 보면, 정규직 전환조건이 원고들에게 불리한 것이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나아가 달리 피고 공사가 일용계약직 근로자를 상대로 집단적 동의절차를 거쳐야 할 만한 이유나 근거를 찾을 수 없다.

다.

합리적 이유 없는 차별이라는 주장

1)

원고들의 주장

정규직 전환 과정에서, 피고 공사는 특별한 지식이나 기술을 필요로 하지 않는 영업사무담당원에 대해서는 비정규직으로 근무하였던 경력을 전직경력으로 인정하였던 반면, 주로 정규직 근로자의 업무를 처리하였던 원고들의 근무경력은 전직경력으로 인정하지 않았다. 이는 합리적 이유 없는 차별에 해당하므로, 이 사건 각 의사표시는 헌법 제11조 제1항,<7>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제8조 제1항,<8> 기간제법 제8조 제1항,<9> 근로기준법 제6조,<10> 민법 제103조,<11> 취업규칙 제5조<12><13>에 따라 무효이다.

2)

판단

다음과 같은 이유로, 원고들의 주장은 이유 없다.

가)

법리적인 관점

(1)

이 사건 당시 기간제법 제5조<14>에 따라 원고들은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였으므로, 원고들에게 기간제법 제8조 제1항이 적용될 수 없다.

(2)

이 사건 각 의사표시는 강요나 진의 아닌 의사표시에 따라 이루어졌다기보다는 원고들의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이루어졌다고 보아야 한다. '피고 공사가 원고들의 전직경력을 인정하지 않은 것'이 취업규칙 등에 반하는 것도 아니었다.

이에 비추어 보면, 원고들 주장처럼 피고 공사가 정규직 전환 과정에서 영업사무담당원을 우대하였더라도, 피고 공사의 영업사무담당원 우대행위와 원고들의 이 사건 각 의사표시 또는 의사표시의 하자 사이에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어렵다.

(3)

앞서 본 것처럼 기간제법 시행에 따라 인사상 필요와 무관하게 정규직 전환이 이루어지자, 피고 공사가 일반적인 임용경로와는 본질적으로 다른 전환채용 근로자의 기준호봉 산정방법을 새로 마련하기 위하여, 사직서와 전직경력 포기각서를 받은 것이다. 정규직으로 전환되는 근로자별로 근무기간이나 환경, 내용, 직역별 업무 태양 등이 모두 다르고, 상당한 정도의 임금 상승이 수반될 수밖에 없는 점에서, 전직경력을 모두 인정하는 것이 반드시 합리적이라고는 단정할 수 없다.

나)

'합리적인 이유 없는 차별이다'라고 단정하기 어려운 점

(1)

인정 사실

정규직 전환 과정에서, 피고 공사가 원고들과 달리 비정규직 근로자인 영업사무담당원의 전직경력을 인정하였던 사실은 당사자들 사이에 다툼이 없다. 앞서 채택한 증거와 을 제21, 22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다음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가)

피고 공사는 전기를 생산·공급한 다음 전기요금을 징수하는 것을 본업으로 하므로, 전기요금 징수 업무는 피고 공사의 본질적인 업무에 해당한다. 피고 공사는 원활한 전기요금 징수를 위하여 비정규직 형태로 영업사무담당원('수납정리원', '수금사무담당원'으로 불리기도 하였다)을 고용하였다. 영업사무담당원은 정규직 전환대상 근로자 중 약 55%를 차지할 정도로 피고 공사의 상시적·필수적 인력이었다.

(나)

피고 공사는 영업사무담당원의 효율적 관리와 처우 개선을 위하여 1999. 1.경 '수금사무담당원 관리기준'을 마련하였다(이후 '위탁원 관리요령', '영업사무담당원 관리기준'이 마련된 것으로 보인다). 수금사무담당원 관리기준에서는 영업사무담당원의 업무로 ① 수금업무 보조(전기요금 착오수납분 정리, 단전예고서 교부·실적관리, 보증금 등 예수금 수납 여부 확인), ② 콜센터 전화상담, ③ 요금조정, ④ 검침PC 운영, ⑤ 기타 회사에서 정하는 사항 등을 열거한다(수금사무담당원 관리기준 제4조, 별표 1).

(다)

수금사무담당원 관리기준에 따라, 영업사무담당원은 보로금, 해촉위로금, 가족생계보조금, 유아자녀교육비보조금, 교통보조비, 특수작업수당 등 여러 수당 등을 받았고, 다양한 복지혜택을 제공받았다. 이와 같은 영업사무담당원의 근로조건은 8직급 정규직 근로자와 유사하였다.

특히 별지 기재와 같이 수금사무담당원 관리기준은 호봉제와 유사하게 근속연수에 따라 영업사무담당원의 급여에 차등을 두었다.

(라)

명칭에서 알 수 있듯이 원고들과 같은 일용계약직 근로자는 일시적으로 업무보조 인력이 필요한 경우 사업소장 등에 의해 고용되었던 근로자이다. 비정규직 관리지침이 일용계약직 근로자를 일(日) 단위로 고용하게 하거나 계약기간을 3개월 이내로 하게 한 것도 이와 같은 업무 또는 고용 필요성의 제한이나 한계 때문이다. 처음부터 고용 계속성이 전제되지 않았기 때문에, 임금은 일 단위로 산정되고 근속연수에 따라 차등지급되지 않았다.

(마)

원고 B, 근무기간이 비슷한 영업사무담당원의 월 급여 액수를 비교하면, 다음과 같다.

(2)

차별의 합리성 판단

다음과 같은 이유로, '피고 공사가 영업사무담당원의 전직경력을 인정한 것'이 합리적 이유 없는 차별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

(가)

채용 경위, 업무 내용, 계약기간, 임금 산정방법이나 수준, 취업규칙 유무 등 근로조건이나 업무 내용 전반에 걸쳐 원고들과 같은 일용계약직 근로자와 영업사무담당원은 달랐다. 따라서 비정규직 근로자였다는 점을 제외하고는 영업사무담당원을 원고들의 비교대상 근로자로 삼기 적절하지 않다.

(나)

정규직 전환 이전부터 영업사무담당원에 대해서는 사실상 호봉제가 시행되었기 때문에, '피고 공사가 정규직 전환 시 영업사무담당원의 전직경력을 인정하지 않는 것'은 다양한 근무경력을 가진 영업사무담당원끼리의 근로조건을 합리적 이유 없이 차별하는 것이다. 또한, 전직경력을 인정하지 않고 일률적으로 기준호봉을 적용할 경우, 일부 영업사무담당원의 급여 수준은 종전보다 낮아질 수도 있었다. 나아가 영업사무담당원의 근로조건이 호봉제로 운영되는 8직급 근로자와 유사하였던 점까지 고려하면, 비정규직 근무경력에 따라 영업사무담당원의 임금 수준에 차등을 둔 데에 합리적인 이유가 있었다고 보아야 한다.

(다)

1994년 당시 일용계약직 근로자와 영업사무담당원의 임금 수준은 약 3.07배 수준의 차이를 보였지만, 정규직 전환 직후에는 약 1.49배의 차이를 보이는 등 정규직 전환을 거치면서 이들 사이의 임금 격차가 크게 줄었다. 또한, 피고 공사는 노임단가를 계속 올리는 방법으로 일용계약직 근로자의 임금 수준을 높였고, 정규직 전환 시에는 직전 노임단가보다 많은 금액을 급여로 책정하기도 하였다.

라.

착오를 이유로 한 취소 주장

1)

원고들의 주장

이 사건 당시 원고들은 일용계약직 또는 기간제 근로자가 아니었는데도 일용계약직 또는 기간제 근로자인 것으로 착오에 빠져 이 사건 각 의사표시를 하였다. 피고 공사의 착오 유도로 원고들이 이 사건 각 의사표시를 하였으므로, 이를 취소한다.

2)

판단

앞서 본 제반 사정에 비추어 보면, 원고들이 착오에 빠져 이 사건 각 의사표시를 하였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증거가 없으므로, 위 주장은 이유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이 사건 청구는 모두 이유 없으므로 기각해야 하는데,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다. 따라서 원고들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상환(재판장) 조찬영 황승태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