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등법원판결

서울고등법원 2020. 4. 23. 선고 2019노2193 판결

주문

원심판결

중 유죄부분을 파기한다.

피고인 A을 징역 1년 6개월에, 피고인 B을 징역 3년에 각 처한다.

다만, 피고인 A에 대하여는 이 판결 확정일부터 2년간 위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이유

1.

이 법원의 심판범위

원심은 이 사건 공소사실 중 피고인 B의 E에 대한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의 점에 관하여 공소기각 판결을 선고하였는데, 원심판결 중 공소기각 부분에 대하여 위 피고인과 검사 모두 항소를 제기하지 아니하였다. 따라서 항소가 제기되지 아니한 공소기각 부분은 그대로 분리, 확정되었으므로, 이 법원의 심판범위에서 제외된다.

또한 원심은 배상신청인 C, D의 각 배상명령신청을 각하하였는데, 위 배상신청인들은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32조 제4항에 따라 배상명령신청을 각하한 재판에 대하여 불복을 신청할 수 없어 위 배상명령신청을 각하한 부분은 그 즉시 확정되었다. 따라서 원심판결 중 배상명령신청 각하 부분도 이 법원의 심판범위에서 제외된다.

2.

항소이유의 요지

가.

특정경제범죄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의 점에 관한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1)

피고인들

피고인 B이 피해자 D(이하 '피해자'라 한다)과 H웨딩홀 내 사진관(이하 '이 사건 사진관'이라 한다) 임대차계약을 체결하게 된 것은 이 사건 사진관의 전 임차인이었던 I의 적극적 주선이 있었기 때문이고, 피해자도 I으로부터 입출고대장 등 이 사건 사진관의 운영 상태를 확인하고 스스로의 판단에 따라 이 사건 사진관 임대차계약을 체결한 것이다. 피해자는 이 사건 사진관을 임차한 후 1년 6개월 동안 약 4억 7,000만 원의 매출을 올렸다. '피고인들에게 임대차보증금 반환 요청을 하면 그로부터 1주 내에 임대차보증금을 반환하기로 약정하였다'는 피해자의 진술과 달리 그와 같은 내용은 이 사건 사진관 임대차계약서에 존재하지 않을뿐더러 업계 관행에도 반한다. 피고인들은 2015년 말경을 기준으로 약 40억 원 이상의 순자산을 보유하고 있었고, 월 임대료도 3억 원 이상을 연체한 사실이 없으며, 2015년 한 해 동안 약 49억 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었는데, 이 사건 사진관 임대차계약 체결 당시 예상할 수 없었던 H웨딩홀(이하 '웨딩홀'이라 한다)의 임대인 AF의 갑작스러운 명도집행으로 인하여 웨딩홀의 영업을 중단하게 된 것이다.

이러한 사정들을 종합하면 피고인들에게 편취의 범의가 있었다고 볼 수 없음에도,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2)

피고인 A

피해자와의 이 사건 사진관 임대차계약 체결에 관여한 사람은 피고인 B과 I이고, 피고인 A은 피해자에게 매출현황, 변제자력에 관하여 알려주거나 즉시 임대차보증금반환의사를 표시한 바 없으며, 피고인 B의 지시를 받아 웨딩홀의 일부 업무를 담당하거나 도와주는 정도에 그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 A에 대하여 피고인 B과의 공모관계를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나.

양형부당

원심이 선고한 형(피고인 A: 징역 1년 6월, 집행유예 3년, 피고인 B: 징역 3년 6월)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3.

판단

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의 점에 관한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대하여

1)

관련 법리

사기죄의 요건인 기망은 널리 재산상의 거래관계에서 서로 지켜야 할 신의와 성실의 의무를 저버리는 모든 적극적, 소극적 행위를 말한다. 반드시 법률행위의 중요 부분에 관한 허위표시를 해야 하는 것은 아니고, 상대방을 착오에 빠뜨려 행위자가 희망하는 재산적 처분행위를 하도록 하기 위한 판단의 기초가 되는 사실에 관한 것이면 충분하다. 따라서 거래의 상대방이 일정한 사정에 관한 고지를 받았더라면 거래를 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관계가 인정되는 경우에는, 그 거래로 재물을 받는 자에게는 신의성실의 원칙상 사전에 상대방에게 그와 같은 사정을 고지할 의무가 있다. 그런데도 이를 고지하지 않은 것은 고지할 사실을 묵비함으로써 상대방을 기망한 것이 되어 사기죄를 구성한다(대법원 2018. 8. 1. 선고 2017도20682 판결 등 참조).

사기죄의 주관적 구성요건인 편취의 범의는 피고인이 자백하지 않는 이상 범행 전후의 피고인의 재력, 환경, 범행의 내용, 거래의 이행과정 등과 같은 객관적인 사정 등을 종합하여 판단할 수밖에 없으며, 미필적 고의에 의하여도 사기죄는 성립되는 것이다. 범죄구성요건의 주관적 요소로서 미필적 고의라 함은 범죄사실의 발생가능성을 불확실한 것으로 표상하면서 이를 용인하고 있는 경우를 말하고, 미필적 고의가 있었다고 하려면 범죄사실의 발생가능성에 대한 인식이 있음은 물론, 나아가 범죄사실이 발생할 위험을 용인하는 내심의 의사가 있어야 한다. 그 행위자가 범죄사실이 발생할 가능성을 용인하고 있었는지는 행위자의 진술에 의존하지 아니하고, 외부에 나타난 행위의 형태와 행위의 상황 등 구체적인 사정을 기초로 하여 일반인이라면 당해 범죄사실이 발생할 가능성을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를 고려하면서 행위자의 입장에서 그 심리상태를 추인하여야 한다(대법원 2016. 4. 28. 선고 2015도4264 판결 등 참조).

형법 제30조의 공동정범은 2인 이상이 공동하여 죄를 범하는 것으로서 공동정범이 성립하기 위하여는 주관적 요건인 공동가공의 의사와 객관적 요건인 공동의사에 의한 기능적 행위지배를 통한 범죄의 실행사실이 필요하고, 공동가공의 의사는 공동의 의사로 특정한 범죄행위를 하기 위하여 일체가 되어 서로 다른 사람의 행위를 이용하여 자기의 의사를 실행에 옮기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것인바, 이러한 공동가공의 의사는 타인의 범행을 인식하면서도 이를 제지하지 아니하고 용인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나, 반드시 사전에 치밀한 범행계획의 공모에까지 이를 필요는 없으며 공범자 각자가 공범자들 사이에 구성요건을 이루거나 구성요건에 본질적으로 관련된 행위를 분담한다는 상호이해가 있으면 충분하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2008. 9. 11. 선고 2007도6706 판결 등 참조).

2)

구체적 판단

위 법리에 비추어 원심과 당심에서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피고인들이 공모하여 편취의 범의로 피해자를 기망하여 공소사실 기재 재물을 편취한 사실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피고인들의 이 부분 주장은 모두 이유 없다.

가)

피고인들의 편취의 범의에 관하여

(1)

이 사건 사진관 임대차계약 체결 경위

피해자는 수사기관에서부터 원심 법정에 이르기까지 '피고인들이 이 사건 사진관 임대차계약 체결 당시 웨딩홀 상담실에서 "예식건수가 많아서 상당한 매출을 올릴 수 있다. 웨딩홀 보증금 12억 원이 있으니 보증금을 내더라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계약을 체결하고 언제라도 보증금을 반환해달라고 하면 반환해주겠다."라는 취지로 말하였다'고 일관되게 진술하였다. 이 사건 사진관의 전 임차인인 I은 당심 법정에서 '피해자가 자신에게 총 예식 건수와 사진 찍는 건수에 관하여만 물어보기에 자신이 한 것에 대한 것만 이야기했다. 예식장의 경우 비시즌에는 장사가 안 되기 때문에 세를 밀려서 가는 수가 있고 예식장들이 전체적으로 보면 그런 경향이 있어 피고인들이 임대료를 연체한 사실이 있는 줄은 알았지만 그렇게 많이 있는지는 몰랐다. 웨딩홀의 채무가 정확하게 얼마가 있는지 전혀 몰랐다'고 진술하였다.

그런데 피고인들의 변소에 따르면 피해자가 단지 I으로부터 이 사건 사진관의 운영실태만 확인하고 6억 원의 거액을 들여 이 사건 사진관 임대차계약을 체결하였다는 것인데,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피해자의 요구에 따라 임대차보증금 반환을 담보하기 위해 피고인들이 액면금 6억 원의 '일람출급' 약속어음 공정증서를 작성해준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인들의 이러한 변소를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렵다. 만일 피해자가 I의 말만을 믿고 별다른 문제의식 없이 이 사건 사진관 임대차계약을 체결하기에 이른 것이라면, 피해자가 굳이 피고인 측에 위와 같은 내용의 약속어음 공정증서를 요구할리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사건 임대차계약의 체결 경위에 관한 피해자의 진술 내용이 피고인들의 변소보다 더욱 설득력이 높다고 판단된다.

(2)

피고인들의 채무 액수

피해자가 이 사건 사진관 임대차계약 체결 당시 아래와 같은 피고인들의 세금 체납, 임대료 연체, 재산 압류 내지는 채무내역을 알았더라면 이 사건 사진관 임대차계약을 체결하지 않았거나 적어도 그와 같은 조건으로 이를 체결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보는 것이 경험칙에 비추어 합리적이다.

그러나 피고인들은 피해자와 이 사건 사진관 임대차계약을 체결하면서 이러한 사항에 대하여 알려주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피해자의 요청이 있으면 즉시 임대차보증금을 반환해줄 것처럼 피해자를 기망하였다.

(가)

피고인들의 세금 체납, 임대료 연체, 재산 압류 등

피고인들은 이 사건 사진관 임대차계약을 체결한 2016. 1. 3. 당시 부가가치세 합계 196,437,100원을 체납 중이었다.

피고인들 역시 자인하듯이, 사회경제적 환경의 변화로 말미암아 예식인구가 점차 줄어듦에 따라 웨딩홀 운영의 수익성이 점차 떨어지는 상황에서 2014. 10. 6.부터는 웨딩 홀 임대에 따른 월 임대료가 4,400만 원(부가세 포함)으로 인상되었는데, AF는 2015. 상반기 경부터 피고인들의 월 임대료 연체가 지속되었다고 진술하고 있다.

피고인들의 채권자인 AZ는 2015. 3. 11. 피고인 A에 대한 금전소비대차계약공정증서에 기한 채권 272,957,000원에 관하여 서울북부지법 BA로 웨딩홀 내의 비품 등에 대하여 유체동산 압류신청을 하여, 2015. 6. 3. 웨딩홀 내의 평가금액 합계 82,320,000원 상당의 비품 등에 대한 압류집행이 완료되었다. 피고인들의 또 다른 채권자인 BB도 2015. 6. 16. 공정증서에 기한 채권 40,000,000원에 관하여 서울북부지법 BC로 유체동산 압류신청을 하였고, 2015. 6. 24. 피고인들에게 앞서 압류된 물건 외에 추가로 압류할 물건이 없어 앞서 압류된 물건이 재차 압류되었다. 위와 같이 압류된 웨딩홀의 비품 등은 2015. 7. 14. 경매절차에서 매각되었다.

피고인들의 채권자인 AH, BD 역시 2015. 12. 1. 피고인들의 AF에 대한 임대차보증금 반환채권에 대하여 청구금액 600,000,000원의 채권가압류신청(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 2015카단61914호)을 하여 2015. 12. 10. 채권가압류결정이 내려졌고, 그 가압류결정문이 피고인들에게는 2015. 12. 17., 제3채무자인 AF에게는 2015. 12. 14.에 각 송달되었다.

한편, I은 '피고인들은 2015. 11. 19.경부터 통장이 압류되었다는 이유로 혼주 측에서 예식비를 카드로 결제할 경우 자신이 운영하는 업체인 BE의 단말기로 카드결제를 하기도 하였다'고 진술하였다.

(나)

피고인들의 채무내역에 관한 피고인 B의 진술 내용

피고인 B은 '이 사건 사진관 임대차계약을 체결하기 전에 발생한 채무 중 피고인들의 AF에 대한 임대차보증금반환채권을 압류한 채권자들에 대한 부분은 전 동업자의 채무 승계 부분, 계속 거래대금 내지 체납 세금을 제외하더라도 합계 1,725,028,457원에 달하고, 나머지 채무액은 합계 2,780,000,000원에 달한다'고 진술한 바 있다. 또한 '2015. 12. 31.을 기준으로 AF에 대한 월 임대료 연체액이 합계 307,000,000원에 달하였다'고 말하였다.

따라서 피고인 B의 진술에 의하더라도, 이 사건 사진관 임대차계약 체결 당시 피고인들의 채무는 총 4,812,028,457원(= 2,780,000,000원 + 1,725,028,457원 + 307,000,000원)에 달하였는데, 피고인 B이 '2016. 1. 1. 이전 발생한 채무에 대한 이자로 지급해야 하는 금액은 합계 월 79,250,000원에 달했고 이자 지급이 2015년도부터 조금 밀리다가 2016년부터 매우 어려워졌다'고 진술한 점이나 아래 피고인들의 재산상태 등에 미루어 보면, 피고인들의 위와 같은 채무의 액수나 규모는 그 당시 이미 감당하기 어려운 상태에 이르렀음을 알 수 있다.

(3)

피고인들의 재산상태

피고인 B은 '이 사건 사진관 임대차계약 체결 당시 피고인들 소유 자산으로 25억 원 상당의 웨딩홀 권리금, 웨딩홀에 관한 12억 원의 임대차보증금 반환채권, 피고인들이 거주하는 시가 4억 5천만 원 상당의 서울 도봉구 AO아파트 BU호(이하 '피고인들 소유 아파트'라 한다) 및 여수시 BV에 있는 시가 1억 3천만 원 상당의 일반주택(이하 '피고인들 소유 주택'이라 한다)이 있을 뿐 아니라, 웨딩홀의 영업을 통한 이익금으로 채무를 상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였다'라고 진술하였다.

그러나 앞에서 살펴본 피고인들의 채무내역 및 그로 인해 매월 지급해야 할 이자, 웨딩홀의 월 임대료의 액수와 연체내역 및 아래에서 살펴보는 바와 같이 웨딩홀 권리금의 재산적 가치, 피고인들의 재산상태나 웨딩홀 영업수익 등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인들은 이 사건 사진관 임대차계약 체결 당시 그 변제자력이 충분하지 않았다고 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이 사건 사진관 임대차계약기간 도중에 웨딩홀 영업이 중단되는 등의 사유로 피해자에 대한 임대차보증금 반환이 어려울 수 있음을 충분히 예상하면서도, 편취의 고의로 기망행위에 나아갔음이 인정된다.

(가)

웨딩홀에 관한 권리금

피고인들은 웨딩홀에 관한 권리금이 25억 원 상당이라고 주장하나, 이를 뒷받침할 만한 객관적 증거를 찾아볼 수 없다. 단지 웨딩홀의 건축비가 총 2,222,000,000원에 이른다는 점만으로는 그와 같이 보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오히려 당시 사회경제적 여건의 변화에 따라 웨딩홀의 경영상태가 악화되는 일로에 있었던 점을 감안하면 설령 웨딩홀 인수에 따른 권리금이 인정되더라도 피고인들이 주장하는 액수보다 훨씬 더 낮을 것임을 추산해볼 수 있다.

한편, 피고인들과 AF 사이에 체결된 웨딩홀 임대차계약서 제19조에는 '피고인들이 월 임대료를 연속하여 3개월 이상 또는 불연속이라도 연체기간을 합하여 3개월 이상 연체한 때에는 기한의 이익을 상실하고 웨딩홀을 AF에게 즉시 명도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여기에 앞서 본 웨딩홀에 대한 월 임대료 액수와 이 사건 사진관 임대차계약 체결 당시 연체된 임대료 액수까지 감안하여 보면, AF가 이 사건 사진관 임대차계약 이후에 언제든지 피고인들이 작성해준 제소전 화해조서에 기하여 웨딩홀에 대한 명도집행에 착수하더라도 그다지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었다.

그렇다면 설령 피고인들이 다른 사람에게 웨딩홀 경영권을 양도할 경우에 인정되는 권리금이 어느 정도의 재산적 가치를 지녔다고 평가할 여지가 있더라도, 당시 웨딩홀의 경영상태나 임대료 연체내역, 피고인들의 채무내역 등에 비추어 볼 때, 거액의 임대차보증금 반환채무를 담보할 만한 높은 재산적 가치 있는 재산이라고 평가하기는 어렵다. 이 사건 사진관 임대차계약 이후에도 웨딩홀에 대한 월 임대료의 연체가 지속되어, AF가 결국 이 사건 사진관 임대차계약기간 종료일(2017. 9. 30. ) 이전인 2017. 8. 11. 제소전 화해조서에 기하여 웨딩홀에 관한 인도집행을 완료하는 바람에 피고인들이 웨딩홀에 관한 권리금을 전혀 회수하지 못하게 된 점을 보아도 그러하다.

(나)

웨딩홀에 관한 임대차보증금 반환채권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사진관 임대차계약 체결 당시 피고인들의 AF에 대한 웨딩홀에 관한 임대차보증금 반환채권 중 600,000,000원 부분은 이미 피고인들의 채권자들이 가압류한 상태였다. 이 사건 사진관 임대차계약 체결 이후에도 피고인들의 위 임대차보증금반환채권에 대한 채권자들의 압류가 계속되어 압류채권자들의 청구금액 합계는 위 임대차보증금을 훨씬 초과한 3,419,101,575원에 이르렀다.

(다)

피고인들 소유 부동산

이 사건 사진관 임대차계약 체결 당시 피고인들 소유 아파트에는 앞서 살펴본 피고인들의 채무내역에 포함되지 않은 별도의 채무를 담보하기 위하여 BW 유한회사 앞으로 채권최고액 355,200,000원의 1순위 근저당권이, BX 앞으로 채권최고액 30,000,000원의 2순위 근저당권이 각 설정되어 있었다. 피고인들 소유 아파트는 채권자들의 경매신청에 따라 경매절차가 개시되어 2017. 10. 19. 402,500,000원에 낙찰되었는데, 피고인 B의 진술에 의하면 위 매각대금 중 240,000,000원 내지 250,000,000원은 1순위 근저당권자인 BW 유한회사에게 배당되었다.

한편 피고인 B의 진술에 의하면 피고인들 소유 주택 또한 2016. 말경 내지 2017. 초경에 채권자들의 신청에 의하여 경매절차에서 매각되었다.

(라)이 사건 웨딩홀의 영업이익

피고인들이 2017. 1.경 작성하여 AF에게 제출한 차임 상환계획서에 의하면 이 사건 웨딩홀의 매출액은 2013년 6,096,356,100원, 2014년 5,954,239,900원, 2015년 5,070,750,500원, 2016. 6.경까지 1,901,840,000원으로 계속 감소하였고, 영업이익은 2013년 130,398,928원, 2014년 375,000,000원, 2015년 142,619,000원, 2016. 6.경까지 80,000,000원에 불과하다.

(4)

6억 원 상당의 '일람출급' 약속어음 공정증서 작성 경위에 관하여

피해자는 수사기관에서부터 원심 법정에 이르기까지 '피고인들이 이 사건 사진관 임대차보증금 6억 원은 언제든지 돌려줄 수 있다고 하였다. 이를 담보하기 위하여 피고인들에게 일람출급식 약속어음을 발행해줄 수 있냐고 물어보았더니, 피고인들도 이를 승낙하였다'고 일관되게 진술하였다. 특히 피해자는 원심 법정에서 '웨딩홀 또는 자신의 임대차보증금이 위험할 때 아무 때나 피고인들에게 임대차보증금 반환을 청구할 수 있어야 했다. 약속어음 공정증서의 지급기일을 2년 후로 정하면 그 이전에 무슨 일이 있는 경우 임대차보증금의 확보가 안 되기 때문에 지급기일을 별도로 정한 약속어음 공정증서는 필요가 없었다. 그래서 처음부터 일람출급으로 약속어음을 발행하기로 했고, 피고인들이 일람출급으로 해주겠다고 해서 이 사건 사진관 임대차계약을 체결하였다. 이 사건 사진관 임대차계약서에는 임대차보증금을 아무 때나 돌려준다는 내용은 없으나, 피고인들이 일람출급으로 약속어음을 발행해준다고 하였고 약속어음 공정증서가 이 사건 사진관 임대차계약서보다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여 그것을 믿었다. 약속어음 공정증서를 작성하는 날에도 공증사무실에서 피고인들과 I이 있는 자리에서 "일람공증을 해달라. 일주일 지나면 효력이 발생하는 것으로 해달라."고 말하였고 그때(그에 반대하는) 이야기가 한마디도 없었다'라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이 사건 사진관 임대차계약 제5조 제4항에는 임대차보증금에 관하여 '피고인들은 잔금 당일 피해자에게 일람공증 해주기로 한다'는 내용이 있을 뿐만 아니라, 실제로 피고인들은 2016. 1. 7. 피해자에게 액면금 6억 원, 지급기일 일람출급으로 된 약속어음을 발행하고 같은 날 약속어음 공정증서를 작성하여 주었다. I도 당심 법정에서 '피해자에게 이 사건 웨딩홀을 소개해 준 소개업자인 BY이 약속어음을 공증하는 자리에서 일람출급으로 하는 편이 좋다고 하였고 이에 피고인들이 아무 말 없이 해준 것으로 기억한다. 일람출급이라는 문구를 작성할 때 서로 간에 논의가 오가거나 실랑이가 있지는 않았다'고 증언하였다.

피고인 B도 검찰에서 '다른 사진관 운영자와 계약체결 할 때에는 약속어음을 발행하여도 지급일자를 일람출급으로 하지 않았는데 피해자는 지급기일을 일람출급으로 해달라고 강력하게 요구하였다'고 진술하였고, 원심 법정에서 '약속어음을 공증할 당시 피해자가 일람출급으로 해달라고 하여 여직원에게 일람출급의 의미에 대해서 물어보았다. 일람출급의 의미를 이해하고 약속어음에다가 공증한 것은 맞다'고 진술하였다. 피고인들은 수년간 웨딩홀을 운영하면서 여러 차례 약속어음을 발행하였는데, 일람출급의 의미도 모르면서 지급기일이 일람출급으로 된 약속어음 공정증서를 작성해주었다는 것은 도저히 합리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

위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피고인들이 이 사건 사진관 임대차보증금을 피해자가 원할 때 언제든지 반환해주겠다고 피해자를 기망하면서, 피해자를 안심시키기 위하여 피해자의 요구에 따라 지급기일이 일람출급인 약속어음 공정증서를 작성해주었음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

(5)

소결론

따라서 이상에서 살펴본 피고인들의 채무내역, 재산상태, 웨딩홀 운영현황 및 약속어음 공정증서 작성 경위 등을 두루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들이 피해자와 이 사건 사진관 임대차계약을 체결하기 직전에 이미 정상적인 웨딩홀 운영이 어려울 정도로 경영상태가 악화됨에 따라, 피해자에게서 임대차보증금을 지급받더라도 그 반환을 장담할 수 없는 상태에 이르렀음에도 피해자를 기망하여 임대차보증금을 편취하였다고 봄이 옳다.

나)

피고인 A의 공모 여부에 관하여

원심은 원심판결서 제14 내지 15면에 든 사정을 근거로,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여러 증거들에 의하여 피고인 A이 피고인 B과 공모하여 편취의 범의로 피해자를 기망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고 판단하였다. 기록에 비추어 면밀히 살펴보면 원심의 이러한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충분히 수긍된다.

나.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

피고인들은 함께 웨딩홀을 운영하면서 임대차보증금, 물품대금, 차용금 등을 변제하지 않아 피해자들에게 심각한 경제적 손실을 입혔다. 특히 피해자 D은 거의 전 재산에 해당하는 6억 원을 날리는 피해를 입었고, 피고인들로부터 피해회복도 제대로 받지 못하여 이 법원에 피고인들의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

다만 피고인들이 당심에 이르러 피해자 D에 대한 사기 범행을 제외한 나머지 사기 범행을 인정하고 있는 점, 피고인들이 당심에서 사기 범행의 일부 피해자들과, 피고인 B은 O, P과 각 합의하여 이들이 처벌불원의 의사를 표시한 점, 피고인들의 편취 범의도 확정적이 아닌 미필적인 정도에 그쳤다고 보이는 점, 피고인 A의 경우 이 사건 각 사기 범행의 가담정도는 비교적 가벼운 것으로 보이고 판결이 확정된 국민연금법위반죄와 동시에 판결할 경우와의 형평을 고려해야 하는 점 등 그 밖에 피고인들의 연령, 성행과 환경, 범죄 전력, 범행의 동기,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양형의 조건을 참작하면, 원심의 형은 다소 무거워 부당하다고 인정된다.

4.

결론

피고인들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의하여 원심판결 중 유죄부분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다시 쓰는 판결이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