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제1심 판결 중 아래에서 취소하는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 패소 부분을 취소한다.
중앙노동위원회가 원고와 피고보조참가인 사이의 C, D 병합 부당노동행위 구제 재심신청 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 중 ‘원고가 2018. 9. 20. 및 2019. 1. 28. 피고 보조참가인의 단체교섭 요구에 응하지 않은 것이 단체교섭 거부⋅해태의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고 판정한 부분을 취소한다.
원고의 나머지 항소를 기각한다.
소송 총비용 중 원고와 피고 사이에 생긴 부분은 그 1/3을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하고,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은 그 1/3을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보조참가인이 각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원고는 1948. 3. 2. E의 중앙종무행정기관인 F을 유지⋅경영하는 것을 주된 목적으로 설립되어 상시 근로자 약 170명을 사용하여 포교, 교육 및 사회복지사업 등을 영위하는 재단법인이다.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 또는 ‘참가인 조합’이라 한다)은 2000. 1. 24. 전국 모든 노동자를 대상으로 설립된 전국단위 산업별 노동조합으로 상급단체는 G단체이다. 원고 소속 종무원 16명(이하 ‘이 사건 종무원들’이라 한다)이 참가인 조합에 가입하여 2018. 9. 20. 위 노동조합 H지부(이하 ‘이 사건 지부’라 한다)를 설립하였다.
참가인은 2019. 3. 19.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참가인이 2018. 9. 20.부터 2019. 3. 8.까지 3회에 걸쳐 원고에게 단체교섭을 요구하였음에도 원고가 정당한 이유 없이 이에 응하지 않은 것은 단체교섭 거부⋅해태의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고, 참가인이 2018. 10. 11.부터 2019. 3. 13.까지 4차례에 걸쳐 원고의 사내전산망(’W‘)의 자유게시판(’X‘)에 참가인의 게시물을 게시하였는데 원고가 이를 삭제한 행위는 지배⋅개입의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구제신청을 하였다.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19. 5. 20. 다음과 같이 참가인의 구제신청을 일부 인용하였다(이하 ‘이 사건 초심판정’이라 한다).
참가인은 2019. 6. 27. 중앙노동위원회에 이 사건 초심판정 중 기각된 부분에 대하여 재심을 신청하였고, 원고는 2019. 6. 28. 중앙노동위원회에 위 초심판정 중 인용된 부분에 대하여 재심을 신청하였다. 중앙노동위원회는 2019. 9. 16. 위 초심판정과 같은 이유로 원고와 참가인의 재심신청을 기각하였다(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4, 5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의 주장
참가인이 2018. 9. 20. 원고에게 단체교섭을 요구(이하 ‘1차 단체교섭 요구’라 한다)할 당시 원고는 E의 대표자인 F장 선거를 앞두고 있는 등 위 교섭요구에 응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으므로, 원고가 1차 단체교섭 요구에 응하지 못한 데에는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아야 한다.
참가인이 주장하는 2019. 1. 28.자 단체교섭 요구(이하 ‘2차 단체교섭 요구’라 한다)는 원고의 팩스로 도달하지 않았고, 참가인은 원고에게 대면 또는 전화 기타의 방법으로 2차 단체교섭 요구 사실을 알리지도 않았다.
설령 2차 단체교섭 요구서가 원고의 팩스로 도달하였다 하더라도, 원고는 팩스 수신을 전담하는 직원을 두지 않았고, 원고 총무부가 팩스로 수신될 것으로 예상하고 주의를 기울이는 중요 서류 이외의 서류는 총무부에서 주의 깊게 살펴보지 않고 은연중에 광고 팩스에 섞어 폐기하는 사례가 많았는바, 2차 단체교섭 요구의 팩스 수신 사실이 보고되지 않아 원고는 참가인의 2차 단체교섭 요구가 있었는지조차 알지 못하였으므로, 원고가 2차 단체교섭 요구에 응하지 못한 데에는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아야 한다.
참가인이 2019. 3. 8. 원고에게 단체교섭을 요구(이하 ‘3차 단체교섭 요구’라 한다)할 당시 이 사건 지부가 E 내 영향력을 강화하려는 목적이 있었으므로 원고로서는 섣불리 응할 수 없었다. 따라서 원고가 3차 단체교섭 요구에 응하지 않은 데에는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아야 한다.
원고는 참가인으로부터 1차 단체교섭 요구서를 받은 2018. 9. 20. 이후 총 4회(2018. 9. 30. 1회, 2018. 10.경 2회, 2019. 2. 10. 1회)에 걸쳐 노조의 지부장, 사무국장을 포함한 조합원들과 종무원들의 근로조건 개선 방향 등의 안건에 대하여 협의하는 자리를 가졌다. 위와 같은 면담이 아무 문제없이 진행되고, 1차 단체교섭 요구 이후 6개월 동안 참가인이 더 이상 단체교섭을 요구하지 않자, 원고로서는 참가인 역시 이러한 대화의 방법에 충분히 동의하고 1차 단체교섭 요구를 철회한 것으로 여겼다.
그런데 2019. 3. 7. 이 사건 지부의 지부장인 L이 갑자기 원고의 총무차장에게 ‘단체교섭 요구 공문을 보낼 예정인데 이번에도 진행이 안 되면 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할 계획’이라는 예고를 일방적으로 하였고, 다음 날인 2019. 3. 8. 3차 단체교섭 요구서가 원고에게 송달되었다. 그동안 수차례 면담과 대화를 통하여 참가인과의 원만한 대화를 나누고 있다고 생각하였던 원고는 1차 단체교섭 요구 이후 6개월여만에 갑자기 단체교섭을 요구하는 참가인의 태도에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원고로서는, 위와 같은 L의 발언은 단체교섭 요구라는 형식을 빌려 부당노동행위 구제신청을 통해 이를 쟁점화하고, 원고를 압박하여 자신들의 입지를 강화하려는 데 목적이 있다는 의구심을 가지게 되었다.
이에 원고는 혼란스러운 상황 하에서 섣불리 참가인과의 단체교섭에 임하기보다는, 추후 노동위원회의 판단을 보고 이를 고려하여 단체교섭에 응하는 것이 바람직하겠다고 결정하게 되었다. 위와 같은 상황 하에서 사회통념상 원고에게 단체교섭의무의 이행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이므로, 원고가 참가인의 3차 단체교섭 요구에 응하지 못한 데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아야 한다.
1차 내지 3차 단체교섭 요구서에는 단체교섭 요구사항이 전혀 기재되어 있지 않아 원고로서는 의무적 교섭사항인지 여부를 판단할 수 없었는바, 참가인의 단체교섭 요구는 정상적인 교섭요구로 볼 수 없다.
구체적인 단체교섭 요구사항이 기재되지 않아, 원고로서는 참가인이 어떠한 사항에 대하여 단체교섭을 요구하는지 알 수 없었으므로, 이에 응하지 못한 데 정당한 이유가 있다.
만약 원고와 참가인 사이에 이루어진 수회의 비공식 면담에서 원고와 참가인 사이에 단체교섭 대상에 관한 유의미한 대화가 오고갔다면, 적어도 그 내용이 3차 단체교섭 요구서에 기재되었어야 한다. 그러나 3차 단체교섭 요구서에 교섭사항에 관하여 아무런 기재가 없으므로, 비공식 면담에서는 의무적 교섭사항을 포함하여 단체교섭의 대상에 관한 논의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원고의 의사결정 구조, 참가인 이전에 원고 재단에 노동조합이 한 번도 결성된 적이 없었던 점 등에 비추어, 원고가 참가인의 교섭요구에 응하지 못한 데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아야 하므로, 단체교섭 거부⋅해태의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
피고는 이 사건 재심판정의 이유에서 ‘원고가 1차 단체교섭 요구에 응하지 못한 것은 사회통념상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판단한 이상, 적어도 이 사건 초심판정 중 ‘원고가 참가인의 1차 단체교섭 요구에 불응한 행위를 부당노동행위로 판정한 부분’은 취소하였어야 한다. 이는, 구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2020. 6. 9. 법률 제1743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노동조합법’이라 한다) 제81조 제3호에 따라 부당노동행위로 규정된 ‘단체교섭 거부행위’는 각 행위마다 하나의 부당노동행위가 성립하고, 구 노동조합법 제90조에 따라 형사처벌의 대상까지 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더욱 그러하다.
관계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
참가인의 단체교섭 요구에 원고가 응하지 않은 것이 단체교섭 거부 해태의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는지
인정사실
이 법원이 이 부분에 설시할 판결의 이유는 아래와 같이 수정하는 부분 외에는 제1심 판결의 이유 2의 나.항 기재와 같으므로, 행정소송법 제8조 제2항,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따라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제1심 판결 5쪽 1행의 “이 사건 노동조합에”을 “참가인 조합에”로 고친다.
제1심 판결 5쪽 표 아래 9행, 11행의 각 “이 사건 노동조합은”을 “참가인은”으로 고친다.
제1심 판결 5쪽 표 아래 11~13행을 다음과 같이 고친다.
『5) 참가인은 2018. 9. 20. 원고에게 아래와 같이 이 사건 종무원들의 참가인 조합가입사실을 통보하며 1차 단체교섭 요구를 하였는데(갑 제1호증), 이에 대하여 원고는 단체교섭에 응하지 않았고, 위 단체교섭 요구 사실을 공고하지도 않았다.』
제1심 판결 6쪽 윗부분 글상자 아래 1~2행의 “이 사건 노동조합의”를 “참가인의”로 고친다.
제1심 판결 6쪽 윗부분 글상자 아래 5~7행을 아래와 같이 고친다.
『8) 한편, 참가인이 2019. 1. 28. 원고에게 팩스로 보냈다고 주장하는 2차 단체교섭 요구 공문의 내용은 아래와 같다(갑 제2호증).』
제1심 판결 7쪽 윗부분 글상자 아래 2~4행의 10)항 부분 기재 및 그 아래의 표를 아래와 같이 고친다.
『10) 참가인은 2018. 10. 11.부터 2019. 3. 13.까지 6회에 걸쳐 원고의 사내 전산망 자유게시판에 아래와 같은 글들을 게시하였다.
』 ○ 제1심 판결 7쪽 가운데 표 아래 1~3행을 다음과 같이 고친다.
『11) 참가인은 2019. 3. 8. 원고에게 아래와 같이 3차 단체교섭 요구를 하였는데, 이에 대하여 원고는 단체교섭에 응하지 않았고, 위 단체교섭 요구 사실을 공고하지도 않았다.』
제1심 판결 7쪽 하단부의 글상자 아랫줄에 다음의 내용을 추가한다.
『12) 이후 참가인은 2019. 10. 1. ‘임금, 근무조건, 복리후생, 모성보호에 관한 사항’, ‘조합원에 대한 인사 원칙 및 방법’, ‘징계에 관한 사항’, ‘조합활동의 보장과 시설⋅편의제공에 관한 사항’, ‘조합비 일괄공제에 관한 사항 등’을 단체교섭 요청사항으로 명시하여 다시 단체교섭을 요청하였다(갑 제13호증). 이에 원고는 2019. 10. 18.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시행령(이하 ‘노동조합법 시행령’이라 한다) 제14조의3 제1항 및 구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시행규칙(2021. 7. 6. 고용노동부령 제32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노동조합법 시행규칙’이라 한다) 제10조의3 제1항에 따라 참가인의 단체교섭 요구사실을 사업장 게시판 및 원고의 사내전산망의 자유게시판에 공고함으로써(갑 제12호증의 1, 2) 교섭요구 노동조합을 확정하는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를 시작한 후 2020. 11. 19. ‘E 중앙종무기관 노동조합’과 단체협약을 체결하였다(갑 제16호증).』 ○ 제1심 판결 7쪽 아래에서 4행의 “5호증의 각 기재, 증인 T의”를 “5, 12, 13, 16, 17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제1심 증인 T의”로 고친다.
판단
관련 법리
구 노동조합법 제81조 제3호는 ‘사용자가 노동조합의 대표자 또는 노동조합으로부터 위임을 받은 자와의 단체협약 체결 기타의 단체교섭을 정당한 이유 없이 거부하거나 해태할 수 없다’고 정하고 있는바, 단체교섭에 대한 사용자의 거부나 해태에 정당한 이유가 있는지 여부는 노동조합 측의 교섭권자, 노동조합 측이 요구하는 교섭시간, 교섭장소, 교섭사항 및 그의 교섭태도 등을 종합하여 사회통념상 사용자에게 단체교섭의무의 이행을 기대하는 것이 어렵다고 인정되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6. 2. 24. 선고 2005도8606 판결, 대법원 2009. 12. 10. 선고 2009도8239 판결, 대법원 2010. 11. 11. 선고 2009도4558 판결 등 참조).
단체교섭의 대상이 되는 단체교섭사항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헌법 제33조 제1항과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동조합법’이라 한다) 제29조 제1항에서 근로자에게 단체교섭권을 보장한 취지에 비추어 판단하여야 하므로, 일반적으로 구성원인 근로자의 노동조건 기타 근로자의 대우 또는 당해 단체적 노사관계의 운영에 관한 사항으로 사용자가 처분할 수 있는 사항은 단체교섭의 대상인 단체교섭사항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대법원 2003. 12. 26. 선고 2003두8906 판결 참조).
1차 단체교섭 요구 불응 부분에 대한 판단
위 인정사실과 갑 제17호증의 기재 및 제1심 증인 T의 일부 증언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참가인의 1차 단체교섭 요구에 응하지 않은 것은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볼 수 있으므로 단체교섭 거부⋅해태의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있다.
원고는 제35대 F장이 2018. 8. 23. 임기 중 사퇴함에 따라 2018. 9. 28. 제36대 F장 선거를 시행하여야 했고, 2018. 10. 11.에는 I회의원 선거, 2018. 10. 12.에는 중앙종무기관 국장급 교역직 임명, 2018. 10. 17. 및 2018. 10. 25.에는 각 산하기관 교역직 임명이 각 예정되어 있는 등 매우 혼란스러운 상태였다. 1차 단체교섭 요구일인 2018. 9. 20.은 원고의 F장 선거를 불과 1주일 정도 앞둔 시점으로, 경북 영천시에 소재하고 있는 Y사에서 F장 후보 토론회를 겸해서 제58차 J협의회가 열리고 있던 날이다.
그런데 참가인 소속 정책실장(U)과 조직국장(V)이 2018. 9. 20. 15:00경 사전통보 없이 원고의 서울 사무실로 찾아와 단체교섭을 요구하였고, 이들은 이 사건 지부의 집행부 구성원 중 누구도 대동하지 않아, 원고 측으로서는 찾아온 사람들이 누구인지 제대로 알 수 없었고, 그들이 하는 말을 섣불리 믿을 수도 없었다. 그 당시 원고는 F장 권한대행이던 총무부장이 부재중이었고, 새로운 F장이 취임하게 되면 의사결정권자들이 모두 변경되게 되므로 단체교섭 요구에 응하는 것이 곤란한 상황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1차 단체교섭 요구서에는 단체교섭 요구사항이 전혀 기재되어 있지 않아 원고로서는 참가인이 어떠한 사항에 대하여 단체교섭을 요구하는지 알기 어려웠던 것으로 보인다. 앞서 보았듯이 3차 단체교섭 요구 이후 참가인은 2019. 10. 1. 단체교섭 요구사항을 구체적으로 명시하여 원고에게 다시 단체교섭을 요구하였는바, 이는 참가인이 그동안의 단체교섭(1 ~ 3차)에서 단체교섭 요구사항을 전혀 특정하지 않았던 것과는 분명히 대비되는 것이고, 그러자 원고가 이에 응하여 참가인의 단체교섭 요구사실을 공고하였음은 앞서 본 바와 같다.
원고는 중요사항에 대한 의사결정 시 종단의 대의기구인 I회의 의결을 거쳐야 하고, E의 의사결정 구조상 다양한 스님들의 의견을 들어야 하는 특수성이 있으므로, 원고가 스님과 신도들의 총의를 수렴하고 안건을 처리하는 데 시간이 다소 소요된다는 점, 참가인 이전에는 원고 내부에 노동조합이 한 번도 결성된 적이 없어 단체교섭에 임한 경험도 없었던 점 등의 사정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2차 단체교섭 요구 부분에 관한 판단
참가인은 2019. 1. 28. 2차 단체교섭 요구서를 원고에게 팩스로 보냈다고 주장하는 반면, 원고는 일관되게 참가인으로부터 2차 단체교섭 요구를 받은 사실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이를 원고가 ‘2차 단체교섭 요구서가 원고의 팩스로 도달한 사실은 인정하면서, 다만 원고 측 직원의 실수로 그 확인만을 하지 못하였다’는 취지의 주장을 한다고 보는 것은 원고의 주장을 왜곡하는 것이 된다).
의사표시는 상대방에게 도달함과 동시에 효력을 발생하는데, 여기서 ‘도달’은 상대방이 그 의사표시의 내용을 알 수 있는 객관적 상태에 놓여졌다고 인정되는 상태를 말한다. 이는 단체교섭을 요구하는 의사표시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이고, 그러한 참가인의 의사표시가 원고에게 도달하였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의사표시의 도달에 관한 일반원칙에 따라 도달을 주장하는 피고와 참가인에게 증명책임이 있다.
갑 제2호증의 기재 및 제1심 증인 T의 일부 증언만으로는 2차 단체교섭 요구서가 원고 측이 관리하는 팩스에 수신되었다고 보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며, 그 밖에 참가인이 2019. 1. 28.에 한 2차 단체교섭 요구의 의사표시가 팩스 이외의 어떤 형태로든 원고 측에 도달하였다고 볼 증거가 없다. 또한 피고와 참가인은, 원고 직원과 참가인의 실무자는 2018. 10. 5. 면담 당시 원고에게 공문을 보내거나 법적인 조치를 취할 때에는 원고 총무부 팀장이나 차장에게 구두로 공문 발송 등에 대한 사실을 통보하기로 했고, 이에 따라 참가인 H지부 Q 사무국장이 2019. 1. 28. 2차 단체교섭 요구 공문을 발송한다는 것을 사전에 원고 소속 Z에게 전화로 알렸다고 주장하나,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오히려 위 인정사실과 앞서 든 증거들을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참가인이 2019. 1. 28.에 한 2차 단체교섭 요구의 의사표시가 원고에게 도달하지 않은 것으로 보이므로, 이 점을 지적하는 원고의 주장은 이유 있다.
1차 단체교섭 요구 당시 참가인의 U 정책실장과 V 조직국장이 사전통지 없이 원고의 서울 사무실로 찾아와 F장과의 면담을 적극적으로 요구하였고, 3차 단체교섭 요구 당시에는 참가인이 원고에게 단체교섭 요구서를 보내는 이외에 원고 측에 구두로도 통지하였던 것과 달리, 참가인은 2차 단체교섭 요구를 하였다고 주장하는 시점에 원고 측에 위 1차, 3차 단체교섭 요구 당시와 같은 대면⋅구두통지를 하지 않았다.
참가인은 2차 단체교섭 요구를 하였다고 주장하는 2019. 1. 28. 이후인 2019. 2. 10. 총무부장인 AA 스님과 면담을 한 당시에도 참가인이 2차 단체교섭 요구를 하였다는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
참가인 또한, ‘참가인의 H 지부장 L 등이 총무부장 AA스님을 몇 차례 만났으나, 의례적인 이야기 외에 노동조합 또는 근로조건 개선 등에 대한 이야기는 일체 하지 않았다’고 하여, 원고 측과의 면담에서 구체적인 교섭 요구사항을 밝히지 않았음을 자인하고 있다(참가인의 2021. 9. 29.자 준비서면 7쪽).
참가인이 원고의 사내 전산망 자유게시판에 ‘요구사항’이라는 제목으로 글을 올리기 시작한 것은 참가인이 주장하는 2차 단체교섭 요구일인 2019. 1. 28.보다 2주가량 지난 뒤인 2019. 2. 13.부터이다. 참가인이 주장하는 2차 단체교섭 요구일 이전인 2018. 10. 11. 위 게시판에 게재된 ‘H 노동조합 가입 안내’는 제목 그대로 조합 가입방법을 안내한 것에 불과하다(갑 제5호증 중 16쪽).
3차 단체교섭 요구 불응 부분에 대한 판단
위 인정사실과 앞서 든 증거들을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3차 단체교섭 요구에 불응한 것은 원고가 주장하는 제반 사정을 충분히 감안하더라도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인정하기 어려우므로, 단체교섭 거부⋅해태의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참가인은 3차 단체교섭 요구서에 교섭요구사항을 분명히 기재하지 않았다. 그러나 구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시행령(2021. 6. 29. 대통령령 제3185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노동조합법 시행령’이라 한다) 제14조의2 제2항 및 구 노동조합법 시행규칙 제10조의2 각 호에 의할 때 교섭요구 시 ‘노동조합의 명칭과 대표자의 성명’, ‘사무소가 있는 경우에는 주된 사무소의 소재지’, ‘교섭을 요구한 날 현재의 조합원의 수’를 기재하면 되고, ‘교섭요구사항’까지 반드시 기재하여야 할 법령상의 의무는 없다.
비록 3차 단체교섭 요구서에 교섭요구사항이 분명히 기재되어 있지 않았지만, 원고는 참가인이 단체교섭을 요구하는 사항을 충분히 알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원고는 2018. 9. 30.부터 2019. 2. 10.까지 수회에 걸쳐 참가인의 조합원들과 비공식 면담을 진행하였는데, 이와 관련하여 원고는 소장에서 다음과 같이 자인한 바 있다. ㉠ 원고는 원고의 내부 사정을 잘 아는 이 사건 지부의 지부장 L을 비롯한 사무국장, 조합원들과 종무원들의 근로조건 및 참가인 조합의 설립에 관하여 수차례 대화의 시간을 가지면서 이들의 근로조건 개선을 위한 실질적인 노력을 기울였다. ㉡ 원고는 참가인의 1차 단체교섭 요구 이후 참가인과 면담 자리를 마련하여 대화를 나누었고, 그 면담 날짜는 2018. 9. 30., 2018. 10.경 2회, 2019. 2. 10.이다. ㉢ 위 면담과 별개로 원고는 신임 원장스님이 취임한 2018. 10. 15.부터 2018. 10. 30. 점심시간을 이용하여 총 25개의 부서 및 기관의 전 종무원을 대상으로 종무원들의 건의사항을 청취하는 자리를 마련하기도 하였고, 종무회의를 거쳐 무기계약 근로자의 정규직 전환, 급여 인상 등 근로조건의 개선을 위한 노력을 기울였다.
2018. 9.경부터 F 총무부 총무국장의 지위를 맡아 E의 각종 종무행정업무를 담당하는 제1심 증인 T은 2019. 2. 10. 비공식 면담 실시 당시 총무부장이 참가인의 지부장, 사무국장 등을 만나 요구조건을 들었다고 증언하였다.
참가인은 2019. 2. 13.부터 2019. 3. 13.까지 5회에 걸쳐 원고의 사내전산망 자유게시판에 인사정책 개선 등 요구사항을 게시하였다.
의무적 교섭사항은 임금, 근로시간, 휴일⋅휴가, 재해보상 등 근로조건의 결정에 관한 사항을 말하는데, 참가인이 단체교섭 요구사항으로 원고 측에 전달하려 했던 내용 중 의무적 교섭사항이 아니라고 볼 여지가 있는 부분과, 근로조건 개선과 관련된 의무적 교섭사항이 혼재해 있었음은 피고도 인정하고 있다. 그러나 원고 측이 단체교섭에 응하고자 하는 의지만 있었다면 그때 참가인과 협의하여 의무적 교섭사항 부분만 분리하여 단체교섭에 임하는 방법으로 참가인의 3차 단체교섭 요구에 응하는 것이 얼마든지 가능하였을 것으로 보인다.
원고의 주장과 같이 3차 단체교섭 요구 당시 이 사건 지부가 E 내 영향력을 강화하려는 목적이 있었다고 볼 자료가 없다.
소결
결국 원고가 참가인의 3차 단체교섭 요구에 불응한 것은 단체교섭 거부⋅해태의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는 반면, 원고가 참가인의 1차 단체교섭 요구에 불응한 것은 단체교섭 거부⋅해태의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 또한, 참가인의 2차 단체교섭 요구의 의사표시가 원고에게 도달하였다고 볼 수 없는 이상, 2차 단체교섭 요구와 관련하여 원고의 단체교섭 거부⋅해태의 부당노동행위가 있었다고 볼 수 없다.
이 사건 재심판정 중 1, 2차 각 단체교섭 요구 불응에 관한 부분만의 취소 여부
관련 법리
부당노동행위의 구제제도는 근로자가 부당노동행위라고 주장하는 구체적 사실에 대하여 그것이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심리하고 그것이 부당노동행위인 경우에 적절한 구제방법을 결정⋅명령하는 제도이므로, 부당노동행위라고 주장되는 구체적 사실이 심사의 대상이 되는 것이다. 따라서 부당노동행위라고 주장된 구체적 사실이 복수인 경우에는 그에 대한 행정처분으로서의 노동위원회의 구제명령 또는 기각결정은 복수라고 보는 것이 타당한바, 부당노동행위라고 주장된 구체적 사실 중 어느 하나에 관한 재심판정이 위법하다면 재심판정 중 그 해당 부분만을 취소하여야 한다(대법원 1995. 4. 7. 선고 94누1579 판결 참조).
부당노동행위에 대한 구제신청에서 부당노동행위가 ‘계속하는 행위’인 경우가 있는데, 여기서 ‘계속하는 행위’란 1개의 행위가 바로 완결되지 않고 일정 기간 계속되는 경우뿐만 아니라 수 개의 행위라도 각 행위 사이에 부당노동행위 의사의 단일성, 행위의 동일성⋅동종성, 시간적 연속성이 인정될 경우도 포함한다(대법원 2014. 5. 29. 선고 2011두24040 판결 참조).
이 사건의 경우
위 4항의 판단을 위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이 사건 재심판정 중 ‘3차 단체교섭 요구 불응이 단체교섭 거부⋅해태의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고 판정한 부분은 적법한 반면, 이 사건 재심판정 중 ‘1, 2차 각 단체교섭 요구 불응이 단체교섭 거부⋅해태의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고 판정한 부분은 위법하다.
그런데 ➀ 위에서 보았듯이 참가인의 2차 단체교섭 요구의 의사표시가 원고에게 도달하였다고 보기 어려운 점, ➁ 원고가 1차 단체교섭 요구에 불응한 데 대한 중요한 원인이 된 제36대 F장 선거가 1차 단체교섭 요구일로부터 1주일 후에 실시되었을 뿐만 아니라 I회의원 선거 등 1차 단체교섭에 장애가 될 만한 상황들도 2018. 10.경 모두 해소된 것으로 보이는 점, ➂ 1차 단체교섭 요구와 3차 단체교섭 요구 사이의 시간적 간격이 5개월이 넘고, 그 사이에 원고와 참가인 사이에 수회 면담을 거친 점 등을 종합하면, 원고의 각 단체교섭 불응 상호간에는 그 의사의 단일성, 행위의 동일성⋅동종성, 시간적 연속성이라는 기준에 비추어 ‘계속하는 행위’의 관계에 있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이 사건 재심판정 중 ‘1, 2차 각 단체교섭 요구 불응이 단체교섭 거부⋅해태의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고 판정한 부분만을 취소함이 타당하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 판결은 이와 결론을 일부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를 일부 받아들여 제1심 판결 중 이 사건 재심판정 중 일부를 취소하는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이 사건 재심판정 중 ‘1, 2차 각 단체교섭 요구 불응이 단체교섭 거부⋅해태의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고 판정한 부분만을 취소하며, 원고의 나머지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원형(재판장) 성언주 양진수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