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심판결
중 피고인 A의 유죄부분과 피고인 B에 대한 부분을 파기한다.
피고인 A를 징역 1년 6월에, 피고인 B을 징역 1년에 각 처한다.
다만, 이 판결 확정일부터 2년간 피고인들에 대한 위 각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피고인 A로부터 압수된 증 제1~27호<1>를 몰수한다.
원심판결
중 피고인 A에 대한 무죄부분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배임)의 점에 관한 공소기각부분에 관한 검사의 항소를 기각한다.
배상신청인의 배상명령신청을 각하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2>
검사: 피고인 A에 대하여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횡령)의 점에 관하여
주식회사 G(이하 ‘G’라고 한다)의 영업방식(즉, 가상화폐 매매 ’중개‘를 빙자하여 가상화폐 구매희망 회원들로부터 가상화폐 매수금을 지급받아 보관하면서 ’H‘ 등 다른 가상화폐거래소를 통해 가상화폐에 투자하다가, 회원들로부터 지급요청이 있을 경우 돌려막기 방식으로 지급하는 방식)은 법리적으로 회원들에 대한 사기죄에 해당하고, 이에 따라 회원들이 고객예탁금 계좌<3>에 입금한 금원의 소유권은 G에 귀속되므로, 피고인이 그 예탁금을 임의로 사용하면 회원들이 아니라 G에 대한 별도의 횡령죄가 성립한다.
G의 고객예탁금 계좌에는 가상화폐 매도 및 매수를 위해 예탁된 금원뿐만 아니라 G의 운영자금도 함께 보관되어 있었는데, 위 각 돈들은 모두 용도가 특정된 금원(개개의 회원들의 개개의 매수 및 매도 주문에 대응한 가상화폐 매도 및 매수라는 사용목적과 G의 필요비 기타 운영비라는 목적)이라는 점에서 피고인이 위 돈을 ’H‘ 등 다른 가상화폐거래소의 피고인 개인 또는 G 법인 명의의 계좌로 송금하여 가상화폐를 구입 및 매각하는 방식으로 시세차익을 노리는 투자행위에 사용한 행위 자체는 당연히 G에 대한 횡령행위를 구성한다.
피고인이 G로부터 위와 같이 출금한 금원 중 일부를 가상화폐 매수 및 매도 대금의 환급을 요구하는 회원들의 요청에 따라 최종적으로 회원들에게 환급하였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이 G로부터 금원을 출금한 때 횡령죄는 이미 기수에 이르렀으므로, 이는 범죄성립 후의 양형참작 사유에 불과하다.
피고인은 G에 30~40억 원 상당의 가수금 채권이 있었다고 주장하나, 이를 뒷받침하는 객관적인 금전거래내역 등이 존재하지 아니하고, 피고인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원심 증인 J의 진술은 피고인과 경제적 이해관계를 같이 하는 자의 진술로서 이를 그대로 믿기 어렵고, 그 밖에 피고인의 지인들이 G의 계좌에 금원을 송금한 사실은 인정되나, 피고인이 위 계좌에 입금된 돈의 대부분을 개인자금, 법인 운영자금, 고객예탁금에 대한 구분 없이 자신의 비트코인 투자 및 국제간 차익거래 등에 사용하였으므로, 이를 이유로 그 주장과 같은 가수금 채권을 가지고 있었다고 보기도 어렵다.
그럼에도 원심이 이 부분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한 것에는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배임)의 점에 관하여
G는 일반회원들의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 매매를 중개하는 가상화폐거래소 영업뿐만 아니라 C 유한회사(이하 ’C‘라고 한다)와 같은 기업회원들로부터 가상화폐를 위탁받아 보관하면서 기업회원들의 지정에 따라 다수인에게 송금하는 일종의 금융 업무(’샵매니저 프로그램‘을 통한 가상화폐 결제시스템 영업)도 수행하였는데, 위 금융 업무와 관련한 거래 데이터는 전적으로 G가 보관하였다.
피고인은 이 사건 수사 및 원심 공판과정에서 C로부터 보관을 위탁받은 비트코인은 모두 불상자로부터 해킹을 당하였다고만 변소할 뿐 그 구체적인 거래데이터 등을 제출하지 아니하였고, 검사의 G 사무실 및 서버에 대한 압수수색절차를 통해서도 그때그때 소위 ’덮어쓰기‘가 된 최종 잔고내역만 확인될 뿐 구체적인 거래내역이 확인되지 아니하였으며, 피고인은 수사기관에서의 반복된 자료제출요구에도 불확실하거나 불명확한 자료의 제출로 일관하여 검사는 이 부분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범행을 특정할 수밖에 없었다. 사정이 이러하다면, 일반적인 사건의 경우에 요구되는 공소사실 특정의 정도를 완화하여, C가 G에 입금한 가상화폐의 일시와 수량 정도만 검사가 특정한다면 이 부분 공소사실은 특정되었다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피고인이 위 가상화폐의 구체적 사용내역 또는 미반환 사유를 소명하여야 하고, 이에 관하여 납득할 만한 합리적인 설명을 하지 못하고 있다면, 일응 피고인이 불법영득의 의사로 사용한 것으로 추단할 수 있다.
피고인은 해킹 피해로 인하여 300~500억 원 정도의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나, 국정원, 검찰 등을 통해 파악된 공식적 피해내역 및 해당 해킹 사건에서 피고인이 스스로 제출한 피해규모는 17억 4천만 원 상당에 불과하고, 피고인이 주장하는 검찰 등에 신고되지 아니하는 2차 해킹 피해 주장 역시 원심 증인 K의 진술 등에 비추어 이를 그대로 믿기 어렵다.
그럼에도 원심이 이 부분 공소사실에 관하여 공소기각을 한 것은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
양형부당 원심이 피고인에게 선고한 형(징역 1년 6월, 집행유예 2년)은 너무 가벼워 부당하다.
피고인 B 원심이 피고인에게 선고한 형(징역 1년, 집행유예 2년, 사회봉사 160시간) 중 사회봉사 160시간은 피고인의 건강상태 등에 비추어 너무 무거워 부당하다.
이 법원의 심판대상 피고인 A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 중 원심이 피고인 A에 대한 일부 근로기준법위반 및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의 점(원심 별지 범죄일람표 3의 순번 1, 8, 12, 15, 16, 18, 21번, 별지 범죄일람표 4의 순번 3, 5, 9, 10번 기재 각 근로자에 대한 근로기준법위반 및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의 점)에 관하여는 공소기각을 하였는데, 앞서 본 바와 같이 검사와 피고인 A가 이 부분에 대하여는 불복하지 아니하여 이 부분은 분리·확정되었다. 따라서 원심판결 중 위와 같이 분리·확정된 부분은 이 법원의 심판대상에서 제외된다.
검사의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주장에 관한 판단
피고인 A에 대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횡령)의 점에 관하여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인터넷 상에서 ‘L(인터넷주소 1 생략)’라는 명칭으로 가상화폐거래소를 개설·운영하는 G의 대표이사로서, 위 회사의 인터넷 전산망 유지, 관리업무 및 위 회사의 경영, 인사, 고객예탁금을 비롯한 자금관리 등 업무 전반을 총괄하는 사람이다. 피고인은 위 가상화폐거래소(이하, ‘L’라고 한다)를 개설·운영함에 있어, G의 고객예탁금 계좌 아래 회원(2018. 10. 기준 약 31,000명)별로 입금용 가상계좌 1개 및 전자지갑 1개씩을 부여한 뒤, 회원들을 상대로 회원 간 가상화폐 매매를 중개한다고 홍보하였으나, 실제로는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를 구매하고자 희망하는 회원이 본인의 가상계좌로 구매대금을 예치하더라도, 판매 희망 회원 등으로부터 가상화폐를 구매하여 매수 희망 회원의 전자지갑에 넣어주는 것이 아니라, 매수 희망 회원 계정의 전산화면상으로만 마치 가상화폐 매매가 체결되고 구매대금에 상응하는 비트코인이 구매되어 당해 회원의 전자지갑에 보관되어 있는 것처럼 기재해 주는 방식으로 처리하여 왔고, 대다수의 회원들은 그와 같은 사정을 모른 채 위 거래소를 이용하여 왔다. 위와 같은 운영방식은 회원 상당수가 시세차액을 노리는 등 투자 목적으로 가상화폐를 구매하여 전자지갑에 보관해 둘 뿐 구매된 가상화폐를 곧장 찾아가지 않는다는 점에 착안한 것으로, 대다수의 회원들은 위와 같은 운영방식을 알지 못한 채 실제로 자신의 전자지갑에 가상화폐가 구매되어 있는 것으로 오인하고 있었던 상황이었으며, 피고인은 회원으로부터 구매된 가상화폐 지급(소위 ‘환급’)요구가 있을 경우 그제야 ‘H’ 등 타 거래소로부터 이를 구매하여 지급하거나, ‘L’ 거래소 회원 중 가상화폐 판매를 요청한 회원들로부터 위탁받아 놓은 가상화폐나, 피고인이 고객예탁금으로 개인 투자하여 구매해 놓은 가상화폐를 ‘돌려막기식’으로 지급(환급)하는 방식으로 운영하여 왔다. 한편, 가상계좌로 들어온 비트코인 구매대금 등은 그에 연결된 위 고객예탁금 계좌에 모이게 되는데, 피고인은 자신이 전산담당자를 통해 회원별 가상계좌 및 그에 연동된 고객예탁금 계좌를 관리하고 있음을 기화로, 고객예탁금을 임의로 인출한 뒤, 이를 자신의 국제간 가상화폐 차익거래[일명 ‘아비트리지(arbitrage)'] 등 개인적인 가상화폐 투자금, 가족이나 친·인척의 생활비, 차량 선물, 유흥비 등 사적 용도에 임의로 사용하기로 마음먹었다. 피고인은 2016. 10. 26. 16:41경 서울 구로구 M에 있는 G 사무실에서, G 전산담당 직원인 N에게 지시하여 그로 하여금 관리자 권한으로 G 전산망에 접속하게 하여, 피고인 자신의 가상계좌를 통해 고객예탁금 계좌에서 인출이 가능하도록 전산조작(피고인의 회원용 가상계좌에 10억 원~100억 원 가량씩의 매수대금이 입금된 것처럼 약 10회에 걸쳐 허위로 입력하는 방식)하게 한 뒤, 업무상 보관하고 있던 고객예탁금 2,000만 원을 피고인 개인 명의의 타행계좌(O은행 (계좌번호 2 생략))로 무단 이체하여 그 무렵 생활비 등 사적 용도로 사용함으로써 이를 횡령(공소사실 별지 범죄일람표 1 순번 12, 13)한 것을 비롯하여, 2016. 1. 8.부터 2018. 9. 13.까지 고객예탁금의 수령 및 보관 취지에 반하여 공소사실 범죄일람표 1 기재와 같이 G 고객예탁금 합계 32,933,270,650원을 무단 인출하여, 자신의 가상화폐 투자금, 가족 및 친·인척 생활비, 차량 선물, 유흥비 등 사적 용도로 사용하여 이를 횡령하였다.
원심의 판단 원심은 기록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 사정 등을 근거로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이 업무상 임무에 위반하여 G의 돈을 횡령하였다는 점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보아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였다.
검사는 G가 고객예탁금 계좌에 보관하고 있는 돈이 모두 회원들에 대한 편취금이라는 전제하에 그 소유권이 G에 귀속된다고 주장하나, 사기죄의 피해자인 회원들의 인적 사항과 그들이 예탁한 금원의 구체적인 액수가 특정되어 있지 않은 이 사건에서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고객예탁금 계좌에 있는 돈이 모두 편취금이라는 점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설령 검사의 주장처럼 위 돈이 회원들에 대한 편취금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회원들이 가상화폐 매수 용도로 목적과 용도를 특정하여 위탁함으로써 그 정해진 용도와 목적에 사용할 때까지는 그 돈의 소유권이 위탁자인 회원들에게 유보되었다고 볼 수 있다.
고객예탁금 계좌의 돈이 위탁자인 회원들의 소유라고 볼 경우 피해자 및 피해자별 피해금액에 관한 공소사실의 특정을 요한다고 할 것인데, 공소사실 자체로 그러한 특정이 되어 있지 않을 뿐만 아니라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을 모두 종합하여 보아도 이를 특정할 수 없으며, 직권으로 그와 같이 사실인정을 하는 것이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에 실질적 불이익을 주지 않는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설령 검사의 주장처럼 고객예탁금 계좌의 돈이 G에 귀속된다고 보더라도 이 부분 공소사실에 기재된 총 횡령액 329억 3,327만 원을 인출함에 있어 피고인에게 불법영득의사가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즉, 위 돈의 인출내역을 보면 다른 가상화폐거래소인 ’H‘의 개인 또는 법인 계좌로 이체된 금액이 315억 2,225만 원인데, 검사가 주장하는 G의 운영형태에 비추어 위와 같이 다른 가상화폐거래소에 이체하여 가상화폐 매매 거래를 하는 행위는 G의 영업을 위한 행위로서 G의 이익에 부합하는 것으로 봄이 상당하고, 특히 그중 120억 3,073만 원은 고객들에게 환급되었으므로 합리적 범위 내의 사용으로서 불법영득의사가 있다고 보기 어려우며, 나머지 194억 9,152만 원은 G의 직원인 N의 진술 등에 비추어 피고인이 현금이 아니라 가상화폐로 고객들에게 환급해 주었을 가능성이 있으므로 위 금액 모두를 피고인이 횡령하였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마지막으로 공소사실 기재 횡령액 중 ’H‘으로 이체되지 아니하고 피고인이 개인적으로 사용한 것으로 기재된 14억 1,102만 원은 G의 회계 및 재무 업무를 담당한 공인회계사 J의 진술이나 기록에 첨부된 송금 내역 등에 비추어 대표이사인 피고인이 G에게 보유한 가수금채권을 일부 변제받은 것으로 볼 수도 있어 불법영득의사를 인정하기 어렵다.
이 법원의 판단
관련 법리
업무상횡령죄에 있어서의 ‘횡령행위’란 불법영득의 의사를 실현하는 일체의 행위를 말하는 것으로서 불법영득의사가 외부에 인식될 수 있는 객관적 행위가 있을 때 횡령죄가 성립하는 것이고, ‘불법영득의 의사’라 함은 자기 또는 제3자의 이익을 꾀할 목적으로 업무상의 임무에 위배하여 자신이 보관하는 타인의 재물을 자기의 소유인 것 같이 사실상 또는 법률상 처분하는 의사를 말하며, 불법영득의 의사를 실현하는 행위로서의 횡령행위가 있었다는 점은 검사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의 확신을 생기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엄격한 증거에 의하여 증명하여야 하고, 이와 같은 증거가 없다면 설령 피고인에게 유죄의 의심이 간다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2006. 8. 24. 선고 2006도3039 판결 참조).
목적과 용도를 정하여 위탁한 금전은 정해진 목적, 용도에 사용할 때까지는 이에 대한 소유권이 위탁자에게 유보되어 있는 것으로서, 특히 그 금전의 특정성이 요구되지 않는 경우 수탁자가 위탁의 취지에 반하지 않고 필요한 시기에 다른 금전으로 대체시킬 수 있는 상태에 있는 한 이를 일시 사용하더라도 횡령죄를 구성한다고 할 수 없고, 수탁자가 그 위탁의 취지에 반하여 다른 용도에 소비할 때 비로소 횡령죄를 구성한다(대법원 1995. 10. 12. 선고 94도2076 판결, 대법원 2002. 10. 11. 선고 2002도2939 판결 등 참조).
일반적으로 회사에 대하여 개인적인 채권을 가지고 있는 대표이사가 회사를 위하여 보관하고 있는 회사 소유의 금원으로 자신의 채권 변제에 충당하는 행위는 회사와 이사의 이해가 충돌하는 자기거래행위에 해당하지 않는 것이므로, 대표이사가 이사회의 승인 등의 절차 없이 그와 같이 자신의 회사에 대한 채권을 변제하였더라도, 이는 대표이사의 권한 내에서 한 회사 채무의 이행행위로서 유효하고, 따라서 불법영득의 의사가 인정되지 아니하여 횡령죄의 죄책을 물을 수 없다고 할 것이나, 대표이사가 회사 소유의 금원을 자신의 회사에 대한 채권의 변제에 충당하는 것이 아니라 불법영득의 의사에 기하여 자신의 개인 용도로 임의 소비하였다면 이는 업무상횡령죄를 구성한다고 할 것이고 이 경우 대표이사가 회사에 대하여 가수금채권이나 개인적인 채권을 가지고 있다는 사정만으로 달리 볼 것은 아니다(대법원 2008. 11. 13. 선고 2008도6982 판결, 2014. 1. 29. 선고 2013도15114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원심이 인정한 위 사정들에다가 기록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의 사정 등을 더하여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비록 가수금 채권의 변제에 관한 원심의 가정적 판단에 있어 일부 미흡한 점이 있다고 하더라도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이 이 부분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G의 돈을 횡령하였다는 점이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되었다고 보기에 부족하다고 본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검사가 주장하는 바와 같은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의 위법은 없다.
우선 G가 회원들로부터 가상화폐 매수를 위탁받아 고객예탁금 계좌에 보관하고 있던 돈은 그 목적과 용도를 정하여 위탁한 금전에 해당하여 그와 같이 정해진 목적, 용도에 사용할 때까지는 이에 대한 소유권이 회원들에게 유보되어 있다고 봄이 상당하다. 즉 G와 회원들간에 적용되는 이용약관에는 회원들이 지급하는 돈의 귀속에 관한 명시적 규정이 없으나, G가 위와 같이 돈을 수취하기 위하여 회원별로 입금용 가상계좌 1개와 전자지갑 1개를 부여한 점, 회원들이 위 돈을 송금하게 된 경위와 목적이 가상화폐 매수 등<4>으로 명확하게 특정되어 있는 점, G가 위 돈을 예수금으로 회계 처리한 점<5><6> 등에 비추어 비록 위 돈이 고객예탁금 계좌에 회사 운영자금과 함께 보관되었다고 하더라도 그 목적과 용도에 사용될 때까지는 위탁자인 회원들에게 소유권이 유보되어 있다고 봄이 상당하고, 따라서 피고인이 위 돈을 위탁한 회원들의 뜻에 반하여 회사 자체의 이익을 위하여 사용하였더라도 회원들에 대한 횡령죄가 성립할 수 있다.
검사는 위 돈이 목적과 용도가 정해진 위탁금이라는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위 돈이 회원들에 대한 사기죄의 편취금에 해당하므로 법리상<7> G에 소유권이 귀속되고, 따라서 피고인이 위 돈을 임으로 사용한 행위는 G에 대한 횡령죄가 성립한다고 주장한다. 검사의 주장처럼 이 사건 공소사실 중 G 운영방식 관련 부분은 회원들에 대한 사기 범행을 구성하는 기망행위에 해당할 수 있고, 실제로도 피고인은 일부 회원들에 대한 개별적 사기 혐의가 유죄로 인정되어 뒤에서 보는 바와 같이 처벌받기도 하였다.<8> 그러나 원심이 적절히 지적하였듯이 검사가 들고 있는 대법원 판결 등은 분양대금 편취사건과 같이 법인 대표자의 기망에 속아 피분양자가 법인에 금원을 교부함으로써 그 돈의 소유권이 법인에게 확정적으로 귀속된 사안에 대한 것으로서 이후 대표자가 위 돈을 임의로 사용한 행위에 대하여 횡령죄로 처벌할 수 있다는 것에 불과하지 이 사건과 같이 기망행위에도 불구하고 소유권이 피해자에게 유보된 경우에까지 적용할 수 있는 법리가 아니다.
검사는 또한 고객예탁금 계좌에는 회원들이 위탁한 금전뿐만 아니라 G의 운영자금도 일부 포함되어 있어 위 돈이 법률상 혼화되었으므로 위 돈을 G의 소유로 보아야 한다고 주장하나, 회원들이 위탁한 돈이 혼화되어 특정성을 상실하였을 경우 회원들이 그 돈을 공유하는 지위에 있다고 볼 수 있을 뿐 그 소유권이 G에 귀속된다고 볼 수 없으므로,<9> 검사의 위 주장 역시 이유 없다.<10> (4) 위와 같이 회원들이 예탁한 돈이 G의 자체 운영자금과 소유관계가 분리된다고 할 경우, 검사가 제출한 모든 증거들에 의하더라도 고객예탁금 계좌에 보관된 돈 중 G 소유의 돈과 회원들이 공유하는 돈의 규모가 얼마인지 확정할 수 없고, 나아가 공소사실에서 횡령의 대상으로 기재한 돈이 회원들의 돈인지 아니면 G의 돈인지 특정되지도 않는다.<11> (5) 공소사실에 기재된 G의 영업 방식이 회원들에 대한 기망행위에 해당하는지는 별론으로 하고, G가 H 등 외부 가상화폐거래소에 설치된 G 또는 피고인 명의 계정에 회원들로부터 위탁받은 돈이나 가상화폐를 송금한 행위 자체만으로는 피고인의 불법영득의사가 외부적으로 표출된 행위라고 단정하기도 어렵다. G는 후발 가상화폐거래소로서 그 회원들을 유치하기 위하여 L 거래소 운영과 관련하여 회원들로부터 현금출고 때 1,000원의 수수료를 수취한 것 이외에는 별도의 수수료를 지급받지 않았으므로, 직원 급여 등 회사운영에 필요한 경비를 충당하기 위해서는 위와 같이 회원들로부터 위탁받은 돈이나 가상화폐를 외부 거래소 등에 설치된 법인 또는 개인 명의 계좌로 송금해 운용함으로써 회사에 수익을 귀속시키는 활동이 필요하였다. 또한 2017년경 비트코인 가격의 급등으로 시세차익을 목적으로 한 장기보유자가 증가하여 매도인보다 매수인이 훨씬 많은 비대칭시장이 형성되자 피고인은 거래활성화를 위해 거래소가 자체 매도주문을 내어 회원들에게 비트코인을 매각하기도 하였으므로, 이에 필요한 비트코인을 구매하기 위해 고객예탁금을 H으로 송금할 필요도 있었다. 그리고 검사도 인정하듯이 실제 H 등 외부 가상화폐거래소에 개설된 법인 또는 개인 명의 계좌에서 G의 가상화폐 공급을 위한 매수·매도 거래 외에도 단기간의 시세차익을 노리는 가상화폐 매수·매도 거래가 이루어져 왔고, 이로 인한 수익이 G에 귀속되기도 하였다. 그렇다면 피고인이 고객예탁금계좌의 돈을 H 등 다른 외부 가상화폐거래소에 송금한 행위 자체만으로는 그것이 G의 이익에 반한다거나 피고인 개인의 이익을 위하는 행위를 한 것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
검사는 피고인이 H의 G 또는 피고인 계좌로 이체한 315억 2,225만 원 상당의 금원 중 고객들에게 환급한 금액으로 인정한 약 120억 3,073만 원 상당의 금원을 제외한 나머지 194억 9,152만 원 상당은 그 행방이 불명이므로, 피고인이 이를 개인적으로 사용했다고 주장하나, 기록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 사정 등에 비추어 보면, 위 금원 상당이 현금 또는 가상화폐로 G에 반환되었다는 합리적 의심이 존재하고,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위 돈을 피고인이 횡령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다.
검사가 인정하는 위 약 120억 3,073만 원 이외에 추가로 1 약 41억 1,356만원 상당의 금원이 H의 G 계정에서, 2 약 6억 5,087만 원 상당이 H의 피고인 계정에서 추가로 G로 반환되었다고 보인다. 즉 1 2017. 2. 27.부터 2017. 9. 18.까지 H의 G 회사 계정에서 인출된 4,113,568,475원이 가상계좌 5개<12>로 입금되었는데,<13> 위 가상계좌 5개는 G가 피고인 명의로 사용하던 가상계좌로 인정되므로 위 돈 역시 G에 반환되었다고 보인다.<14> 2 2016. 11. 12.부터 2017. 1. 3.까지 H의 피고인 계정에서 출금된 내역<15>과 K이 수사기관에 제출한 G가 사용한 가상계좌에 입금된 내역<16>을 비교하면 같은 기간 H의 피고인 계정에서 650,877,743원이 G의 피고인 명의 가상계좌들로 입금된 사실이 인정되는데, 위 가상계좌들은 임의 인출이 불가능하므로 위 돈은 며칠 후 고객예탁금 계좌로 최종 반환되었을 것으로 보인다.
나머지 돈들은 G에 비트코인의 형태로 반환되었을 개연성이 있다. 1 우선 N는 H의 G 명의 계정에 나타난 전자지갑 주소를 분류하였는데,<17> 위 전자지갑 주소의 입출내역을 살펴보면, 2017. 2. 21.부터 2018. 1. 17.까지 H의 G 계정에서 비트코인 총 8,388.4개가 L 전자지갑 주소로 출고되고, L 전자지갑에서 H G 계정으로는 4,851개의 비트코인이 입고되어 3,537개의 순출고가 이루어졌다.<18> 2 다음으로 H 피고인 계정에서 L 전자지갑 주소로 비트코인 600개가 전송된 것으로 보인다. 2016. 11. 3.부터 2017. 2. 21.까지 H의 피고인 계정의 비트코인 총 약 1,007개가 L 전자지갑 주소로 537.45183개, 해외 거래소로 469.6969개 각 출고된 반면, L 전자지갑에서 H의 피고인 계정으로 총 406.6969개의 비트코인이 출고되었다.<19> 따라서 H의 피고인 계정으로 출고된 비트코인보다 H의 피고인 계정으로부터 입고된 비트코인이 약 600개 더 많다.<20> (7) 이 사건 공소사실 중 검사가 피고인이 개인적 용도로 사용하였다고 특정한 약 14억 1,000만 원 상당 부분은 그 돈이 G의 돈이라는 점에 관한 증명이 부족할 뿐 아니라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그 상당 부분은 피고인 개인이 횡령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는 합리적 의심이 존재한다.
공소사실 기재 판시 범죄일람표 1 순번 1, 3, 6, 7, 10, 31, 99, 116, 144, 238, 239, 240, 255, 260, 261, 281, 343, 361, 362, 377, 390, 408, 413, 431, 432, 437, 438, 442, 443, 446, 448, 449, 451, 467 총 34개항(총액 31,421,820원)은 피고인 개인용품 구매 명목으로 인출된 것으로 공소사실에 적시되어 있다. 그러나 이 부분 공소사실에 관해서는 G 명의 계좌에서 쇼핑몰로 금전이 송금된 것만 밝혀졌을 뿐, 구체적으로 그것이 G의 운영과 관련 없는 물품의 구입대금 명목으로 지출된 것인지 알 수 있는 자료가 전혀 없다.
위 범죄일람표 1 순번 280, 397, 436, 465, 466원 총 5개항(총액 8,974,920원)은 그 용도가 불법 전문의약품구입비 명목으로 되어 있는데, 피고인은 직원들의 복지를 위해서 위 물품을 구입하였다고 변소하고 있고,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의 위 변소가 허위라고 보기 어려우므로, 이를 피고인 개인이 횡령하였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그 밖에 피고인은 그 용도가 1 아파트 임대차보증금 명목으로 지출된 것이라고 기재된 위 범죄일람표 1 순번 338, 339(합계 11,200,000원)에 대하여는 직원들 숙소로 사용할 명목으로 지출된 것이라고, 2 유흥비 명목으로 지출된 것이라고 기재된 범죄일람표 1 순번 206, 265, 292, 407(합계 700만 원)에 대하여는 직원들의 회식비로 지출된 것이라고, 3 지인들에게 지급된 것이라고 기재된 위 범죄일람표 1 순번 84~88, 100, 102, 169, 199, 256, 264, 267, 268, 270, 296, 298, 335, 405(합계 약 9,000만 원 상당)에 대하여는 회원들에 대한 반환금이라고, 4 K의 딸인 R에게 지급된 것이라고 기재된 위 범죄일람표 1 순번 266, 275, 369, 398(합계 310만 원)에 대하여는 직원격려금이라고 각 변소하고 있는데,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그 주장이 허위라고 보기 어려우므로, 이 부분 지출에 대하여도 피고인의 불법영득의사가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나머지 공소사실 부분(피고인의 처 등 피고인의 가족이나 친척 명의의 계좌로 송금된 부분)에 관하여는 그러한 인출행위가 자신이 G에 가지고 있는 가수금채권을 변제받은 것이라는 등의 사정이 인정되지 않는 이상 불법영득의 의사가 추단된다고 할 것이나, 앞서 본 바와 같이 위와 같이 인출된 돈이 G의 돈이라는 점에 관한 증명이 없는 이상 이 부분을 G 자금의 횡령이라고 평가할 수 없다.
피고인 A에 대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배임)의 점에 관하여
판단의 방법 이 부분 검사의 항소이유에 관하여 판단하기에 앞서, 검사는 당심에 이르러 종전 이 부분 공소사실을 주위적 공소사실로 유지하면서, 아래 2)나)항 기재 내용을 예비적 공소사실로 추가하는 내용의 공소장변경허가신청을 하였고, 이 법원이 이를 허가함으로써 당심에서 심판대상이 추가되었다. 그런데 추가된 예비적 공소사실에 관하여는 뒤에서 보는 바와 같이 공소장변경허가신청의 적법성 여부 및 공소사실의 특정 문제가 여전히 쟁점이 되므로, 아래에서는 판단의 편의상 위와 같이 추가된 예비적 공소사실에 관하여도 해당 부분에서 함께 판단한다.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
주위적 공소사실 피고인은 G의 대표이사로서, 법령과 정관에 따라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의무로 업무를 수행함으로써 G의 재산상 손해를 방지하여야 하고, 사적 이익을 위해 G의 자산이나 회원이 예탁해 놓은 가상화폐 등의 자산을 임의로 사용하지 아니할 업무상 임무가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위와 같은 임무에 위배하여, 2017. 9. 일자불상경부터 2018. 9.경 사이에 서울 구로구 M에 있는 G 사무실에서, G의 회원으로서 가상화폐 채굴 및 투자 업체인 C로부터 L 전자지갑 계정으로 보관을 위탁받은 비트코인(BTC) 약 2,200개, 시가 141억 2,400만 원(고발일시인 2019. 4. 25. 기준 비트코인 시가 = 1BTC 642만 원 × 2,200개) 상당을 위탁 취지에 반하여 임의로 자신이 관리하는 불상의 전자지갑으로 반출한 뒤, 개인적인 가상화폐 투자에 사용하거나 위 횡령 부분 공소사실 기재와 같은 방법으로 비트코인 매수 처리한 개인 회원들의 비트코인 지급요청에 대해 소위 ‘돌려막기’식으로 충당하거나, 기타 사적 용도 등에 임의로 사용함으로써 동액 상당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고, 이후 위와 같이 반출한 비트코인(약 2,200BTC)을 위 회원사에 반환하지 못하게 됨으로 인하여, G로 하여금 위 회원사에 대한 동액 상당의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하게 하는 등 재산상 손해를 가하였다.
예비적 공소사실 G는 일정한 대가를 받고 회원으로부터 가상화폐를 위탁받아 보관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이다. 피고인은 G의 대표이사로서 주위적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G에 가상화폐를 위탁 보관한 고객에 대하여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의무에 따라 그 가상화폐 보관에 관한 사무를 처리하여야 할 업무상 임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피해자 C로부터 2017. 3.경부터 2017. 9.경까지 위탁받아 보관하고 있던 비트코인 2380.32165개에 대하여, 2019. 4. 19.경 정당한 이유 없이 반환을 거부함으로써, 그와 같은 임무에 위배하여 G에 14,410,467,269원(2380.32165BTC × 6,054,000원, 소수점 이하 버림) 상당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게 하고, C에 동액 상당의 재산상 손해를 가하였다.
주위적 공소사실에 대한 판단
원심의 판단 원심은, 주위적 공소사실에 관하여 1 배임으로 인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죄로 기소된 이 부분 공소사실에서는 이득액이 50억 원 이상이라는 것이 범죄구성요건의 일부로 되어 있으므로 이에 따른 구체적인 이득액을 산정하기 위해서는 그 전제로서 배임행위의 대상, 즉 피고인이 임의로 처분한 비트코인의 개수에 관한 공소사실의 특정을 요한다고 할 것인데, 이와 관련하여 주위적 공소사실에는 막연히 ‘비트코인 약 2,200개’라고만 기재되어 있을 뿐, 당시 피고인이 임의로 처분한 비트코인의 개수에 관하여 정확히 특정하지 않았고 나아가 검사가 제출한 모든 증거들을 종합하여 보더라도 구체적으로 이를 특정하기 어려우며, 2 범행기간, 범행횟수 등도 ‘2017. 9. 일자불상경부터 2018. 9.경 사이’라고만 기재함으로써 그 전체 범행의 시기와 종기에 대해서만 특정하였을 뿐이고, 그 기간 이루어진 범행횟수에 대하여는 구체적인 내용뿐만 아니라 그 대강을 짐작할 수 있는 사항도 기재하지 않아 그 횟수가 1회인지 다수인지 알 수 없고, 1회로 선해할 경우에는 범행기간이 지나치게 포괄적이어서 공소사실이 특정되었다고 보기 어려우며, 3 배임행위의 태양도 ‘a 임의로 자신이 관리하는 불상의 전자지갑으로 반출한 뒤, b 개인적인 가상화폐 투자에 사용하거나, c 비트코인 매수 처리한 개인 회원들의 비트코인 지급요청에 대해 소위 ‘돌려막기’식으로 충당하거나, d 기타 사적 용도 등에 임의로 사용하였다.‘고 기재함으로써 배임행위의 태양을 추상적으로만 기재하였을 뿐이며, 피고인이 비트코인을 반출한 전자지
, 그 기간 이루어진 범행횟수에 대하여는 구체적인 내용뿐만 아니라 그 대강을 짐작할 수 있는 사항도 기재하지 않아 그 횟수가 1회인지 다수인지 알 수 없고, 1회로 선해할 경우에는 범행기간이 지나치게 포괄적이어서 공소사실이 특정되었다고 보기 어려우며, 3 배임행위의 태양도 ‘a 임의로 자신이 관리하는 불상의 전자지갑으로 반출한 뒤, b 개인적인 가상화폐 투자에 사용하거나, c 비트코인 매수 처리한 개인 회원들의 비트코인 지급요청에 대해 소위 ‘돌려막기’식으로 충당하거나, d 기타 사적 용도 등에 임의로 사용하였다.‘고 기재함으로써 배임행위의 태양을 추상적으로만 기재하였을 뿐이며, 피고인이 비트코인을 반출한 전자지갑의 주소를 특정하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그 이후 피고인이 위와 같이 반출한 비트코인을 가지고서 가상화폐 투자에 사용하거나, 소위 ‘돌려막기’식으로 충당하거나, 기타 사적 용도에 사용하는 등 C의 비트코인을 처분한 구체적인 내역에 관해서는(최소한의 대표적인 처분내역조차) 전혀 특정하지도 않았으며, 4 원심 증인 N 및 S의 각 증언 등에 비추어 보면, G가 C로부터 보관을 위탁받은 비트코인을 포함하여 총 3,000개 이상의 비트코인을 해킹당하였을 개연성이 충분히 있으므로, 피고인이 이 부분 주위적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C의 비트코인 약 2,200개를 임의로 처분하는 배임행위를 저질렀다고 단정하기도 어렵다는 이유 등을 근거로 이 부분 주위적 공소사실이 법원에 대하여 심판의 대상을 한정하거나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에 지장을 초래하지 않을 정도로 특정되었다고 볼 수 없다고 하여 공소기각을 하였다.
이 법원의 판단
관련 법리 형사소송법 제254조 제4항이 “공소사실의 기재는 범죄의 시일·장소와 방법을 명시하여 사실을 특정할 수 있도록 기재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한 취지는, 심판의 대상을 한정함으로써 심판의 능률과 신속을 꾀함과 동시에 방어의 범위를 특정하여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를 쉽게 해 주기 위한 것이다. 따라서 비록 공소범죄의 성격에 비추어 범죄의 일시·장소 등에 관한 개괄적인 표시가 부득이한 경우가 있다 하더라도, 검사는 가능한 한 기소나 공소장변경 당시의 증거에 의하여 이를 특정하여야 할 것이고, 이에 이르지 아니함으로써 사실상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에 지장을 가져오는 경우에는 형사소송법 제254조 제4항에서 정하고 있는 구체적인 범죄사실의 기재가 있는 공소장이라고 할 수 없다(대법원 2008. 3. 14. 선고 2008도418 판결, 대법원 2013. 10. 17. 선고 2013도6826 판결 등 참조). 포괄일죄에 있어서 그 일죄의 일부를 구성하는 개개의 행위에 대하여 구체적으로 특정하지 아니하더라도 그 전체 범행의 시기와 종기, 범행방법, 범행횟수 또는 피해액의 합계 및 피해자나 상대방을 명시하면 이로써 그 범죄사실은 특정되는 것이지만(대법원 1992. 9. 25. 선고 92도1671 판결 참조), 공소사실에 범죄구성요건을 충족하는 구체적 사실은 기재되어야 하므로(대법원 2004. 3. 26. 선고 2003도7112 판결 참조), 포괄일죄의 공소사실에도 대표적인 특정 범죄사실 또는 당해 범죄의 구체적인 범행방법 등을 거시한 다음 전체 범행의 시기와 종기, 범행횟수 또는 피해액의 합계 및 피해자나 상대방 등을 명시함으로써 당해 구성요건을 충족하는 구체적인 사실이 기재되도록 하여야 할 것이다.(대법원 2009. 7. 23. 선고 2008도5930 판결 참조) (2) 구체적 판단 원심이 든 위 사정들에다가 이 법원이 인정하는 아래의 사정들을 더하여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이 부분 주위적 공소사실이 특정되지 않았다고 본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검사가 주장하는 바와 같은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검사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기록을 정사해 보면, 검사가 항소이유에서 주장하는 것처럼 이 부분 공소사실 기재 비트코인의 처분과 관련한 자료가 부족하여 검사가 이 부분 주위적 공소사실을 더 이상 구체적으로 특정하기 어려웠던 사정은 인정된다. 그러나 이 부분 주위적 공소사실에 기재된 배임행위의 태양이 추상적이고 막연할 뿐만 아니라 피고인이 그 특정된 행위 태양 모두를 행한 것인지 아니면 그중 하나를 행한 것인지 전혀 알 수 없고, 무엇보다 이 부분 주위적 공소사실은 피해자를 G로 특정하고 있는데 앞서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횡령) 부분의 판단에서 본 바와 같이 특정 행위의 태양에 관하여는 그 행위의 동기와 방식에 따라 피고인의 불법영득의사를 인정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으므로 이 부분 주위적 공소사실 기재만으로는 기소된 공소사실 중 어느 부분이 구성요건에 해당하고 어느 부분이 구성요건에 해당하지 않는지 특정할 수 없다.
특히 이 부분 공소사실 기재 범행기간에 피고인이 책임질 수 없는 사유로 비트코인이 소실되었을 가능성이 존재한다면 피고인의 방어권행사를 위해서도 이 부분 주위적 공소사실에 기재된 비트코인이 이와 관련 없는 것이라는 점이 증명되어야 한다. 피고인은 이 부분 주위적 공소사실에 기재된 비트코인을 해킹당하였다고 변소하고 있는데, 원심이 설시한 바와 같이 G가 고객사인 C로부터 보관을 위탁받은 비트코인을 포함하여 그가 보관하던 비트코인을 해킹당하였을 개연성에 관한 합리적 의심이 존재한다. 또한 해킹당한 수량에 관하여도 피고인은 총 3,000개가 넘는다고 변소하고 있는 반면,<21> 검사는 해킹당한 수량이 그에 미치지 못한다고만 주장할 뿐 이 부분 주위적 공소사실에 기재된 범죄일시 당시 보관하고 있던 가액이나 수량을 특정하지 못하고 있다.<22> 사정이 그러하다면 이 부분 주위적 공소사실과 같이 장기간의 범행기간과 추상적이고 막연한 범행방법의 특정만으로는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에 실질적인 지장을 가져온다고 평가할 수 있다.
검사는 해킹 피해가 있어 보안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하였음에도 피고인이 위 기간동안 H을 통해 가상자산 거래를 계속한 사실을 근거로 해킹이 실재하지 않았던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해킹사실을 피고인이 바로 알 수 있었던 것은 아니었던 것으로 보이고, H G 계정이 해킹당한 것은 아니므로 피고인이 H을 통한 거래를 중단할 이유는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해킹 위험을 분산하기 위해 H을 통한 거래를 늘렸다는 피고인의 설명은 자연스러워 보인다.
당심에서 추가된 예비적 공소사실에 관한 판단
공소장변경허가 신청의 적법성 직권으로 이 법원이 한 공소장변경허가의 적법 여부에 관하여 본다. 검사는 당심 제10회 공판기일에 추가되는 예비적 죄명 “업무상배임”으로, 추가되는 예비적 적용법조를 “형법 제356조, 제355조 제2항”으로, 추가되는 예비적 공소사실을 “위 2)나)항 예비적 공소사실 기재와 같은 내용(다만 G가 취득한 재산상 이익을 “비트코인 2380.32165개”로 한정)“으로 한 공소장변경허가신청을 하였고, 이 법원이 이를 허가하는 결정을 하였다. 이후 검사는 제11회 공판기일에서 추가되는 예비적 죄명을 “업무상배임”에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배임)”으로, 적용법조를 “형법 제356조, 제355조 제2항”에서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 제1항 제1호, 형법 제356조, 제355조 제2항”으로, 추가되는 예비적 공소사실 중 재산상 이익을 “비트코인 2380.32165개”에서 “14,410,467,269원(2380.32165BTC × 6,054,000원, 소수점 이하 버림) 상당”으로 각 변경하는 공소장변경신청을 하였고, 이 법원이 이를 허가하는 결정을 하였다. 형사소송법 제298조 제1항의 규정에 의하면, 검사는 법원의 허가를 얻어 공소장에 기재한 공소사실 또는 적용법조의 추가·철회 또는 변경을 할 수 있고, 법원은 공소사실의 동일성을 해하지 아니하는 한도에서 이를 허가하여야 한다고 되어 있는바, 이 규정의 취지는 검사의 공소장변경허가신청이 공소사실의 동일성을 해하지 아니하는 한 법원은 이를 허가하여야 한다는 뜻으로 해석되고(대법원 1999. 4. 13. 선고 99도375 판결, 대법원 1999. 5. 14. 선고 98도1438 판결 등 참조), 공소사실의 동일성은 그 사실의 기초가 되는 사회적 사실관계가 기본적인 점에서 동일하면 그대로 유지되는 것이나, 이러한 기본적 사실관계의 동일성을 판단함에 있어서는 그 사실의 동일성이 갖는 법률적 기능을 염두에 두고 피고인의 행위와 그 사회적인 사실관계를 기본으로 하되 규범적 요소도 아울러 고려하여야 한다(대법원 1994. 3. 22. 선고 93도2080 전원합의체 판결, 대법원 2002. 3. 29. 선고 2002도587 판결, 대법원 2003. 7. 11. 선고 2002도2642 판결 등 참조). 위 법리에 따라 이 부분 주위적 공소사실과 예비적 공소사실이 그 기초가 되는 사회적 사실관계가 동일한지 여부에 관하여 보면, 비록 범행의 목적물(주위적 공소사실: 비트코인 약 2,200개, 예비적 공소사실: 비트코인 2,380.32165개)은 동일 또는 유사하다고 볼 수 있으나, 범행의 시기(주위적 공소사실: 2017. 9.일자불상경부터 2018. 9.경 사이, 예비적 공소사실: 2019. 4. 19.경), 피해자(주위적 공소사실: G, 예비적 공소사실: C), 범행의 방법(주위적 공소사실: 피고인이 a 임의로 자신이 관리하는 불상의 전자지갑으로 반출한 뒤, b 개인적인 가상화폐 투자에 사용하거나, c 비트코인 매수처리한 개인 회원들의 비트코인 지급요청에 대해 소위 ‘돌려막기’식으로 충당하거나, d 기타 사적 용도 등에 임의로 사용, 예비적 공소사실: 정당한 이유 없이 반환거부) 등이 달라서 양 공소사실의 기초가 되는 사회적 사실관계가 동일하다고 할 수 없으므로, 검사의 위 각 공소장변경허가신청은 부적법하다고 할 것이다.<23> 이에 이 법원은 위 각 허가결정을 취소하고 검사의 각 공소장변경허가신청을 불허하기로 한다.
예비적 공소사실의 특정 여부 나아가 설령 위와 같은 공소장변경허가신청이 적법하다고 보더라도, 이 부분 예비적 공소사실은 그 내용이 특정되었다고 볼 수 없다. 즉 이 부분 공소사실은 배임행위의 태양을 피고인이 “2019. 4. 19. 정당한 이유 없이 반환을 거부”한 것으로 막연히 기재하고 있다.<24> 그러나 정당한 이유 없이 반환을 거부했다는 피고인의 부작위 행위가 구체적으로 무엇을 의미하는지 공소사실 자체로 명확하지 않고, 피고인이 실재 보관하고 있는 비트코인의 반환을 거부하였다는 것인지 아니면 임의로 사용하고 그 반환을 거부하고 있다는 것인지 여부도 알 수 없으며(전자의 경우라면 검사가 제출한 모든 증거를 살펴보아도 2019. 4. 19.경 피고인이 예비적 공소사실 기재 비트코인 2,380.32165개를 보관하고 있었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고, 후자의 경우라면 그 이전 사용한 행위가 배임에 해당할 뿐 거부의 의사를 표시한 것이 별도의 범죄가 된다고 볼 수 없다), 더구나 위에서 본 바와 같이 해킹피해가 발생하였을 가능성이 인정된다면 더 더욱 이 부분 예비적 공소사실과 같이 막연한 범행방법의 특정만으로는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에 실질적인 지장을 가져온다고 평가할 수 있다. 따라서 이 부분 예비적 공소사실 역시 구성요건을 충족하는 사실이 특정되었다고 볼 수 없어 공소제기의 절차가 법률의 규정에 위반하여 무효인 때에 해당한다.
원심판결 중 피고인 A의 유죄부분에 관한 직권파기사유의 존재 피고인 A는 2020. 10. 15.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사기죄로 징역 4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아 2022. 1. 10. 위 판결이 확정되었다.<25> 그런데 원심이 유죄로 인정한 피고인 A에 대한 판시 의료법위반죄, 약사법위반죄, 근로기준법위반죄,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죄는 판결이 확정된 위 사기죄의 판결 확정 전에 범한 것으로서 위 각 죄와 형법 제37조 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고, 형법 제39조 제1항에 따라 동시에 판결할 경우와 형평을 고려하고 형의 감경 또는 면제 여부까지 검토한 후에 형을 정하여야 하므로, 원심판결중 피고인 A의 유죄부분은 이 점에서 더 이상 유지될 수 없게 되었다.
피고인 B의 양형부당 주장 판단 원심은 그 판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피고인에게 불리한 사정들(엄격한 요건을 충족하는 자에게만 의약품의 판매를 허용하여 국민보건향상에 기여하려고 하는 약사법을 위반한 범행으로서 그 죄질이 좋지 아니한 점, 피고인이 판매한 의약품의 양도 적지 아니하고, 그로 인하여 취득한 이익도 상당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과 유리한 사정들(피고인이 이 사건 범행을 자백하고 반성하고 있는 점, 피고인이 허가 없이 판매한 의약품으로 인한 실질적인 피해는 없는 것으로 보이는 점, 피고인이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는 점 등)을 고려하여 피고인에 대한 형을 정한 것으로 보인다. 위와 같은 원심의 양형조건에다가 피고인의 나이, 성행, 환경, 범행의 동기,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가족관계 등 이 사건 기록 및 변론에 나타난 여러 양형 조건 등을 모두 고려하여 보면, 피고인에 대한 원심의 징역형과 집행유예의 선고 자체는 재량의 범위내에 있는 것으로 보여 적정하다고 인정된다.<26> 그런데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은 제3/4번 요추부추간판탈출증로 2018. 7. 13. 내시경적 척추원반절제술을 시행받아 현재도 그 후유증으로 장시간 걷는 것이 어렵고 격한 움직임이 어려운 상황인 점이 인정되므로, 원심이 부과한 사회봉사명령은 피고인의 현재 건강상태를 고려하였을 때 너무 무거워 부당하다고 보인다. 따라서 이 점을 지적하는 피고인의 주장은 이유 있다.
배상명령신청의 각하 이 법원에서 예비적 공소사실의 피해자로 기재된 C가 피고인 A를 상대로 배상명령신청을 하였으나,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법원이 위 공소장변경허가결정을 취소하고 검사의 각 공소장변경허가신청을 불허하였으므로, 배상신청인의 이 사건 배상명령신청은 부적법하여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32조 제1항 제1호에 의하여 이를 각하한다.
결론 그렇다면 원심판결 중 피고인 A에 대한 무죄부분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배임)의 점에 관한 검사의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주장은 이유 없으므로 원심판결 중 이 부분에 관한 검사의 항소를 기각하고, 원심판결 중 피고인 A의 유죄부분에 관하여는 앞서 본 바와 같은 직권파기사유가 있고, 피고인 B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검사의 피고인 A에 대한 양형부당의 항소이유에 관한 판단을 생략한 채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2항, 제6항에 따라 원심판결 중 피고인 A의 유죄부분과 피고인 B 부분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다시 쓰는 판결 이유 부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